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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무협 소설]천년백첩랑(와룡생) - 38편 (38/52)

2026-09-23 17:48:41 조회 8
더구나 짙은 방향(芳香)...... 헌데, 어둠속에서 빛나는 흑의여인의 농염한 자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구미를 삼키게 하는 것이었으며 어딘지 모르는 우아한 품위도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스----- 윽---- 태궁영은 아주 느린 동작으로 뒤의 여인을 향해 몸을 돌렸다. "........ " "........ " 두 남녀의 눈빛이 허공에서.... 어둠을 격하여 상대의 눈빛이 얽매이고 있었다. 잠시후 여인의 얼굴이 어둠을 뚫고 선명하게 피어오르 듯 드러나며 태궁영의 얼굴에 희미한 웃음기가 자리하기 시작했다. "오! 공주 어서오시오..... " 순간, ㅎ------ 번개보다도 빠르게 여인의 교구가 청년의 품안으로 날아들었고 태궁영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여인의 허리를 감아쥐며 꽉 껴안았다. 여인은 조그마한 신음을 토하며 섬섬옥수를 내밀어 태궁영의 목을 껴안았다. 그제서야 여인의 얼굴이 너무도 환하게 드러났다. 오오... 진정 아름답다고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천향국색의 미인이었다. 아름답다고 말하기가 송구스러운 아름다움 이상이 그녀에게 있었던 것인데 보면 볼수록 새롭고.... 보면 볼수록 아름답게 느껴질 여인이었다. 한가지 흠이라면 왠지 모르게 여인의 얼굴에 요염한 기운이 풍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천성적으로 내재된 것인 듯 했다. 그녀는 바로 자금제일지(紫禁第一智)라는 제일공주(第一公主) 주혜련(朱惠蓮)이다. 문득, 쪼르르르.... 서럽도록 큰 여인의 두 눈에서 영롱한 눈물이 두 볼을 적시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후후후..... 여인들은.... 이해할 수가 없군.... 기뻐도 울고.... 슬퍼도 울고.. 어찌해야 하는건가? " 여인은 더욱더 세차게 태궁영을 껴안았다. "전 당신이 죽었다는 말을 믿지 않았어요... 저는 여인이기에..... 여인은.. 읍.. " 여인은 더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코앞에 다가왔던 사내의 얼굴이 암흑을 밀고 오더니 자신의 입술을 침범하는 다른 어떤 실체가 있었기에 그녀의 말은 이어질 수 없었다. 사내의 입술은 너무도 달콤했다. 또한 황홀했다. 밝게 빛나던 달도 조금은 창피한지 구름속에 몸을 숨긴 채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 두 남녀의 밀착되었던 입술이 서서히 떨어지며 여인의 얼굴에 아쉬운 표정이 어렸다. "아... 정랑! 왜 이제서야 오셨어요.... 이미 궁은 쑥밭이 되기 직전에 다다랐어요. 아바마마도 어마마마도 모두.... 이제 절망적이예요. " "후후 걱정마시오.... 이 태궁영이 있는 한 누구도..... " 그런데, 갑자기 태궁영은 다시 공주의 몸을 껴안으며 자신의 입술로 공주의 앵두같은 입술을 덮으며 거센 입술을 쏟아내는 것이 아닌가. 훅--- 느껴오는 뜨거움을 느끼며 공주는 얼굴을 붉혔으나 적극적으로 껴안았다. 그런데 그러한 그녀의 귓전으로 파고드는 나즈막한 전음성이 있었다. (공주.... 미행자가 있었던 같소. ) (....... ) 공주는 그렇지 않다는 듯 도리질을 하려했으나 태궁영의 입술은 그녀의 입술을 놓아주지 않았고 여인의 두 팔은 이미 태궁영의 목을 껴안고 있었다. 그때, "공주, 미행자가 있었소.... " 태궁영의 복화술(腹話術)이 공주의 가슴을 울리며 머리속으로 전달되었다. (그.... 그럴 리가....? 분명히 나는 혼자.. 궁을 나섰건만.. 누가 나를.... 따라.... ) 주혜련 공주는 급히 태궁영의 품을 벗어나 주위를 살피려고 했으나 태궁영의 어떤 행동으로인해 더이상 행동을 취할 수가 없었다. (앗------! ) 그녀의 뜨거운 입속으로 사내의 뜨거운 물체가 자신의 혀를 접으며 밀려들어온 것이다. "그냥 그대로 계시오.. 당신은 다만 나의 행동에 따라주기만 하면 되오! 내가 놈을 유인해서 격살한 것인즉.... 공주는 가만 계시오..... " 태궁영의 말에 공주는 담담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갑자기 담담해지며 세차게 태궁영의 실체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쩝! 대단한 여자군..... 