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무협 소설]천년백첩랑(와룡생) - 17편 (17/52)
"전원 퇴각하라! " 그러자, "존명! " "크흐흐.... 아깝지만 다음에 보자. " 백의인들은 더할 수 없이 신속하게 신형을 뽑아올려 사라져갔다. "멈추어라! " 독황림의 독황십대호법이 신속하게 몸을 날려 그들의 뒤를 ㅉ았다. 허나, 그들의 신형은 이미 성벽을 넘어 자취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제아무리 천하의 독공과 무공을 지닌 그들이라지만 이미 성벽을 넘어 사라진 백의인들을 어찌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 이럴 수가.....! " 독황 만독산, 그의 안색은 백짓장처럼 하애졌고 신형은 중풍이 든 듯 부들부들 떨고 있었따. 그의 가느다란 눈에서는 새파란 살광(殺光)이 줄기줄기 뻗어 나왔다. 급기야, "으드득! 옥황성놈들, 감히 잠자는 사자를 건들다니... 능지처참을 해도 시원찮을... " 이를 가는 만독신의 모습은 마치 아수라를 연상시킬 정도로 흉칙하게 일그러졌다. "십대호법! " 그는 시선을 돌리며 분노에 찬 음성을 토했다. 순간, 스스스스------ 휘----- 이----- 익---- 만독신의 앞에서 떨어져 내리는 신쾌비범한 열 명의 노인, 십대호법은 만독신의 앞에 부복하며 머리를 땅에 짓찌었다. "아아..... 독황이시여.... 소인들이 무능하여... 소인들에게 벌을 주십시요.... " "노신들이 불민하여 이런 대죄를 지게 되었습니다.. " 그들은 머리를 땅에 박으며 사죄했다. 쿵-----! 쿵! 독황의 얼굴이 찌푸러지며 지독한 살기가 피어올랐다. "그만-----! " 그의 호통소리에 열 명의 호법이 일제히 고개를 쳐들어 독황을 응시했다. 머리에는 피가 흐르고 흐른 피는 눈두덩을 가리고 있을 정도의 상처였으나 그들의 표정에는 아픔이나 원망의 빛은 추호도 없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독황의 눈에 핏발이 섰다. "옥황성! 받은 것은 열배로 돌려준다! 진군준비를 서둘러라! " "존명(尊命)! " 일제히 고개를 숙인 십대호법은 곧바로 사방으로 비산했다. 휘------ 이---- 이.........! 스스스스..... 독황의 몸서리 쳐지도록 살벌한 얼굴이 타오르는 전각들을 향해 돌려졌다. 화르르르..... 타------ 탁.... 탁! 아직까지도 독황림의 수많은 전각은 연기를 피워올리며 타오르고 있었으며 타오른 기둥은 지붕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듯 부서지고 있었다. "받은만큼 돌려준다! 이 세상에 본 독황림의 독을 이길 수 있는 자가 있으리라고는 결코 믿지 않는다. 각오하라! 옥황성! " 독황만독신의 얼굴에 냉기가 날리며 날카로운 두 눈에 핏발이 섰다. 한편, 독황림에서 오백 장이나 벗어난 조그마한 야산이 중첩된 야산군(野山群)의 한 곳, "호호호... 이제 벗으세요. " 짤랑한 교소가 울려퍼지며 장내에 대소가 울려퍼졌다. "하하하.. 역시 소주모(小主母)! 정말 귀신도 속아넘어갈 계교입니다. " "하하하.... 정말 통쾌했습니다..... 오랜만에 몸도 좀 풀고.... " 좌중은 한바탕 웃음소리와 함께 술렁거렸다. 헌데, 백 명에 달하는 백의인들이 모두 운집해 있는 것이 아닌가. 옥황성에 침입해 그들에게 막대한 타격을 준 신비한 백의인들, 그들은 선두에 지휘하던 백의복면인을 중심으로 빙 둘러싸고 있었다. 그런데, "호호호...! 이 거추장스러운 허물들을 벗어 버려요. "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감추었던 백의복면을 벗겨내었다. 드러나는 얼굴, 오오...... 현란했다. 어딘지 모르게 장난스럽기도 했지만 고귀한 기품이 엿보이는 아름다운 이십 대의 미녀, 바로 천통재녀 동방청! 천하의 지혜를 머리에 담고 있다는 소야의 일첩(一妾) 동방청이 아닌가? 그녀가 변장하고 산서에서 이곳 청해까지 와서 독황림을 급습했다는 말인가? "하하! 소주모께서는 역시 아름다운 여걸이십니다. " "하하..... 여부가 있나. " 여기저기에서 경탄의 대소가 흐르며 백의복면을 벗어들기 시작했다. 또한 모두 입고 있던 옥황성의 상징인 백의를 벗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스슥----- 드러나는 안의 옷(衣), 그것은 금(金)의 색에 버금가는 찬란한 금의(金衣)가 아닌가. 아아..... 바로 일백 명으로 이루어진 금보수호대(金寶守護隊)! 금보수호대주는 지금 태궁영의 명을 받아 임무를 떠나고 대신 동방청이 임시 대주로서 지휘하고 있는 금보장의 가공세력 금보수호대였다. 각기 무공이 초일류(超一流)에 이르고 있는 극강고수들. 동방청. 그녀는 샛별같은 눈을 반짝이며 천공을 주시했다. (호호...... 일차계ㅎ은 성공이야.... 낭군께서 무척 좋아하실거야. ) 문득, 그녀의 입가에 고운 미소가 어렸다. (호호... 독황림은 곧 옥황성을 치려고 할테고... 모든 것은 낭군의 손에서 놀고 있어.. 