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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태극문 - 84편 (84/87)

2026-09-23 17:59:50 조회 10
최소한 조자건은 그렇게 생각했다. 위충양은 천천히 두 손을 들어올렸다. 그의 열 손가락이 기이한 홍색(홍색)으로 물들어갔다. "잘 봐라. 이것이 바로 복마수인지다!" 그의 커다란 손중에서 오직 열 개의 손가락만이 시뻘겋게 물 들은 것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이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조자건은 안광을 빛낸 채 그 열 개의 손가락을 뚫어지게 바 라보았다. 순간 위충양은 동시에 열 개의 홍지(홍지)를 퉁겼다. 쾌쾌쾌쾌쾌..... 마치 열 개의 붉은 비단이 쫘악 펼쳐진 듯한 착각이 들었다. 조자건의 주변에는 열 개의 활화산(활화산)이 동시에 폭발한 것 같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직 시뻘건 용암의 바다였다. 그 용암의 바닥속에 빠져들면 심혼(심혼)조차도 그대로 녹아 버리고 말 것 같았다. 조자건은 천천히 허공을 올려다 보았다. 이상하게도 심정이 차분해졌다. 그는 지금의 상황이 집마부의 뇌옥에서 악마검 전귀와 싸울 때와 너무도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전귀의 일검은 그를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것 처럼 주위를 온통 차가운 냉 기로 뒤덮으며 밀려들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지독한 한기만이 느껴졌는데 지금 은 끔찍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다는 것 뿐이었다. 당시 그는 그 한기속에 숨어 있는 전귀의 미약한 온기를 향 해 검을 휘둘러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과연.... 조자건의 나무막대가 팔딱팔딱 뛰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스스로 먹을 것을 찾아 움직이는 한 마리 잉어 같았다. 잉어는 붉은 용암의 바다를 뚫고 앞으로 전진해갔다. 용암의 바다 한 가운데 다른 곳과는 달리 유달리 서늘한 작 은 연못이 있었다. 잉어는 주저하지 않고 그 연못속으로 뛰어 들었다. 콰쾅! 폭발치는 듯한 굉음이 터져나오며 화끈한 열기가 사방을 폭 풍노도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조자건은 나무막대를 앞으로 내민 자세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의 나무막대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위충양의 심장위를 누 르고 있었다. 그 차이는 불과 머리카락 하나가 끼어들만한 공 간에 불과했다. 위충양의 안색은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한 줄기 전율같은 기광(기광)이 번뜩거리며 지나갔다. 그는 자신이 패한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상대가 도데체 어떻게 자신의 복마수인지를 뚫고 들어 와 정확히 자신의 심장을 제압할 수 있었는지 그저 경악스러울 뿐이었다. 조자건은 천천히 나무막대를 거두었다. 조금전 그가 조금만 더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면 위충양의 가 슴은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악마 검 전귀처럼 비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위충양은 기이한 빛이 일렁거리는 눈으로 조자건을 바라보고 있다가 불쑥 물었다. "어떻게 노부의 복마수인지를 뚫을 수 있었느냐?" 조자건은 잠시 침음하다가 조용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당신의 복마수인지는 정말 훌륭한 무공이었소. 아마 며칠 전에 그것을 만났다면 나는 당해내지 못했을지 모르오." "......" "그런데 나는 며칠 전에 이와 유사한 초식을 본 적이 있소." 위충양은 불쑥 물었다. "그게 무엇이냐?" "아염인이란 초식이었소. 그것은 자신의 안전은 도외시한 채 오직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천하에서 가장 살 기가 짙은 초식이었소." 조자건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을 계속했다. "그때 나는 전신이 빙굴(빙굴)속에 빠진 듯한 착각이 들었 소. 하나 그 초식이 너무도 살기가 짙고 싸늘해서 나는 그 파 해법을 발견할 수 있었소." "어떻게 말이냐?" "그 초식은 비록 천하에서 가장 살인적이었지만 그것을 펼친 사람의 몸은 그렇지가 못했소. 나는 그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미약한 열기를 쫑아 검을 휘둘렀고 마침내 그를 물리쳤소." 위충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것이 노부의 복마수인지와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이냐?" 조자건의 입가에 언뜻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조금전의 상황도 그 당시와 아주 유사했소.