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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태극문 - 34편 (34/87)

2026-09-23 18:02:56 조회 11
이어 그는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 자는 오행신궁중 하토궁(하토궁)의 소궁주인 곽표요(곽 표요)라는 자요. 비록 좋은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하토 궁은 파금궁과 함께 오행신궁에 속해 있으니 정각에게 해를 입 히지는 않을거요." 하토궁의 궁주는 강호에서 무서운 인물로 소문난 하토살군 (하토살군)이었다. 곽표요는 하토살군의 장자(장자)인데 심계 가 깊고 무공이 고강해 효웅(효웅)기질이 있는 자라고 알려져 있었다. 조자건도 사실 정각을 그렇게 걱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정각의 아버지인 파금왕이 건재하는 한 노골적으로 그에게 해를 입힐 인물은 당금 강호에는 아직 없었다. 더구나 곽표요 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정각을 데려갔으므로 그에게 어 떤 위해는 가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그가 걱정되는 것은 조금전 곽표요가 정각에게 귓속말 로 소근거렸던 대화를 들었기 때문이다. 곽표요는 시장바닥처럼 시끄러운 이런 상황속에서 자신의 소 근거리는 소리를 들을 사람은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말했을지 모르지만 조자건의 시력과 청력은 심등대법을 익힌 후 범인(범 인)들이 상상치 못할 수준으로 발달해 있었다. 때문에 그는 곽표요의 음성을 아주 똑똑이 알아들을 수 있었 다. 그 음성은 아주 간단했다. 허나 그 속에 담긴 뜻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곽표요가 정각의 귀에 소근거린 음성은 이러했다. - 오늘 밤 신주홍안(신주홍안)을 납치하겠다! 이, 대 회 해가 정확히 중천에 떠오른 시각, 갑자기 중앙에 설치된 비무대의 중앙으로 한 인물이 날아왔 다. 그 인물은 거의 이십 여장을 훨훨 날아 낙엽처럼 사뿐하게 대위에 내려섰기 때문에 중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놀란 탄성 을 터뜨렸다. "앗! 대단하다...!" 나타난 인물은 푸른 학창의를 입고 손에는 쇠로된 섭선( 선)을 들고 있는 사십 대 초반의 중년인이었다. 중년인은 무척 탈속한 풍모를 지니고 있었는데 입가에 떠오른 부드러운 미소 와 섬광처럼 반짝이는 지혜로운 눈빛이 특히 중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를 보자 중인들중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아! 저 사람은 무적검수맹의 수석집법(수석집법)인 철선새 제갈(철선새제갈) 소동루(소동루)다!" "저 사람이 무적검수맹의 지낭(지낭:꾀주머니)이라는 소동루 구나!" 경악과 탄성의 외침이 한동안 주위를 시끌벅적하게 했다. 소동루는 강호무림에서 지혜가 높고 인품이 뛰어나기로 유명 한 인물이었다. 소동루는 주위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들어찬 군웅들을 쓰윽 흙어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늘 본 맹에서 주최하는 천하영웅들의 무림대회에 이렇게 많은 강호동도(강호동도)들이 참석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와아....!" 주위에서 요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소동루는 손을 들어 그것을 제지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 무림대회는 동도들 께서도 아시겠지만 단순히 무공의 고하(고하)를 겨루고 우승자를 뽑는 여타 대회와는 달리 진정 한 무도(무도)의 실력자를 선발하여 무적초자 화군악, 화대협 의 상대를 가려내는 특이한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화군악이란 말이 나오자 중인들 틈에서 다시 우렁한 함성이 뿜어나왔다. "와....