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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논검2부[동사황약사편] - 59편 (59/59)

2026-09-24 21:27:20 조회 28
다른 남자한테 반해서 그 남자한테 정을 쏟게 해 주십시오……." 노완동은 지금 자기 속마음을 황약사와 영고한테 다 들추어보여 주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고 계속 중얼거렸다. 이만하면 자기 마음을 솔직히 다 고백했다고 생각한 노완동은 이제 편안히 앉아 술을 먹을 셈이었다. 그런데 엉덩이를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갑자기 훅훅 바람 소리가 일더니 방정맞게 촛불들이 꺼져 버렸다. "신명도 무정하군. 촛불은 왜 끄는 거야?" 그러면서 술병을 더듬으니 술병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고기도 없어졌다. 정말이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그는 품에서 부시를 꺼내 탁탁 쳐서 촛불에 불을 붙였다. 고개를 돌리던 주백통은 하마터면 뒤로 벌렁 나자빠질 뻔했다. 한 여인이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요? 나하고는 사돈에 팔촌도 안 걸린 사람같은데 왜 내 술과 고기를 훔쳐먹는단 말이오?" 노완동이 소리쳤다. 그런데 밖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 왔다. "보시오, 노완동. 눈 똑바로 뜨고 잘 보는 게 좋을 거요. 당신과 정분이 심상치 않은 여인인 듯싶으니까." 그리고는 껄껄껄 웃었다. 웃음 소리는 점점 멀어지는 듯하더니 폭풍우 속으로 사라졌는지 잠잠해졌다. 노완동은 눈앞의 여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누구지? 우리 사형의 제자 손불이 같지도 않은데. 손불이는 해골 바가지를 가득 그린 도포를 입고 다니거든……." 이윽고 여인이 몸을 돌리며 이쪽을 보자 그는 그만 기겁하여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백통 씨……." 영고는 그 말 한마디를 내뱉고는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그러자 그는 어쩔 줄 모르고 서서 중얼거렸다. "이거…… 기……기절은 왜…… 왜 하나? 기절할 것까진 없잖아?" 노완동은 가까이 다가가 영고를 내려다보았다. 눈을 감고 이를 사려문 영고는 숨결까지 끊어진 듯했다. 노완동은 무릎을 꿇고 영고의 코에 귀를 대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죽었나?" 그리고는 머리를 들려는데 갑자기 영고의 두 팔이 노완동의 목을 꽉 껴안았다. "또 어디로 도망가려구요? 20년이나 날 기다리게 했으면 됐잖아요?" ― 제2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