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아염인은 천하에서 가장 차가운 초식이었는데 비해 당 신의 복마수인지는 천하에서 가장 뜨거운 초식이었다는 것이 오." "......!" "당신의 초식은 비록 뜨거웠지만 당신의 몸은 그 열기보다는 차가웠소. 그래서 나는 당신의 공세속에서 가장 열기가 적은 곳을 향해 검을 휘둘렀던거요. 그곳은 바로 당신의 심장이오." 인간의 몸이 갑자기 뜨거워졌다가 차가워졌다가 할 리는 없 었다. 단지 전귀와 위충양이 펼친 무공이 너무도 강한 냉기와 열기 를 발산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들의 몸이 그렇게 느껴졌던 것이다. 하나 그것은 보통사람이라면 절대로 느낄 수 없을 만큼 미약 한 것으로 그것을 감지하고 뚫고 들어왔다는 것은 오직 조자건 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위충양의 눈꼬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러다가 돌연 그는 무거운 탄식을 토해냈다. "위력이 강력한 것이 오히려 약점이었다니....정말 믿을 수 가 없군." 조자건은 나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만약 당신의 복마수인지에서 그 열기를 없앨 수 있다면 그 건 정말 천하무적의 초식이 될거요." 위충양은 고개를 저었다. "복마수인지는 나의 수인신공(수인신공)이 뒷받침되지 않고 서는 펼칠 수가 없는 것이다. 수인신공은 천하에서 가장 강력 한 열양공력(열양공력)이기 때문에 열기를 없앨 수는 없다." "강한 것이 극(극)에 달하면 오히려 부드러워 지는 법이오. 열양공(열양공)이나 한음공(한음공)도 극성에 달하면 열기와 냉기가 사라지게 되오. 그런 상태로 복마수인지를 펼친다면 가 히 천하무적이라 할 것이오." 위충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안광을 빛내며 그를 바라보 았다. "하지만 천하에서 누가 열양공이나 한음공을 극성으로 연마 할 수 있단 말이냐?" "열양공이나 한음공을 극성으로 연마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 도 살기를 극도로 일으켜서 오히려 없앨 수는 있소." 조자건의 말에 위충양은 흠칫 놀랐다. "살기를 없앤다고?" "그렇소. 만약 누군가가 살기를 극에 이르도록 증대시켜 그 살기를 제어할 수 있다면 그가 사용하는 초식은 천하에서 가장 무서운 초식이 될 것이오." 위충양은 불같은 눈으로 조자건을 바라보았다. "그건 너를 두고 하는 말이냐?" 조자건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천성적으로 그렇게 많은 살기를 타고 나지 못했소. 나 는 약간의 살기를 일으킬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을 극에 이르 도록 일으켜서 소멸시킬 수는 없소." "그럴 사람이 과연 존재하겠느냐?" 조자건은 한동안 묵묵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고개를 내렸을 때 그의 입에서 조용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런 사람이 있소. 꼭 한 사람." 위충양은 자신도 모르게 황급히 물었다. "누구냐? 그 사람이?" "화군악." 삼, 정야(정야) 야심한 밤이었다. 하늘에는 여인의 눈썹같은 일점편월(일점편월)이 떠있었고 주위는 아주 적막했다. 어디선가 부드러운 밤바람이 불어와 조자건의 전신을 스치고 지나갔다. 조자건은 한동안 밤바람을 맞으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그윽한 향내와 약냄새가 동시에 흘러나왔다. 한쪽에 호화로운 침상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조자건은 천천히 침상으로 다가갔다. 그런다음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의 낮빛은 처량할 정도로 파리했다. 거기에 얼굴 전체에 푸르뎅뎅한 기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 았다. 하나 조자건의 시선은 그녀의 얼굴에 종횡(종횡)으로 그어 있는 세 개의 파편자국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자국들은 그녀 의 아름다운 미모를 철저하게 파괴해 버렸다. 그 자국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그 자국이 그녀의 마음에 남긴 상처 또한 영원히 아물지 않을 것이다. 조자건은 천천히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에 나 있는 흉터들 을 살짝 만졌다. 그 상처자국을 따라 조금씩 손길을 움직여갔 다. 그때 그녀의 길다란 속눈썹이 떨리며 그녀의 눈이 뜨여졌다. 조자건은 그 모습이 마치 휘장을 걷은 창문 사이로 아침 햇 살이 찬란하게 내리쬐는 모양같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눈빛은 그 정도로 눈부셨다. 조자건은 조용한 음성으로 소근거렸다. "당신을 깨우고 싶지는 않았소." 그녀는 말없이 눈도 깜박거리지 않은 채 그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주변의 공기 사이로 그들의 눈빛이 녹아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조그맣게 속삭였다. "입을 맞춰줘요." 조자건은 그렇게 했다. 그는 자신의 두툼한 입술로 그녀의 창백한 입술을 덮은 채 잠시 그대로 있었다. 