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무협 소설]천년백첩랑(와룡생) - 11편 (11/52)
달군 쇠에 불을 붙인 듯한 기음이 터지며 반쪽 몸이 다시금 기이한 현상이 일며 주위의 기류에 파동을 일으켰다. 아, 저것을 어찌 인간의 무공이라 할 수 있으랴? 태궁영의 몸 반쪽에 차디찬 서기가 앉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휘류류류----- 차디찬 기류가 형성되며 주위의 모든 사물이 얼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거센 불길로 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하서고에 난데없이 일어나게 된 두 가지의 상반된 기류! 누가 이것을 인간의 몸에서 발출된 기류(氣流)라고 하겠는가? 그런데 지금 태궁영의 몸에서는 가공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상반된 두가지의 진기, 두가지의 진기가 충돌을 일으키며 거센 충격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르르릉----- 쾅! 휘청! 너무나 거대한 충격에 태궁영의 몸이 휘청거리고 있었다. 우르르릉! 갑자기 두가지의 상반된 기류가 그의 체내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합일되었다. 순간, 치치칙----- 그의 몸에서 기음이 터져나오며 수증기와도 같은 기류가 뿜어져 나왔다. 더불어, 꾸역---- 꾸역----- 그의 팔만사천모공을 통하여 검붉은 악취가 나는 노폐물이 밀려나오기 시작했다. 탈태환골(脫胎換骨), 벌모세수(伐毛洗水), 그것이었다. 태궁영은 자신도 모르게 천고의 기녕르 맞고 있는 것이다. 그의 단전에 뭉쳐있던 천년의 내공이 반빙반열초극사공에 의하여 그의 몸에 쌓인 노폐물을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몸은 두 가지의 진기가 어우러지며 기이한 변화를 일으켰다. 몸이 수축되며 입고있던 옷이 타서 재가 되고 얼어서 바스라져 부서져 내렸다. 그의 몸 군데군데에는 붉은 반점과 흰 반점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우르르르릉------ 벼락치는 소리가 들리며 상반된 두가지의 진기가 다시 갈라지기 시작했다. 열양지기는 오른쪽에서 왼쪽의 신체 대혈(大穴)로 옮겨갔으며, 빙백지기는 왼쪽에서 오른쪽에 산재한 세혈(細穴)로 옮아가고 있었다. "으윽......! " 이를 악물고 있던 태궁영의 입에서 신음이 터지며 한모금의 피를 토해내었다. 울컥----- 그러나 피에도 노폐물이 섞여있는 듯 그가 토해낸 피에는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스스스----- 화----- 르르르----- 다시 그의 몸에서 상반된 기류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파스스스----- 주르르---- 륵---- 지하서고는 다시 난장판이 되기 시작했다. 얼어붙었던 얼음이 얼며 다시금 서책은 타서 재가 되기 시작했고 반대로 타서 재가된 서고의 귀물(貴物)이 다시 얼어붙었다. 가공한 광경, 방원 삽심 장 내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었다. 모두 타버리고 또 얼어버리고 오직 뻗어나오는 두가지의 가공기류만이 존재할 뿐 단 한가지의 기물도 남아날 수가 없었다. 휘류류류----- 스스스------ 두가지의 상반된 기류가 무섭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으으...... 괴롭다..... " 고통을 수반하는 신음이 태궁영의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말소리로 들을 수가 없었다. 짐승의 신음소리와도 너무나 닮은 그러한 처절한 음성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두 가지의 상반된 기류는 다시 합쳐지고 있었다. 또다시 듣기 거북한 기음이 그의 몸에서 반복되어 흐르고, 그의 팔만사천모공에서 악취가 흐르며 검붉은 피와 땀이 흘러나왔다. 또다시, 그의 몸은 사척으로 줄어들었다가 다시 십여 척 이상 늘어나기를 무려 수십 번, 상반된 기류가 이동하기도 수십 번, 이제는 기류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태궁영은 전과같이 단정하게 좌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태궁영의 내부에서는 거대한 기류가 무서운 속도로 부딪쳐가고 있었다. 휘류류---- 스스스---- 쾅! 한순간 거대한 기류가 부딪치며 태궁영의 몸이 허공으로 삼 장이나 솟구쳤다. 그리고 다시 곤두박질........ 쾅! 다시 진기는 부딪쳤고 태궁영의 몸은 허공으로 무려 오장이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다시 곤두박질...... 