화군악!....화군악...!" 그 함성은 처음에는 한 구석에서 터져나왔으나 이내 사방으 로 퍼져 수천 명의 군웅들이 일제히 내지르는 소리로 인해 주 위가 터져나갈 것 같았다. 그 함성은 무림의 절대제일인자(절대제일인자)에 대한 예우 임과 동시에 진정한 경의의 뜻이 담겨 있었다. 그 뜨거운 함성을 듣고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무림인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소동루도 이번에는 군웅들의 함성을 제지하지 않았다. 함성 은 근 일각(일각)이나 계속되었다. 소동루는 함성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다시 말을 계속했다. "이번 무림대회에는 워낙 많은 분들이 참가의사를 밝혔기 때 문에 본 맹에서는 원만한 진행을 위해 다음과 같은 규칙을 만 들었읍니다. 첫째, 강호무림의 스물 네 개 대문파(대문파)와 열 두개 무림세가(무림세가)의 대표들은 결선에 자동진출한 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중인들 틈에서 야유의 소리가 흘러 나왔다. "쳇...완전히 사람차별하는군." "명문정파와 무림세가 출신이 아닌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 나?" 소동루는 그런 소리에는 일체 귀를 기울이지 않고 계속 입을 열었다. "둘째, 연거푸 세 사람의 도전자를 격파한 사람은 결선에 진 출한다. 세째, 북이 다섯 번 울릴 때까지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아도 결선에 진출한다. 네째, 예선은 칠일동안 계속하며 그 후에 결선진출자들끼리 추첨을 통해 상대를 결정한다. 이상 네 가지 규칙들은 불필요한 시간과 인력의 낭비를 최소한으로 줄 이기 위해서 만든 것이니 다소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 그는 비무대의 좌측 아래쪽을 가리켰다. "본 대회의 공정한 심사를 위해서 두 분의 참관인(참관인)을 모셨읍니다." 참관인을 모셨다는 말에 중인들은 모두 목을 길게 빼고 그쪽 을 바라보았다. 비무대에서 멀지 않은 아래쪽에 일속일승(일속 일승)이 단정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우측의 인물은 청삼을 걸치고 수려한 용모를 한 노인이었 다. 소동루가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한 분은 이번 무림대회의 주최자이시며 본 맹의 맹주이신 낙영신검 궁소천, 궁대협이십니다." 군웅들은 청수한 용모의 노인이 그 유명한 낙영신검 궁소천 이라는 말에 모두 놀라는 기색이었다. 게중에는 그의 얼굴을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앞으로 나가려고 애쓰는 사람도 많았 다. 궁소천은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머금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향해 가벼운 목례를 한 후 다시 자리에 앉았다. 소동루는 더욱 소리를 높여 말했다. "그리고 그 옆의 분은 정파의 최고명숙(최고명숙)이자 무림 의 제일신승(제일신승)이신 소림(소림)의 백결대선사(백결대선 사)이십니다!" 그 말에 중인들의 시선이 벼락을 맞은 듯 떨리며 일제히 그 인물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는 피부가 고목(고목)처럼 갈라지고 쭈글쭈글한 노승(노 승)이었다. 노승은 어찌나 늙었는지 금시라도 쓰러져 무덤속으 로 들어갈 것만 같았다. 게다가 깡마르고 체구도 자그마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측은지심을 불러 일으키게 했다. 하나 노승의 두 눈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끝없이 깊 은 우물처럼 한없이 맑고 투명한 노승의 눈에 심혼(심혼)이 빨 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에 빠져들 것이다. 백결대선사! 그는 당금 소림장문인(소림장문인)의 전전대(전전대) 장로였 다. 