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무협 소설]천년백첩랑(와룡생) - 48편 (48/52)
그것은 용암의 덩어리였으며 바위가 타는 것이었으니 얼마나 가공한 장면이며 상상조차 되지않는 인간세상(人間世上)이 의의 정경인가. 불의 세계(世界), 생명(生命)이라고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용암의 덩어리로 뭉쳐진 지저세계(地底世界)를 유유히 유영하는 백영이 있었으니, 츠츠츳, 백영(白影)은 화염의 불꽃 속을 유유히 헤쳐나가고 있었다. 그는 암벽을 뚫고 사라진 천무황국의 태자 태궁영이 아니고 누구겠는가? 그는 감회가 어린 눈빛으로 사위(四圍)를 둘러보았다. "나는 왔다.... 이것이 천년만의 귀향이란 말인가! 믿을 수가 없군. " 천년전 밖으로 나가 유일하게 지옥의 겁화를 모면했던 태궁영. 당시 나이가 불과 다섯이었던가? 여섯이었던가? 핏줄. 그러나 그는 천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핏줄을 찾아 용암 속으로 스며든 것이다. 아아... 마침내 그는 다시 돌아왔다. 태궁영은 한참을 유영하다가 생각난 듯 일렁이는 불꽃을 주시했다. "후후.... 천년의 세월동안 천무황국을 지하에 잡아버린 화염.... 그러나 이제는 사라져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되는군. " 일순, 그는 망설임없이 쌍장을 가슴 앞으로 주욱 내밀었다. 우우우웅---- 그의 몸에서 엄청난 백광(白光)이 폭죽처럼 쏘아져 나왔으며 백광은 지독하게도 차가운 냉기를 동반하고 있었다. "빙(氷)! " 또다시 그의 몸에서 중원의 기공 빙공(氷功)이 펼쳐진 것이다. 콰콰콰콰----- 콰쾅-----! 화르르르----- 르르르----- 치치칙---- 치치칙------! 아아...... 악마의 불꽃이 사그러들고 있었다. 불(火)의 상극(相極)이 바로 얼음(氷)이 아니던가. 그러나 얼음이 아무리 차가움을 동반하고 있다하나 수천년 땅 속에서 피어오르던 겁화를 제압하고 있다는 사실은 진정 굉장한 것이었다. 태궁영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지경의 빙기(氷氣)로 인하여 활활 타오르던 대지는 차츰 얼음의 세계로 변해가고 있었다. 극(極)에서 극(極)으로 바뀌어버린 불의 왕국. 누가 그랬던가. 극(極)과 극(極)은 서로 통한다고 했던가? 그러나 불의 제국이 얼음의 제국으로 변했다면 극과 극의 관계라고 해야할까? 파스스스------ 치치칙------ 치치칙------ 태궁영은 정신없이 신형을 날리고 있었으며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불꽃은 사그러들고 식어서 결국 평범한 암석으로 변했다. 그러나 다시 태궁영이 그곳을 지났을 때 식은 바위도 다시 얼음으로 변해 있어 태궁영의 빙기가 얼마나 강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불꽃이 사그러 뜨리기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원래, 지하에는 가공할 불덩이가 잠자고 있었으며 불덩이는 암석과 흙까지도 붉게 태워 숯덩이로 변하게 하는 위력이 있었다. 대자연의 힘을 진정 위대하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대자연을 인간의 몸으로 쉽게 장악 할 수 있는가.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렇다..... 빙공으로 상대하면 결국 내공의 고갈을 일으킬 것이다. 이화접목(以花接木)의 지계(之計)로써 화기를 흡수하자. ) 과연, 그는 타고난 천재였던 것이다. 유림계의 무공을 익히던 중 깨달은 바가 있어 오행상극(五行相極)의 원리가 생각났기 때문에 이와같은 생각을 하게된 것이다. 한순간, "화(火)---- 인(引)----- " 그의 입에서 또다시 거대한 음성이 암반을 울리며 울려퍼졌다. 화르르르르----- 쏴아아아----- 아아----- 아-----! 