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무협 소설]천년백첩랑(와룡생) - 2편 (2/52)
태궁영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모두.... 모두..... 지하로 묻혔어요. " 순간, (그.... 그렇다면 그 전설이 사실이란 말인가? 아득한 상고시절의 무국이 존재한다는 전설이 사실이었단 말인가? ) 그는 무서운 눈으로 태궁영을 직시했다. "........ " 그의 눈은 형형한 빛을 쏘아내고 있었다. 감히 누구라도 맞볼 수 없는 가공한 내공이 깃든 눈이었다. 허나, 태궁영은 천진무구한 눈을 껌벅이며 지극히 태연했다. 그런데, "윽! 감히 나의 오갑자의 투시공을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니 저 아이의 몸에서 일순간 피어오른 반탄지기는 무엇이란 말인가? )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되물었다. "태자, 허면 태자는 어찌 혼자 이곳에..... " 태궁영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무서운 일이예요...... " 그의 얼굴에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다가왔다. 그것 또한 대여섯 살의 소년의 모습이라고는 볼 수가 없었다. "모두가 땅속 지하로 잠겼어요. 난 오호법과 우현혜 공주누나를 만나러 가는 중이었는데 본국의 소식을 들었어요. " "........" "저와 오호법은 급히 회군했으나 천황무국은 구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던 중 지천무국의 습격을 받아 우리는 몸을 피하게 되었어요. " ........ 긴 애기...... 신화(神話)였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지천무국은 어디에선가 칼을 갈고 있을 것이 아닌가? 전설적인 무국의 종말, 이제 남은 것은 지천무국, 무언가 냄새가 풍기지 않는가? 금적산의 눈에도 안타까움이 서렸다. "지금 궁영은 아무것도 아니지. 오호법도 죽어버리고...... " 태궁영이 고개를 흔들었다. 반짝! 그의 흑요석같은 눈에서 맑은 이슬이 흘러나왔다. 금적산은 코끝이 찡해옴을 자신도 느껴야 했다. 그는 다가가 태궁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야.. 인명은 재천(人命在天)이란다. 혹시 그들이 살아있을지도 모를테니.... " 금적산, 지금 그는 아이의 자상한 할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알아. 하지만 본래 천황무국을 쌓고 있던 진식을 깨야 그곳으로 들어갈 수가 있어... " 태궁영이 머리를 떨구었다. 그때, "태자, 너무 걱정을 마시게. 이 할아버지는 가진 것이 많으니 태자를 도울 수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 순간, (그래, 아직 희망을 버리기는 너무 일러. ) "그래. 어쩌면 그들도 모두 나처럼 잠을 자고 있는지도 모르지..... " 그의 두 눈이 혜지의 총명한 빛을 띠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혼자란다. 그리고 항시 고독하지.... " "고독? 그런건 두렵지 않아요. " "허허헛..... 암 그래야지. 그대는 자랑스러운 천황무국의 태자가 아닌가? " "........ "] 순간 태궁영의 눈에 신비한 광채가 어렸다. "좋아. 내가 꼭 절진을 격파하고 본국(本國)에 들어가 보겠어. " (...... ) 너무나 강한 기도에 금적산의 신형이 움찔했다. (어린 거룡(巨龍)이다. 나는 이곳에서 천하를 잡을 거룡을 잡은 것이다. 이 금적산이 이를 악물고 모은 재물의 임자가 왔다! ) 금적산은 가볍게 주먹을 쥐었다. 운명, 그것은 운명이었다. 운명의 만남..... 중원의 대부와 사라진 왕국의 왕자(王子). 뉘가 알았으랴. 태풍의 역사가 이곳에서 서서히 피어나고 있음을, 노을, 피빛 낭자한 노을이 깔리고, 크고 작은 두 개의 그림자가 비룡폭에서 솟구쳤다. 뒤이어 두 개의 그림자가 다시 솟구쳤다. 그러나, 아무도 이러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제 3 장에 계속 [2624]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3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6/12/22 10:54 읽음 :1786 관련자료 없음 ------------------------------------------------------------------------------ 제 3 장 血雲이 이는 곳 휘류류륭...... 혈운(血雲), 어디서 피어오른 것인지도 모르는 자욱한 혈무, 동굴(洞窟).