배분으로 따지면 강호의 그 누구도 견줄 수 없고 무공 또 한 측량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소림에서는 오래전부터 활불(활불)로 지칭되고 있는데 이미 삼십 년전부터 달마동(달마동)에 은거하여 모습을 나타내 지 않았었다. 그러던 그가 다시 달마동을 나온 것은 순전히 한 사람때문이었다. 그는 소림사 유사이래 최고의 기재(기재)라고 했다. 그는 소림의 속가제자(속가제자)로 입문하여 단기간내에 소 림의 그 어떤 제자들보다도 월등한 수준의 향상을 보였다. 그 의 기재가 너무도 출중하여 소림의 어떤 고수도 그 그릇을 완 전하게 충족시켜 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소림장문인이 직접 달마동으로 찾아가 백결대선사 에게 간청을 했다고 한다. 백결대선사는 그 기재를 직접 만나 서 삼 일동안 대화를 한 후 달마동을 나왔다. 목적은 오직 하나였다. 그 절대기재를 명실상부한 소림제일인(소림제일인)으로 만들 기 위해서 였다. 그것을 위해서 백결대선사는 물론이고 소림의 모든 힘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완벽하게 충족되었다. 불과 이 년만에 소림사 창건이래 최고의 고수(고수)가 탄생 되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그를 천룡대협(천룡대협)이라고 불렀다. 그에 대한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마침내 그는 신화(신화)적인 존재로 부각되었다. -소림제일인은 천룡대협이다! -누구도 그를 당할 수 없으며 특히 그의 패도무쌍한 내가공 력(내가공력)앞에는 도저히 견뎌낼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런 소문이 대강남북(대강남북)을 온통 뒤흔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천룡대협을 키워낸 강호의 최고배분인 고승을 보게 되자 미친 듯이 열광하여 함성을 질러댔다. 백결대선사는 주름진 노안(노안)을 들어 주위를 한 번 둘러 보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소동루는 헛기침을 한 후 낭랑한 음성으로 소리쳤다. "그럼 지금부터 무림대회를 시작하겠읍니다!" "와아아....!"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함성소리가 한동안 장내를 뒤흔들었 다. 천하무림영웅대회! 지난 삼년간 숱한 무림영웅들의 피를 들끓게 했던 무림대회 가 드디어 정식으로 개최된 것이다. 소동루가 비무대를 내려가자 곧이어 하나의 인영이 대위로 올라왔다. 그 인영은 피부가 유난히 거무틱틱하고 체구가 우람한 중년 인이었는데 등뒤에 거대한 도끼를 매고 있었다. 중년인은 주위를 둘러보며 커다란 소리로 입을 열었다. "본인은 농서(농서)에서 온 흑표자(흑표자) 주웅(주웅)이라 하오. 오늘 무림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하게 되어 영광이오. 어 느 분이 본인과 겨루겠소?" 흑표자 주웅은 감숙성(감숙성)일대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고 수였다. 특히 그는 신력(신력)이 대단해서 그가 휘두르는 도끼 에는 천근(천근)의 위력이 담겨 있다고 한다. 주웅의 외침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하나의 인영이 비무 대위로 올라왔다. 그 인영의 신법이 어찌나 표홀한지 장내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올라온 인물은 주웅과는 반대로 비쩍 마른 체구에 눈빛이 스 산한 흑삼인이었다. 흑삼인의 허리춤에는 기형의 장검이 매달 려 있었다. 흑삼인을 보자 주웅의 얼굴에는 떪은 감을 씹은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누군가 했더니 묘천뢰(묘천뢰), 당신이었군." 흑삼인은 장성(장성)부근에서 혁혁한 명성을 떨치는 추풍검 (추풍검) 묘천뢰였다. 장성과 감숙은 거리가 멀지 않아 두 사 람은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주웅은 설마 자신에게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 묘천뢰일줄은 몰랐는지라 내심 당황했지만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난 상태였 다. 