화서군(花西君) 언니의 일은 잘되어 가고 있는지 모르겠군. ) 그녀의 입가에 예쁜 미소가 어리며 고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화서군! 금보장 금적산의 제자로서 중원무림에 홍의나찰(紅衣羅察)이라고 불리는 여인, 그녀도 지금 어디에서 한 건(?) 올리고 있단 말인가? × × × 태산에 자리잡은 거대한 장원에서는 맑은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거대한 장원, 중원의 북악(北嶽)이라는 태산의 웅장한 지형에 자리잡은 성채와도 같은 장원, 이미 자시(子時)가 넘었건만 장원의 불빛은 명멸하듯 밝혀져 있었다. 중원에서는 이 장원을 비도장(飛刀莊)이라고 부른다. 중원십강의 일파로서 근래 산동 뿐만 아니라 산서성까지 완전 정복한 거파, 그런데,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눈이 있었다. 장원에서 삼백 장 떨어진 갈대숲에는 수백쌍의 눈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백의를 입고 있었으며 백색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또한 가슴에는 한결같이 용사비등의 필체로 황(皇)이라고 수놓아져 있었다. 옥황성의 복장이 아닌가. 그들이 왜 비도장을 노리고 있단 말인가. 맨 앞에 있는 복면인은 유난히도 가냘퍼 보였다. "축시(丑時)가 되면 일제히 공격을 시도하겠어요! 그것이 소야의 명이었어요. 여러분은 옥황궁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넘겨야 해요. " 복면인의 입에서 가냘픈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그러면 그 사람은 여인이었단 말인가? 그런데, 비도장을 치며 비도장에 자신들의 증거를 남기자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하지만 그녀의 말을 음미해보면 조금은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소야(少爺)..... 그것은 금보장의 소장주 소야 태궁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들 역시 금보장의 무인들이 위장한 모습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역시 지휘하는 선두의 여인은 홍의나찰 화서군이 분명하리라. "흠....! 청매(靑妹)가 독황궁을 잘 요리했는지 모르겠군.... " 이렇다면 그녀는 분명히 홍의나찰 화서군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녀는 태궁영의 지시를 받고 태산에 있는 비도장을 치러온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받은 명은 정면 충돌이 아닌 옥황성의 증거만 남기고 오라는 것이었다. 일순, 그녀의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 (소야.... 너무도 멋있는 분... 항상 그 곁에서 지켜보았지만 너무도 멋진 분이야.... 아아... 그런데 그분은 나를 조금도 생각지 않으시니.... 내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 아아.......! 그녀도 소야를 사랑하고 있단 말인가. 여인의 마음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고 하더니 그녀도 태궁영을 사랑하고 있음을 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호오.....! 소야가 금보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겨우 다섯 살이었지. 사부조차 감히 하대를 할 수 없으시리라고 하셨단 분...... ) 그녀의 생각은 점점 골몰해졌다. (늘 그분은 엉뚱한 행동만 하셨지. 불과 여섯 살 때 백첩을 거느리고..... 그런데 아직까지 백 명의 여인이 화합하고 싸움한번 하지 않는 것 보면 참으로 대단해. ) 그녀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스물 다섯의 여인에게 있어 홍역처럼 다가온 사랑인가. 허지만 그녀의 사랑을 태궁영은 알고 있는 것인가? (만능... 그분은 만능이시지... 불과 몇 일만에 공주의 부마가 되시지를 낳나.. 모든 것이 신비한 분이야. 난.... 그분의 명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해. ) 그녀의 눈이 몽롱하게 변했다. 아마도 그녀는 소야의 명이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게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그녀는 불빛이 하나 둘 사그라지는 비도장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아름답고 환한 소야의 얼굴이 너무도 환하게 투영되고 있었다. (도저히 알 수가 없어... 