이건 어째 내가 꿀리는 것 같단 말이야...... ) 쉬임없는 공주의 공세에 태궁영은 숨이막힐 지경에 이르르며 고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태궁영은 한가지의 기공(奇功)을 펼쳐 주위의 모든 것을 살피고 있는 중이었다. 추종이신술(追從耳神術), 중원십이걸의 일인 비도천신 석문경의 최대비기로 추적이공(追跡耳功)이 그것이었다. 최대로 익히면 십리밖에 기어가는 개미새끼의 소리도 들을수가 있는 비기(秘技)였다. 한순간, 태궁영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음.... 대단한 놈이로군......! 이십장 까지 접근해 있다니... 놈은 귀식대법으로 숨을 죽이고 있으나..... 몸의 온기까지 감추지는 못하였다. ) 태궁영은 공력을 모아 좌수(左手)의 중지(中指)에 모았다. (탄강유현지공(彈强儒賢之功).... 후후, 놈이 아무리 약삭빠르다 하더라도.... 결코 네놈은 유현천자공의 탄강유현지공을 벗어날 수 없으리라. ) 오오..... 유현천자공의 진수 탄강유현지공----- 탄강유현지공을 끌어올린 태궁영의 좌수중지가 새하얗게 변하면서 빛을 뿌렸다. 태궁영은 자신의 좌수를 감추기 위해 끌어안고 있는 공주의 가슴속으로 좌수를 밀어넣으며 주위의 동정을 살폈다. 태궁영의 좌수는 여인의 부드러운 융기를 더듬었다. (아..... 안되..... ) 그러나 그것은 결코 입속에서 맴돌뿐 자신의 육봉을 마치 떡주무르듯 주무르고 있는 사내의 손을 결코 떼어낼 수 없음을 그녀는 더욱 잘 알고 있었다. (이.... 이곳에서.... 안되..... ) 결코 거부하는 몸짓이 아닌, 그렇다고 수치심이 아닌...... 여인은 자신의 편안한 육체를 누일 곳을 찾는 그런 심사였다. 이미 태궁영이 움켜쥔 자신의 젖가슴으로부터 형용할기조차 힘든 짜릿한 희열이 그녀의 몸 전신을 강타하며 안개처럼 피어오르지 않는가. 태궁영의 손은 이미 성을 내고 있는 여인의 포도송이를 굴리고 있었다. "윽..... " 누구의 입에선가 신음을 흘렸다 싶자 두 몸은 하나가 되어 풀위로 뒹굴었다. 그 순간, 스---- 팟---- 태궁영의 좌수가 허공으로 들려졌다 싶은 순간 한줄기 백광(白光)이 허공을 가르며 섬전같이 한곳을 향하여 쏘아갔다. 스으---- 파----- 팡---- "크----- 아----- 아---- 악--- " 거대한 격타음이 들리며 태궁영의 중지가 회수되기도 전에 이십장 밖의 거대한 바위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며 호곡같은 비명성이 울려퍼졌다. 쾌(快), 일련의 동작은 극히 빠른 극쾌의 경지를 넘어서고 있었다. 비명성도 끝나기도 전에 태궁영은 공주를 안은채 신형을 내리고 있었다. 두 남녀가 내려선 곳에는 한명의 무관복장을 한 인물이 배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 피를 흘리며 즉사해 있었다. "즉사했군. " 태궁영이 입맛을 다시며 얼굴을 찌푸렸을 때 공주는 그 처참한 형상을 외면하고 있었다. 과연, 유현천자공 속의 무공의 위력은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공주! 저자는 누구요..... " "저자는 구문제독(九門提督)휘하의 비밀영반(秘密令班)이에요. " "음.... 그렇다면 구문제독이 이미 외세와 손을 잡은 것이로군. " 태궁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공주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태랑.... 이미 구문제독부의 힘은 비대해졌어요. 구문제독은 심후궁을 끼고 막대한 힘을 행사하며 요직을 자신의 수하로하여 마구 휘두르고 있어요. " 그녀의 목소리는 심한 기복에 젖어 있었다. "으흑흑흑.....! " 갑자기 주혜련 공주는 울음을 터뜨리며 태궁영의 품안으로 안겨 들었다. 태궁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가만히 공주의 교구를 안으며 등을 다독거렸다. "공주! 왜 우시는 것이오? " "흑.....! 지금 황궁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어요. 아바마마는 이미 누구에겐가 조종을 당하고 저도 항상 감시의 눈길을 느끼고 있어요. " ".......? " 태궁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명의 황제가 암중의 무리에게 조종당하고 찬란해야할 공주가 누구의 감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니...... 그렇다면 감시를 하는 무리들은 누구란 말인가? (으음.... 드디어 암중세력의 실마리를 잡게 되는구나.... ) 태궁영은 마른침을 삼켰다. "공주! 