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속에 자리한 채 혈운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곳은 어디인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양을 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 거대한 석굴은 태양의 그림자는 백년이 지나도 보지 못하리라. 이 음울한 암굴은 무엇인가! "우우우......! " 마치 상처입은 노호(怒虎)의 울음소리같은 기괴한 신음소리였다. 뭉클뭉클...... 나직한 신음소리에 실려 혈운이 뭉클뭉클 피어올랐다. 동굴! 희미하게 보이는 동굴의 모습은 인간의 세계가 아닌 듯 했다. 동굴의 벽은 온통 아수라의 모습으로 조각되어 있었다. 거대한 동굴에 인공을 가미한 거대한 암굴(暗窟)이었다. 그런데, 이 질식할 듯한 혈무는 어디서 피어오르는 것인가. 또한, 이 기절할 듯 자욱한 마기가 어디에서 피어오르는 것인가? 스으으으----- 갸냘픈 바람이 불어 일시 자욱한 혈무가 흩어졌다. 노인(老人), 노인이 부복하고 있었다. 문사복에 문사건을 단정하게 걸친 노인, 그의 뒤에는 타는 듯한 붉은 홍의를 입은 소녀가 단정하게 서 있었다. 십여 세나 되었을까? 그들은 누구이기에 이리도 험악한 마굴(魔窟)에 있단 말인가? 노인, 문사건에 문사복을 입었으나 결코 문사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온몸에 자욱하게 흐르는 혈무,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기괴했다. 손에는 호접선(蝴蝶扇)을 받쳐들고 제법 문사의 풍모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허리에는 피빛 자욱한 혈검(血劍)을 차고 있었으며, 그의 용모는 더욱 기괴한 것이었으니...... 눈은 뱀눈처럼 작고 세모꼴이었으며 눈은 흰색 일색이었다. 키는 불과 오척(五尺)의 단구(短軀)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이 자주 구르는 것으로 보아 그의 계교(計巧)가 뛰어남을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을 듯 했다. 그때, "크크크..... 백안제갈(白眼諸葛)! 천년의 계ㅎ은 제대로 되어가고 있는가? " "그..... 그렇습니다. 국황(國皇)이시여! " 국황? 중원의 황제말고 또 황제가 있단 말인가? 아무튼 백안제갈이 국황이라고 부르는 이인(異人)이 있었다. 그런데, 보라! 혈기(血氣)가 피어오르는 석굴의 전면, 아아! 어찌 저것을 표현할 수가 있으랴? 거대한 마신상(魔神像)이 있었다. 머리통 하나가 마치 궁궐의 대문처럼 커다랗고 두 눈이 사람의 머리통보다 컸다. 더구나 온통 핏줄기를 흘러내고 있는 아수라의 혈구(血口), 팔은 여섯 개나 붙어 있었다. 팔이 여섯 개나 되는 아수라마신상(阿修羅魔神像)! 목소리는 마신상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쿳쿳! 백안제갈, 천년을 기다려왔다. 천무황국의 후예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겠지? " "그렇습니다. 국황이시여! " 아니, 그들이 천무황국을 알고 있단 말인가? "크크크... 우리는 천무황국을 견제하느라 천년을 지하에서 숨어 살았다. " "그렇습니다. 국황이시여! " "마후지재(魔后之才)를 찾았느냐? 백안제갈! " "그렇습니다. 국황이시여! 이 아이옵니다. " 백안제갈은 자신의 등뒤에 있는 여아(女兒)를 가리켰다. "흐흐흐.. 알았다. 과연 백안제갈이로다. " 아수라마신상에서 피빛 혈소(血笑)가 흘러 나왔다. "백안제갈! " "하명하소서. 국황이시여! " "흐흐흐.. 중원붕괴지계(中原崩壞之計)는 실수없이 진행되고 있겠지. " "그렇습니다. " 백안제갈이 깊숙히 허리를 굽혔다. "이미 여덟 개의 세파(細派)를 침투해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 "흐흐흐.. 이제 곧 본국(本國)의 천하가 되리라. " 아! 잔인한 혈소(血笑)! 그들의 말은 중원을 붕괴시키기 위한 음모가 아닌가! 그들의 꿈은 중원의 붕괴! 너무나 가공한 일이다. × × × 인영(人影), 어스름 달빛을 받으며 두 명의 인영이 걷고 있었다. 곤룡포를 입은 거대한 노인과 용복에 포룡건으로 머리를 묶은 소년, 그들은 금적산과 천무황국의 태자 태궁영이 아닌가! 그들은 이미 시전을 걷고 있었다. 끝이 없는 시전, 금릉(金陵), 당금 황상의 자금성이 있는 천년의 고도(古都) 금릉이었다. 언제나 불야성(不夜城)을 이루고 있는 도시, 중원십팔만리의 모든 줄기가 이곳 금릉에서 일어나고 맺어진다. 중원의 모든 문물이 이곳에서 모이며, 중원의 모든 문물이 이곳에서 자생된다. 그뿐인가? 중원 이외의 문물들 또한 이곳에서 빛을 발한다. 세외, 변경, 천축, 심지어는 멀리 아리해(啞里海:아라비아)의 문물까지 모여 거래가 이루어지는 중원 최대의 시전, 이곳이 금릉이었다. 