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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무협 소설]천년백첩랑(와룡생) - 20편 (20/52)

2026-09-23 17:48:41 조회 8
"사부! 같이 가야지...... " 아수주개도 입에 털어넣었던 돼지다리를 집어던지며 일어섰다. 그때, "어마.... 화화신개 선배님께서 이곳에 계셨군요. " 영롱한 교성을 흘리며 여인이 화화신개와 태구영이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크크크.... 천하의 옥황성 공주께서도 본인에게 볼일이 있으시던가? " 화화신개가 술에 취한듯한 걸걸한 음성으로 말을 토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때, "아우.... 난 가야겠네. 훗일날 봄세. " 화화신개가 태궁영에게 하직을 고하며 서둘러 주루의 입구로 다가갔다. "어머.... 선배님.... 저 때문에 가시는 것인가요. " 여인이 화화신개에게 말을 하며 조용한 발걸음으로 다가갔다. "크크크.... 옥황성의 공주께선 아우인 천년서생에게 볼일이 있는 것 같은데... 어서 일 보게나.... " 화화신개는 웃으며 주루를 벗어났다. "선배님 죄송해요. 훗일 인사를 드리기로 할께요. " 여인은 사라지는 화화신개의 뒤에 가볍게 포권을 올려 예의를 취했다. 뒤에서 그녀의 곁을 스쳐 아수주개가 빠른 동작으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그 시작 태궁영의 귀에는 화화신개의 전음이 울리고 있었다. "클클클.... 이놈 아우야. 무형이 준 신패를 잘 간직하거라. 그것은 본 신형의 신물이노라.... " "네가 필요하면 개방 어디에서든 그것만 보이면 되리라. " "노선배님...... " "떽.... 형님께 선배라니.... 갈태황 그 늙은이의 부탁을 받고 너를 도울 뿐이다..... 너무 감격해 하지마라. " 점음은 곧 사라져 버린 모양이었다. (후후...... 장인어른과 무척이나 친한 모양이군...... 화화신개는 나에게 커다란 도움을 줄 수가 있을 것이리라. ) 그때, "천년서생..... 옥황성의 여우에게 깊이 빠져들지 말아. " 나즈막하게 들려오는 아수주개의 음성에 그는 피식 실소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후후.... 괴이한 사부와 제자로군. 그 몰골에 사향을 뿌리고 다니는 몰골이라니... ) 그때, "공자... 같이 합석해도 되겠지요? " 여인은 나직한 교성을 토하며 태궁영의 맞은편에 조용히 앉았다. (후후.... 이 아름다운 여인이 나의 첩이 될 미남계의 목표인 동방수려란 말이지... 이거 그런대로 기분은 괘찮군. ) 그의 가슴속에 기이한 감정과 아울러 뇌리가 재빠르게 회전했다. 그러나, "물을 필요가 무엇있겠소.... 이미 낭자께서는 앉아계시지 않소이까. " 순간 두 사람의 손이 마주쳤다. .......... 태궁영은 자신의 가슴구석이 뭉클해지는 어떤 충격을 느끼고 가슴에 덜컥하였다. 여인도 역시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단 한 번의 눈맞춤에 그들은 어떤 충격을 느끼고 있었다. (아! 이 사내... 나의 혼백을 빨아들일 것 같은 강렬함이 있어.... ) (아! 인세에 이런 여인이 있었단 말인가.... 미남계가 잘못되면 무산되겠군..... ) 그들은 동시에 야릇한 감정에 동시에 몸을 떨고 있었다. "무슨 일로 본인을 찾으셨소이까? 본 공자는 낭자에게 볼일이 없는 것 같은데..... " 태궁영은 관심이 없다는 듯 자신의 앞에 놓인 술을 들이켰다. "공자께서 천년서생이라는 소야 태궁영 공자가 확실하온지요? " 여인이 아름다운 미성(美聲)으로 그의 말꼬리를 물었다. "그렇소만.... 본 공자는 낭자를 알고있지 않소이다..... " 태궁영이 그녀에게 관신이 없다는 듯 다시 한잔의 술을 따라 마셨다. 그러나, 동방수려.... 당신은 이제 본인이 펼친 미남계에 걸려들고 있소...... 