울지만 말고 자세히 이야기해 보시오.... " 태궁영은 가만히 공주의 등을 어루만지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심하게 오열을 하고 있는 공주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주혜련 공주는 울음을 멈추고 자초지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황궁내부에서는 엄청난 모정의 세력이 침입해 있어요. 그들의 세력은 아바마마와 황족을 보호한다는 핑계로 호위무사들을 보내 밤낮으로 감시하고 있어요. 저의 모든 행동도 감시당하고 있어요. " (음.... 과거 그래서 마운살루의 무리드이 나의 종적을 정확히 알고 있었군... ) "그들의 정체는......? " "그것은 드러나지 않았어요... 드러난 세력은 구문제독부뿐이에요..... 어디까지 적의 세력인지 알수가 없어요. " "...... " 태궁영은 대답대신 크게 경련하는 주혜련 공주의 등을 다독거려 주었다. "랑! 도와주세요. 아바마마.... 아바마마께서는 그들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조정당하고 있어요. 그들을 막아주세요. " "혜련! 너무 걱정 마시오. 그럴줄 알고 비밀어사부를 미리 풀어놓았소..... " "아아..... 랑! 고마워요.... 고마워요.... " 주혜련 공주는 호수처럼 크고 맑은 눈에 펑펑 눈물을 쏟았다. "아바마마의 생사가 경각에 달했어요... 그들은 곧 아바마마를 살해할 거예요. " "시해.. 감히 그들이..... " "누군가 아바마마를 도와주어야 해요.. 하지만 힘이 있는 사람이 없어요. " 공주의 모습은 너무도 애처로웠다. "공주... 내가 있지 않소. " "태랑, 말씀은 고마워요. 하지만 혼자 힘으로서는 그들을 상대할 수가 없어요. " "후후.... 공주, 이 부군(夫君)의 능력이 의심스럽소. " "그.. 그런 것은 아니지만.... " 주혜련 공주는 태궁영의 말을 애써 반복해 거부하려고 했다. "걱정마시오.... 공주는 지금 이 부군이 비밀어사부의 십매어사라하지만 무공이 없음을 탓하는 것이 아니오! " 공주는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닌 무언의 표정으로 자신의 부군을 들여다 보았다. 그녀가 알기로는 태궁영은 무공의 무(武)자도 모르는 백면서생이 아니던가. 그때, "보시오! 공주... 이것은 유현천자공의 유림파천무극장(儒林破天無極掌)이라는 광고절금의 절기로서 이것은 바로 나의 무공이요. " 태궁영은 좌수를 들어올려 예화원의 중간에 서있는 구층석탑에 일장을 뻗었다. 파스스스---- 우르르르--- 릉---- 쾅-----! 한줄기 붉은 열양자기가 뻗쳐나가 구층석탑을 강타함과 함께 돌가루가 사방으로 흩어진 것은 불과 찰라의 시각이었다. 공주를 더욱 경악케 한 것은 일장에 조각난 구층석탑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돌부스러기라도 있어야 할 것인데 돌가루조차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모든 것이 타서 재가 되었고 재도 장(掌)의 여력에 산산이 흩어진 것이다. "당.... 당신이 가공할 무공을 지니고 있었다니.... " 공주는 놀라움으로 입을 함지박만큼 벌렸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미행해온 무관을 일지로 살상한 태궁영의 신위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미 그것으로써 태궁영의 신위를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당신 혼자의 힘으로는 그 거대한 힘을 상대할 수가 없어요.... " 공주는 그래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슬픈 얼굴로 태궁영을 올려다 보았다. "후후... 공주... 당신은 무엇인가 잘못 하고 있군.... 나에게는 무수한 세력이 있소.. 금보장은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세력이 아니오. " "그건 알고 있어요. 당신의 힘이 금보장에서 어떠한 힘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 " 이미 공주는 태궁영과 혼인할 사이로서 금보장에 별원까지 가지고 있으며 백여 명의 첩과 관계를 다지기 위해 쉴사이 없이 금보장에 드나들고 있어 태궁영이 금보장에서 어떠한 지위에 있으며 금보장의 이십만 세력이 어떻게 그를 믿고 따르는지 알고 있었다. "금보장의 주세력을 황궁에 투입시키겠소.. 그러면 해볼만 하겠소. 공주.... " "안돼요... 그들은 전문살수예요. 그림자도 자세히 구별하기 힘들어요... " "후후후... 공주, 살수들을 상대하는 대는 살수가 적격이요... 만마궁의 살수대(殺手隊)를 황궁에 투입하면 조금은 쉬워질 것이오..... " "만마궁......? " 공주가 의아스럽다는 표정으로 태궁영을 쳐다보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공주는 그가 만마궁에서 어떠한 지위에 있으며 황궁과 무림을 별개의 세계라는 인식을 이미 알고 있었다. "후후.. 