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논검2부[동사황약사편] - 19편 (19/59)
제12장 보물선의 구슬 황약사는 쪽배를 타고 응취봉 밑에 이르렀다. 사방을 둘러보니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백사장에는 쓰레기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고 나루터에는 배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 황약사는 쪽배를 나루터…
제12장 보물선의 구슬 황약사는 쪽배를 타고 응취봉 밑에 이르렀다. 사방을 둘러보니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백사장에는 쓰레기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고 나루터에는 배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 황약사는 쪽배를 나루터…
그녀는 지금까지 마음속에 치음 공자만을 담고 있으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내들을 거들떠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자기네 열 여섯 자매를 옥소 하나로 거뜬히 물리쳐 내는 황약사의 뛰어난 재주에는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아가씨네 도련님이 없어진 게 우리 태호방과 무슨 상관이지?" 필소해가 시치미를 때자 희아가 말머리를 돌렸다. "듣자니까 필 방주님께서는 호심장의 규수 아형 낭자를 아내로 맞아들이려 하신다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
누구든지 자기들 앞에 놓여 있는 놋사발 등잔 네 개를 몽땅 빼앗기만 하면 그들은 싸우지도 않고 졌음을 시인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불과 악귀 앞에 이 네 개의 놋사발 등잔이 없으면 세 상의 인간과 귀신들에게서…
이 아홉 쌍의 진주는 각기 야명주(夜明珠), 겁독주(祛毒珠), 벽화주(酸欠珠), 분수주(分水珠), 구사주(驅邪珠), 명목주(明目珠), 양심주(養心珠), 정안주(定顔珠), 모주(母珠)이다. 이 열여덟 알의 진주는 죽은…
이 밖에도 담황색 저고리와 보라색 치마는 그녀의 용모와 청초한 몸매를 더욱 돋 보이게 했다. 사내애는 걸상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길 한 번 떼지 않고 병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병묘는 이제 눈길을 돌려 선실 안…
"네 놈은 아형 낭자의 뜻에 맡기겠다. 아형이 찔러 죽이라면 찔러 죽이고, 토막내어 죽이라면 그대로 따를 것이다!" 학 영감은 악에 받쳐 대꾸했다. "좋아, 좋아. 보아하니 네 놈에겐 빼어난 술법이 있는 모양인데 어…
계집의 마음이 다 그런 거야. 무엇 한 가지도 남한테 뒤지고 싶지 않은 거지. 하지만 육례를 다 갖추자면 얼마나 번잡스러운가. 전안례를 갖추고는 사주팔자 단자를 보내야 하고……. 이것저것 챙기다가 세월이 다 가겠는걸…
이때 다른 한 마리의 독수리가 황약사의 어깨를 꽉 틀어잡았다. 독수리의 발톱이 살을 꿰뚫고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황약사는 자기도 모르게 '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의 비명 소리에 깜짝 놀 란 독수리는 엉겁결…
또한 태호의 삼공자 중의 한 사람인 병묘는 태호방 방주 필소해와 싸우다가 당해 내지 못하고 놈들에게 잡혀 갔답니다." 맏형이 란 사람이 물었다. "그 선비가 어떤 사람이라더냐? 학 영감과 싸워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
황약사는 한 척의 배 위에 서서 갈팡질팡하는 태호방 놈들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병묘와 삼두교가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태호방 놈들은 안 되겠는지 일제히 배를 버리고 뭍에 올라 호심장의 어민들 쪽으로…
아니지 않아?" 그는 또 두 손으로 두 발의 새끼발가락을 뚝 끊어 버렸다. 그는 이맛살 한번 찌푸리지 않고 필소해를 향해 다시 물었다. "말해 봐. 이게 다섯 발가락이냐? 만일 그래도 다섯 발가락이라고 한다면 내가 …
가만히 들어 보니 역시 음률에 밝은 사람이 가락이 맞게 두드리는 소리였다. 그 사람은 궁상(宮商)조로 삽짝문을 두드리면서 제법 소리까지 먹였다. 망망한 태호에 용선 (龍船)은 떠다니고 사나이 일성호가에 태호도 벌벌 …
