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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무협 소설]천년백첩랑(와룡생) - 7편 (7/52)

2026-09-23 17:48:41 조회 12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의 몸을 매만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모르는 것이 있었다. 자신의 목욕장면을 주시하는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한쌍의 눈을...... 눈은 더없이 맑았으며 조금의 치기가 어려있는 장난이 가득한 미안(美眼)이었다. (후후후......... ) 소녀의 현란한 구석구석 모든 것이 한쌍의 눈에 흔적없이 흡입되고 있었다. 문득, 목욕을 하던 동방청은 이상한 생각이 들자 흠칫해졌다. 여인의 직감은 정녕 무서운 것이다. 동방청은 누군가 자신의 알몸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흠칫해졌다. 십 육년간 고이 지켜온 그녀의 나신을 누가 감상하고 있겠는가. 허나 욕탕에는 자신외에는 없다는 것을 재삼 확인하고는 그녀는 마음놓고 아름다운 자신의 나신위로 물을 끼얹었다. 촤르르르...... 물방울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욕조로 떨어지며 칠색 무지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헌데 그녀가 다시 자신의 몸에 물을 끼얹으려던 찰라, 흠칫------- "........ " 동방청은 움찔 몸을 떨었다. 수면, 맑게 비치는 물속으로 자신의 나신위에 비쳐지는 또하나의 인영(人影), 매력이 넘치는 미안(美眼)을 지닌 열살 남짓 소동의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한껏 흥미가 어린 미소를 아름다운 얼굴 가득하게 흘려넘치고 있는 인영, 그 눈은 자신의 나신을 천천히 그러나 세밀하게 더듬어 음미하고 있지 않은가. "호호호...... " 동방청은 문득 언제 놀랬냐 싶게 요염한 교소를 터뜨리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순간, 오오.......! 숨이 꽉 막힐 정도의 마력적이고 뇌쇄적인 나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뚜렷한 굴곡, 그리고 곡선(曲線)의 신비함, 들어갈 곳은 알맞게 들어갔고 나올곳은 적절하게 솟아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의 나신, "호호..... 제 몸이 어때요? 양상군자님! " 동방청이 몸을 틀며 천정에 대고 아름다운 교소를 토했다. 천정, 대들보위에 희미한 인영이 엿보였다. 채 십세가 되어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미안(美眼)의 소유자, 소야 태궁영이 아닌가! 고개만 내밀고 한참 눈요기를 즐기던 태궁영은 정체가 발각되자 투덜거렸다. "쳇! 재미없어. " 동방청은 그런 태궁영이 귀여워 죽겠다는 듯 맑게 웃었다. 그녀의 웃음은 화원에 가득한 꽃들을 보듯 너무도 현란한 아름다움이었다. 허나, 그녀는 지금 내심 놀라움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분명 밖에는 이십사화(二十四花)가 있을텐데..... 더구나 소야가 지척에 이르도록 몰랐다니..... 소야가 무공을 시전해 보인적이 없었다는데..... ) 놀라움, 그렇다. 자신의 극강무공은 제쳐두고라도 이십사화는 금적산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보내준 금보장의 본당(本黨)소속의 극강사화(極强死花)들이었다. 더구나 그녀는 각별히 금적산의 명약으로 강호절정고수의 내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러한 그녀가 불과 일장(一丈)의 거리도 채 안되는 곳에 있는 태궁영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고강한 내공을 소유한 그녀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대체....... 