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성인소설) 24시간의 내기 - 완. - 5편 (5/7)

2026-10-07 18:11:25 조회 7
그래도 뭐, 버텼으니까. 어디, 이제... 6시간쯤 남았네. 하아, 순찰은 8시니 지금은 할일도 없는데 좀 잘까? 나는 지친 몸과 머리를 쉴 겸 1시간만 자려고 누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얼마나 되었을까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똑똑똑- "프라미안 경 계십니까?" "....?" 에이씨, 뭐야? 날 찾을 사람이 없는데? 이 남잔 누구야? 왠지 익숙한 것 같기도... 살짝 멍한 머리에 익숙하면서도 누군지 잘 분간가지 않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의아한 괴리에 나는 멍하니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어지는 노크에 정신을 차리고 얼른 입을 열었다. "예~ 있습니다. 저기, 누구신가요?" "아, 계시는군요. 저는 세리안 황녀님의 시종입니다. 황녀님의 명을 전하러 왔습니다." 아아, 황녀님 시종이라서 목소리가 익었구나. 궁에서 오다가다 들었나 보네.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다음 순간 들리는 시종의 목소리에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좀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자, 잠깐만요!" 지금 들어온다고?! 나는 재빨리 내 모습, 아니 몰골을 내려보았다. 일단 상의는 벗겨져 바닥에 던져져 있고, 바지는 한쪽 다리에 걸쳐있으며, 머리는 완전 산발이 되어있다. 게다가 온몸은 침대까지 축축하게 젖은 데다 얼굴도 붉고, 뭣보다 애액 냄새가 엄청나게 진하게 풍긴다. 어린애가 봐도 뭘 했는지 알 법한 그런 상황. 지금 누가 들어오면 난 파멸이야!!! 나는 최대한 다급한 목소리로 둘러댔다. "죄송합니다만, 제가 지금 남한테 보여주기가 뭐한 상태라서요! 그냥 거기서 말씀해 주세요!" "예? 하지만 황녀님의 명인데..." "황녀님도 여자니까 아실 겁니다! 그냥 말씀해 주세요!" 아니 아마 황녀님은 순수하니까 모르겠지만. 그런 내 애타는 절규가 닿았는지, 시종은 잠깐 침묵하더니만 입을 열었다. 아마 옷이라도 갈아입나 보다 했겠지. 응, 그러길 바란다. 설마 문 밖까지 냄새가 흘러가지만 않았기를. "으음...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황녀님의 명을 전하겠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근데 황녀님의 명? ....설마? 제발, 제발! 엘라인님 그것만은 아니라고 해주세요! 나는 갑작스레 치솟는 불안감에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빌며 몸을 떨었다. 하지만 어째 오늘은 불길한 예감만은 참 잘 맞는 모양이다. "황녀님이 프라미안 경을 부르셨습니다. 빨리 나오셔야 할 겁니다." "....엘라인이시여!!!" 으아아악! 엘라인님 저한테 진짜 이러기에요?! 너무해! 너무해! 너무한다고요! 대체 왜 하필 오늘인데! 왜 하필!! 이런 에피소드는 좀 내일로 미뤄주심 안 되나요! 나는 시종이 듣지 못하도록 베개에 얼굴을 묻고 절규했다. 아아아, 망했어요... 이 꼴로 누굴 만나? 황녀님은 무슨, 리아도 못 만날 몰골이구만! 그, 그래. 일단 잘 씻고 화장을 하면...! 잠시 절망하던 나는 살짝 희망을 잡았다. 하지만 시종은 내 가슴에 가볍게 결정타를 날렸다. "10분 내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10분? 1시간이 아니고요?" "10분입니다. 그럼 먼저 가 보겠습니다." 그 한마디를 남기고 시종은 내 방문 앞을 떠났다. 멀어지는 걸음소리와 함께 내 의식도 저 멀리로 멀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백합궁까지는 뛰어가도 5분. 