몇번이나 계속되었을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우루루루루----- 스스스----- 스스----- 거대한 기류가 태궁영의 몸속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그 어느때보다도 가공한 속도로 부딪쳐가기 시작했다. 쾅----- 휘청------ 거대한 폭음이 일며 그의 몸이 앞뒤로 심하게 흔들렸다. 그런데 상반된 두가지의 기류가 서로 융합을 시작하며 그의 몸을 거센 속도로 일주천하는 것이 아닌가. 우르르릉----- 너무나 거센 힘이기에 태궁영이 외우고 있는 구결도 이제는 무용지물이었다.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기는 그의 몸 구석구석을 헤집고 무섭게 꿈틀거렸다. 우르르릉------ 한순간 두 개의 진기는 무섭게 뒤섞이며 융화되어 갔다. (아아.... 진기가 융합되기 시작했다! ) 가물가물한 의식속에서 태궁영은 운명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순간, 둥실----- 그의 몸이 허공으로 삼장이나 솟구치며 그대로 허공에서 굳어버렸다. 오오, 부공삼매(浮空三每)의 경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인반선(半人半仙)의 경지에서 겨우 흉내나 낼 수가 있다는 부공삼매! 그것이 태궁영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진정 가공한 무학이 아닐 수 없었다. 한순간, 사라라랑----- 그의 몸에서 칠채서기(七彩瑞氣)가 피어오르며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빛살처럼 뿜어져 나왔으나 곧 그의 몸을 따라 회전을 시작했다. (으으.... 정신을.... 차려야.... 한다! ) 그러는 중에서도 태궁영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한계 이외인 듯 그의 정신은 혼미해져 갔다. 슈----- 우우---- 욱---- 그의 몸에서 뿜어져나온 칠채서기가 합쳐지며 그의 몸을 감싸고 돌기 시작했다. 오오...... 보라! 너무나 찬란한 것이 아닌가! 칠채서기, 그것은 태궁영의 성공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황궁서고(皇宮書庫)....... 지금 이곳에서 잠룡이 용트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제 15 장에 계속 [2840]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15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1/07 15:58 읽음 :1669 관련자료 없음 ------------------------------------------------------------------------------ 제 15 장 男과 女 자금전(紫禁殿), 중원의 제황 황제가 정도(政道)를 펴는 곳, 이인(二人)이 있었다. 넓은 자금전의 대청에는 용포로 몸을 감싸고 포룡건으로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유약한 서생과 제황의 기도를 뿜어내는 중년인이 마주하고 있었다. 한명의 중년인은 태사의에 몸을 파묻고 있었으며 유약한 서생은 단아한 자세로 서 있었다. 황제 영종과 태궁영.... 그들이었다. "허허허.... 다행이로다. 경(卿)이 보지 못한 책이 있었다니..... " "하해와 같은 은총이옵니다. 폐하! " 태궁영은 단아한 자세로 허리를 굽혀 예를 취했다. "십매어사(十梅御師)는 짐이 한가지 부탁할 일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가? " "그러하옵니다. 폐하! " "그렇다면 이것을 알고 있으리라...... " 황제는 품에서 황금빛이 감도는 하나의 물건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봉(鳳)의 머리가 조각된 화려한 비녀였다. "봉잠(鳳簪)...... 저것은 사년전에 잃어버린 것인데 어찌 황제께서.... " 태궁영은 의아스러운 신음을 토했다. "십매어사는 사년전 마가로에서 한 소녀로부터 황룡패(黃龍牌)를 얻은 적이 있는가? " "어찌.... 폐하께서.... 그렇사옵니다. " 태궁영은 급히 허리를 굽혔다. 얻은적이 있건 투술(偸術)로 훔쳤건간에 황제가 훔쳤다고 할 순 없는 것이 아닌가? "그 소녀가 경의 품에서 이 하나의 비녀를 얻었네. " (그렇다면 그 소녀도 나의 품에서 저것을 슬쩍(?)했다는 말인가? ) "그렇다면 경은 그 황룡패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 황제가 담담한 음성으로 물었다. (어찌 기분이 묘해진다..... 확실히 그러면 그 소녀는 황족(皇族)이었단 말인가? ) 그러나, "모르옵니다! 신은 단지 장난으로 그것을 얻었을 뿐이옵니다. " 태궁영은 등허리에 식은 땀을 흘리고 있음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때의 소녀가 황족이라면 분명 죄를 면할 수가 없음을 태궁영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패는 그 소녀의 약혼예물이었다네. 