태궁영의 가슴속에는 다른 뜻의 말이 맴돌고 있었다. "소녀는 옥황성의 동방수려라고 해요..... 공자의 소문을 익히 듣고 있었어요.... 소녀는 공자에게 어떤 제의를 하기위해 찾아왔어요. " "난 흥미가 없소.... 술마시는데 흥을 깨지 말아주시오. " 태궁영의 입에서 그녀가 상상하지도 못한 냉담한 음성이 터져 나왔다. 그때, "건방진 놈... 감히 소공주님께 무례하다니. " 쇄------ 액------- 동방수려의 두에 시립해있던 청의무사가 날렵하게 일검을 뽑아왔다. 그러나, 채----- 앵------ "우욱! " 한줄기 금철소리가 울리며 청의무사가 무려 이장이나 그대로 퉁겨나갔다. 아! 보라, 이내 태궁영의 앞에는 쌍검이 교차되어 태궁영의 몸을 완벽하게 보호하고 있었다. 거패사령 거웅.... 검의 주인은 태궁영의 호위무장인 거웅이었던 것이다. "우욱..... 꽤씸한..... " "놈..... 감히..... 목을 바쳐라. " 채------ 앵------ 창----- 동방수려의 등뒤에 있던 이십여 명의 무사들이 번개같은 몸짓으로 각기의 병기를 뽑아 태궁영을 겨누었다. "클클클.... 감히 소야님의 앞에서 주둥아리는 나불거리다니.... 간이 부었구나. " 거패사령 거웅이 가소롭다는 듯 쌍검을 예리하게 교차시켰다. 그러나, "멈춰요.... 누가 감히 검을 뽑으라고 했나요... 감히..... 나는 검을 뽑으라고 명령한 적이 없어요. 이분을 노하게 하지 마세요. " 동방수려의 목소리는 그들의 검을 거두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도의 부랑아들이 우두머리는 잘 두었군..... 덕분에 생명이 길어졌군. " 태궁영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울려나왔다. 그러나 옥황성의 무사들은 함부로 경거망동 할 수가 없었다. 태궁영 뒤에서 쌍검을 뽑아든 거웅의 신위와 몸짓도 그러하지만 자신들을 저지시킨 동방수려의 안색도 그리 맑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죄송해요...... 감히 실례를 해서..... 본 소녀가 사과드려요. " 태궁영의 안색을 살피던 동붕수려가 깊숙히 몸을 굽혀 사과를 했다. 그녀의 그러한 자태는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었다. (후후...... 본 공자가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겠군. ) 딱! 그의 손가락이 튕겨지며 맑은 음향이 주루를 울렸다. 순간, "부르셨습니까 소야! 소인이 등봉루주(登鳳樓主)이오이다. " 바닥을 구르듯이 한 인물이 달려나왔다. 몸집은 거웅과 비슷한 정도로 온몸에 비계가 붙었고 눈은 초생달같은 형상이었으며 손에는 금빛이 감도는 주판을 거머쥐고 있었다. 그는 금보장이 관장하는 중원오백주루(中原五百酒樓)중 이곳 등봉루를 주관하고 있는 금판상야(金板商爺)였다. "금판상야! 본 소야는 이 소저와 할 이야기가 있다. 주루의 모든 손님을 아래층으로 내려가게 하고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마라. " "존명. " 금판상야의 허리가 깊숙이 굽어지고 그의 신형은 손님들 사이를 헤집었다. 순간, "오 저 분이 천년서생이시다. " "오! 저 분이 황금신의 손자이신 소야님이시다. " 주루에 있던 손님들이 소야를 쳐다보며 감탄의 소리를 토하며 서둘러 이층루각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루주! 오늘 이 자리에 있던 손님들의 음식값을 하나도 받지 말도록! 손해본 것은 본야(本爺)가 모두 배상해 주겠다. " "존명. " 루주 금판상야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주객들에게 사정설명을 하자 주객들은 오히려 기분이 좋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주루에서 사라져 갔다. 잠시후 주객뿐만 아니라 금판상야까지 사라져버린 주루에는 소야와 거패사령, 그리고 동방수려와 옥황성의 고수들 뿐이었다. 