그러면 길어야 5분 안에 정리하란 건데.... 젠장, 망했다. 5분 내에 얼마나 정리할 수 있을까? 뭐 결과부터 말하면, 최소한 '정상적인 몰골'로 보이는 데까진 성공했다. 옷을 싹 다 벗고 머리부터 그냥 물을 퍼부은 다음에 적당히 껴입으니까 어떻게든 되더라. 다만 화장이라던가 복잡한 속옷은 못 챙겼지만... 뭐, 평소에도 그런 건 잘 안 했으니까. 대신 방까지는 어떻게 정리할 여유가 없어, 그냥 잠가놓고 나왔다. 제발 누가 들어가지 않기를. 으음, 생각해보면 5분 만에 준비되는 여자란 것도 조금 서글픈데? 5분 대기조도 아니고. 나는 낮은 한숨을 내쉬며 백합궁 안 황녀님 방 문 앞에 섰다. 문 앞에 서 지키는 근위기사단 둘도 내 얼굴을 알았기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문을 두드렸다. "황녀님. 블랙로즈 기사단장 프라미안 경께서 오셨습니다." "아, 들여보내세요." "들어가십시오." 나는 내게 고개를 끄덕이는 두 기사들에게 마주 인사하고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두꺼운 방문을 지나자 몇 번을 와봤지만 정말 적응 안 되는, 그야말로 '공주님 방'이 눈에 들어왔다. 새하얀 레이스가 달린 커튼에, 군데군데 놓인 꽃. 커다란 분홍색 커튼 달린 침대. 곳곳을 장식한 보석과 귀금속... 아아, 모든 여자들의 꿈이라는데 나는 왜 이리 거북하냐... 나도 여잔데! 흑흑. 나는 전혀 이해 안 가지만 부하들 -우리 기사단 여기사들- 이 말하길 꿈의 장**는 그 방 한가운데, 그야말로 당장이라도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황녀님, 세리안이 앉아있었다. 사실 이 방보다 더한 게 바로 이 황녀님이란 말이지. 마음씨 착하고, 조용하고, 예의바르고, 상냥하고... 진짜 동화 속 공주님이 바로 이 분이니까. 마왕이 잡아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완벽한 공주님. 내가 그 앞에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세리안은 싱긋 웃었다.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머, 바쁠 텐데 와줘서 고마워요. 거기 앉아요." "별말씀을." 아니, 솔직히 바쁘진 않았어요. 자려고 했으니까. 단지 오기가 영 께름칙한 상황이었을 뿐이지... 흑. 황녀님을 마주한 자리에 앉으며 나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의문을 물었다. "그런데 황녀님. 무슨 일이길래 그리 급하게 부르신 겁니까? 대체 얼마나 시급을 요하는 일이길래 10분 내로 오라 하신 건지요." "....? 그게 무슨 말인가요? 저는 그저 레이린과 차를 마시고 싶었을 뿐인데요." 이어지는 황녀님의 말에 나는 쩍 입을 벌렸다. 그러니까, 10분 내로 오라는 게 아니고 오려면 10분은 걸리겠다는 말을 한 거였단 말이지? 어허허, 아까 시종 그자식...! 너 이자식 잡히면 죽을 줄 알아! 그런 내 표정이 웃겼는지 세리안은 입을 잡고 작게 웃었다. "후훗. 시종이 제 말을 잘못 전달했나 보네요. 나는 레이린을 빨리 봐서 좋은데, 혹시 뭔가 불편한 일이 있었나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라고 말은 했지만, 시종 넌 잡히면 죽었어. 나가는 길에 잡아 죽여주마. 내가 속으로 이를 가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리안은 살짝 웃고는 주위 시녀들을 모두 물렸다. 시녀들은 잠깐 주춤하나 싶더니 이내 모두가 나가버렸다. "자, 이제 보는 눈도 없으니 말 편하게 해요." "....휴우, 살았다. 고마워요 세리안." 황녀님 아니 세리안의 말에 살짝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아, 역시 딱딱한 말투는 싫어! 마음 같아서는 아예 그냥 편하게 반말로 하고 싶은데, 만약 그랬다가는 베른영감이 내 목을 치려 들까봐 무서워서 못하겠다. 그 영감탱이는 너무 까다로워서... 에휴. 내가 이리저리 표정을 바꾸다 한숨을 쉬자 세리안은 즐거운 듯이 입을 가리고 작게 웃었다. 