또한 짐의 큰 공주이기도 하다네. " (윽! 주혜련 공주가 바로 그 소녀였단 말인가! ) 태궁영은 골이 멍해지는 충격을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황급히 허리를 굽히며 황제에게 부탁했다. 그런데, "짐의 부탁은 그 아이를 도와달라는 것일세. 그 아이는 이미 자네에게 약혼의 예물로 그 패를 주었으며 자네로 인해 상사병에 걸려 누워있다네. " 황제의 어조는 조금도 흔들리고 있었다. 중원의 제황이라 한들 어찌 부정(父情)이 없을손가? "폐하...... " 태궁영은 다만 한마디 부르짖을 뿐이었다. "오늘부터 태궁영 십매어사를 짐의 부마로 고(告)하노라. 부디 짐의 딸을 살리고 종묘의 부흥을 일으키는데 도와주게. " "하오나 폐하, 신에게는 백명의 첩(妾)이 있사옵니다...... 어찌..... " 태궁영은 극구 사양했다. 그에게는 그에게 목을 매고 있는 중원상단의 여식들이 있지 않은가? 백명에 이르는 백화루의 소야백첩(少爺百妾)! "허허..... 십매어사! 백첩에 한명의 첩이 추가된다고 그리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 "하오나.... 폐하.... 어찌.... " 단아하기만 하던 태궁영의 얼굴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렇게 하여, 자금전의 어둠은 짙어가고 있었다. 밤은 무한대(無限大)의 공간속에 놓아져 있었다. 밤은 수많은 역사를 그 어둠의 장막속에서 창출시키고 무너뜨린다. 이밤(夜)...... 남과 여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아..... 왜 그분은 안오시는 것일까? " 조용한 탄식이 야음속을 흐르며 가벼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었다. 황궁의 후원(後園)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궁중의 밀지(密地) 영봉전(英鳳殿)에 경국지색의 용모를 지닌 여인이 활짝 열어젖힌 창문사이로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계속되는 탄식을 불어내고 있었다. 가을 밤의 서늘한 야풍(夜風)이 아름다운 선율처럼 내리비치는 월광(月光)사이로 스치며 아름다운 화음을 뿌려내고 있었다. 그런데, 왠지모를 설레임과 기대감 속에서 잠못 이루고 있는 절세의 소녀가 있었다. 약간 수척한 모습이나 천국(天國)의 미와 도발적으로 육감적인 소녀였다. 그녀는 대명황국의 대공주 주혜련이 아닌가? "아바마마께서 오늘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보낸다고 했는데..... 내가 왜 이럴까? 그 사람이 찾아온다고 해도 이런 밤에는...... " 주혜련은 순식간에 얼굴이 빨갛게 물들고 말았다. 하나, "아..... 나도 모르겠어? 태궁영... 그 사람의 모습이 왜 이리 눈에 어리는지..... " 주혜련은 요요로운 두 눈을 깜박이며 찬란히 명멸하는 별들을 바라보았다. ---당신을 보았을 때 당신은 장난기가 흐르는 소년이었지요. ---나도 그때는 어려서 잘 몰랐어요.... 그러나 왜 당신이 그리도 그리운지...... ---당신이 나를 사로잡은지도 어느새 사년(四年)의 수많은 밤, 당신은 어느날 갑자기 다가와서 저의 모든 것을 차지해 버렸어요.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면.... 당신의 사랑을 받고싶다면 그것은 죄가 되는 것이 결코 아니지요? 또한 그사랑은 슬픔이 아니지요? 벌써 수백 수천번도 더 되뇌인 마음속의 애타는 심정이었다. 그녀는 오늘 힘을 내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목욕을 하고 정신을 차렸다. 단 한마디--- 태궁영을 네게 보내마--- 황제의 이 한마디 때문이다. (그때 처음보는 순간--- 그 분의 두눈... 그 아름다운 눈에 난 양(羊)이 되어 버린거야. ) 주혜련은 두 손을 꼬옥 움켜 잡았다. 사랑의 열병, 그것은 그녀가 가슴이 영글기 시작하며 무섭게 다가왔다. 스스슥, 주혜련은 천천히 옥라궁장(玉羅宮裝)을 감아들며 뒤돌아섰다. 그녀는 자신의 정념을 주체할 수 없는 듯 화려한 침상위에 얼굴을 묻고 누웠다. 태궁영이 장원을하여 궁(宮)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할 때 자신의 심정이 어떠했던가? 왠지 모르게 힘이 막 솟아나지 않았던가? "흥! 안오기만 해봐라.... 금군을 풀어 포박.... 어머, 내가 무슨말을 하고 있지... " 주혜련은 자신의 말에 스스로 놀란 듯 자신의 가슴을 쓸었다. "내가..... 미쳤나봐.... 이 아! " 주혜련은 두 볼을 저녁노을처럼 물들인 채 사르륵 눈을 감았다. 그녀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때였다. "공주는 미치지 않았소. 