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논검2부[동사황약사편] - 49편 (49/59)
"당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저 악랄한 여자를 살려두란 말이오?" 황약사가 화가 나서 소리쳤지만 병묘는 여전히 두 번 깜박거리고는 눈을 아예 감아 버렸다. 옆에 있던 사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길…
"당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저 악랄한 여자를 살려두란 말이오?" 황약사가 화가 나서 소리쳤지만 병묘는 여전히 두 번 깜박거리고는 눈을 아예 감아 버렸다. 옆에 있던 사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길…
황용은 점점 멀어지는 배를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만에 중원의 사람들을 만나 보았는데 오자마자 가 버리는구나.' 배가 점점 작아지다가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수평선이 원래대로 돌아갈 때까지 바닷가에 서서 …
그는 집 뒤에 아형의 영당을 세워 그 안에 새로 관을 짜서 넣고 제물상을 차린 다음 초상화를 걸어 두었다. 마음이 쓸쓸하고 울적할 때면 그는 홀로 아내의 영당을 찾아가 황용이 자라면 당신을 따라가겠다고 중얼거리곤 했…
그때 누군가 문 밖에서 소리를 질렀는데 여인의 목소리였다. "단황 나으리, 문을 열어 주세요!" 네 호위병은 구양봉이 남제에게 손을 쓸까 봐 그의 등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을 들여놓으면 자기들한테 유리할…
자기 제자의 허물이 어느 정도든, 황 괴물은 다른 사람이 자기 제자에게 손대지 못하게 한다는 거야. 자기가 직접 처벌하겠다는 거지. 그러니까 흑풍쌍살을 만나면 쥐도 새도 모르게 빨리 해치워야 해. 황 약사가 알면 우…
매초풍이 마부를 보고 말했다. "내가 은전 열 냥을 줄 테니 땅에 떨어뜨리지 말고 잘 받아라." 이 악랄한 사람들에게 마차삯을 받을 기대는 아예 하지 않았던 마부는 은전을 열 냥이나 주겠다니 뜻밖이었다. 그는 손을 …
사부님과 저 하늘이 너희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매초풍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나는 네 놈을 용서할 것 같으냐?" 그녀는 큰소리를 지르며 육승풍을 덮쳤다. 매초풍은 법수를 세번씩이나 바꾸어 가며 그에게 …
당신이 보기에 내가 나쁜 사람이야, 좋은 사람이야?" 노인은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매초풍이 다시 말했다. "난 노인장의 몸을 좀 빌려 쓰자는 것뿐이야. 다른 건 필요없고 머리만 있으면 된다구…
"사부님, 진현풍과 매초풍이 《구음진경》을 훔쳐 갔다고 제 발의 힘줄을 끊어 병신을 만드신 건 너무합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렸다. "네 이 놈! 꼼짝 마라!" 뒤이어 발자국 소리가 어지럽게 들리더니…
그것을 손에 쥔 그는 잽싸게 서재를 빠져 나와 매초풍을 잡아 끌고 그녀의 집으로 나는 듯이 달려갔다. 매초풍의 집으로 돌아와 부랴부랴 펼쳐 보니, 그것은 사부님이 자랑하시던 《구음진경》이 분명했다. 두 사람은 그것을…
황약사는 진작부터 매초풍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보다는 존경에 가까운 감정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매초풍이 스스로 자기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았다. 그런데 감정을 조절하기는커녕 이제 노골…
"낭군님 소리는 어딜 가고 갑자기 호칭이 그게 뭐요? 그럴 바엔 차라리 이름을 부르시오." 황약사가 섭섭하다는 듯 퉁명스레 말했다. "그 이름이 뭐 좋다고 불러요? 남들이 들으면 약방의 약사를 부르는 줄로 알 텐데.…
아형이 웃으며 하는 말에 주백통은 우쭐해서 말했다. "책이야 물론 좋은 책이지요. 왕중양 형님의 말씀대로라면 그 용처가 무궁무진한 책이지요. 아가씨는 무공을 모르니깐 말씀드려도 모를 거요." "백통이, 우리 안사람은…
"황 도주님, 우린 도화도에 있는 율을 모르고 일편단심 도주님을 사부님으로 모셔 보고자 온 몸들입니다. 더불어 아형 아가씨도 모시고 와서 공자님과 만나게 해드리려는 뜻도 있었구요. 속언에 '부지자부죄(不知者不罪)'라…