소야의 무공은...... ) 그러나 그녀는 더이상 생각을 하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러야만 했다. 휘----- 익----- 대들보에 있던 태궁영이 그대로 떨어져 내렸던 것이다. "아----- 악! " 동방청은 기겁하며 두 손을 뻗어 그를 받으려고 했다. 그녀의 모든 것이 확대되며 소야의 두 눈으로 빨려오고 있었으나 동방청은 그러한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있을리가 없었다. 조금전까지 경악하던 마음은 사라지고 그녀는 지금 온통 마력적이며 존귀하기만한 소야(少爺)의 안위를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첨벙---- 촤-----아----- 아----- 아---- 태궁영의 신형이 욕조에 추락함과 동시에 욕조냉서 포말이 비산하며 현란한 무지개가 나신의 동방청을 감쌌다. "ㅎ..... 더 자세히 보려다가 졸지에 목욕을 하게 되었잖아? " 태궁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빙그레 웃으며 동방청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쿡 찍었다. 사실 그녀는 태궁영의 첩으로 금적산에게 이미 발탁되어 있는 처지였다. 그러나 사실을 알고 있는 동방청에게는 부끄러움은 그리 큰 것이 아니었다. (휴우.... 끔찍한 소악마(小惡魔)! 그러나 장차 낭군이 되실분! ) 동방청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곱게 눈을 흘겼다. "사람을 놀라게 하면 못써요. " 그러면서도 그녀는 창피함도 잊은 채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좋았어. 본 소야는 천통재녀 동방청을 본인의 제일첩(第一妾)으로 삼도록하지. " 태궁영의 입에서 깜찍한 말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동방청의 속마음은..... (후후.... 이미 계ㅎ되고 있었어요. 당신은 저의 낭군....... ) 그러나, 이미 그녀와 금적산은 동방청이 태궁영의 마음에 들도록 유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 × × 금릉성(金陵城). 마가로(馬家路). 금보장이 위치한 금릉의 번화한 저자거리로 사시사철 인파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금보장이 위치해 있음으로서 더욱 유명한 거리, 중원의 상거래가 이곳에서 적어도 오할이상이 이루어진다. 때는 정오(正午), 가을의 추풍(秋風)이 살랑거리며 여인의 치마자락을 잡는 계절이었다. 휘적거리는 인파속에 아름다운 미동(美童)이 나타났다. 십여 세가 갓 넘었을 듯 싶은 소년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하에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었다. 용포(龍布)의 문사건에 포룡건을 머리에 쓴 아름다운 미동, 그 아래 용비절륜한 그의 미안(美顔)을 따를 자 세상에는 없으리라. 우뚝 솟은 코는 태산을 생각하게 만들고, 그위 밝게 빛나는 눈은 비록 치기가 어렸으나 용의 빛(龍光)을 담은 용안(龍眼) 이라고 해도 조금의 결례가 되지 않을 그런 눈이었다. 더구나 눈을 감싼 눈썹은 일자로 그어놓은 듯 길게 이어져 마치 신선과도 같은 풍도였다. 불과 십여 세의 소년에게서 신선의 풍도(風道)가 느껴지다니....... 입(口), 입을 말하면 여인의 입술보다 더욱 붉은 주사빛 입술이다. 그러나 가끔 입꼬리가 치켜져 올라가는 것이 고집이 대단히 강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의 뒤, 이명(二名)의 기인(奇人)이 따라다니고 있었다. 한명은 태산을 방불케 하는 거구의 청년으로 손에는 거대한 장을 들고 있었다. 등에는 거대한 대력도(大力刀)가 두 자루나 열십자로 걸려 있었다. 