화산논검3[북개홍칠공편] - 13편 (13/66)
"홍칠이, 너도 참 안됐구나. 누구 손에 죽는지도 모르고 죽게 되었으니 이런 딱한 노릇이 어디 있겠나? 어쨌거나 이 구천인을 원망 마라. 나도 다 시켜서 하는 짓이니까. 누가 너를 죽이라고 시켰는지를 알면 너는 아마…
"홍칠이, 너도 참 안됐구나. 누구 손에 죽는지도 모르고 죽게 되었으니 이런 딱한 노릇이 어디 있겠나? 어쨌거나 이 구천인을 원망 마라. 나도 다 시켜서 하는 짓이니까. 누가 너를 죽이라고 시켰는지를 알면 너는 아마…
모두들 웅심(雄心)을 품고 방주 자리를 차지해 보겠다고 그 야단을 쳤는데 결과는 너무도 참혹했다. 그들은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올라 속으로 생각했다. '소씨 거렁뱅이를 방주로 내세우겠다구? 제기랄, 마음대로 하라지. …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소. 여러분들이 하나같이 나를 업수히 여기는데, 그걸 아는 이상 오기가 나서라도 방주 자리를 차지하고야 말겠소." 그리고는 한동안 껄껄 웃어대더니 장로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약을 올렸다…
미운산은 잠시 말을 멈추고 넌지시 소씨 거렁뱅이를 건너다보았다. "이거 듣고 보니 난 순전히 낚싯밥인 셈이구만? 그러니까 날더러 홍칠일 대신해서 죽으라는 거 아뇨?" 소씨 거렁뱅이가 펄쩍 뛰었다. "그렇네. 놈을 잡…
"홍칠 씨, 당신은 내가 데려온 분이고 또 내가 방주에게 추천하였으니 섣부르게 행동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그녀는 이 말을 남기고 침대에 눕더니 금방 잠이 들었다. 그녀의 숨소리를 들으며 홍칠은 속으로 생각했다.…
문득 미립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레이던 감정이 되살아났다.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밖에서는 이경을 알리는 북소리가 들려 왔다. 묘대야는 살그머니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아주 익숙한 길이라, 깊은…
"좋아, 좋아. 자네 생각대로 어서 해 보게." 여섯은 임안 시내의 한 큰 주루에 이르렀다. '일호춘(一湖春)'이라고 하는 아주 호화로운 곳으로 누각으로 오르는 층계에까지 융단이 깔려 있었는데, 그 위를 걸으면 푹신…
"형제 결의요? 좋습니다." 둘은 당장 간단히 예를 올렸다. 하나는 침대 위에서, 하나는 방바닥에서 각기 하늘과 땅을 향해 서약을 한 뒤 각각 세 번씩 맞절을 하였다. "형님, 이 아우는 이제부터 일생을 형님만 믿고…
처녀처럼 수줍어하는 미립을 보자 묘대야는 더욱 안달이 났다. '내가 그간 수많은 사내 놈들을 데리고 자 봤지만 이 애한테 비하면 모두 아무것도 아니야. 내 오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애를 집에 데리고 가서 흠뻑 취…
왜 못 나오나? 여기 넓은 데 나와 싸우는 게 영웅이다. 몇백 번을 싸워도 우린 겁나지 않아!" 개방 장로들은 밖에서 입을 모아 소리쳐 댔다. 그러나 대내오주는 대답이 없었다. 대내오주는 일제히 누각에 올라 술상을 …
도대체 소씨 거렁뱅이는 묘수인주 묘대야가 무슨 재주를 보였다고 저토록 찬사를 하는 걸까? "어디 내가 좀 보자. 도대체 이 배추 포기가 뭐 어쨌다고 그러는거지?" 나 장로가 다가와 그 배추 뿌리를 쥐었다. 사람들은 …
"제발 그런 소리 말고 한번 나가 보게. 그 사람들을 어떻게 해서라도 돌려보내야지, 그렇지 않고 그냥 이러고만 있으면 우리 홍안루는 끝장이야." 주루 주인의 우는 소리에 소씨 거렁뱅이는 하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화산논검3부] - 김용 북개 홍칠공편 제1장 홍안루에서 예로부터 번화한 임안(臨案)은 남송(南宋)의 서울이 되자 더욱 부유하고 호화로운 향락의 도회지로 변했다. 서호(西湖)같이 구경하기 좋은 명소가 많은데다가 먹고…
그러자 봉고가 더욱 집요하게 매달렸다. "그게 무슨 말이죠? 인간이 일단 정을 가슴에서 씻어내면 사내나 여인이나 같아진다는 것을 모르시나 보죠. 당신이 대나무 침상에서 주무시면 춥기도 하니 어서......" 노완동은…
그런데 찾아온 사람이 그 말을 곧이 듣고 양쪽 모두들 찌르게 되면 가차없이 절정곡에서 쫓겨났던 것이다. 더군다나 당현종만을 찌르려고 하는 사람이면 가차없이 그 자리에서 죽음을 면치 못했다. 오로지 양귀비만을 찔러야 …