딱---- 딱------! 한순간 태궁영의 손에서 다시 맑은 음향이 두 번 울렸다. 그때, 스------ 스----- 슷, 벽과 지붕 그리고 마루밑에서 연기가 스미듯이 열 여덟 개의 환영이 피어올랐다. 한결같이 신태비범한 기도를 지닌 스물 안팎의 젊은 고수들이었다. (이.... 이럴 수가... 이토록 지척에 고수들의 잠복이.... 도대체 이들의 무공은 어느정도인가! ) 찰라지간 동방수려의 미간에 짙은 회의감이 지나가고 있었다. (금보장... 황금만 노리는 상귀들이 아니었다.... 가공한 무위의 소유자들..... ) 진정으로 동방수려는 놀라움의 외침을 토하고 있었다. "소야금보대에게 명한다. 주루를 물샐틈 없이 막아라. 한 마디도 밖으로 새어나가서는 아니된다.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말아라! " "존명. " 스스스----- 슥------ 소야금보대는 희미한 파공음을 울리며 나타났던 곳으로 다시 사라졌다. 어떤자들은 벽속으로 어떤자는 지붕속으로...... 심지어는 탁자속과 마루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제서야 동방수려의 뒤에 서있던 십인의 청의무사들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그들은 옥황성 청의대(靑衣隊) 소속의 특급무사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소야금보대의 무위에 뼈빠지는 좌절감을 맛보아야 했던 것이다. "가공하군요.... 그들은 누구죠? " 동방수려가 감탄하며 신음을 토하며 물었다. "본인은 무공을 모르오! 그들은 본인의 신변을 보호하는 호위들이오이다. " 태궁영은 담담하게 웃으며 한잔의 술을 따라 마셨다. "소저도 한잔 드시겠소? " 태궁영의 한마디에 동방수려는 빙그레 웃으며 술잔을 집어들었다. 쪼르르륵----- 태궁영은 술병을 들어 그녀의 손에 들린 잔에 가득 채워 주었다. "소저 이제 본인을 보고자 했던 이유를 말해 보시오! 본인은 소저가 천기서원에서부터 본 공자를 따르고 있음을 이내 눈치채고 있었소이다. " "아----- 그랬던가. " 이미 그는 천기서원에서부터 자신을 따르는 그녀의 존재를 알고 있었단 말인가. "그것을 아고 있었다니.... 이, 이야기가 조금은 수월해지겠군요. " 동방수려는 술잔을 놓으며 아름다운 미성을 토해내었다. "본인은 소저께서 본 공자를 추적하는 이유를 알고싶소. 이유가 합당치 않으면 본인을 암살하려고 했다고 판단해 버릴 것이오. " 태궁영은 족므 장난스러운 말을 토했다. "호호... 다행히 살수가 아니라서 다행이군요. 소녀는 공자께 한가지 제안을 하려고 왔어요. " "그것은 아까 들은 말이오..... 그 제안이 무엇이오? " "호호.... 소녀는 공자께서 소녀의 이야기에 흥미가 당기리라고 생각해요..... 공자는 천통의 재질을 가지셨고 더구나 황궁의 부마에 십매어사 (十梅御士)이니까요. " 그녀는 태궁영의 신분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말투였다. "하하.... 그래요..... 소저는 본인의 비밀을 너무 많이 라고 계시군요. " "그래요. " 그녀는 차분한 웃음을 흘리며 냉철하게 대답했다. 그때, 히죽, 태궁영이 가볍게 검미를 찌푸리며 미소를 보냈다. 오오! 그 황홀한 미소, (윽.... 천년쌩의 눈은 너무 신비해.... 어!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 그녀는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실태를 깨닫고 옥용을 빨갛게 물들여 버렸다. "소녀는 공자께서 마운살루의 살수들의 요격을 받았음을 알고 있어요. 소녀는 공자의 안전과 생명의 보장을 지켜드리기로 했어요. " 그녀의 입가에서 맹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본 공자의 목이라.. 그것은 커다란 거래가 될 수 있겠군. 그래. " 그러나, (후후.... 