어떻게 하여 소야는 옥황성을 수중에 넣을 수가 있다는 것인지.. 그렇지만 난 믿어... 소야는 여태까지 실패한 적이 없으니까! ) 그녀는 가슴을 지그시 눌렀다. 항상 그녀는 소야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르는 어떤 포만감을 느껴야 했다. 그때마다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제하기가 힘들었고 따라서 가슴을 누르던 것이 이제는 소야만 생각하면 가슴을 누르는 묘한 행동이 생긴 것이다. (소야는 지금 무엇을 할까? 동방제일지미 동방수려에게 또 어떤 흉계를 꾸며 그녀를 첩으로 삼을 궁리를 하고 있을거야. ) 그녀는 거기까지 생각하자 갑자기 질투가 치솟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단주(團主), 축시가 다 되었습니다. " 그녀는 불현 듯 정신을 차리고 비도장의 꺼져가는 불빛을 바라보았다. 이미 비도장의 불빛은 다 꺼지고 몇군데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는 갑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오백 명의 무사들이 눈에 횃불같은 정광을 이글거리며 마치 먹이를 노리는 늑대처럼 불빛이 꺼져가며 깊은 잠에 드는 비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입을 열었다. "제일대(第一隊)는 비도장의 우측을 맡아요. 제이대는 역시 좌측을 맡도록 해요. 본녀는 중군(中軍)을 이끌고 정문을 지키겠어요. "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는 오백의 무인들의 귀에 생생하게 울려퍼졌다. 그들의 눈에서 불빛이 타올랐다. "적을 멸(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주의를 옥황궁으로 끄는 것이 목적이에요. 어떠한 경우라도 본장의 이목을 노출시켜서는 안되는 것을 명심해요. " "예, 단주! "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오백의 무인들이 예로서 부복했다. "먼저 굉천뢰(宏天雷)로 방화를 하고 신속하게 비도장을 어지럽혀요. 시간은 정확히 반각, 반각만 견디고 물러나오세요. " "예! " "공을 세운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 오로지 교란이 목적이니까. " 그녀는 단호한 음성으로 오백 명의 무사에게 다짐을 주었다. "단주, 축시입니다. " 한 복면인이 다가와서 그녀에게 축시임을 알렸다. "자! 시작해요! 쳐라! " 그녀의 교갈이 터지고 검은 물체가 분분히 비도장 안으로 날아들었다. 그 뒤를 따라 오백여 명의 복면인들도 무서운 속도로 비도장에 육박했다. 슈----- 우------ 우---- 우! 쿠---- 르----- 르----- 릉! 쾅------ 쾅----- 콰---- 콰--- 쾅! 천지가 박살나는 듯한 폭음이 울리며 수백 명의 인물이 날아들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들의 투척은 이미 수십 채의 전각을 굉천뢰로 날려버렸으며 쾌속한 검법으로 날아드는 비도장의 무리들을 베고 있었다. 제 23 장에 계속 [2861]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23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1/10 15:33 읽음 :1720 관련자료 없음 ------------------------------------------------------------------------------ 제 23 장 千年書生 중원은 서서히 혈운에 잠겨가고 있었다. 그동안 무림의 전개 방향만 지켜보던 마도의 무리들이 서서히 태동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작전으로 인하여 일어나고 있는 현상임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금보장의 소야 태궁영, 소리없는 그의 바람은 서서히 불기 시작했다. 천년서생(千年書生).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이름이다. 천년 전의 역사는 물론 천년간에 걸친 중원의 모든 문학을 달통한 인물..... 소야 태궁영. 그러나 무림인들은 그에게 천년 서생이란 명호를 주었다. 그러나 무림인들은 그가 한 수의 무공도 펼치지 못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것은 중원의 소문이었고 그가 무공을 모르는 서생이라고 전했기 때문이다. 