노완동은 단지흥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고 믿고는 자신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부처도 완심(玩心)을 갖고 있는 거요. 부처님이 웃으면 천하에 수많은 남녀들이 미쳐나고 부처님이 울면 그 눈물에 구대…
몇번을 그렇게 싱겁게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다가 황약사가 갑자기 온몸으로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바로 "낙영검법"을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황약사의 이 검법은 아주 기기묘묘해서 손에 짧은 옥피리(玉簫)를 들었을 뿐인데…
구양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하하! 황약사 네놈은 지금 미운산이 막 독사에게 물려 늘어지는 꼴을 보았느니라." 미운산은 온몸을 심하게 떨어댔다. 독이 워낙 강한 탓에 곧 죽게 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
둘째는 이 숨겨진 무기를 사용하려 했다. 살을 미운산에게로 동시에 날리기만 하면 꼼짝없이 당하게 될 위기였다. "너희들은 가만히 있거라!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물리칠 수 있다." 하며 미운산이 막 몸을 쓰려는 사내들…
다시 몸을 일으킨 그녀가 남아있는 요리를 천천히 홍칠의 입에 넣어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랑을 하려면 이 적등황녹청남자 일곱가지 색깔에 운강색까지 합하여 모두 여덟가지 색깔이 있는 요리를 먹어야 하지요." …
그러더니 차츰 홍칠의 목덜미를 타고 가슴 쪽으로 내려오려고 했다. 맥을 놓고 있는 홍칠은 제발 꿈이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순간 홍칠이 몸을 틀었다. 그녀의 손가락 끝이 바로 자신의 젖꼭지를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노완동이 눈알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뭐가 맞지 않는다는 말이냐?" "아무리 귀한 물건으로도 살 수 없는 게 바로 여인의 마음이고 사랑이지요. 만일 그 여인이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면 어떤 선물을 보내…
"앗!" 쇠솔을 감아버린 홍칠의 돌풍이 둘째를 쓰러뜨렸다. "다시 덤볐다가는 모두 저 꼴로 만들어놓겠다!" 홍칠이 소리치자 모두들 흐트러진 자세를 고쳐잡고는 다시 달겨들었다. 홍칠이 계속을 장으로 다섯 형제들의 공격…
묘대야가 돌아서며 말했다. "동생, 우리집으로 가서 못다 한 얘기나 하지?" 미립이 난처한 기색으로 대답했다. "전 할 일이 있어 안되겠어요." 그러나 묘대야가 미립의 팔을 잡아끌었다. "동생, 우린 아직 풀어야 할…
노명성과 노경 그리고 나장태에게도 명령이 내려졌다. "미방주께서 폐인이 된 일은 공적인 것보다 사적인 것으로 보지만 모두 방내의 대사에 속하오. 그러니 세 장로들께서는 전력을 다해 그 일을 밝혀내시오. 한가지 그 일…
순간 마음이 하나로 통했다. 우선 녹옥죽봉을 ㅃ앗고 보자는 게 그들이 서둘러 모은 공통된 생각이었다. 미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개방의 대사는 이전에는 나의 아버지가 장악하셨지만 이제부터는 제가 관할하겠어요. 여러…
미운산이 비단폭 위에 천천히 식지를 들어 흐르는 피로 혈서를 쓰기 시작했다. 노명성이 그것을 내려다보며 냉소를 머금었다. 미운산을 멸시하려는 행동이었다. 미운산은 왼쪽 손으로 덜덜 떨어가며 한참만에야 혈서를 모두 끝…
이건 당신의 정력(定力)이 그만 대단하다는 증거지요. 당신은 실로 정복하기 어려운 사람이예요." 여인은 고개를 떨구며 구양봉 이마에 있던 손을 거두었다. 여인은 쓸쓸히 탄식을 하며 몹시 실망하는 눈치였다. "내 추측…
그런데 아까 세 사람을 이곳까지 내려보냈던 옥석이 움직이질 않았다. "홍칠공, 큰일났어요! 움직이지를 않아요." 미립이 소리를 치며 다시 옥석을 움직이려고 했으나 마찬가지였다. 옥석으로 된 발판은 꿈쩍을 하지 않았다…
그저 이꼴 저꼴 보지 않고 거지노릇이나 하는 게 나아.' 그는 다짐을 하듯 속으로 생각하고는 거리에 있는 육포집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술로 우울한 심사를 달래고 있는데 깜찍하게 생겨먹은 처녀가 맞은편에 와서 생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