동방수려, 너도 이미 본 소야의 미남계에 걸려들었다. ) 태궁영의 마음속에 울려퍼지는 웃음, "본 성에서 공자를 군사(軍師)의 예로 초빙하겠어요. 그 대가로 공자의 금보장 전 세력을 본 옥황성에서 목숨을 걸고 돌봐드리죠. " "호! 과연 내 목이 그만한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군... 옥황성은 무엇인가 커다란 착각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군.... 하하하. " 태궁영은 어이없다는 듯 커다란 웃음소리를 토했다. "공자, 중원은 혈운에 잠겨가고 있어요. 이미 중원 십이강 중 사강(四强)이 중원을 짓밟고 있어요. " "이미 알고 있소..... 그것은 당신들 옥황성을 치기위한 것이 아니오. " 태궁영은 조금은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하지만 그들이 옥황성을 친다면 중원은 설땅이 없어요. 당신의 기반은 물론 당신의 처가인 황궁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예요. " 그녀의 말은 일리가 있는 것이었다. "소저의 말은 어느정도 알고 있소. 그러나 난 혈풍에 시달리고 싶지는 않소이다. 본인의 재주만으로도 본 공자의 기반은 견디어갈 수가 있소. " 그러나 태궁영은 여전히 냉랭히 대답할 뿐이었다. "공자! 우리는 천문대학사제 당신의 정기(正氣)에 대해서 이미 듣고 왔어요. 당신은 이 난세를 헤칠 난세의 구성(求星)이예요. " 그녀의 음성은 간곡하게 변해갔다. "아니요. 난 난세의 구성이 아니요. 책을 파는 서생일 뿐이오. 더구나 난 무공을 모르오. 무림의 세계는 무공이 모든 것을 말한다고 알고있소. " 태궁영은 자신의 입장을 반복해서 알렸다. "상관없어요! 열명의 용장보다는 한명의 지장이 승리하는 법, 우리는 당신의 그 통천가공(通天可恐)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예요. " 그녀의 음성은 울먹임이 되었다. (흐음..... 이제 눈물까지 동원하는군. 이제 슬슬 시작해 보도록 할까. ) 아니 도대체 무엇을 시작한단 말인가? "본인은 그대와 옥황성의 청을 도와준다면 당신은 본 공자에게 무엇으로 보답할 것이오. 본인은 무공이 없어 언제 죽을 지 모르잖소. " 그의 말에 동방수려의 미간에 희미한 빛이 일렁이다가 사라졌다. (조금의 희망은 있어.... 이분을 잡아야 돼 그래야 중원이 살아날 수가 있어. ) "소녀가 항상 당신의 호위가 되겠어요. 그리고 저분 거패사령이란분과 아까 보았단 소야금보대의 무공은 당신을 보호하기에 충분하잖아요. " 그녀의 음성은 완전한 애원의 도를 지나치고 있었다. (후후후..... 이제 슬슬 마각(馬脚)을 드러내 보일까..... ) 태궁영은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웃음을 참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좋소! 난 중원을 건질 수가 있는 지혜를 가졌다고 장담하오. 당신들이 말하는 정도를 도와 마세(魔勢)를 물리쳐 보겠소. " "고마워요... 저는.... 옥황성내의 부군사(部軍師) 신분이에요. 이제 공자께서는 본 옥황성의 군사가 되었어요. " 그녀는 자신의 품속에서 황금색이 일렁이는 하나의 패를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옥(玉). 패의 전면에 아름다운 필체로 새겨진 단 한자였다. 패는 황금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어른의 손바닥 만큼이나 커다란 것이었으며 뒷면에는 승천하는 용(龍)의 그림이 곧 날아갈 듯 새겨져 있었다. 태궁영은 패를 받아 자신의 품속에 갈무리 하였다. 순간, "군사를 뵈오이다. " 동방수려의 뒤에 서 있던 십여 명의 무사가 허리를 꺾으며 부복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감탄의 기색과 어떠한 일을 이루었다는 성취감이 넘치고 있었다. 동방수려의 얼굴에도 안도감과 짙은 성취감이 어려 있었다. (후후... 