또 금군을 동원해서 본인을 잡아들일 필요도 없소이다. " 스치는 바람보다도 더 은근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로 스며들어 왔다. "....... " 주혜련은 발딱 몸을 일으켰다. 창밖...... 그곳에는 태궁영의 빙그레 웃는 얼굴이 꿈에서나 본 듯한 얼굴로 다가와 자신을 부드럽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촌각의 시간이 흘렀다. 허나, 주혜련에 있어 시선이 교차된 촌각의 시간은 억겁보다도 더욱 길게 느껴졌다. 주혜련, 그녀는 자신의 주위에 항상 서성이던 궁녀(宮女)들이 하나도 없음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문득, "공주! 찾아온 손님을 이대로 세워둘 참이오! " 태궁영의 느릿한 음성이 부드럽게 그녀의 상념을 깨뜨렸다. "아..... 그렇군요! 하지만... 창으로 들어오실 수 없잖아요.... 여봐라! " 그녀는 급히 궁녀들을 불렀다. "궁녀들은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오. 이미 이곳에는 한명도 없을테니. " 그러나 태궁영의 말은 그녀의 말을 막는 것이 아닌가? "그렇군요..... 하지만. " 주혜련은 빙긋 웃으며 영롱한 교성으로 재잘거렸다. 따라서 그녀의 육감적인 미안(美眼)이 더욱 아름답고 유혹적으로 보이고 있었다. (너무 순순히 응하면 저분이 천한 계집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내가 비록 저분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지만 자존심은 세워야 돼.....! ) 여인은 역시 간사하다..... 그녀는 내심 마음을 잡으며 빤히 태궁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무도 그리웠던 얼굴이 그곳에서 해맑은 웃음을 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태궁영은 묵묵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주혜련의 아름다움 얼굴을 바라보았다. "하하..... 공주.....! 밤에 찾아온 손님은 바로 밤손님이라오.. 밤손님은 언제나 창으로 일을 시작하는 법.... 그냥 창으로 들어가겠소. " "어머 그래요..... 밤손님 들어오세요. " 주혜련은 백사(白蛇)같은 흰 손으로 입술을 가리며 황홀하게 웃었다. "고맙소이다..... 그럼.... " 휙! 태궁영은 가볍게 창문으로 넘어들어와 그녀의 앞에 섰다. "...... " 주혜련은 갑자기 자신의 가슴속에서 심하게 요동치며 끓어오르는 기이한 열류의 충격을 느끼기 시작했다. 밤(夜)....... 침실(寢室)......... 자신의 앞에는 그녀가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가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한 사실이 갑자기 그녀의 뇌리속에 무섭게 파고 들었다. 그때, "흐..... 이것 본인의 백청중 이렇게 좋은 향기를 피우는 침실은 없소이다. " 태궁영이 코를 찡긋거리며 그녀를 향해 한눈을 찡긋거렸다. (어머..... 짓궂으셔라..... ) 주혜련은 와락 얼굴을 붉혔다. 태궁영의 말은 그녀의 마음을 왠지 모르게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녀는 곧 사뿐 걸음을 옮겨 의자를 권했다. "공자님..... 앉으세요. " 태궁영은 망설임없이 다가가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녀도 태궁영의 맞은편에 편안한 자세로 앉았다. 일순 둘의 눈이 다시 부딪치며 감정의 교류가 지나치고 있었다. "공주..... 본인에게는 백첩이 있소.... 폐하께서는 본인에게 공주의 부마로 간택을 했다 하지만 공주께서 본인을 선택하는 것은 공주의 육체에 누가 되는 것이오. " 갑작스러운 태궁영의 말은 공주를 당혹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알고있어요. 공자께서 백첩을 거느린다는 것은 이미 중원천하에 널리 퍼진 소문이예요. 거기에 소녀가 한명 더 추가되어 공자를 모신다고 공자께도 누가 되지는 않을 거예요. " 그녀는 당당하게 말하며 화사하게 웃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가슴은 철퇴로 맞은 듯 쓰라린 감정에 저고 있었다. "공주.... 중원에는 뛰어난 용(龍)이 많소..... " 그러나 태궁영은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흑....... " 공주가 갑자기 울음을 토하며 화다닥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침상으로 뛰어가 얼굴을 묻고 눈물을 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태궁영아.... 어찌 연약한 여자 하나 다스리지 못하며 신민(臣民)을 구하고 중원에 우뚝 설수가 있겠는가? ) 소리없는 질책, 태궁영은 속으로 자신을 나무라고 있었다. "흑...... 