주웅은 크게 심호흡을 한 후 소리쳤다. "묘천뢰! 당신의 추풍검과 내 천근부(천근부)중 어느 것이 강한지를 오늘에야 판가름하게 되었군. 각오를 단단히 하는게 좋을거요!" 이어 그는 번개같은 동작으로 등뒤의 도끼를 꺼내 휘두르며 묘천뢰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도끼를 휘두르는 동작은 비록 약 간의 엉성한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속도와 도끼에 실린 역량(역량)은 대단한 것이었다. 중인들은 둔해보이던 주웅이 일단 몸을 움직이자 비호처럼 빠른 것을 보고 그의 흑표자라는 명성이 그냥 얻어진 것이 아 님을 깨달았다. 하나 묘천뢰의 동작은 더욱 빨랐다. 그는 주웅의 천근부가 자신의 코앞으로 다가올때까지 가만히 서 있다가 섬전처럼 허리춤의 장검을 뽑아 휘둘렀다. 파앗! 눈부신 검광(검광)이 번뜩이며 주웅의 입에서 다급한 경호성 이 터져나왔다. "헛!" 그는 묘천뢰의 추풍검이 자신의 공세를 뚫고 가슴팍까지 다 가오는 것을 느끼고 사력을 다해 도끼를 회수해 가슴을 보호했 다. 막 도끼와 추풍검이 부딛힐 순간, 빙글! 갑자기 추풍검이 기이하게 회전하며 주웅의 옆구리를 베어가 는 것이 아닌가? 주웅은 사색이 된 채 허겁지겁 뒤로 물러나 간신히 묘천뢰의 일검을 피했다. 하나 그 바람에 수세(수세)에 몰려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었 다. 반면에 승기를 잡은 묘천뢰는 계속 질풍같은 공세를 취하 고 있었다. 사마결은 이것을 보고 나직히 혀를 찼다. "쯧. 승부는 끝났군." 주웅은 힘을 위주로 한 반면 묘천뢰는 빠른 것이 장기였다. 따라서 주웅이 먼저 선기를 잡고 공격을 해야만 묘천뢰의 빠른 공세를 견뎌낼 수 있는데 반대로 수세에 몰리게 되었으니 어찌 감당해 낼 수 있겠는가? 사마결의 예상대로 주웅은 반격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다가 결국 이십 여초만에 왼팔에 일검을 격중당하 고 패퇴하고 말았다. "이번 대결은 추풍검 묘천뢰대협의 승리요!" 대아래에서 긴 외침이 들리자 주웅은 상처의 고통도 잊은 듯 얼굴을 붉힌 채 묘천뢰를 노려보고 있다가 말없이 몸을 돌려 사라져갔다. 묘천뢰는 이번 무림대회에서 첫번째 승리를 거둔 사람답지 않게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로 대 위에 우뚝 서 있었다. 휙! 다시 그림자가 번뜩이며 하나의 인영이 대위로 올라왔다. 이번에 올라온 사람은 키가 크고 체구가 건장한 삼십 대 초 반의 인물이었다. 그는 묘천뢰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포권을 했 다. "본인은 양양(양양)에서 온 개산검(개산검) 전환(전환)이라 하오. 묘대협께 한 수 가르침을 청하겠소." 묘천뢰는 냉막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귀하의 명성은 많이 들었소. 어서 손을 쓰시오." 개산검 전환은 사양하지 않고 등뒤의 장검을 꺼내 공격을 시 작했다. 싸악! 그의 검을 휘두르는 솜씨는 조금 특이했다. 남들처럼 한 손 으로 검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양 손을 모두 사용했다. 그래 서 조금 둔해 보였다. 하나 묘천뢰는 오히려 팽팽하게 긴장된 얼굴이었다. 전환의 이 개산검법(개산검법)은 비록 변화무쌍한 점은 조금 뒤떨어졌으나 그 패도적인 위력과 빠르고 강맹한 공세만은 강 호무림의 어떠한 절학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더구나 전환은 유달리 손목힘이 강해 두 손으로 검을 잡고 있어도 그 검을 쳐내고 거둬 들이는 동작은 상상을 불허할 정 도로 빠르고 신속했다. 파팟! 순식간에 전환의 질풍노도같은 십이검(십이검)이 묘천뢰의 전신을 사납게 핍박해왔다. 묘천뢰는 수중의 추풍검을 떨치며 전환의 공세에 맞서갔다. 까깡! 두 사람의 검이 허공에서 격돌하며 사방으로 불똥이 튀었다. "으음!" 묘천뢰는 그 격돌하는 여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뒤로 주춤 물 러났다. 허나 전환은 오히려 앞으로 한 발 나서며 더욱 사납게 검을 휘둘렀다. 