그때 무언가 말랑말랑하면서도 따뜻한 것이 그녀의 입술을 뚫고 그의 입속으로 들어왔다. 조자건은 그녀의 혀를 강하게 빨았다. 그녀의 입속에는 끊임없이 꿀물이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잠시 두 사람은 서로의 입술을 탐닉한 채 그대로 있었다. 조자건은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는 그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녀가 나직하게 소근거렸다. "숨이 막혀서 눈물이 나왔어요." 그녀는 파리한 손을 들어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녀 는 새삼스러운 듯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제보니 당신은 제법 괜찮게 생겼군요." 조자건은 빙긋 웃었다. "그럼 그동안 내가 어떻게 생겼다고 생각했소?" 그녀의 입가에도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심술궂고...못되고...뻐기고...또..." "또 뭐요?"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조용히 말했다. "무정(무정)한 사람...."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입술에 닿았다. 그 손이 너무 차가워 조자건은 자신도 모르게 호호하고 숨결 을 불어주었다. "나도 그동안 당신을 심술궂고 못되고 뻐기는 여자라고 생각 했소. 또..." 이번에는 그녀가 물었다. "또 뭐지요?" 그는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름다운 여자...." 그녀의 눈빛이 아주 영롱하게 반짝였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은 어때요?" 조자건의 눈에서도 반짝하고 빛이 흘러나왔다.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소." 그녀는 그를 빤히 올려보았다. "정말인가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걸 잘 알고 있지 않소?" 그녀의 눈빛이 유달리 반짝거렸다. 틀림없이 눈물이 나오려 고 했었을 것이다. 하나 그녀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희미하게 웃었을 뿐이다. "기뻐요." 조자건은 그녀의 삼단같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내가 어제 한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자건은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내가 무어라고 했소?" 그녀의 얼굴에 엷은 홍조가 피어올랐다. 조자건은 그 뺨을 베어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그녀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나를 사랑한다고...." 조자건은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물었다. "당신은 내게 할 말이 없소?" 그녀도 하염없이 그의 눈을 올려다 보았다. "있어요." 조자건은 급히 물었다. "무슨 말이오?" 그녀는 그를 올려다본 채 방긋 웃었다. "당신은 바보에요." 조자건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내가 말이오?" "그래요." 그녀는 창백한 얼굴에 한 줄기 기이한 표정을 떠올렸다. "나는 당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벌써 예전에 모두 했어요. 당신이 그걸 못알아 들었을 뿐이지..." 조자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들은 기억이 없는데?"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했어요. 분명히...삼 년전에 태극동을 떠날 때도 말했고 얼 마전 세심장에서 보았을 때도 나는 당신에게 말했어요." "그런가?" "그래요...나는 하고 싶은 말을 그때 모두 다 했어요. 내 마 음속으로." 조자건은 빙그레 웃으며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그걸 듣지 못했으니 나도 정말 어리석군. 지금 다시 한 번 말해줄 수 있겠소? 이번엔 귀를 활짝 열어놓고 아주 똑똑이 듣 겠소." 그녀는 그를 빤히 올려다 보았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재촉했다. "어서 말해 주시오. 나는 정말 듣고 싶소." 그는 그녀의 입에 자신의 귀를 갖다 대었다. 그의 귓볼에 그녀의 따스한 숨결이 느껴졌다. 그녀는 그의 귀에 대고 소근거렸다.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조자건은 말없이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그녀의 몸을 꼬옥 끌어안았 다. 그녀는 숨이 막혀 왔으나 내색하지 않고 파리한 손을 들어 그의 등을 쓰다듬었다. 손끝에 느껴지는 그의 등은 정말 믿음직할 정도로 탄탄했다. 조자건은 한참동안 그런 자세로 있었다. 그러다가 그녀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우리는 틀림없이 좋은 한 쌍이 될 수 있을거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은 지금 제게 청혼(청혼)하는 거에요?" 조자건은 웃었다. "그렇소. 