세상에 이런 기도를 가진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거패사령 거웅----- 그였다. 소야 태궁영의 호위사(護衛士) 거패사령이 그였다. 또 한명의 기인(奇人), 그는 여인이었다. 누가 보아도 기절을 할만큼 경국지색의 용모를 가진 그런 여인이었다. 연화문(蓮花紋)의 무늬가 새겨진 궁장의 아름다운 오색의 채대를 맨 여인, 그녀는 중원인이라면 말한마디에 알아드을 수가 있는 그런 여인이었다. 그녀의 재치와 용모는 천하에 둘째가라면 서러워 사흘을 울어야 할 여인, 그녀의 이름은 천통재녀 동방청이라고 했다. 이들의 앞에 서서 휘적휘적 걸어가고 있는 소년는 물론 소야 태궁영이 아니고 누구겠는가! 휘적휘적---- 태궁영은 양팔을 벌리고 앞서 걸었다. 순간, "소야를 뵈오이다. " "소야.... 그 동안 별레무양하셨는지요? " 상인들은 일어서며 분분히 그에게 예를 표했다. "마충( 馬蟲), 그동안 천축(天竺)을 다녀왔다면서 장사는 잘되나? " "예, 소야의 상술은 정통했습니다. " "오, 노삼(老三)아저씨, 조카가 아프다며 다 낳았어요? " "예! 소야, 소야가 지어 보내주신 약 한첩을 먹자 일어나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 "그것 잘되었군. " ....... 시끌벅적! 모든 상인들이 그에게 말을 걸었고 태궁영은 느긋하게 걸어가며 대답했다. 정오행시(正午行是). 상인들은 이 시간에 정확히 나타나는 소야의 거동을 정오행시라고 추켜 불렀다. 정오행시가 되면 마가로의 모든 분쟁이 해결된다. 소야는 정오행시에 모든 상인들의 고민과 시시비비(是是非非)를 풀어준다. 또한, 누가 원하든지간에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 때로는 소야는 정오행시에 약속한 것을 이행하기 위해 밤을 새워 약을 제조하기도 했다. 정오행시가 되면 항상 그에게는 두 명의 시위가 따른다. 소야의 시위인 거패사령이 소야의 무기인 묵장(墨丈)을 들고 따른다. 그의 제일첩(第一妾)인 동방청이 그의 고민을 돕기 위해 늘 따라다닌다. 오늘도 소야는 바빴다. 상인들의 시비는 너무나 많았고 시간이 걸려 해결할 일도 많았다. 상인들의 고민을 듣는 그의 등뒤에는 십척에 이르는 거패사령이 버티어 섰고, 동방청은 붓을 들어 그들의 고민을 적어가고 있었다. "노칠(老七), 자네의 문제는 내일이면 자연히 해결이 될 것이야. " 태궁영은 허리를 일으켰다. "소야, 고맙습니다. 제발 제 자식놈의 병을 고쳐주십시오. " 노삼은 바닥에 머리를 찍었다. 그때, "응..... " 태궁영의 눈에 알수 없는 빛이 흘렀다. 그것은..... 그의 악마적(惡魔的)인 기질이 발휘됐을 때 나타나는 표정이었다. 제 10 장에 계속 < 第 1 卷 끝 > [2747]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10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6/12/31 11:34 읽음 :1762 관련자료 없음 ------------------------------------------------------------------------------ 千年百妾廊 第 2 卷 발행년도 : 1989.6.20 출 판 사 : 예문서림 저 자 : 와룡생 역 자 : 박광일 제 10 장 紫禁一美 朱荷蓮, 紫禁一智 朱惠蓮 제 11 장 龍! 날개를 달아라 제 12 장 東方淸의 사랑 제 13 장 皇宮書庫에 들다 제 14 장 奇緣은 그에게 다가왔다 제 15 장 男과 女 제 16 장 검은 솔길이 어둠속에서 천하를 향했다 제 17 장 武林政勢 제 18 장 魔雲殺樓가 少爺의 생명을 노렸다 제 19 장 깜찍한 소매치기 제 10 장 紫禁一美 朱荷蓮, 紫禁一智 朱惠蓮 그때, (무슨 일이지.... 이분이 이러한 표정을 지을때는 장난기가 발동한 때인데.... ) 여인의 직감은 민감하다. 삼년동안 소야를 지켜본 동방청은 그의 동작 하나하나도 세밀하게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늘 소야 태궁영의 곁에 있었다. 그의 머리를 빗기고 그의 옷을 입히는 것까지 모두 동방청이 하는 일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동방청은 그의 찬모(饌母)나 시비 또는 침모(寢母)처럼 보일지 모르나, 정확히 말해서 그녀는 태궁영의 제일첩이다. 