"하하, 사람을 잘못 보셨군! 이 황약사는 금전 따위에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오! 아무튼 아가씨가 남의 물건을 못쓰게 만들었으니 곱게 돌려보낼 수는 없겠소." 여인은 잠시 잠자코 서 있었다. 그녀의 탐스러운 긴 머리칼…
마침내 미인의 얼굴이 나타나자 처녀는 손뼉을 치며 탄성을 질렀다. 황약사는 지붕 위의 기왓장을 들어내고 서까래를 뜯어낸 다음 쥐도 새도 모르게 방안에 살짝 내려섰다. 뚱보와 그의 딸은 느닷없이 나타난 황약사를 보고 …
순간 구천인은 청청의 아리따운 미모에 넋을 뺏기고 말았다. 이제 여인들과 대결하는 자들은 넷밖에 남지 않았다. 네 놈은 겁에 질려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그들은 형세가 기운 것을 깨닫고 물러서려 했으나 여인들이 호락호…
소리를 듣지 못한 모용쟁은 덮어놓고 한 손을 머리 위로 휘둘러 필성직의 장을 맞받아 쳤다. 하지만 필성직의 다른 한 장이 모용쟁의 가슴에 닿았다. 모용쟁은 허공으로 날아오르며 애처롭게 소리쳤다. "구양봉!" 한창 싸…
그는 아이를 안은 채 풀썩 꿇어앉더니 무릎걸음으로 모용쟁 앞으로 다가갔다. "큰일을 치렀소. 이제 우리 구양씨도 대를 잇게 됐구려. 그리고 이 애 이름은 구양극, 당연히 구양극이오. 좀 보시오. 당신을 닳기도 하고 …
무서운 침묵이 흘렀다. 구양봉은 마침내 더는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여보시오 상관위 어른, 이젠 볼장을 다 본 양반이 마음은 죽지 않아서 남의 여편네와 무슨 더러운 수작이오? 남 보기 부끄럽지도 않소?"…
어느새 향로는 채찍 벼락을 맞은 말 엉덩이처럼 온통 손자국투성이였다. 어떤 것은 어렴풋하고 어떤 것은 선명한데 그 중 유난히 돋보이는 것은 역시 상관위와 말다툼하던 수염이 허연 늙은이의 것이었다. 그가 찍은 낙인은 …
도대체 무슨 까닭으로 모용쟁이 이토록 자기를 무시하고 함부로 말하는 것인지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터벅터벅 정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이 정실에서 모용쟁을 구해 주었었다. 백타산의 주인 임일천이 모용…
둘이 지자루에 이르자 연지투성이는 구양봉을 향해 헤벌쭉 웃어 보였다. "여기 계집들도 먼저 술대접부터 해야 하는가?" 구양봉이 묻자 연지투성이는 다시 히죽 웃었다. "아니, 아니에요. 여기 계집들은 본디 활달하고 음…
생각이 이쯤 이르자 제갈정은 픽 냉소를 지었다. "구양봉 이 놈아, 날 죽여라. 네 놈의 한 주먹이면 나는 죽을 거다. 하지만 그땐 네 놈의 아들 놈과 여편네도 끝장인 줄 알아야 해. 어쨌거나 이 제갈정이란 원수를 …
"저를 구해 주셔서 참말 고마워요." 사나이는 빙그레 웃을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모용쟁이 다시 물었다. "어르신은 누구시죠?" 사나이는 잠깐 주춤거리다가 대꾸했다. "아가씨가 혹시 기억하고 있을는지 모르겠소. …
구양봉의 대꾸에 사자우가 냉소했다. "네 사분지 뭔지 하는 놈이 큰소리는 잘도 쳤다. 우리들이 다 죽어야 한다구? 네 놈더러 날 죽이라구 했다고? 네 놈이 날 죽일 재주나 있냐? 그런 재간이 있으면 왜 손을 써 보려…
장님이 된 그녀의 눈동자는 눈이 감겨 있어 보이지 않았다. 구양봉은 다정한 눈길로 모용쟁의 잠자는 얼굴을 내려다보다가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어루만졌다. 이때 또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왔다. 그 소리는 마치 망향대…
사자우는 이번에는 두 손으로 자기 머리를 마구 때리면서 발까지 동동 굴렀다. 그는 응석을 부리는 아이처럼 울어대기 시작했다. "사자우, 넌 정말 바보, 백치, 얼간이야! 구양봉을 없애 치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
동굴 속에 들어온 두 사람은 형과 백면라살을 소리쳐 부르기 시작했다. "형님―! 선배님―!" 구양봉의 목소리가 동굴 속에서 메아리쳤다. 거듭 불렀으나 역시 대답이 없었다. 구양봉은 모든 것을 알 것 같았다. 형도 떠…
저고리와 치마가 벗겨져 나가고 속곳마저 벗겨내자 그녀는 완전히 알몸이 되었다. 구양적도 일어서서 자기의 옷을 활활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다시 덮쳐 들었다. 모용쟁은 부끄러움과 흥분으로 몸이 달아올랐다. 그녀의 정신은…
백면라살의 얼굴에는 희색이 떠오르고 두 눈에는 대견스러워하는 빛이 가득 찼다. "적아, 정말 생각 밖이다. 네 아우가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 그와는 반대로 난쟁이 쪽에선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