두 명의 인영은 금릉의 한곳으로 들어섰다. 마가로(馬家路)! 과거 황제의 마장(馬場)이 있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그러나, 지금은 거대한 시전의 일부일 뿐이었다. 태궁영과 금적산은 이곳으로 다가갔다. 금적산은 시전을 나설 때 가마를 타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말을 타지도 않았고 가마를 타지 않은 채 마가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태궁영과 함께, 사실, 금적산은 비룡폭에서 막 금릉에 도착한 것이었다. 금적산의 곁에는 오륙세 된 소동이 포룡건을 쓰고 어깨에는 기이한 새를 어루만지며 조용한 걸음으로 따라오고 있었다. 너무나 자유스러운 얼굴, 그러나 그들의 주위에는 그들을 보호하는 무사들이 암경에 싸여 있었다. "허허! 금노야(金老爺)! 어쩐 일로 마가로에 나오셨습니까? " "우! 황금신 금노야다...... " 우루루----- 혹은 다가와 인사하고 혹은 몸을 피하는 중인들, 그것으로서 금노야의 인격을 판단할 수가 있었다. 중원상계의 거부, 그를 보고자 하는 사람은 하루에도 수십 명씩이나 된다. 그러나 실상 그를 만날 수가 있는 사람은 불과 두세 명 안팎이다. 그런데, 그가 마가로에 직접 나타났으니 어찌 술렁거리지 않겠는가. 그의 힘은 이곳 마가로에서 더없이 가공한 것이었다. 더구나, 황궁마저도 그에게 금(金)을 빌어 쓰는 입장이 아닌가! "금노야, 손주가 참 영특하게 보입니다. " "노야... 손주가 참으로 영롱한 듯 보여지오. " 인사, 지나가는 거부(巨富)들은 한결같이 그에게 그같은 인사를 했다. "고맙소. " 그러나, 금적산은 가타부타 아무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금보장(金寶莊)! 황금신 금적산이 이룩한 재계의 거성. 금보장은 마가로의 끝 자금로(紫禁路)와 잇닿아 있었다. 금릉을 휘어잡고 중원십팔만리의 상권을 굽어보는 사상최고의 금귀장(金貴莊)이다. 그 깊은 심처. 금보각(金寶閣)! 중원 최고의 거물 금적산이 기거하는 곳. 금보장의 가장 중심의 위치에 자리잡은 거대한 건물이다. 지금, 사방 백여 장에 이르는 회의장인 만금청(萬金聽)에는 숨막히는 긴장과 침묵이 장내를 무겁게 가라앉히고 있었다. 기이한 기류가 흐른다. 이곳은 중원 전체의 황금을 추적하는 곳이다. 지금, "......... " "........ " 백여 명의 인물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으나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모두들 엄숙한 표정으로 전면(前面)에 놓여진 태사의를 보고 있었다. 하나같이 장사꾼 같은 모양의 인물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야말로 금보장의 핵심인물들이 아닌가. 중원십팔만리와 새외, 그리고 해외(海外)까지의 상맥을 차지하고 있는 그들, 먼저 전면으로부터, 세 명의 특이한 모습의 삼인(三人)이 눈에 뛴다. 화려한 화복의 무늬에 손에는 금판(金版)을 들고 있는 노인, 회포(灰匏)를 입은 노인, 문사차림의 중년문사가 있었다. 그들이 누구인가? 그들은 당금의 금보장을 움직이는 수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마 이름만 들어도 까무라치리라. 금판상귀(金版商鬼)! 항상 금조각으로 된 주판을 들고 다니는 상계의 귀신, 금보장의 모든 재물이 그의 파악하에 나가고 들어온다. 장사의 물량도 실질적으로는 그의 손에서 결정되고 판매된다. 회의살령(灰衣殺令)! 금보장의 수호자다. 항상 금을 노리는 도적떼들이 금보장의 금화를 노리고 있다. 표물을 건드리기도 하고 금보장으로 침입하여 해를 입히기도 한다. 허나 회의살영에 부딪치면 목을 확인해야 한다. 실천문사(失天文士)! 문사차림의 중년인, 그는 실질임무는 없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오는 천기와 문서로서 교역을 하고 장사를 떠난다. 교역에 앞서 그의 천기가 맞지 않으면 모든 일정은 취소된다. 그는 항상 술을 마신다. 이상 삼인, 바로 금보장의 제이인자들인 삼태금노(三太金老)가 아닌가! 금보장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심의하고 실행하는 역천(逆天)의 노인들! 그들은 금적산의 오른팔이었다. 또한 그들의 뒤로는, ---십삼성대상(十三省大商)! 바로 중원 삼십육개성에서 실지로 뛰고 있는 중간지존들이다. 남육성..... 북칠성....... 이 모든 것을 휘어잡고 주무르는 가공한 상귀(商鬼)들! 그들은 남녀노소(男女老少) 각양각색이었다. 그외로 두 명의 노인이 따로 떨어져 있었다. 등에는 한결같이 쌍검을 메고 있었다. 아니! 만금청에서 검을 메고 있는 인물이 있다니....... 더구나 한명도 아니고 두명의 형형한 노인이 아닌가! 그들은..... 쌍해상존(雙海商尊)! 