따라서 그녀는 태궁영의 행동 하나하나를 마치 자신의 일처럼 알고 있다. 그녀는 시선을 돌렸다. 태궁영은 다시 상인들의 하소연을 듣기 바빴으나..... 태궁영은 절대 이 마가로의 상인들에게 장난을 거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직감적으로 마가로를 휙 둘러보았던 것이다. 과연, 십여 장 정면에 아름다운 여인이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어깨에 붉은 수실을 단 보검을 어깨에 메고 있었으나 검객(劍客)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불과 십 이삼 세 쯤 되었을까. 그녀의 뒤에는 시비인 듯한 두 명의 여인이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뒤를 따르는 여인은 극강한 무공의 소유자인 듯 안광이 빛살처럼 뻗어나오고 있었다. 이내 태양혈(太陽穴)이 밋밋한 것이 내공이 화경에 이른 듯 했다. 그녀들은 각각 중년여인으로 보였으며 백의(白衣)와 흑의(黑衣)를 입고 있었다. 그녀들의 앞에 있는 이 소녀, 그 소녀는 화복경장(花服經粧)을 걸치고 있었으며 너무도 아름다운 용모를 소지하고 있었다. 소녀는 풍물(風物)을 구경하며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었다. (소야는..... 이 소녀에게 장난을 걸 모양이구나... 이번엔 어떻게 장난을 치실까.... ) 그녀는 늘 어떤 기대를 가지고 태궁영의 행동을 지켜 보았다. 그녀에게 그것은 즐거움이고 또 신비였으니까.... (설마 저번처럼 여인의 젖가리개를 벗기시지는 않으시겠지.... 응큼하게..... ) 갑자기 그녀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삼일전, 태궁영은 장난으로 지나가는 여인의 젖가리개를 슬쩍(?)했던 것이다. "호호호...... " 화복경장을 입은 그녀는 점점 다가왔다. 동방청은 그녀를 외면하며 흥미진진한 가슴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들이 태궁영의 등뒤에 이르렀을 때, 슥----- 태궁영이 상인과 말을 끝낸 뒤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의 머리 위에는 예의 화복소녀가 그의 등너머로 물건을 구경하고 있었으니, "어멋....... " 쾅---- 한순간 몸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뾰족한 비명이 터졌다. "어.... 허..... 소저..... 이거 진정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 태궁영은 진심으로 그녀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를 했다. 그 순간, 바람보다도 더 빠르게 그의 몸이 여인의 몸을 뒤졌다는 사실을 안자는 없었다. 실로 번개같은 솜씨가 아닐 수가 없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있던 동방청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 아니었나.... 그렇지만 너무도 절묘한 시각에 부딪치다니... 그럼 누구지? ) 동방청은 동그렇게 눈을 뜨고 주위를 살폈으나 태궁영의 그럴만한(?) 사람이 없었다. "괜찮아요... 미안해요...... " 소녀도 허리를 굽혀 사과를 하고 있었다. 그 순간, 소녀의 손이 쾌속하게 태궁영의 품을 뒤지고 사라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과를 하는 태궁영도 모르고 있었다. "미안하오이다...... 소저.... " "괜찮아요.... 제가 감히 고개를 돌려 공자님께 미안하게 되었어요..... " 그녀와 태궁영은 서로 사과를 한 뒤 그녀가 태궁영을 지나쳤다. 한참동안을 태궁영은 사라지는 화복소녀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뒤를 따르던 백의(白衣)중년여인이 뒤를 돌아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우고 그를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것도 일시, 그녀는 소녀의 뒤를 따라 사라졌다. "이상하군..... 