동방수려.... 넌 나의 첩이 되고 말게야..... 그것은 어떤 변동이 있어도 기정사실이다! 변동이란 있을 수가 없어. ) 태궁영의 입가에 가는 미소가 어렸다. "부군사! " 태궁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동방수려를 불렀다. 순간, 동방수려는 어떠한 생각에 빠져 있었는지 그의 물음에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들었고 그녀의 얼굴엔 온통 홍조가 물들고 있었다. (후후..... 동방수려.... 당신은 환영에서 헤어날 수가 없을거야! 당신은 이미 본인이 펼친 색안미령공(色眼美靈功)에 제압당하고 말았지! ) 아아! 어느새, "본 군사는 열흘 뒤에 스스로 옥황성에 들도록 하겠소. 본인은 그전에 해야할 일이 있소. 돌아가서 기다리시오. " 그의 입에서 온유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 27 장에 계속 [3065]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27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1/29 10:04 읽음 :1497 관련자료 없음 ------------------------------------------------------------------------------ 제 27 장 血海帝后의 危機 밤(夜), 스스스슥.......! 문득 바람과 같은 낮은 파공성이 울리며 수많은 인영(人影)들이 나타났다. 창백한 달빛속에 드러나는 수없이 많은 인영들, 하나--- 열--- 백---- 일천(一千)----- 일만(一萬)------- 적어도 만여 명은 넘을 듯이 보이는 각양각색의 인영들, 아! 수없이 많은 인영들이 나타나는 이곳은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대명태산(大明太山). 호북성(湖北省) 우성관(宇城關)에서 하남성(河南省)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대산으로 열 네 개의 봉우리를 가지고 있다. 예로부터 무기제조의 음뜸으로 치는 묵옥강철(墨玉鋼鐵)의 생산으로 유명한 곳. 그러나 그것은 주로 호북성 방면에서 생산된다. 대명태산의 하남성 방면은 워낙 깊고 음침한 산과 계곡이 첩첩(疊疊)이어서 그누구라도 심지어 맹수라도 다니기를 꺼려한다. 검극(劍極)처럼 치솟은 날카로운 암석군(巖石群)과 수백 장에 이르는 날카롭고 매끄러운 절벽은 가히 나는 새의 발걸음조차 거부한다. 그 중, 수회곡(獸回谷), 산천을 울리는 맹수들조차도 돌아간다는 험곡 중에서도 더욱 험곡인 곳으로 이름이 말해주듯 글자 그대로 죽음의 계곡이다. 호리병같은 지세로서 넘나들기조차 힘이 든 지형이다. 바로 이 수회곡에서 묵옥강철이 생산되고 있었다. 이 맹수조차 피해간다는 수회곡 주위에 수많은 인영들이 나타난 것이다. 대체 누구이기에 험난하기로 소문난 대명태산의 호혈인 대명태산 제일사곡 (第一死谷) 수회곡에 나타났단 말인가? 이미 묵옥강철의 산지로서는 이름을 잊은지 오래된 곳이 아닌가? 설사 도적이라도 해도 묵옥강철은 얻지 못하고 허탕을 치게 되리라. "....... " "........ " 그들은 수만명의 무리들임에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하게 정렬했다. 누가 숨만 크게 쉬어도 소리가 울릴듯한 너무나 조용한 침묵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의 선두, 십일인(十一人), 한 명의 홍의경장을 차려입은 여인과 백발이 성성한 열명의 노인이었다. 그들은 수회곡을 노려보고 있었다. 지옥(地獄)으로 들어가는 문처럼 을씨년스러운 마운(魔雲)이 감도는 수회곡, 문득, 홍의경장을 입은 여인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아아, 잔광(殘光)에 반짝이는 경국지색의 갈색피부를 가진 미인, 아름다움과 아울러 온몸에 신성스럽기조차 한 패도(覇道)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미인, 이 세상에 그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인은 단 한명 뿐이었다. 