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논검1부(서독구양봉편) - 49편 (49/64)
이때 갑자기 구양적이 "아이쿠!" 소리를 지르면서 미끄러져 내리기 시작했다. 성벽 아래에 있던 구양봉이 깜짝 놀라서 받아 낼 준비를 하고 있는데, 구양적은 몇 장 정도 미끄러져 내리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구양봉은 …
이때 갑자기 구양적이 "아이쿠!" 소리를 지르면서 미끄러져 내리기 시작했다. 성벽 아래에 있던 구양봉이 깜짝 놀라서 받아 낼 준비를 하고 있는데, 구양적은 몇 장 정도 미끄러져 내리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구양봉은 …
한번은 밤중에 구양적이 잠꼬대를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누가 들어도 얼굴이 달아오르는 사랑 타령이었는데 분명히 여자에게 하는 말이었다.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꿈속에서도 자기의 스승인 백면라살 수라아와 사랑을 …
그는 몸을 훌쩍 날려 현빙 꼭대기로 올라갔다. 그는 두 손으로 얼음을 어루만지면서 다시금 백면라살을 불러 보았으나 역시 대답이 없었다. 그는 가슴이 섬뜩했다. 백면라살이 자기를 버리고 얼음 동굴을 떠나 타향으로 가 …
구양봉은 자리에 앉아서 대청 안을 기웃기웃 들여다보았다. 대청 안에는 열두 명의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가장 복판에 앉은 이가 바로 홍칠이었다. 그는 머리를 숙인 채 마치 늙은 중이 좌선을 하듯이 입을 꾹 봉하고 목석…
무예의 대가인 단지흥은 이 두 사람의 속사정을 환히 꿰뚫어 보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소씨 거렁뱅이는 당대의 호걸이다. 그런데 이다지 사리에 어두울 수 있는가? 일시의 만용으로 목숨을 내걸고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
그는 숙연해져서 입을 열었다. "단황께서 좀더 상세히 말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단지흥이 말했다. "당신 손에 《구음진경》이 놓이게 된 것은 하늘이 사람을 빌어 당신 손에 놓이게 한 것입니다. 공로니 과실이니, 옳…
형님이 혹시 그 점을 이용해서 《구음진경》을 손에 넣었는지도 모르는 일이지.' 왕중양의 말소리가 들렸다. "동해 도화도 도주에서 중원에 오셨다는 말은 들은 지 오래 되었으나 오늘에야 뵙게 되는군요. 오늘 만나고 보니…
"조영, 몸이 불편한 모양인데 난 돌아가겠소. 후에 다시 와서 무예에 대해 의논하기로 합시다." 임조영은 얼른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당신의 호의에 대해선 알 만해요. 오늘 당신에게 나의 '옥녀…
만일 동생이 죽지 않았다면 동생과 혼인시켰을 텐데. 동생이 이 여자와 혼인하면 우리 구양 가문도 빛낼 수 있고 나도 사부님과 생사를 같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으면 오죽 좋았을까……." 모용쟁은 그가 한참이 지나…
낭자가 살아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어. 한 가지는 대리 단씨 가문에서 전해 내려오는 일양지공을 배우는 것이지. 일양지공은 천하양강(天下陽剛)의 기 로서 이 공력을 닦으면 몸에 있는 독을 천천히 없앨 수 있어. 다…
아무리 고쳐 생각해 보아도 억울하고 분한 일이었다. 구양적은 사부가 일속을 끌어안고 냇가에 앉아 목놓아 우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사부의 심정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사부가 무엇 때문에 이 사람을 찾아가서 복수하려 …
자연히 그의 행동은 거칠고 무뚝뚝하여 종종 모용쟁의 기분을 상하게 하곤 했다. 그는 모용쟁은 내버려둔 채 머리를 숙이고 어떻게 하면 일속을 죽일 수 있을까만 궁리했다. 모용쟁은 속으로 생각했다. '나처럼 운이 없는 …
왕중양이 입을 열었다. "구양 선생, 나의 전진교는 나름의 무공이 있지만 구양 선생이 먼 곳에서 오신 것은 《구음진경》의 기공을 보기 위한 것이니《구음진경》에서 배운 무공을 써 보겠소." 왕중양은 두 손을 모아 합장…
그런데 낭자께서는 나더러…… 이……." 그는 갑자기 머쓱해 하며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모용쟁이 이상하게 생각되어 물었다. "함자를 어떻게 쓰시나요. 그걸 왜 말 못하시나요? 말씀해 보세요." 그 사람은 히히 하고 …