다만, 천통(天通)의 지혜와 끊이지 않는 대해와도 같은 방대한 문학과 지식에 통달해 있다고 전해져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소문의 진원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노산진(盧山津), 창강의 파양호(派陽湖) 변에 위치한 거대한 시진이다. 당금에 이르러 갑자기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 진으로 근자에 들어 장강을 거스르는 선박치고 노산진에 닻을 내리지 않는 배는 없었다. 그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과거, 노산진은 파양호에 위치한 한적한 촌락이었다. 그런데 삼년전 노산진에 거대한 서원(書院)이 세워지고 난후부터는 노산진에 온갖 문사가 드나들며 무수한 촌락이 생성되었다. 촌락이 생성되며 주루가 생기고 곧 시진이 생겨났다. 작금에 비교하기에는 천양지차가 일어난 노산진, 천년서생은 노산진에 처음 나타났다. 천기서원(天氣書院). 오늘의 노산진을 있게 한 거대한 서원이었다. 서원의 규모는 만명의 대건을 수용할수 있으리만치 거대한 것이었다. 주위 오백장을 둘러친 담장은 제쳐두고라도 장원내에 우뚝우뚝 솟아있는 고루거각들과 거각에 가득 채워진 수많은 고서들. 중원의 모든 책을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노산진은 천기서원을 찾는 문사들로 붐볐으며 중원천하의 문사들은 천기서원의 학사(學士)들과 담화를 하는 것을 무상의 영광으로 삼았다. 천기서원에는 항상 수 백명의 문사가 거주를 하고 있었으며, 그들 중 유난히 눈에 띄는 대학사(大學士)와 선풍도골의 문사 한명이 항상 천기서원에 있었다. 천문대학사(天文大學士) 우문현도(迂門賢道). 삼년 전 까지만 해도 위명이 쟁쟁하던 황궁 한림원 대학사의 신분이었다. 더구나 당금 태자의 스승으로서의 명망은 하늘에 닿아 있었다. 황궁 한림원의 오만 문인들의 신분을 상징하는 중원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그는 당금 나이 백 칠십 이세(百七十二世), 그는 황상에게 나이의 연로함을 빌어 낙향을 서둘렀다. 평소에 낚시에 깊은 취미가 있던 천문대학사 우문현도는 노산진에 거대한 장원을 세우고 천기서원이라는 이름을 지은 뒤 중원의 학사들을 불러모았다. 학문에 있어 그를 따를 자 없다는 전설의 인물 우문현도.... 그의 학문을 재기하기 위해 수많은 문사들이 그와 겨루기 위해 노산진으로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박학다식한 학문을 따를 수가 없었다. 우문현도는 그에게 도전한 열명의 문사를 골라 천기십학사(天氣十學士)라 이름 지은 뒤 그들을 깨고 올라온 문사들과만 학문을 논했다. 그러나, 십학사가 생긴지 삼년이 지났건만 아무도 십학사를 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천문지리(天文地理)..... 경(經).... 잡(雜).... 속서(俗書)... 각각 한 방면에 달통한 열명의 대학사들...... 누구도 그들의 벽을 깨는 자가 없었다. 혹은 한 두 명의 학사들을 제친 문사도 있었으나 결코 열명의 학사들을 제친 문사는 중원천하에 어디에도 없었다. 더구나 십학사는 우문현도의 학식을 깨우쳐 더욱더 가공한 지경의 학문을 쌓으며 중원의 문사들을 오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중원에 경악하고도 남을 사건이 이 천기서원에서 일어났으니, "오....! 중원에 이리도 인재가 없더란 말이냐.. 누구든 본인을 꺾는자가 있다면 본인이 그의 발에 엎드려 부복을 자처하리라. " 탄식! 그것은 우문현도의 탄식으로 비롯된 것이었다. 그의 소문이 퍼지자 명예를 건 중원의 학사들이 우문현도에게 도전했다. 그러나 누구도 우문현도의 근처에 이를 수가 없었다. 그 누구도 십학사의 천룡의 기예를 꺾지 못하고 물러서서 자신들을 한탄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한 명의 서생이 노산진에 나타났다. 손에는 자신의 몸보다 큰 묵장(墨杖)을 집고 거대한 덩치를 대동한 미서생, "본인은 금릉의 금보장에서 온 소야라 하오. " 미서생의 입에서는 너무도 맑은 목소리가 흘러나와 자신이 금보장의 소야임을 밝혔다.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수많은 문사들이 결판의 시선으로 소야를 쳐다보았다. 그들은 소야의 소문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지난 대과(大科)에서 장원을하여 십매어사의 위(位)에 오르고 지금 있는 자리는 주혜련 공주를 얻어 부마가 된 행운의 사나이, 그의 소문은 이미 중원천하에 퍼져 있었다. "본인은 십학사와 먼저 겨루겠소. 시간제한은 각각 한 시진. " 그의 황당무계한 호언에 학사들의 이목이 찌푸려 졌다. 비록 자신들이 십학사에게 미치지 못해 십학사에게 학문을 전수받고 있는 입장들 이라고는 한다지만 태궁영의 발언은 그들을 격동시키고도 남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곧 현실로 드러나기에 이르렀으니, 천기노사(天氣老士) 탄영석(彈永碩). 