저 여인은 마치 나에게 어떤 암시를 보내는 느낌이군.... ? " 태궁영이 이상하다는 듯 의아스러운 음성을 토하며 사라지는 여인을 바라 보았다. 그때 그의 시선을 잡는 마력스러운 음성이 들려왔다. "공자! 혹시 공자께서는 금보장의 소야가 아니신가요......? " 그의 좌측, 한명의 여인이 보란 듯이 서 있었다. 불과 열 서너살의 나이쯤 되어 보이는 매우 도발적인 용모의 소유자였다. "그렇소이다. 본인이 바로 금보장의 소야 태궁영이라고 하오이다.... " 태궁영은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대답을 했다. 순간 태궁영의 눈가에 가는 흔들림이 있더니 가볍게 사라졌다. (음..... 이 소녀를 보고 소야께서는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로군..... ) 동방청은 가볍게 수긍했다. 태궁영의 앞에 서 있는 소녀, 그녀의 미모가 사실 무림의 선망인 동방청보다 현란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온몸에 단 보석은 그렇다 치더라도 현란한 미모와 도발적인 그녀의 용모는 그야말로 태궁영의 장난기를 자극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동방청은 주의깊게 태궁영의 손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태궁영은 뒷짐을 진 자세 그대로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태궁영의 손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녀도 아니란 말인가.... 소야는 손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 허나 그 순간, 팟---- 태궁영의 손이 빛살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가 사라지는 것을 본 사람은 없었다. 그것은 동방청이 잠시 생각에 잠긴 찰라의 순간이었기에 그녀는 도저히 눈치를 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여인의 손도 더없이 빠르게 움직였음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호호호.. 다만 금보장의 소야가 하도 대단하다기에 한 번 보고 싶었어요. " 소녀는 요염하게 웃었다. "끄------ 응..... 나참, 오늘은 왜이리 재수가 없지. " 태궁영은 그녀가 사라지자 재수없다는 표정이었다. 얼마후, 태궁영과 거패사령 그리고 동방청은 마가로를 벗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그를 쳐다보는 세쌍의 눈이 있음을 태궁영과 거패사령, 그리고 동방청은 알지 못했다. 세쌍의 눈, 그것은 한 명의 아름다운 소녀의 눈과 두 중년여인의 눈이었다. 태궁영과 부딪친 화복의 경장에 검을 찼던 아름다운 소녀와 그녀의 뒤를 따르던 두 명의 중년여인이었다. "정확해요.... 난 그의 손기술을 보지도 못했어요! 두분 상공. " 소녀의 입에서 은쟁반에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옥음을 토해내었다. "그렇습니다 공주님. 아무리 주의를 기울였는데도 그의 손기술을 알수가 없었어요. " 공주.......! 상궁.......! 그것은 궁중에서 쓰는 말들이 아닌가? 그러나 설마 진짜 공주가 마가로에서 태궁영의 품속을 뒤지겠는가? "과연 대단한 자예요. 아바마마께서 한 번 해보라고 해서 했지만 정말 대단해요. " "그렇습니다. 공주님, 아마도 추측대로 그는 굉장한 무공을 소유하고 있을 것이 분명해요. " 백의를 입은 중년여인이 가볍게 대답했다. 그런데, 아바마마....? 이러한 말을 쓸수 있는 사람은 황제의 자식들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 이 소녀가 공주란 말인가? 당금황제 영종(英宗)에게는 두 명의 공주가 있었다. 