사해제후 어혜화! 바로 그녀였다. 그러나 그녀와 수명의 무인들은 자신들을 지켜보는 눈이 있음을 모르고 있었다. 문득, 사해신후는 싸늘한 안광을 반짝이며 중얼거렸다. "해경단! 네놈들이 감히 본 해왕도를 건드리다니... 그냥 두지 않으리라. 천참만륙을 해 고기밥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리라. " 그녀의 입에서 한기(寒氣)가 풀풀 날리는 음성이 토해져 나왔다. 한순간, "쳐라! " 사해제후의 교갈이 수회곡의 수목을 울렸다. "와---- 아! " "쳐라! 동료의 원수를 갚아라! " "크흐흐흐... 감히 본 해궁도에 피를 흘리다니....... " 마치 벌집을 뛰쳐나온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수회곡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몸을 덮쳐가는 남해 칠십이군도의 무인들,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드높던 그들도 수회곡에 들어서자 일순 멈칫했다. 정적, 분명 해경단의 무리들이 이곳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았건만 수회곡은 너무나 조용하기만한 것이 그들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 아닌가!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눈앞에는 무수한 전각이 세워져 있건만 수회곡은 조용하기만 했다. 사해제후와 십대도주, 그들의 안색이 일순간 창백하게 변했다. "함정이다! 전군(全軍)은 회상미리진(廻像迷里陣)을 펼쳐 기습에 대비하라! " 사해제후의 뾰족한 교갈이 수회곡을 울렸다. 돌연, 팟----- 퍼퍼----- 퍼펑-----! 하늘에 수십 개의 폭죽이 오르며 수회곡이 대낮처럼 밝아졌다. 순식간에 노출되어 갈팡질팡하는 수만 명의 남해군도의 절정고수들이 보였다. 남해의 절정고수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라 갈팡질팡 진이 흩어졌다. "이..... 이럴 수가! " 사해제후의 입에서 망연한 탄식이 입술을 비집고 미어져 나왔다. 그 순간, "크흐흐.... 천둥벌거숭이같은 계집, 감히 중원십강인 마운살루로 들어오다니! " "크크크.... 마운살루의 힘을 보여주지! " "클클클...... " 여기저기서 비릿한 살소가 울리며 검은색 일색인 흑영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들의 마소(魔笑)와 그들의 신형이 드러나는 순간, "허----- 헉! " "해경단이 아니라 살수집단 마운살루였단 말인가? " "이...... 이럴 수가! " 남해의 무인들이 대경실색하여 우왕좌왕하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얼굴에 당황함과 곤혹감, 공포와 경악이 삽시간에 그들을 휩쓸었다. 아아......! 그 누가 놀라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지상최고의 살수집단(殺手集團), 그 공포의 마운살루를....... 사해제후,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녀의 옥용에도 당혹과 경악의 기색이 역력했으나 곧 일문의 종사(宗師)답게 냉정한 이성을 회복하고 교갈을 터뜨렸다. "적이 비록 살수집단 마운살루(魔雲殺樓)라고는 하나 우리 또한 천년의 역사를 지닌 해궁이다. 모두 맞서 싸우며 이녕(夷寧)으로 퇴각하라! " 그렇다. 거함(巨艦)을 띄우고 있는 이녕까지만 퇴각하면 그들은 두려울 것이 없으리라! 휘------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