불길이 치솟으며 그의 전신으로 몰려드는 것은 그리 흐르지 않는 시간이었다. 수십 수백의 줄기가 그의 좌수(左手)는 쉬지않고 화기(火氣)를 흡수하고 있었는데 그의 우수(右手)는 쉬지않고 또 다른 기공을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빙공(氷功), 믿어야 옳은가. 어찌 좌수로는 화기를 흡수하고 우수로는 얼음보다 차가운 빙기를 뿜어낼 수가 있단 말인가. 믿을 수가 없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태궁영의 몸에서 현실로 드러나고 있었으니, 원리는 간단한 것이었다. 그의 좌수에서 유입된 화기를 곡량천의 지순한 내공으로 냉각시켰으며 그것을 다시 불의 덩어리로 쏟아부운 것이다. 아뭏튼, 화기를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태궁영의 얼굴은 조금 창백한 듯 보였으나 결코 내공의 소모가 그리 큰 것도 아니었고 다만 조금 피곤한 표정이 깃들어 있을 뿐이었다. "하하..... 이제 본 태자가 황국의 신민을 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천무국을 무찔러 중원에 평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 무공을 시전하면서도 그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거렸다. 츠츠츳------ 파스스스----- 수천지하의 불꽃도 결국 태궁영의 인내와 무공을 이길 수는 없는 것 같았다. 불꽃은 서서히 사글어 들었으며 태궁영의 안색도 점차 되돌아 오고 있었다. 아아.......! 대자연의 거대한 힘도 태궁영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았단 말인가. 불꽃이 완전하게 사글어 들었다. 태궁영은 번개같이 신형을 날려 한 곳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의 안색은 어떤 기대감으로 흥분되어 벌겋게 상기되어 있었으며 그것은 그가 천년 안에 혈육과 수많은 친인을 만난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천년(千年)의 귀향(歸鄕)........ 제 61 장에 계속 [3248]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61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4/01 15:10 읽음 :1019 관련자료 없음 ------------------------------------------------------------------------------ 제 61 장 다가오는 血雲 중양절(中陽節), 지천무국이 개파대전을 선포한 날이며 중원각파로 하여금 머리를 숙이고 자신들에게 복종할 것을 요구한 바로 그 저주의 날이었다. 이날 운남성(雲南省)의 대리현(大里縣)에는 암울한 안개가 끼었으며 대리현의 만장평에 위치한 지천무국에는 수많은 무림인들이 몰려들었다. 중원의 검을 지닌 무인들이며 이름을 날린 기인들이 모두 모인듯한 모습이었다. 군웅전(君雄殿), 지천무국의 무국청 앞에 있는 거대한 대전을 가리킴이다. 대전의 현판에 쓰여진 필체는 웅후하고도 패기가 넘쳐흐르는 것이었다. 군웅전의 넓은 대청에는 수백명의 무인들이 모여 성대한 연회가 벌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탁자가 놓여 있었고 근 오백명이 넘는 군웅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탁자에는 온갖 미주가 풍성히 놓여져 있었다. 지천무국의 군웅전에 모여있는 정사의 군웅들, 그들은 가히 중원 그 자체라고 할만큼 가공한 인물들이었다. 그 몇 명을 본다면...... ---옥황성(玉皇城)의 성주 절대무황(絶代武皇) 동방강(東方剛), 그를 주위로 하여, 절대무황 동방강의 딸이며 옥황성의 부군사직을 맡고 있는 중원일미(中原一美) 동방수려, 옥황성의 팔대봉공인 중원팔대무신, 옥황성의 각지단을 맡고 있는 삼십명이 넘는 젊은 고수들..... 