황약사는 매일 이 그림을 보면서 아형을 그리워했던 것이다. '아, 아형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다시금 아형의 생각에 답답한 심정이 되었다. 아형은 십중팔구 죽었을 것이었다. 학 영감에게 안겨 태호에 떨어…
사불이 깜짝 놀라 아형에게로 달려왔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그녀는 아형에게 이렇듯 공중을 날아 배 위에 올라올 만한 재주가 있었나 싶어 눈이 휘둥그래졌다. 손은 여전히 밧줄에 묶여 있었는데 아형에게 아무리 신…
"난 배에 오르자마자 한눈에 알아봤지. 보물이 한 배 가득하지만 저 계집 하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했거든……." "형님 말이 맞소. 보물은 이 계집애가 보물이지요. 공자님이 없는 틈에 우리가 먼저 재미 봅시다." 그중 …
순간 발을 헛디뎌 아래로 떨어질 뻔한 희아를 홍칠이 얼른 손을 뻗어 허리를 받쳐 주었다. 비로소 두 사람은 중심을 잡고 나뭇가지 위에 걸터앉았다. 소인은 일개 거렁뱅이에 불과한 홍칠을 가소롭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러…
그러자 문득 병묘가 소리쳤다. "나하고 한번 겨뤄 봄이 어떻소?" "병묘, 네가? 넌 벌써 나한테 중독된 몸이다. 너희들 몇이 금방 농어를 먹지 않았나? 그 농어들은 내가 태호에서 잡아다가 저 웅덩이에서 기른 것들인…
작은 오라버니하고는 어릴 때부터 사이가 나빴어. 작은 오라버니가 나를 때리면 난 작은 오라버니를 욕했지. 욕하고 나면 속이 좀 풀리잖아. 이제 당신은 내 낭군이니까 날 때리고 욕해도 가만 있을 테야, " 그녀는 또 …
구천인이 가소롭다는 듯 소리내어 웃었다. "네 놈이 나와 겨뤄 보겠다구? 오래 살다보니 별 재미있는 일이 다 생기는구나." "구 방주, 당신의 철장공력이 아무리 뛰어나기로서니 이렇게 날 깔봐도 되는 거요?" "네 놈…
그 사나이들은 구천인의 맞은편의 탁자에 둘러앉았다. 모두 자리에 앉자 그들 중의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우리 공손곡주(孔孫谷主)께서 왕림하여 방주님을 배알하여 의논할 일이 있다고 하옵니다." 구천인이 거드름을 피우…
"훌륭하군. 아주 훌륭해! 한데 이건 무슨 검법인가?" 황약사가 대답했다. "이건 도화도의 낙영신검이라는 것이다!" 구양봉은 호기심이 동하여 큰소리로 말했다. "훌륭하군, 훌륭해! 나도 당신의 이 낙영신검을 배우게 …
그는 한참 동안 생각을 더듬다가 비로소 대답했다. "술 마실 줄 아오." 황약사는 코웃음을 쳤다. "나의 도화도에서는 쓸모없는 사람은 두지 않아. 네 놈이 술 마실 줄밖에 모른다면 죽는 길밖에 없어!" 허패는 또 머…
뜰 밖에는 버드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커다란 대문 앞에는 돌사자 두 마리가 세워져 있었다. 층계 위에 서 있던 몇몇 사람들이 오형제를 보고 물었다. "자네들은 그 푸른 면구를 쓴 괴한을 잡았나?" "여기 오지 않았나.…
황약사는 독염에 의해 부식되어 누더기가 된 차림을 한번 훑어보고는 품속에서 구화옥노환(丸花玉露丸)을 한 알 꺼내어 입에 넣었다. 그는 다시 마당을 둘러보았다. 아홉 집의 식솔들이 죽어 널려 있는 풍경은 실로 눈뜨고 …
얼마나 많은 돈이 있어야 그 소금을 다 사들일 수 있겠습니까? 또 해염으로 말하면 명주나 비단처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것도 못 됩니다. 관가에서 매매하는 물건은 사사로이 저장해 두지 못한다는 걸 나으리께서도 잘 아…
실컷 먹고 난 거지가 다시 입을 열었다. "배가 부르니 졸음이 오는군. 보게나 여기에 무슨 독이 있다는 건가? 아, 난 좀 자야겠네." 그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구천인이 무어라 말할 사이도 없이 벌렁 드러누웠다. …
아형은 기쁨과 슬픔이 뒤엉킨 감정으로 황약사를 바라보며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학 영감은 분노에 찬 시선으로 황약사를 바라보았다. 그런 학 영감을 향해 황약사가 경멸 조로 말했다. "네 놈의 독수리가 아홉 가지를 끌…
저를 도와 동해 도화도에서 건너온 황약사와 도박에 미친 병묘와 미화란 놈만 없애 주십시오. 그럼 전 두 분의 분부라면 무슨 일이든 따르겠습니다." 병묘는 비로소 사불과 악귀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원래 두 연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