그의 주먹이 바람 소리를 내며 곧장 중의 가슴팍으로 날아들었다. 주막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탁자를 단번에 박살낸 주먹이니 그 주먹에 맞을 경우 죽지 않으면 병신이 될 게 뻔했다. 뜻밖의 사태에…
속문성이 잽싸게 그를 제지했다. "큰형님, 저 사람은 귀신이 아니오. 사숙께서 저 사람을 대적하게 형님은 좀 가만 있으슈." 구양봉은 문득 석초수에게 눈길을 주었다. 그는 한쪽에 서서 꿈쩍도 하지 않고 돌아가는 상황…
알겠느냐?" "사부님, 왜 그처럼 많은 사람을 죽여야만 합니까?" 구양봉의 물음에 신독행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넌 내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 그러는 줄 아느냐? 그 놈들도 밖에서 우릴 죽일 생각을 하지 않느냐? …
"너희 오형제처럼 어리석은 놈들은 세상에 또 없을 거다. 내가 만약 합마공의 내공심법을 터득했다면 벌써 너희들 다섯 놈과 가족들을 몽땅 독살해 버렸지 이라고 있겠느냐?" 속문성이 천천히 말을 받았다. "사숙님이 아무…
"쾌도!" 그 순간 침대는 '쩍' 소리를 내며 그대로 땅 밑으로 꺼져 내렸다. 어린 사숙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 깜짝 놀라 잽싸게 침대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런데 돌연 뒷덜미에 칼날이 날아드는 듯한 섬뜩함이 느껴졌다.…
구양봉은 고개를 푹 떨군 채 밖으로 나갔다. 달빛 아래 꼬마 사숙이 서 있고 그 곁에는 기절해 쓰러진 신독행이 있을 뿐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구양봉은 신독행에게 다가가 사죄하는 마음으로 머리맡에 쭈그리고 앉았…
그러면 앞으로 꼭 좋은 일이 있을 게다." "사부님, 화주란 독한 술이오니 과음하시면 몸에 해롭습니다." 속문성이 조심스레 말했다. "뭣이 어째? 아니, 날 단속하려 드는 거냐?" 사부는 대뜸 눈을 부릅뜨며 탁 하고…
노인의 말에 구양봉은 미소를 떠올리며 또렷한 음성으로 그 글을 읊기 시작하였다. 북쪽 먼 바다에 큰 물고기 한 마리가 있었나니 그 이름을 일컬어 곤(鯤)이라고 하였다. 곤은 몸의 길이가 몇천 리나 되는지 모른다. 곤…
구양봉은 한동안 생각에 잠겨 대꾸가 없었다. 그의 심중을 읽은 듯 노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구양 공자, 어디 한번 나 같은 향락을 맛보지 않겠나?" 그는 곧장 사람을 불렀다. 자그마한 시녀 한 명이 들어왔다.…
주련 복판에 유난히 크게 씌어진 글자 하나는 처음 속문성을 따라갔을 때 본 술집 주기에 적혀 있던 것과 같은 독(毒)이라는 글자였다. 송 때의 세속적인 관례대로라면 무장의 조벽에는 범 호(虎)자를 쓰고 문관의 조벽에…
속문성은 동전 세 닢을 한번 추스려 보이더니 "죄송합니다!" 하고 한마디 하면서 몸을 비틀었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양손을 이용하여 구양적의 앞가슴에 있는 육대 사혈(六大死穴)을 향해 동전 여섯 개를 내뿌리면서 …
나 구양봉도 유가(儒家) 선비이다. 불선(佛禪)을 논함도 유가 학설을 논함도 우리 송의 대소 유학 선비들의 소임이거늘 감히 나와 겨루려 들다니. 좋다, 어디 한번 해 보자.' 구양봉은 점쟁이에게 읍을 한 뒤 입을 열…
그리고 6단이나 7단에 이르면 철장이 미치는 힘은 물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미치어 사람을 조금만 스쳐도 피가 말라 즉사한다. 철장방 방주 상관위의 철장은 6단에 이르러 있었다. 그래선지 그가 공격 태세를 취…
상관위 방주가 거지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이름은 상관위(上官威)다. 내 이름이 네 이름보다 못하구나." 그리고 방주는 고개를 돌려 다른 사람에게 분부했다. "가삼(賈三) 동생, 자네 맞은편 가게에 가서 옷을…
구양적과 모용쟁은 처음엔 흥미있는 듯했지만 구양봉이 갈수록 흥이 나서 장광설을 퍼부어 대고 구경에만 눈이 팔려 있자 이젠 아예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한 술집에 들어갔다. 변량의 이 술집은 천하가 다 아…
이 깊고 시커먼 동굴에 잘못 뛰어들다간 자칫 다리가 부러지거나 발목이 삘 것이 아닌가? 모용쟁은 잔뜩 겁먹은 기색으로 구양봉을 바라보았다. "둘째 도련님, 전……." 구양봉도 속으로는 무서웠지만 사내가 여자 앞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