옥황성을 받들어 중원정도를 지키고 있는 구대문파의 수뇌들인 중원십수천(中原十守天), 다른 말로는 그들을 옥황구수천이라고도 부른다. 또한 중원무력의 핵인 오십이정문(五十二正門)의 수반과 각대(隊)의 영반들..... 그들 뿐만이 아니다. 만마궁의 제일인자이며 중원정통마도를 어깨에 걸머지고 있는 만마궁주(萬魔宮主) 절정마종(絶頂魔宗) 갈태황(葛太皇)을 위시하여, 만마궁의 수호자인 만마십대봉공(萬魔十大奉公)중 팔대봉공(八大奉公), ---검마존(劍魔尊), ---도마존(刀魔尊), ---장마존(掌魔尊), ---기존(技尊) 만변기존(萬變技尊), ---절마사존(絶魔邪尊), ---도부패존(屠斧覇尊), ---요마존(妖魔尊), ---지마존(指魔尊), 그밖에도 만마궁의 수없이 많은 마웅(魔雄)들이 웅크리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악스러운 것은 전혀 무림에 관여치 않는다던 금보장의 대야(大爺) 금적산이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동안 금보장은 지천무국의 무력앞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금적산의 주위에는 꽃같은 미녀들이 황금보검을 차고 호위하고 있었으며 이미 중원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금보장의 무인들이 보이고 있었다. 특히, 금판상귀, 회의사신, 화서군, 동방청등은 강호에 이름을 떨친 무인들이며 지자였다. 그러나 그의 주위에 바다를 주름잡는다는 쌍해상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정사마(正邪魔)의 수많은 고수들이 자신들의 수하를 대동하고 앉아 있었다. 사황무림(死皇武林) 림주(林主) 육가와(陸加臥), 대궁루(大弓樓) 루주(樓主) 대진하(大辰河), 철혈거도(鐵血巨刀) 원요후(元曜厚), 강남수로채주(江南水路蔡主) 막여풍(漠如風), 그외에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기인이사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개방의 화화신개와 개방의 소종사 아수주개가 마치 게걸이 들린 듯이 상위에 차려진 음식들을 마구 집어먹고 있었다. 아수주개는 그 아름답던 옥용에 때가 자르르 끼었으며 근래 늘 입고있던 화려한 궁장은 집어던지고 너덜너덜한 누더기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 않고 자리를 옮기며 마시고 먹고 있었다. 이때 어디선가 둔중한 북소리가 울려퍼졌다. 둥둥둥------! 도합 서른 세 번의 북소리는 모든 중인의 가슴에 무겁게 와 닿았다. 장내는 종요해졌다. 고요하기 이를데 없는 침묵은 마치 폭풍전야의 정적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것을 신호로 여긴 듯 군웅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장내에 십여명의 인물이 나타났다. 맨앞에 선자는 마치 해골처럼 생긴 노괴였다. 그의 머리칼은 고사하고라도 두눈과 얼굴, 입고있는 옷의 색깔까지도 피칠을 한 듯 붉은색이어서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두눈은 움푹 꺼지고 인광이 뻗었다. 키는 무려 구척이나 되는 장신이었으며 깡말라 마치 시체를 연상케 하고 있었다. 그를 한 번 본다면 꼭 기억할 만큼 기괴한 몰골이었다. "앗! 고루마존 혁사광이다! " "뭣! " "뭣이..... 고루마존이 살아있단 말인가? " 군웅들이 술렁이는 가운데 경악에 물든 신음소리가 울려나왔다. 고루마군( ?魔君) 혁사광(赫思光), 그의 나이는 이미 이백이 넘은 노마였다. 팔십년전 신주일마(新州一魔)라고 불리웠던 그는 천산(天山)의 혈겁을 일으킨 뒤 신비하게 실종되어 무림에 구구한 억측을 낳게 하였다. 