왜 지금 하면 안되오?" 의외로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지금하면 안되요." 조자건은 조금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지금 청혼하면 안된다는거요?"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했다. "나는 항상 이런 순간을 꿈꿔왔어요. 머리속으로 몇 번이나 이런 순간이 닥치면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해 왔지요." "......" "그때 나는 예쁘게 화장을 하고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은 채 정숙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거에요. 그러면 당신은 몇 번이나 내게 결혼해달라고 사정을 하지요. 나는 못들은 척 쌀쌀맞은 표정으로 대꾸도 하지 않고 있다가 겨우 못이기는 척 승락을 하지요. 그러면 당신은 기뻐서 아이들처럼 소리를 지르며 방안 을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거에요." 그녀의 얼굴에 엷은 홍조가 피어올랐다. "그런다음 우리는 한 잔의 술을 나누어 마시며 죽을때까지 서로 변치말자고 굳은 언약을 해요. 그다음에는...." 그녀는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때 갑자기 조자건이 그녀의 품속에서 벌떡 일어 났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돌연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그녀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결혼해 주시오, 보옥...제발 나와 결혼해 주시오...이렇게 애원하겠소." 그녀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다가 나직히 킥킥 거렸다. "이런 엉터리...나는 아직 화장도 하지 않았고 예쁜 옷도 입 지 않았어요." 조자건은 빙그레 웃었다. "나에게는 지금의 당신이 아무리 정성들여 화장을 한 것 보 다 더 예쁘고 어떤 아름다운 옷을 입은 것보다 더 아름다워 보 이오. 당신은 제발 나와 결혼해 주시오." 그녀는 짐짓 심사숙고하는 표정을 지었다. "글쎄요..." 조자건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제발 부탁이오, 보옥...나와 결혼해 주시오." 그녀의 얼굴에 언뜻 희미한 홍조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일부러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갑자기 조자건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덩실덩실 춤 을 추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 그는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큰 소리로 웃으며 방안을 껑충껑 충 뛰어다녔다. 그녀는 말없이 웃으며 방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그를 지 켜보고 있었다. 그는 한쪽 구석에 있는 탁자로 가서 잔에 물을 따라서 가지 고 왔다. 그런다음 그 잔을 허공에 치켜든 채 엄숙한 음성으로 말했 다. "나 조자건은 섭보옥을 아내로 맞아 평생동안 아끼고 사랑할 것을 삼가 천지신명(천지신명)께 약속합니다." 그런 다음 잔속에 든 물을 반정도 마셨다. 그는 그 잔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섭보옥도 침상에서 몸을 반쯤 일으켜 잔을 세우며 말했다. "나 섭보옥은 조자건을 남편으로 맞아 평생동안 그만을 사랑 하며 그를 위해 헌신할 것을 삼가 천지신명께 약속합니다." 이어 그녀는 잔속에 든 물을 한모금 마셨다. 조자건은 잔을 받아 바닥에 놓은 다음 빙그레 웃으며 그녀에 게 다가왔다. "당신은 여기까지밖에 말하지 않았소. 이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오?" 그녀의 얼굴이 홍시처럼 붉어졌다. 하나 조자건은 그녀에게 바짝 다가오며 거듭 물었다. "천지신명께 언약을 한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오? 어서 말 해 주시오." 그녀는 노을처럼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였다. 조자건에게는 그 모습이 취할 정도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보옥...." 그의 음성에 한 줄기 뜨거운 기운이 담겨졌다. 섭보옥은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그 다음엔 당신이 알아서 하는 거에요. 바보..." 그 순간 조자건은 그녀의 몸을 끌어안았다. 그런다음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그녀를 침상 위에 뉘였다. 그녀는 조금도 반항하지 않고 그의 행동에 순응을 했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빨다가 천천히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옷을 잡은 다음 살며시 벗겨냈다. 그 행동이 너무도 조심스럽고 부드러워서 그녀는 가슴과 옆 구리에 당한 상처가 조금도 아프지 않을 정도였다. 점차 그녀의 눈부신 나신(나신)이 드러났다. 