겨우 이런 거로도 웃다니, 정말 웃을 일이 없나보네. 역시 공주님이란 것도 좋은 건 아닌가봐. 좋았어, 이렇게 된 이상 짧은 시간이나마 내가 세리안을 위해서! 그렇게 내가 주먹을 쥔 순간, 내부에서 강력한 타격이 밀려들었다. 푸욱! "......!!" "레이린? 왜 그래요?" "아... 아닙니다. 죄송하지만, 잠깐만 누군가에게 연락을 좀 해도 될까요?" "? 그러세요." 나는 세리안에게 허락을 구하고는 방구석으로 가 귀걸이를 잡았다. [카론.] [엉? 왜?] [당분간은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여기 지금 백합궁이란 말야.] [잉? 세리안 황녀님 호출이야?] [그래, 그러니까 가만히...] [왜?] ....이 자식이. 기껏 설명했더니 왜? 이게 죽을라고. 내가 울컥하는 걸 애써 누르고 다시 설명하려 하려는데, 카론은 내 말을 끊고 말했다. [그러니까 여기가 백합궁...] [레이린. 정말 너무하는 거 아냐?] [...엉?]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너무하는 건 너지. 내가 황당함에 말을 하지 못하는 사이 카론의 주장이 이어졌다. [아니 너 아까 수업 때도 그랬고 너 불편할 때만 내기를 그만하자는 게 말이 돼? 그래서야 무슨 내기가 되겠어? 너 편한 대로만 하는 게 기사도야?] [....아니, 그래도 상황이란 게....] [넌 내 상황은 안 봐주잖아. 나도 하고 싶을 때가 있다구. 안되겠으면 항복을 하던가.] 이, 이자식이 정론을 찌르다니! 끄응, 솔직히 맞는 말이라서 뭐라고 할 수가 없네. 이 내기는 내가 항복하면 지는 건데 버티기 힘들다고 쉬자고 하는 건 반칙이지... 쩝. 하아, 세리안한텐 미안하지만 별수 없네.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 그냥 해. 대신, 만약 여기서 절정에 올랐다가 까딱하면 내 목이 날아가니까 사정은 금지다?] [오케이. 대신 황녀님 앞 아니면 상관없지?] [어? 그거야 당연하지.] [좋아. 기다려 주지!] 나는 카론과의 통신을 마치고 다시 세리안 앞으로 향했다. 문제라면 그중에도 계속 이놈의 카론이 자지를 박아댔다는 거지만... 이런 건 인내로 참아주겠어! 1시간만 얼굴에 철판을 까는 거다앗! "어머. 이야기는 끝났나요?" "네. 죄송해요. 급한 연락이 와서..." "아니에요. 약속도 안 하고 레이린을 부른 내가 무례한 거죠. 가봐야 하는 일인가요?" "아니요. 끝났어요." 사실 안 끝났어요. 현재 진행 중이에요. 우우우, 보지가 엄청나게 찌릿거려어... 카론 이자식, 왜 이렇게 격렬하게 박아대? 황녀님 앞이라고 흥분한 건가? 크으, 절정은 안 되는데. 찔리는 마음에 살짝 세리안을 쳐다보자, 세리안은 언제나처럼 고귀하고 고결한- 기품이 넘치는 모습으로 찻잔을 입에 댄 체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세리안은 이런 내 상황을 알면 무슨 생각을 할까? 순진하고 깨끗한, 마치 순결한 백합과도 같은 세리안 황녀님. 전에 살짝 물어본 걸로는 남자의 알몸을 한 번도 본 적도 없다고 했지. 섹스란 것도 모르고. 그런 세리안이 바로 자신의 앞에서 친구라 생각하는 내가 남자의 자지를 품고 있는 걸 안다면, 어떤 반응을 할까? 실망할까? 경멸할까? 아니면... 흥분할까? 그 상황을 떠올리기 무섭게 몸이 확 달아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왠지 세리안이 알몸으로 나에게 매달리는 듯한 상상도 들었고, 세리안이 남자를 바라는 모습도, 세리안이 자위하는 모습도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 순간, 세리안의 입술이 무척이나 윤기나 보였다. "레이린? 왜 그래요?" "...핫! 아, 아닙니다. 잠깐 무슨 생각을 좀 하다보니...." 내, 내가 무슨 생각을! 우우우, 세리안을 가지고 대체 무슨 망상을 하는 거야...! 나는 세리안의 말에 내가 무심코 세리안을 향해 몸을 일으키던 것을 알고 기겁했다. 으으, 내가 진짜 미쳤나? 이게 다 리아와 카론 때문이야! 크흑. ....그런데 이 치마 어떻게 하지? 애액이 엄청나게 흐르는데... 끙. 