그는 천기서원의 제일학사(第一學士)라는 지고한 신분에 있는 문사였다. 당금 칠십(七十)에 이른 그의 나이를 제쳐두고라도 그는 천기(天氣)에 있어 우문현도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진적이 없다는 천문의 대가이다. 그러나, 그는 다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말았으니...... "아..! 탄영석아.... 탄영석아..... 너는 칠십 평생을 헛살았도다. 천기(天氣)..... 천기는 내가 본 그것이 아니었어. " 탄식! 단 이각만에 그의 입에서 이 무너질 듯한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태궁영의 신색은 대변할 때와 달라진 것이 없는 너무도 담담한 신색이었다. 음양학사(陰陽學士) 한만권(漢萬權). 그는 천기서원의 제이학사로서 음양학(陰陽學)과 역(易)에 있어 타의추종을 불허한다는 천기서원의 석학(碩學)이었다. 달리 양의(兩義)라고도 불리우는 음양학, 그는 백이십 평생(百二十平生)을 음양학의 이론과 새로운 이론을 만들며 살아온 중원에서 둘도 없는 음양학의 대가이다. 일설에는, 그가 천기서원에 있는 이유는 우문현도에게 패해서 천기서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문현도의 간곡한 청에 의해 남아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도 일생에 있어 최초의 패배를 맛보아야 했으니.... 그것은 태궁영과 대진한지 딱 한 시진만에 하늘을 우러러 통곡했다는 사실이다. 오행수랑(五行秀郞) 하일연(河一蓮). 그녀는 천기서원에서도 홍일점인 여문사이다. 우문현도의 제자라고 소문도 있어 그녀는 오행(五行)에 있어 그녀를 따를자는 아무도 없으리라고 자부하고 있는 여인이었다. 오행을 알면 만전(萬全)을 안다...... 그것은 그녀의 지고무상한 지론으로서 그녀는 아직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어본적이 없다는 지론이기도 했다. 늘 남자처럼 행장을 꾸리고 다니는 특이한 여인, 그녀는 이미 백세가 넘었지만 이십세의 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찾아온지 단 일다경만에 자신의 문앞에 다시는 문사들을 만날 수 없노라는 팻말을 걸었다. 천기서생(天技書生) 궁영(弓榮). 모든 잡기에 달통해 있다는 천기서원의 제사학사(第四學士)로서 덕망이 높은 팔십의 노인으로 그에게는 괴이한 버릇이 있었다. 그의 명호처럼 천가지의 기술에 능(能)한 그는 자신의 거처를 방문한 학사들에게 천가지의 기예중 한 가지를 골라 지론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그의 서재에 태궁영이 찾아 들었다. "본인은 당신의 실력을 믿을 수 없소! 당신이 선택해서 고르는 것이 좋겠소! " 태궁영의 제안에 발끈한 천기서생은 금(琴)을 택했고 태궁영은 천기서생이 지목한 금(琴)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채 반시진이 되지 못하여., "오.... 내가 익힌 것은 십기.. 천기가 아니었다.... 천기라고 자부하는 나 궁영은 소야의 말끝도 못 미치는 재주로 천하를 우롱했다. " 꽈당------- 그는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기절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제서야 그곳에 모인 수백명의 문사들 사이에서 거대한 파문처럼 술러거림이 왔다. 만절서림(萬絶書林) 해황태(海皇泰). 명호가 말해주듯 만가지 절기에 능통(能通)하다는 천기서원에 다섯 번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너무도 저명한 학자. 그는 만가지 물음을 묻는다고 한다. 그것으로서 상대의 학식 정도를 파해칠수 있다는 신비의 학사. 여태까지 그는 만가지 이상을 물어본적이 없었다. 사실! 그의 열가지 물음조차도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당연한 것이다. "모르오! " 구천구백구십구개(九千九百九十九個)의 질문이 버려질 때까지 태궁영의 대답은 오로지 한가지 모른다는 대답이었다. 구천구백구십구까지의 물음을 물었을 때 해황태는 안색이 시뻘겋게 일그러져 차마 보기가 흉할 정도로 이그러져 있었다. 마지막의 물음을 물었을 때 태궁영의 대답은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르오. " 그러나 그 말이 떨어지자 마자 해황태는 신음을 토하며 혼절하고 말았다. 그런데 마지막 해황태가 물었던 물음이 무엇이었던가? 당신이... 모르는 것은 뭐가 있소? 그것이 바로 물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