그의 무공이 극히 패도적이고 사악하여 같은 마도의 추적을 받을 정도였다. 고루마군 혁사광은 군웅들을 둘러보며 사갈같은 웃음을 흘렸다. "흐흐흐.... 아직까지 노부의 이름을 기억하다니, 오래살고 볼일이군. " 그는 자신을 알아보고 신음을 터뜨린 군웅을 바라보다 두눈에 핏발이 곤두서며 한 인영을 향해 듣기 거북한 괴소를 흘렸다. "흐흐흐.... 천산의 늙은 원숭이가 왔군. " 그의 음성이 살벌해지자 군웅들의 시선이 그가 향한 곳으로 향했다. 그의 눈이 향한 곳, 그곳에는 오십이 채 넘어보이지 않는 키가 오척에 이르고 마치 원숭이를 닮아보이는 노인이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아무런 특징이 없는 노인이었으나 그의 단구와 얼굴, 그리고 허리에 차고있는 길이 한척(一尺)의 자는 무림에서 사용치 않는 무기중의 하나가 아닌가? 그때, "우! 천산원호 황자성이다! " 순간, "앗! " "천산원호가 생존해 있었단 말인가? " 천산원호(天山員虎) 황자성(黃子城), 중원과 변황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중원의 지붕격인 천산, 천산에는 예로부터 독특한 검법과 무예로 알려진 천산파라고 불리우는 초유강파가 있었다. 중원과 변황의 요충지에 위치한 천산파는 중원과 변황의 무예를 적절히 수용하여 그들 나름대로의 독특한 무예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수행제자도 한명 없이 단신으로 이곳 지천무국에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고루마군과 당대의 인물임에도 오십이 채 넘어보이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그것은 그의 정순한 내공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고루마군 혁사광은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군웅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강호의 고인들은 모두 모이셨군. " 이어 그는 예를 차리듯 중인들에게 포권하며 커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노부는 지천무국의 총영주 신분을 맡고 있소. 여러분의 내왕(來往)을 진심으로 환영하오. " "........ " 군웅들은 입을 벌리며 놀라 다물줄을 몰랐다. 마도의 패자였던 그가 지천무국의 총영주에 만족해 있다니....... "그러면 본국의 무웅들을 소개해 무웅들을 기쁘게 해드리겠소. " 그러자 그의 뒤에 서있던 돼지를 연상케하는 회의노인이 앞으로 나섰다. "흐흐흐..... 노부는 중원저마(中原猪魔)요. 형당을 맡고 있소이다. " "아......! " "음...... " 여기저기에서 경악에 찌든 음성이 울려나왔다. 중원저마(中原猪魔) 금차련(金叉煉), 그는 적어도 백이십(百二十)이 넘은 사후세계의 패자로 인식되고 있는 거마였다. 그가 뿌린 피는 너무도 가공하여 하룻밤사이 오천명의 정도인도 벤적도 있다는 장본인, 그가 쓰는 저자(猪子)란 너무도 괴이독랄한 무기였다. 그가 자기소개를 마치고 물러나자 그뒤에 서있던 또다른 한명의 괴인이 나섰다. 머리가 허리까지 이르렀으며 마구 헝클어져 얼굴도 식별할 수가 없었다. "마련당주(魔聯堂主) 장발살마(長髮殺魔)요. " 장발살마는 장백산(長白山)의 출신으로 그의 손속은 너무도 유명했으며 오십년전 중원연맹의 추격으로 무림에서 사라진 자였다. 다시 한명의 청의노인이 기척도 없이 나섰다. 그의 몸에서는 칼날같은 예기가 솟아나고 있었으며 보는이로 하여금 눈이 아플 정도의 청색의 안광(眼光)을 뿜어내고 있었다. "흐흐흐..... 노부는 곤륜검마존(崑崙劍魔尊) 원소절(袁少節)이오. " 오오, 육십년전 한자루의 검으로 곤륜을 피로 쓸었다는 곤륜의 검마, 이번에는 한명의 혈의노인이 앞으로 나섰다. "흐흐흐.... 노부는 마탑지주(魔塔之主) 조극연(祖極蓮)이라하오. " 말이 필요없는 백여년 전의 대혈마가 바로 그다. 