앞으로는 휴지라도 가지고 다녀야 하나. 나는 아래에서 느껴지는 축축함을 애써 무시하며 세리안을 향해 웃어보였다. 일단은 말을 돌리는 거다! "아, 세리안. 이건 내가 저번에 리아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말이죠, 들어보실래요?" "그거 궁금하네요." 조금 노골적인 말 돌리기였지만 세리안은 순순히 넘어가 주었다. 흥분해 예민해진 몸에 자꾸만 자지가 격렬하게 들락거리자 나는 당장이라도 가슴을 만지며 교성을 질러대고 싶었지만 애써 무시했다. 무시 안 하면 목이 날아갈 판이니... 여기사가 황녀님을 덮쳐봐. 그거 확실하게 능지처참 감이라고. 으휴, 어쩌다 내가 이렇게... 카론 이 망할 자식은 언제까지 움직일 참이얏! 그렇게 애써 참으며 한참을 이야기하는데, 살짝 입가에 웃음을 띄운 채 듣고 있던 세리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레이린. 약간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아요?" "네?" "뭔가, 시큼한 냄새 같은 게..." ".....!" 헉, 망했다! 으아아, 애액을 너무 많이 흘렸나? 세리안은 잘 모르는 모양이지만, 만약 시녀라도 들어오면...! 크악, 큰일이다! 나는 상황을 타개시킬 방법을 찾아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모르긴 몰라도 내 평생 제일 열심히 머리를 쓴 순간이지 싶을 정도로. "따, 땀! 땀 냄새일 거예요! 아까 급하게 오느라 좀 땀을 흘렸거든요." "아? 그런가요? 으음, 좀 미안하네요." 사실 소드마스터인 내가 그 정도에 땀을 흘릴 리가 없지만, 세리안은 다행히도 잘 몰랐던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휴우, 살았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보다 공기 정화 아티펙트가 있으신가요?" 있어라, 있어라! 제발! 황녀님이니까 제발 하나 정도는! 엘라인이시여! 한번만 살려주세요! 그리고 다행히 이번에는 엘라인께서 날 버리지 않으셨다. "저기 있어요." "얼른 키고 오겠습니다." 나는 최고속으로 아티펙트의 전원을 켠 뒤 세리안을 돌아보았다. "저기 세리안. 미안하지만 화장실을 잠깐 써도 될까요? 간단히 닦고 올게요." "그래요. 얼른 와야 해요?" "네. 그럼...." 나는 세리안의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재빨리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휴우, 살았다. 얼른 애액만 닦아내야지. 아아, 진짜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그나저나 카론 이자식은 아주 내 질을 마찰시켜 불낼 기셀세? 제발 작작 좀 해 임마. 허벅지에 홍수났다. 아흐으... 이거 참으면서 말한다고 엄청 힘들었다야.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이미 축축해진 치마를 벗어 한쪽에 내려놓았다. 그럼 얼른 닦... 흑?! ".....!!!!" 푸슛- 푸슛- 나는 갑작스레 자궁을 때리는 뜨거운 정액에 저도모르게 부르르 떨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와, 완전히 가버려서 몸에 힘이... 카론 이 빌어먹을 자식이! 나는 절정의 여운으로 파들거리는 몸을 애써 추슬렀다. 만약 세리안이 화장실에 들어왔다가 절정에 달한 내꼴을 보기라도 하면 진짜 대형 사고니까. 뭐, 그 황녀님이 들어올 거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혹시라는 게 있으니. 몸을 추스른 뒤 귀걸이를 잡고 한마디 할까 했지만 그만뒀다. 보나마나 '황녀님 앞이 아니니까' 같은 소리나 해댈 테니까. 하아, 세리안 눈에서 잠깐 벗어났다고 이런 짓을... 크. 진짜 이걸 확 쥐어팰 수도 없고. 결국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쉰 뒤 하복부를 향해 물을 끼얹었다. 에휴, 얼른 닦고 나가야겠네. 