조자건은 황홀한 눈으로 그녀의 알몸을 바라보고 있다가 자 신도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녀는 얼핏 눈을 뜨다가 그의 알몸이 눈에 들어오자 당황하 여 황급히 눈을 감았다. 그때 그녀의 가슴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하게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매끄러운 피부위로 단단한 조자건의 몸이 닿아왔다.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마침내 조자건이 그녀의 몸위에 자신의 몸을 실었을 때 그녀 의 두 팔은 그의 등을 힘껏 끌어안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눈가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제51장 천기조화(천기조화) 일, 무형(무형) 다음 날 아침, 세 사람이 조자건을 찾아왔다. 그들은 번우량과 조추음, 그리고 이미 폐인이 된 위지혼이었 다. 위충양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건 정말 믿을 수 없군. 이 자의 심맥은 마치 썩은 새끼줄 처럼 가닥가닥 끊어져 있네. 그런데 어떻게 목숨이 붙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군." 그의 시선은 침상위에 누워 있는 위지혼에게 고정되어 있었 다. 조자건도 위지혼을 보고 있었다. 위지혼은 시체나 다름이 없었다. 한 줄기 숨만이 간신히 그의 생명을 유지하고 있을 뿐 그의 어디를 보아도 살아있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번우량이 침울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위지혼은 자네에게 데려다 달라는 말만 중얼거리다가 의식 을 잃고 말았네. 그 뒤로 계속 이런 상태일세."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꼴이 되었는지 모르겠네. 그는 정말 누구보다도 강한 사람이었는데..." 그때 조자건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검기(검기)에 당한 것일세." 번우량은 몸을 움찔하며 그를 돌아보았다. "검기? 하지만 검상(검상)이 전혀 없는데..." "물론 보통 검에 당하면 검상이 남지만 한가지 경우에는 전 혀 검상이 남지 않네." 번우량은 자신도 모르게 불쑥 물었다. "그게 어떤 경우인가?" 조자건은 담담하게 말했다. "무형검기(무형검기)에 당했을 때지." 번우량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그때 위충양이 안색이 변한 채 급히 물었다. "네가 말하는 것은 혹시 전설로만 알려진 그 심검(심검)의 마지막 경지라는 무형검이 아니냐?" 조자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바로 그 무형검이오." 위충양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는 정말 심검의 마지막 경지에 다다른 사람이 있다고 믿 는건 아니겠지?" 조자건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나는 믿소." "네가 잘못 알았다. 심검이라면 모를까 무형검을 완성한 사 람은 아직 이 세상에는 없다." 위충양이 단호한 음성으로 잘라 말했으나 조자건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위지혼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소. 그는 낙일도를 연성하여 전신이 하나의 칼처럼 변하여 신도합일(신도합일)을 이룬 상태였소. 따라서 어떤 무공으로도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는 없소." 그의 시선은 죽은 듯 누워 있는 위지혼에게로 향했다. "그런데 그는 심맥이 가닥가닥 끊어지고 생기(생기)를 거의 잃어 거의 시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소. 이것은 그가 당한 무공이 신도합일된 그의 몸을 뚫고 들어와 그의 내부를 완전히 파괴해 버렸기 때문이오. 그런 무공은 오직 무형검 밖 에는 없소." 위충양은 그의 말에 일리(일리)가 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도합일이란 검을 익힌 고수들이 꿈에서도 그리는 신검합일 (신검합일)과 같은 것으로서 심도(심도), 혹은 심검(심검)의 초입에 이르는 지고(지고)한 경지였다. 이 경지를 능가하는 것은 오직 심검 밖에는 없다. 그리고 심 검중에서 상대의 몸에 전혀 상처를 내지 않는 것은 오직 전설 로만 알려진 무형검의 경지 뿐이다. 무형검은 무공을 익힌 모든 고수들이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였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지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 었다. 왜냐하면 아직 단 한 번도 무림에 나타난 적이 없었기 때문 이다. 위충양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정말로 무형검을 완성한 인물이 나타났단 말이냐?" 조자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그가 대체 누구냐?" 조자건은 잠시 침음하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