흑...... " 공주는 침상에 엎드린 채 격한 눈물을 토해내며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흑! 공자 가세요. 가셔서 다른 분들과 행복하세요. 이 못난 계집은 잊어버려요.... " 그녀의 상체가 심하게 들썩거렸다. 그녀는 가슴에 커다란 상처름 입은 듯 격한 오열이 뒤따르고 있었다. (그래! 공주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허물이 아니지 않은가! ) 뚜벅 뚜벅----- 태궁영은 다가가 공주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녀의 몸을 등허리서부터 온 가슴으로 포근하게 껴안았다. "당신..... 공주를 사랑하겠소. 사실 본인도 공주를 사랑하게 되었소. " 태궁영의 조용한 소리, 순간, 휙------ 그녀는 고개를 휙 쳐들어 몸을 돌리며 태궁영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부드럽고 따듯한 입술이 반쯤 열린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아...... 아....... " 주혜련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녀의 두 눈에서는 폭포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것은 슬픔이 결코 아니었다. 격동의 눈물이었고 감격에 터지는 태궁영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의 진한 눈물이었다. "진정! 진정...... " 공주는 말을 맺지 못하고 감격의 몸서리를 쳤다. "그렇소 공주, 본인은 한 입으로 두 마디 하는 철면피는 결코 아니오. " 그러자, "아..... 영랑(榮郞)고.... 고마워요.... 영랑이라고 불러도 괜찮지요? " 그녀는 다시 태궁영의 품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영랑.... 이 혜련의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영랑께 드리겠어요.... " ---가장 귀한 것...... 그것이 무엇이기에..... 다음 순간, 주혜련은 자리에서 발딱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는 태궁영이 미처 말릴 사이도 없이 자신이 걸치고 있는 궁장을 훌훌 털 듯이 벗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사르륵------ 사르륵....... 태궁영은 일순 아연실색하여 경악의 표정을 띄워 올렸다. "고..... 공주.....? " 그는 무슨 말인가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말을 할 수가 없었으며 하려던 말을 다시 목구멍 속으로 꿀꺽 삼켜야만 했다. 왜! 지금 옷을 벗고 있는 공주---- 입술을 꼬옥 깨물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차라리 경건하고 엄숙하여 차라리 성스러운 경지를 넘어서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그녀는 그녀 생의 최고의 용기를 발휘하는 것이며..... 자신이 가장 사랑하여 사년동안 생각을 해온 정인을 위하여 마치 기도하는 심정으로 그녀는 자신의 옷을 벗고있는 것이었다. 진실.... 그 진실 앞에는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태궁영이 이 순간 그녀의 의사를 저지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그녀에게 평생 잊지못할 수치와 상처로 남게 될 것이다. 사르륵....... 마침내..... 교교히 쏟아지는 월광의 파도 아래 양쪽 어깨부터 인어의 파닥거림 처럼 현란하기만한 그녀의 육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너무도 현란한 나신이 태궁영의 눈앞에 전개되고 있었다. 오오..... 보라! 청백지신의 육체! 너무도 현란한 여인의 청백지신이 태궁영의 눈앞에 전개되고 있었다. 태산도 부럽지 않은 듯 팽팽하게 불어오른 여인의 젖가슴! 그리고 우뚝 솟아 곧 터져버릴대로 물이 오른 젖가슴 위에 메어달린 금단의 열매, 금단의 열매는 순수한 처녀의 상징인 분홍빛을 띄우고 있었다. 그리고, 부러질 듯 보이는 잘록한 세류요의 허리, 그 아래 뇌쇠적인 풍만하고 펑퍼짐한 둔부의 곡선은 만월이 무색했다. 아..... 현란하다. 둥굴고 흰 백옥같은 깨끗한 순결한 소녀의 나신이여..... 풋풋하고 싱그러운 체취를 풍기고 있는 풍성한 그녀의 둔부는 너무나도 유혹적이었다. 그 아래, 매끄러운 아랫배와 그 아래의..... 일순, 공주의 손놀림이 비로소 현저하게 느려지며 파르르 떨었다. 마지막 비소를 가린 비단조각 하나------! 비록 손바닥만한 작고 귀여운 것이나 그것을 벗기기에는 너무나 힘이 들었다. 그러나, (칫..... 바보... 더 이상 망설일 것 없어... 난 이분을 생각하며 살아왔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