황후(皇后)의 몸에서 쌍둥이 공주가 태어났던 것이다. 그런데 쌍둥이 공주는 일반 생각과는 다르게 얼굴이 특이하게 달랐다. 보통 쌍둥이라면 얼굴이 닮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쌍둥이 공주는 얼굴이 하나도 닮은 곳이 없는 특이한 쌍둥이였다. "하련공주(荷蓮公主)님! 소야의 품에서 무엇을 꺼내었습니까? " 백의를 입은 여인이 궁금한 듯 물었다. "과연 백상궁(白常宮)의 말이 맞아요. 그의 좌측에서 이것을 꺼냈어요. " 하련공주는 자신의 품에서 하나의 비녀를 꺼냈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비녀의 끝에는 한 마리의 용이 조각된 용두잠(龍頭暫)이었다. 그러나 용두장에는 기이한 문체가 새겨져 있었다. "기이한 것이로군요 공주님. 아무래도 어떤 무공을 표시해 놓은 것 같아요. " 백상궁이 말했다. "수고했어요. 두명의 상궁께서는 한달동안 소야를 감시한 보람이 있었어요. " 하련공주가 유쾌하게 말했다. "공주님, 소야가 공주님의 패를 가져갔나요? " 이번에는 백상궁의 옆에 서 있던 흑상궁(黑常宮)이 물었다. "그래요! 상궁! 그는 귀신 같았어요. 어느새 저의 품속에 있는 황봉패(皇鳳牌)를 빼내어 갔어요. 귀신같은 솜씨예요. " 그녀는 진정 감탄한 듯 놀라움의 음성을 토해 내었다. "호호호.... 공주님! 그것이 약혼예물 이란 것을 알면 소야는 어떤 표정을 지울까요..... " 흑상궁이 유쾌한 듯 웃었다. 약혼예물, 그러면 황궁은 그녀에게 소야의 짝을 지어주기로 했단 말인가! 진정 알수 없는 일이다. 어찌 태궁영에게 약혼예물을 줄 수가 있으며 그의 소문이 황궁까지 날 수가 있었단 말이며, 왜 이러한 방법으로 약혼예물을 준단 말인가? 설사 준다고 해도 그렇다. 이미 태궁영은 백명의 첩을 거느린 소년정랑(少年精郞)이라고 소문이 자자하지 않은가! 황궁에서도 그의 풍류행각과 어처구니 없는 것을 알고 있을텐데도 말이다...... 황궁에서 그에게 약혼예물을 줄 정도라면 그러한 소문을 모를리가 없지 않겠는가? "호호..... 이 하련이 설마 언니보다 늦지는 않았겠지요..... " "그럼요 공주님...... " 아니! 그러면 자금성의 두 공주가 모두 동원됐단 말인가? 그러나 그것은 사실인 것 같다. 자금일미(紫禁一美) 주하련(朱荷蓮)은 결코 농담을 하지는 않을테니까..... 그렇다면 또 한 명의 공주는 누구인가? 한편 사라지는 태궁영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또 한 명의 여인이 있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것은 주하련 공주가 들었던 것과 비슷한 비녀였다. 역시 황금으로 되어 있었으며 무수한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다른 것이라면 비녀의 머리에 봉(鳳)의 머리가 조각되어 있었다. 그녀는 커다란 이층 루각의 입구에 서 있었다. "호호.... 고연 소야는 대단한 인물이야..... 나의 가슴속에 있는 황룡패(皇龍牌)를 빼내어 가지고 갔으니 말이야. " 그녀는 밝게 웃었다. 그녀는 누구인가? 그녀는 조금전 태궁영과 부딪친 온몸에 보석을 치장한 요염한 소녀가 아닌가? 그녀의 뒤에는 한명의 문사차림의 노인이 서 있었다. "어때요 노공(老公)! 제대로 해냈지요. " 소녀가 자신의 등 뒤에 서 있는 노문사에게 밝게 웃으며 말을 건내었다. "잘하셨습니다 공주마마.... 그는 필시 공주마마의 약혼예물을 가지고 갔을 것입니다. " 공주마마..... 그렇다면 이 소녀도 공주란 말인가? "호호호.... 노공! 제가 바로 자금일지(紫禁一智)라는 주혜련이 아닌가요. " "그렇습니다 공주마마...... " 과연 그녀는 당금황제의 대공주인 자금일지 주혜련이었다. 무슨 일인가? 오늘 두 명의 공주가 의도적으로 소야에게 접근하여 자신의 패를 전한 이유가 무엇인가? 알수없다! 다만 금보장은 오래전부터 황궁과 손이 닿아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태궁영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주혜련 공주는 영롱한 눈을 반짝이며 사라진 태궁영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