그들의 서열은 삼태금노와 십삼성대상의 중간 직위였다. 그러나 그들은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금보장주 금적산의 명령만 따른다는 특이한 명령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각자 장강(長江)과 황하(黃河)를 맡고 있는 해존(海尊)들이었다. 그러나 강(江)은 늘 도적이 출몰하는 곳. 따라서 이 두 명의 해존은 늘 검을 소지하고 다닌다. 중원 십삼개 성의 모든 문물을 실어나르는 해로(海路)를 장악하고 있다. 또한, 멀리 해외 무역까지 그들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일시에 전단(戰團)으로 전환할 수가 있다. 그들은 가공무위의 소유자들이며 상선(商船)에는 함포(艦砲)까지 가지고 다닌다. 그들 뿐이 아니다. 그 뒤에 대기하고 있는 인물들, 천화요랑(天花妖郞)! 그녀는 가공한 여인이다. 중원 십삼개성에 퍼져 있는 금보장의 기루 전장들, 금보장의 기루와 전장은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 그 정보는 실천문사에게 보고되며 실천문사는 천기와 비교하여 모든 것을 판단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녀의 무공 또한 절정의 수준이니..... 천황기랑(千幻奇郞)! 그의 진정한 얼굴을 아는 자는 금적산 외에는 없었다. 심지어,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금보장에서 너무도 중요한 직책을 가지고 있다. 필요한 정보는 누구의 얼굴로든지 변해 빼내오는 장주의 직속이다. 그밖에도, 금보당삼십육지단주(金寶當三十六支團主), 황금추적전십이전주(黃金追跡殿十二殿主), 금보수로대주(金寶水路隊主), ............ 그들은 서열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시립하고 있었다. 그들의 힘은 적어도 이십여만 명, 가공한 조직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일시에 어떠한 일을 하자면 조금의 오차도 없이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의 정보망은 천하에 널려 있고, 가공한 무공의 소유자 또한 적지 않은 것이니, 세인들은 다만, 금보장이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있다. 그런, 그 누가 알랴. 당금 황상의 후궁까지도 금보장의 세력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기이한 것은, 한 명의 여인이 서 있다는 것인데, 그의 위치가 서열상 삼대공봉인 삼태금노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불과 십오 세나 되었을까? 너무도 아름다운 소녀가 아닐 수 없었다. 타는 듯한 홍의와 더불어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십오세 가량의 소녀....... 그녀가 누구인가. 감히 봉공과 같은 서열에 서 있을 수가 있다니, 그러나, 그녀의 태도는 당당했고 그것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마도, 오래전부터 소녀의 위치가 그곳이었던 것이 확실하다. 제 4 장에 계속 [2625]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4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6/12/22 10:55 읽음 :1750 관련자료 없음 ------------------------------------------------------------------------------ 제 4 장 金寶莊 "......... " 긴 침묵이 흘렀다. 바늘 하나라도 떨어지면 커다란 소리가 우릴 그런한 분위기였다. "....... " 누구도 말을 하는 자는 없었다. 다만 묵묵히 전면의 태사의를 쏘아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순간, "금야(金夜)께서 드시오이다. " 태사의의 뒤쪽 벽이 갈라지며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가린 두 명의 검객이 들어섰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검은 색으로 감싼 위인들, 그들이야말로 금적산의 신변을 보호하는 극강고수가 아닌가. 금적산이 있으면 그들도 있다. 움찔! 모든 군웅들의 눈썹이 떨렸다. 이어, 촤르르륵...... 벽에 쳐져 있던 황금주렴이 걷어지며 이인(二人)이 들어섰다. 온몸에 곤룡포를 걸친 노인과 포룡건을 쓴 미동, 바로 황금신 금적산과 태궁영--- 바로 그들이었다. 이때 두 사람은 상석의 태사의에 좌정했다. 두 명의 무객은 신속히 좌우로 퍼져나가 호위의 자세를 취했다. 