세리안 기다리겠다. Written by 검은나비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 고마웠어요. 다음에 또 불러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지요.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나는 은은한 입가에 미소를 띄우는 세리안을 뒤로하고서 백합궁을 나섰다. 휴우, 세리안은 아무래도 황녀님이니까 대하기 어렵단 말이지. 말을 편하게 하려고 해도 자꾸 존댓말도 섞여버리고 말야. 하아, 이제 순찰만 돌면 오늘하루 일과는 끝인가? 어디보자, 오늘 우리 기사단 순찰 구역이 외곽이구나. 다행인데? 금방 끝나겠다. 자, 그럼 어디 슬슬... 윽! 교대를 위해 병영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중 갑작스레 닥친 기습공격(?)에 순간 다리가 휘청거렸다. 아우, 또 넘어질 뻔했네. "으으으, 이거 적응 안 된다, 진짜." 그냥 안에 들어있는 건 하루 지나니 그럭저럭 버티겠는데, 이게 갑자기 움직댈 때는 정말... 미치겠네. 그냥 침대로 가고싶다... 흑. 애써 안에서 마구 움직여대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병영에 가 이전 순찰자와 교대를 마치고 혼자서 외곽 순찰로로 들어섰다. 본래 순찰은 2인 1조가 원칙이지만, 쉬게 해준다는데 뭐라할 사람 있겠어? 쿡쿡. 아아, 여긴 좀 맘놓고 걷겠구나. 설마 누가 지나가진 않겠지? 횃불 하나 들지 않고 어두운 성벽을 따라 걸으며, 슬며시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애초에 이럴 생각으로 혼자 순찰을 나온 거니까. 솔직히 야외에서 이런 짓을 하는 건 생소하고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누군가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더 흥분되는 듯했다. 우잉, 나 진짜 변탠가? "쩝, 하긴 이렇게 어두운 데서 누가 날 보겠어? 사람들이 안 보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 뭐. 그럼 아예 대담하게 좀 가볼까나..." 나는 내 소드마스터로서의 감각을 믿기로 하고 대담하게 아예 웃옷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누군가가 내 어깨를 짚었다. "레이린." "힉?!" 뭐, 뭐뭐뭐뭐야?! 아무것도 못 느꼈는데! 정말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등골이 쭈뼛 서는 것을 느끼며, 재빨리 몸을 뒤집으며 검을 휘둘렀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내 비밀을 알았으니 입다물어 줘야겠어! 검을 휘두를 때까지만 해도 내 검이 정체모를 인간을 제압할 것을 전혀 의심치 않았지만, 다음 순간 다시 한 번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대는 내 검을 맨손, 건틀릿 하나 끼지 않은 맨손으로 쳐낸 것이다. 채앵! 튀, 튕겨냈어?! 맨손으로 내 검을 튕겨내다니! 말도 안 돼! 상대가 피스트마스터라도 된단 말이야? 아리아 제국에 피스트마스터는 없는데? ....그래, 그렇군! 빠르게 뒤로 뛰어 거리를 벌리며 그림자 속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으르렁거리며 검을 겨눴다. "누가 보냈나. 세날의 잔당인가? 크로스왕국? 그도 아니면 자이 연맹국? 어떻게 황궁까지 들어왔는지 몰라도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 마라!"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부하를 데려오는 건데. 어떻게든 틈을 노려서 호각을 불어야 해! 저자는 나보다 뛰어난 실력자. 대체 누구지? 어느 왕국이냐! 제길, 몸상태만 조금 더 좋았어도...! 