묘천뢰는 조금전의 격돌로 자신의 공력(공력)이 전환에 미치 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처음과 같이 정면으로 맞받 지 않고 옆으로 몸을 피하며 자신의 독문절학인 추풍이십사식 (추풍이십사식)을 전개했다. 넓은 비무대는 그들이 뿜어내는 검광과 예리한 검풍에 휘말 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사마결은 잠시 두 사람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았으나 둘중 누 가 더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찌보면 전환이 패도적인 개산검의 위력을 앞세워 묘천뢰를 몰아치는 것도 같 았고 또 어찌보면 묘천뢰의 예리한 추풍검이 개산검의 헛점을 노려 전환을 갈팡질팡하게 만드는 것도 같았다. 그는 한동안 장내의 격전을 지켜보다가 조자건을 돌아보며 물었다. "당신이 보기엔 누가 이길 것 같소?" 조자건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 싸움은 전환의 승리요." 사마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거요?" "전환의 개산검은 검을 펼칠수록 더욱 위력이 강해져서 나중 에는 검을 휘두를때 일어나는 경기(경기)만으로도 상대를 질식 시킬 수 있소. 아마 묘천뢰는 잠시 후면 검을 휘두르기는 커녕 제대로 들고 있지도 못할거요." 사마결은 그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전환의 개산검이 그렇게 위력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 다. 오히려 강호에서의 명성이나 검을 펼칠 때의 능숙함으로 보면 묘천뢰가 전환보다 한 수 위로 보였다. 지금도 묘천뢰는 전환의 공세를 교묘하게 피하며 매서운 반 격을 가하고 있었다. 하나 잠시후 상황은 역전되었다. 어찌된 일인지 묘천뢰의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점차 둔해지 는 것 같더니 마침내는 전환의 일검을 피하지 못하고 수중의 검으로 맞받아쳤다. 챙! 날카로운 검명이 터져나오며 묘천뢰의 몸이 뒤로 주르르 밀 려났다. "음!" 그의 얼굴에 찌푸려지며 안색이 창백해졌다. 전환은 이 기회 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안광을 번뜩이며 양손으로 움켜잡은 개 산검을 무시무시하게 휘둘러왔다. 쑤아앙! 주위의 공기가 파동치며 태산이라도 가를 듯한 엄청난 검기 가 몰려왔다. 묘천뢰의 안색이 새파랗게 변했다. 그는 피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간신히 검을 들어 전환의 막 강한 일검을 막아냈다. 차앙! 순간 그의 추풍검이 반으로 뚝 부러지며 그의 입에서 폭포수 같은 선혈이 뿜어나왔다. "크윽!" 묘천뢰는 비록 간신히 전환의 일격을 막았으나 그 안에 실린 엄청난 역도(역도)를 미처 감당하지 못하고 내상(내상)을 입고 만 것이다. "와아....굉장하다...!" "전환...최고다!" 주위에서 요란한 환호성이 일어났다. 전환은 자신에게 퍼부어지는 그 환호성을 들으며 비무대 중 앙에 당당한 자세로 서 있었다. 묘천뢰는 피를 한 사발이나 토 한 후 힘없이 고개를 수그렸다. "내가 패했소." 이어 그는 맥없이 비무대아래로 몸을 날려 사라져갔다. 사마결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조자건을 바라보았다. "과연 당신이 말한대로구료. 그런데 전환의 검법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자세하게 알고 있소?" 조자건은 피식 웃었다. "예전에 그가 싸운걸 본 적이 있소." 사마결은 뜻밖인 듯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렇소? 그게 언제요?" "칠 팔년쯤 되었을거요. 그때 전환은 벽력부(벽력부) 염문광 (염문광)과 겨루었는데 염문광도 십 여초만에 조금전의 묘천뢰 처럼 자신의 병기를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패하고 말았소." "벽력부 염문광이라면 관동(관동)지방에서 제일가는 고수인 데...그런데 왜 그런 사실이 무림에 그런 소문이 나지 않았을 까?" 조자건은 담담하게 웃었다. "전환은 평소 명리(명리)를 그렇게 밝히지 않아 자신이 이기 고도 남들앞에서 별로 내세우지 않았소. 