변방의 등격리사막에 서있던 마도의 살수문 마탑의 실질적인 지주였던 그는 중원인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무수한 살생을 자행했었다. 그밖에도 무수한 거마들이 모습을 나타내었다. 비천번신(飛天飜神) 마운강(馬雲剛), 사신혈사(死神血邪) 관경(冠京), 지옥사신(地獄死神) 우경(牛鏡) 무수히 많은 죽음의 사신들, 그들은 백년 및 오십년 이래로 중원을 혈세했던 거마들이며 거의 모두가 중인들의 뇌리속에서 잊혀져간 거마들이었다. 그들외에도 지천무국을 받들고 있는 십대당주(十大堂主)와 삼대봉공(三大奉公), 그리고 각 부분적 요인들이 소개되었다. 그들의 힘은 완전한 무국(武國)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의 소개가 모두 끝나자, "자, 이제 본 무국의 국황이신 지옥천황께서 여러분 앞에 나오십니다. " 둥---- 고루마군 혁사광의 입에서 한소리 공손한 울림이 터지고 우렁찬 북소리가 울렸을 때 군웅전의 뒷벽이 열리며 굉음과 함께 삼인의 모습이 드러났다. 또한 그들의 뒤에는 변방차림의 오인이 걸어나왔다. 그들은 용비절륜한 이십대 초반의 서생차림을 하고 있는 청년과 문사복을 걸친 오십대노인, 그리고 온몸에 색기가 자르르 흐르는 여인이었다. 또한 그들의 뒤에는 변황의 패자다운 용모와 풍도를 가진 오인이 따르고 있었다. 척----- "앉으시오. " 이십대 초반의 서생차림을 한 청년이 태상의에 앉으며 손을 들어 군웅들에게 앉기를 권했다. 웅성웅성---- 여기저기에서 경악의 비명소리와 웅성거림이 일어났다. 그것은 지옥천황이 너무도 젊다는 것이고 그의 뒤에 따르고 있는 변황차림의 고수들이 변황을 ㅈ름잡고 있는 변황오패천(邊荒五覇天)이라는 사실이었다. 순간, 장내의 분위기가 지극히 침중해졌다. 군웅들이 지천무국의 고수들이 가공할 거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또한 변방의 무리들이 그들의 휘하에 들어있음에 공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고루마군 혁사광이 중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본무국의 국황이신 지옥천황 전하께서 여러분께 본국의 개파대전에 앞서 본 무국의 개파대전의 요지와 여러분의 서명(書名)을 받으실 것이오. " 그의 태도는 일방적이었으며 중인 모두를 깔보는 행동이었다. 그때, 지옥천황이라고 불린 지천무국의 국황이 일어서며 중인들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이어, "본국의 개파대전에 모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외다. 이제 본국은 무림동도 여러분의 지지를 받아 중원을 지배하게 될것이오. " 웅성웅성---- 그의 한마디에 여기저기에서 분노에 찬 일갈이 울리며 군웅들 사이에서 술렁거림이 일었다. "누가 네놈들의 농간에 놀아날 것 같으냐! 무림의 위선자들 같으니..... " 그는 화산파의 장로 창허신도(蒼虛神道)였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인물이 일어서며 날카로운 음성을 토했다. "지옥천황! " 지옥천황의 안색이 미미하게 변했다. 감히 누가 있어 지천무국의 국황인 그의 명호를 함부로 부를 수가 있단 말인가? 군웅들은 모두 놀란 눈을 치뜨며 소리가 들린 곳을 일제히 바라보았다. 대청의 중앙에서 갈의노인이 일어서고 있었다. 손에는 무려 팔척(八尺)에 이르는 거궁(巨弓)을 쥐고 있었으며 허리에는 강철로 만들어진 화살이 다섯 개나 꽂혀 있었다. 그 거궁을 본다면 그가 누구라는 사실을 알수 있을 것이다. 그의 눈에서 원한에 물든 전광같은 분노가 줄기줄기 쏟아나고 있었다. "네놈은 누구냐? " 고루마군 혁사광이 분노이 일갈을 토했다. "노부는 대궁루의 루주 대진하! " 그의 말이 고루신마를 비롯한 지천무국의 각 당주와 전주들이 봉공의 눈가가 움찔했다. 