이몸은 만마궁의 차기 궁주의 신분이요... 그들을 비밀어사부의 휘하세력으로 위장해 결코 황궁과의 충돌을 없게 하겠소. " 공주의 눈은 더욱 크게 떠졌다. 지금 자신의 앞에 자신있게 말하는 태궁영이 마치 신인(神人)처럼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문사(文士)로 위장한 적도들을 찾아내기란 어려울 거예요. " 공주는 조금은 안위가 되었는 듯 그에게 구원의 함성이 깃든 질문을 던졌다. "혜련.... 지금 문사들이라고 하였소.. 걱정할 것 없소. 내가 중원의 문사들을 총 관장하는 유림계의 총수라면 공주는 믿겠소. " 그 말에, 공주의 눈은 경악으로 치떠졌으며 창백하기만 하던 얼굴에 기쁨이 흘렀다. 태궁영, 그가 도대체 누구이기에 중원천하에 널려있는 중원의 문사들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으며 강호의 수많은 문파가 그를 돕는단 말인가. 진정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아... 태랑.... 이분은 신이야. 이분께 우리 자매(姉妹)가 일생을 걸기로 한 것이 진정 잘한 일인지 이제야 확신이 서는 것 같아. ) 무엇을 생각했는지 그녀의 얼굴이 귀밑까지 붉어졌다. "후후.. 공주, 이만 가봅시다. " "하지만 당신이 황궁에 들어선다면 그들은 당신을 향해 암수를 쓸 것이예요. " 공주는 걱정스러운 음성으로 그에게 황궁에 들어가는 것을 만류했다. 그가 황궁에 들어간다면 그의 목숨을 노린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이미 그의 부마이며 황궁의 비리를 캐는 십매어사였으니 그것은 누구도 추측이 가능한 것이다. "후후..... 걱정마시오. 공주.... 나는 중원에 내가 황궁에 입조(入朝)했음을 알릴 것이요.. " "그것은 또 무슨...... " 공주는 더욱 의혹스러운 옥음을 토하며 다가섰다. "공주, 오랜만에 중원유람을 마쳤으니 자금성에나 놀라 갑시다.... " 태궁영은 자신의 어깨에 기댄 공주의 나긋나긋한 허리를 감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자금성에 놀러간다.....! 제 49 장에 계속 [3223]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49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3/25 15:08 읽음 :1190 관련자료 없음 ------------------------------------------------------------------------------ 제 49 장 保國皇師令이 되다(Ⅰ) 황궁(皇宮), 일명 자금성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하늘의 아들 천자(天子)가 기거하는 곳이다. 어느날 황궁으로 거대한 마차가 들어섰다. 마부는 다른 사람의 두배나 되는 거구를 지닌 중년인이었으며 마차에 누가 타고 있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마차 속의 인물이 한 마디 했을 때 자금성의 문은 더할 수 없이 크게 열렸다. 마부는 금보장의 거패사령 거웅이었다. 그렇다면 마차 속에 누가 타고 있는지 모두들 다 짐작을 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 알 수 없는 기류에 싸여 있던 황궁은 태궁영이 자금성에 들어옴으로써 갑자기 술렁거림이 일기 시작했으며 조금씩 조금씩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태궁영은 당금의 황궁에 있어 비밀어사부의 수반(首班)이며 차기 황제를 보필해야할 막중한 임무를 맡은 인물로 떠오른 부마였다. 술렁거림은 점점 거세어져 눈에까지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나 암중의 무리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고 있었다. 그러한 것은 두 가지를 의미하고 있음을 황궁에 들어선 태궁영은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그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태궁영이 무공이 없음을 알고 서서히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양창명(陽倉明)! 그는 비밀어사부 외궁 호위대 대주로서 대내에 이미 이름이 드높은 밀영무반으로서 그의 무명과 청렴결백을 모르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양창명은 대내 순찰을 마치고 막 자신의 처소로 들어서고 있었다. 