두 사람이 태사의에 앉자, "금야를 뵈옵니다. " 우렁찬 함성과 함께 백여 명의 인물들이 일제히 바닥에 부복했다. 실로 장엄한 광경이 아닌가. 황제라도 그러하지는 못하리라. 황금신 금적산, 그들의 지존이자 대부(代父), 황금신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 "음.....! 모두 편히 앉도록 하시게. " 금적산은 좌중을 둘러보며 위엄있게 말했다. 감히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는 천하의 대상들.... 그들은 조심스럽게 착석했다. 너무나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중원인 누구나 황금신 금적산을 단순히 자벌레로만 알고 있다. 그런데 그가 그런 신위를 보이다니...... 지존의 위엄과 기도가 깃든 자세와 품위는 일국의 황제와도 뒤지지 않았다. 아무도 입을 여는 자가 없었다. 이때 느닷없이 밝고 치기어린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할아버지! 저 사람들은 모두 벙어리인가요? " "........? " "........! " 장내가 찬물을 끼얹듯 조용해졌다. 누구도 이 엄숙한 분위기를 깨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제히 눈의 촛점을 이 신비한 미동에게 보내고 있었다. 순간 그들의 눈에 경악의 기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삼대 봉공과 나란히 서 있던 소녀는 맑은 눈을 들어 태궁영을 응시했다. (아....! 어찌 저렇게 아름다운 미동(美童)이 있을 수 있을까.....? ) 그것은 모두의 마음과 일치하는 감정이었다. 실천문사, 그는 깊은 두 눈에 감탄의 기색을 노출시키며 내심 중얼거렸다. (금야께서 사냥을 가시더니 한 마리 용(龍)을 물고 오셨군. ) 그것은 삼대 봉공 모두의 마음과 일치하는 것이었으니...... 이때, "사부, 그 소동은 누구입니까? " 예의 소녀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금적산에게 물었다. 너무나 아름다워 마치 쟁반에 굴러가는 구슬의 소리처럼 청량함이 있었다. "....... " 금적산의 눈이 좌중을 돌아보았다. 너무나 무거운 눈빛이 좌중을 싸고 돌고 있었다. 이어, "듣거라. " 금적산의 음성이 조용히 울려퍼졌다. "........ " "....... " 순간 장내에 질식할 듯한 침묵이 앙금처럼 가라앉았다. "이 아이는 본좌의 손자로서 태궁영이라 한다. " 순간, "손자......? " "금야께서 언제부터 손자가 있었지. " 백여 명의 대상들 입에서 놀람의 외침이 토해지고 있었다. 그들이 알기로는 그에게는 손자는 커녕 자식도 없었다. "오늘부터 궁영에게 소야(少爺)란 칭호를 쓴다. 앞으로는 궁영을 대할 때는 본좌를 대하는 것과 한 치도 어긋남이 없도록 해라. " 순간, "아..... 아니......? " "어..... 어찌.... 이런 일이..... " 중인들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경악성이 터졌다. 그러나, "또한 이 아이가 원한다면 설사 목숨이라도 주어야 한다. 또한 이 금보장의 모든 재물을 달라고 해도 다 주도록 하라! " "........ " "........ " "어길시에는 금보장에서 제명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순간, "오....... 오....... " "금야...... " 장내의 중인들의 입에서 핏기가 가시며 신음에 가까운 비명을 토했다. 그들의 눈은 아예 경악으로 치떠졌다. 금보장에서---- 제명시킨다----- 이보다 더 무서운 말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 중원의 대상, 그것이 곧 금보장의 율법(律法)이며 법칙(法則)이었으니.... 순간 중인들의 눈이 일제히 이 조그만 미동에게로 쏠렸다. 서서히 그들의 눈에도 긍정의 빛이 일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 어린 소동에게서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신위를 느낄 수 있었다. (잠... 잠룡(潛龍)! ) 그것은 그들의 공통된 생각이 되어 소리없이 확산되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다섯 살짜리 소동이 마치 천년 거목처럼 보였던 것이다. "복명(伏命)-----! " 드디어 백여 명에 이르는 상단의 거두들이 허리를 굽히며 예를 취했다. 이때, 삼대봉공 중 금판상귀가 앞으로 나서며 깊숙히 허리를 굽혔다. "신(臣) 금판상귀 소야를 뵈옵니다. " 그가 자진해서 허리를 굽히자 그와 나란히 서 있던 두 명의 노인이 눈을 크게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