지옥천황의 안면에는 아무런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진하의 살기띤 눈이 부릅떠지며 이빨시린 음성이 토해졌다. "지옥천황! 대궁루의 대모를 죽인 놈이 누구냐? 밝히지 않으면 이곳을 초토화시키겠다. " 그의 음성에는 살기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 "후후... 대궁루주, 서둘지마라. 곧 알게 될 것이다. 너에게 복수할 기회를 주겠다. " 지옥천황이 음소를 터뜨리며 차갑게 대꾸했다. "....... " 대진하의 안면이 가볍게 경련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강호의 물을 먹은 고인이다. 물러설때는 물러설줄 알고 다가갈때는 다가갈줄 아는 무림의 고인인 것이다. "좋다.... 대가를 지불해 줄 것이다. " 그는 도로 자리에 앉았다. 그때, "노부는 사황무림주! 본좌의 처를 윤간한 놈을 찢어죽이리라. " 그의 눈빛은 원한으로 인하여 붉게 물들었으며 안면은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의 뒤에 서있는 두명의 제자도 검을 움켜쥔채 곧 폭발할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육가와는 지옥천황을 노려보며 계속 말했다. "당신은 한 무국을 다스리는 존장, 본인의 처를 죽인자를 밝히시오. 그렇지 않다면 이곳을 쑥밭으로 만들어 본인의 처를 위로할 것이오. " 지옥천황은 그의 당당한 태도에 움찔하는 기색이었다. 그러나, 천년의 영화를 짊어진 지천무국의 살아있는 신하가 아니련가? 그는 곧 온화한 어조로 말했다. "육림주, 본인은 목을 걸고 약속하겠다. 본좌가 당신의 요구를 들어주겠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 육가와의 입에 살기가 번졌다. "좋소. 그대의 말을 믿기로 하겠소. 허나 한가지 명심하시오. 본인의 명호와 본인의 힘은 결코 마작이나 주사위를 던져 얻은 것이 아니오. " 이어 그는 또 의기결연한 목소리를 토했다. "지천무국의 힘과 전설이 대단한줄 알고 있지만 본좌의 사황무림 또한 그에 못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아수천황은 음산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크흐흐... 좋다. 본인은 림주의 뜻을 충분히 알겠소. " 그때, "지옥천황.... 본좌...... " 군웅의 한곳에서 수염이 갈대꽃같이 무성한 중년인이 일어났다. 그러나 지옥천황은 손을 흔들어 그의 말을 제지시킨 뒤 일갈을 토했다. "모든 것은 본인이 해결해 줄것이오. 본국의 개파대전이 끝난 뒤 모두 이야기할 기회를 드리고 본황은 여러분의 모든 것을 속시원히 해결해 줄것이오. " 이어, "개파대전을 시작하라! " 둥둥둥-----! 그의 말에 따라 북이 서른 세 번이나 울리고 고루마군이 앞으로 쑥 나섰다. "이제부터 본 지천무국의 개파대전을 시작하겠소. " 둥---- 다시 한 번의 우렁찬 북소리가 넓은 대청을 울렸다. 그것을 신호로 온몸에 적색의 무복을 두른 수많은 무사들이 나타나며 대청을 감싸며 둥긁 군웅들을 포위해 들었다. "먼저 본국에 충성을 맹세하는 연판장을 찍을 것이오. " "무엇이...... " "건방진... 충성을 맹세하다니..... " 웅성웅성.... 여기저기에서 분노에 잠긴 음성이 울려나오며 군웅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그들의 얼굴은 분노의 표정으로 일그러져 있었으며 심지어는 이를 갈고 있는 무웅들도 있었다. 고루마군의 말은 중원무도(中原武道)를 완전히 무시하는 말이 아닌가! "먼저 옥황성주 동방강부터 서명하시오. " 고루마군은 옥황성이 안중에도 없는 듯 군웅들의 웅성거림을 무시하고 옥황성주 동방강을 쳐다보며 입가에 비릿한 음소를 품었다. "무엇이! 건방진..... " 고루마군의 말에 격분한 옥황성의 시위대에서 젊은 청년고수가 벌떡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