하지만 당시 그의 싸 우는 모습을 본 형님께서 그의 검법은 당금 무림에서 열 손가 락안에 든다고 하셨었소." 사마결은 흠칫 놀랐다. "형님이라면...조립산, 조대협 말이오?" 조자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에 잠시 아련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문득 자신의 형님과 함께 손을 잡고 천하의 방방곡곡을 누비며 고수들의 싸우는 모습을 구경하던 그 시절이 생각이 났 다. 그리고 그 시절의 기억들이 자신에게 더 없이 소중한 것임 을 새삼 깨달았던 것이다. 강호무림에서 명성이 꼭 실력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자는 실력에 비해서 명성이 지나치게 높은 인물도 있고 또 명성은 별로 없지만 무서운 실력을 지닌 고수들도 많았다. 상대의 명성에 현혹되어 상대와 겨루었다가 의외의 낭패를 당 하는 경우는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조자건이 조립산과 함께 십 여년동안 강호무림을 방랑하면서 보아온 인물들중에는 이름을 숨긴 진정한 고수들도 상당히 있 었다. 조자건은 그들 하나 하나를 가슴 깊숙이 새겨 담았다. 아울 러 그때 조립산이 했던 말도 결코 잊지 않고 있었다. - 명성이 높다고 상대를 두려워 해서도 안되지만 명성이 낮 다고 상대를 경시해서는 더더욱 안된다. 진정한 무도자(무도 자)라면 명성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상대의 기세와 눈빛을 읽고 상대를 판단해야 한다. 제21장 절 세 기 여 일, 색 마 전환의 다음 상대자는 소주(소주)의 제일고수인 비룡신검(비 용신검) 강일립(강일립)이었다. 강일립은 신검이라는 별호가 무색하게 십 이초만에 피를 토 하며 쓰러지고 말았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전환의 무공이 소문보다 훨씬 고강한 것 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전환이 강호의 일류고수 두 사람을 간단하게 격파하자 누구 도 감히 그에게 도전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둥! 둥! 북이 네 번 울릴때까지 아무도 그에게 도전하는 사람이 없자 그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첫번째로 결선에 진출하게 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헌데 막 다섯 번째 북소리가 울려 퍼지려 할 때였다. 갑자기 한 사람의 모습이 불쑥 비무대위에 나타났다. 그는 마치 허공에서 뚝 떨어진 듯 너무도 돌연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중인들중 누구도 그가 무슨 신법(신법)을 써서 비무대위로 올 라왔는지 알지 못했다. 중인들은 모두 놀란 눈을 부릅뜨고 장내에 나타난 인영을 바 라다 보았다. 그는 전신에 짙은 흑의를 걸친 이십대 후반의 청년이었다. 약간 마른 체구에 키가 훌쭉하니 컸는데 소매아래 드러난 팔 뚝과 전신에서 풍기는 인상이 아주 강인해 보였다. 군살 하나 없는 얼굴에는 싸늘하고 냉랭한 기운만 감돌아 보는 이들로 하 여금 냉혹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일게 했다. 특이한 것은 검고 길다란 채찍을 왼쪽팔에 칭칭 감고 있다는 점이었다. 검은 채찍은 햇빛을 받아 독사의 몸통처럼 번득거리 고 있었다. 그 흑의인을 보자 사마결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 이상한데...?" 조자건은 그를 돌아보며 물었다. "무엇이 이상하다는거요?" 사마결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저 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소문을 들었는 데...왜 갑자기 마음이 바뀐 건지 모르겠군." "그가 누구인데 그러시오?" 사마결은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그는 바로 광동응가의..." 그들이 말하고 있는 사이에 전환과 그 흑의인은 이미 비무를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