멈칫---- 대내 순찰을 마치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서던 양창명은 걸음을 멈추고 청각을 돋구었다. 자신의 침실에서 온기와 함께 미약한 숨소리를 느꼈던 것이다. (어사께서 돌아오신 지가 이제 이틀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놈들이 행동을 개시했단 말인가? 아니면 누군가 이 몸을 노리고 있단 말인가? ) 드르륵---- 양창명은 최대의 경각심을 피워올리고 자신의 침실문을 가볍게 열었다. "어서오시오. 대주(隊主)!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 그가 들어서자 나지막한 목소리가 자신의 머리 침상끝에서 울려나왔다. "누구냐..... " 차---- 앙---- 양창명은 온몸에 강기를 유포시키며 자신의 애검을 뽑아 가슴앞에 모았다. "서두르지 마시오, 대주.... 주군께서 이것을 대주께 전하라고 하셨소이다. " 천정에 달라붙어 있던 흐릿한 인영의 손에서 흰빛을 띄운 물체가 뻣뻣한 암기처럼 양창명의 수중을 향해 날아들자 양창명은 손을 뻗어 물체를 낚아챘다. 날아온 물건은 하나의 서찰이었는데 봉투에는 한 송이의 매화(梅花)가 새겨져 있었다. 순간, "어사의 명을 받드오이다. " 털썩! 양창명은 그 자리에 부복하며 자신의 손에 들린 봉투를 머리 위로 쳐들었다. 순간, "주군의 명이시오..... " 말을 마친 희미한 인영은 흔적도 없이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조금의 파공성도 없는 너무도 깨끗한 경신술이 아닐 수가 없었다. (주군의 수하는 하나같이 무서운 무공의 소유자들이다...... ) 양창명은 희미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전달된 서찰을 촛불 아래 비추어 보았다. ---십매어사가 명한다. 금시(今時)에 이르러 반도의 무리가 황궁을 위협함에 본 어사는 동창과 비밀명반, 비밀어사부를 동원 역도들을 제거하려고 칼을 뽑았다. 양창명 대주는 보름(十五日) 공주의 처소 백운루(白雲樓)에 이경에 오라. 십매어사(十梅御士)----- 탁세필(卓世筆)! 그는 황궁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무반 중 일인이다. 그의 직위는 당금 황실에서도 감히 넘볼 수가 없는 지고무상한 위치에 올라 있었다. 당금의 세수 팔십인 그는 백전노장의 장수로서 신망이 높았으며 삼만(三萬)의 동창고수들을 움직이는 동창의 수반이었다. 이미 그는 청년시절부터 변방에서 무명을 쌓아왔으며 모든 장수들에게 인망이 높은 당금 병조의 최고 원로장군 중 일인이었다. 명의 황제는 그에게 팔로군(八路軍)의 막장(莫將-수반)을 맡기려 했으나 그는 모두 사양하고 황제를 보필하고자 동창을 맡은 노장(老將)이었다. 당금 황제가 가장 신임하는 일인이었으며 충정심이 높아 이미 명망이 자자한만큼 그의 무위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고강한 것이었다. 그는 당금의 황실이 암울하자 병을 사칭하고 자신의 처소에 누워 있었다. 슥---- 슥----- 슥---- 오늘 그는 무료함과 심사의 어지러움을 지우기 위해 팔선폭을 펼쳐놓고 산수화(山水畵)를 그리며 심사에 피어오르는 울화를 달래고 있었다. "음... 정국이 수상하여 황제폐하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그런데도 십매어사의 행동은 없다... 그것은 그에게 힘이 없음이다. " 탁세필은 한숨을 토하며 붓을 놓고 자리에서 물러나 물수건으로 손을 닦았다. 그런데, 파르르.... 갑자기 탁세필의 수염이 곤두서며 그의 호목(虎目)에서 강렬한 강기가 표출되었다. 자신의 침실에 어떤 강렬한 강기의 흐름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을뿐더러 그로 하여금 경악케 하는 것이었다. 산수도(山水圖), 그가 그린 산수도에 한점 묵(墨)이 번지며 일장의 긴 글이 쓰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장군께 부탁이 있어 이 태모(太某)가 왔소이다. 장군의 충정은 이미 중원천하가 다 알고 있는 사실, 본 십매어사 태궁영은 장군의 힘을 필요로 하오! 장군의 힘은 중원 황실의 보루. 탁장군껫 보름날 이경에 공주의 처소 백운루로 와주셨으면 감사하겠소이다. 십매어사----- 너무도 일방적인 요구의 글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그 글에는 어떠한 비굴함도 강압성도 없어 보이는 용사비등의 필체였다. 글을 바라보던 탁세필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며 두 눈이 경악에 물듬과 동시 부지불식간에 커다란 숨을 몰아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