그나마 지금 상황을 알기라도 하는지, 카론이 허리놀림을 멈췄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이왕이면 상황을 보고 지원까지 해주면 더 좋을텐데. 일단은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해! 나는 이를 꽉 깨물며 검을 추켜들고 상대에게 감각을 집중했다. 그렇게 한참 신경을 곤두세우던 중,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왠지 저 실루엣, 낯이 익은데? "당신. 언제 나랑 만난 적 있나?"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냐?" ".....??" 어어어? 왠지 목소리도 엄청 낯익은데? 뭐지? 전장에서 자주 부딪혔던 사람인가? 아니, 세날의 마스터는 내가 베었는데? 왠지 모를 익숙함에 내가 자꾸만 고개를 갸웃거리자, 상대는 긴 한숨을 쉬더니 그림자에서 걸어나왔다. 아앗!? 저, 저 사람은...! "베른 영감탱이?!" "그래, 나다! 네 스승 목소리도 기억 못하는 거냐!" 놀랍게도 그 얼굴은 내 스승이자 근위기사단의 수장, 동시에 대륙제일기사(First Knight)란 영예를 지닌 베른 카 세라이즈 -그냥 베른 영감탱이- 였다. 하, 하기사 베른 영감 아니면 제국에서 내 검을 맨손으로 막을 사람은 없지. 근데... 이 상황을 어쩌지? 나는 얼른 검을 집어넣고서는 삐질삐질 식은땀을 흘렸다. 에구구, 좀 알아봤어야 하는데... 나도 참 나다. 어떻게 이 영감을 못알아봤지? 이, 일단 자리를 좀 피하는 게... 내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는 걸 봤는지 베른 영감탱이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당장 달려오지 않으면 내 칼맛을 보게 될 거다." "죄송합니다!" 나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영감 앞으로 달려갔다. 이 영감은 진짜 벨 사람이야! 생명의 위협이 느껴져! 아우우, 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 그렇게 내가 바로 앞에서 부동자세를 취하자, 영감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내 상체를 가리켰다. "으휴, 일단 그 옷자락부터 어떻게 좀 해봐라." "네? 앗!" 우악! 가, 가슴이 다 보이잖아! 으으으, 이게 왠 창피. 자, 잠깐 그럼...? "서, 설마 다 본 거에요?"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불길한 상상에, 나는 제발 아니라고 말해주길 바라며 영감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영감은 내 기대를 간단히 무시해 주었다. "다 봤다." "어... 어디서부터요?" "쩝, 하긴 이렇게 어두운 데서 누가 날 보겠어? 부터." "...엘라인이시여!!" 결국 다 봤다는 거 아냐! 아아악! 창피해! 쪽팔려 죽을 거 같아!!! 으어어어, 이런 영감탱이한테 그런 꼴을 다 보이다니...! 흑흑. 나 이제 시집 못 가... 내가 솟구치는 부끄러움에 쪼그려앉아 눈물을 찍어내자, 영감은 한숨을 푹푹 쉬며 말했다. "어휴, 대체 넌 황궁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거냐? 카론이 그렇게 만족을 못 시켜주디?" 바로 그 카론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크흑, 이걸 말할 수도 없고! 나와 카론의 관계를 유일하게 아는 베른 영감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 내 안에 자지가 들어있다는 것까지는 알 리가 없었기에 나는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영감도 나랑 카론이 이렇게까지 변태라고는 상상도 못할 테니까. 내가 꼬옥 입을 다물자, 영감은 다시금 한숨을 푹 내쉬고는 몸을 돌렸다. "너도 이제 애가 아니니 알아서 하겠지만, 그래도 뼈 삭지 않게 적당히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