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 신무-神武-전권 - 74편 (74/113)
잠에서 깬 샤이나르가 눈을 비비며 자신에게 안겨있는 휘리아나를 보고 비명을 내 지른 것으로 휘리아나 또한 눈을 떴고 곧 자신을 안고있는 존재가 샤이나르인 것을 보고는 사색이 되 어서 뒤쪽으로 물러 선 것이다. "너…. 너 왜 나한테 안겨서 자는 거야!!" "제가 묻고 싶은 말이에요." 참나…. 서로 꼭 껴안고 잘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비명을 지르며 온 몸을 긁어대는 샤이나르의 반응은 대체 뭐야? 게다가 휘리아나는 자신을 손을 내려 다보며 이것을 잘라버릴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런 둘을 보며 나는 술병을 기울였고 그때 그들의 시선이 나에게 쏘아져 왔 다. "이거 세이빈님 짓이죠?" "카! 인!" 칫. 결론은 내가 희생양이 되야 하는 거야? 추울 것 같아서 모포를 덮어주니 자기들이 알아서 안기고 껴안고 잘 하더니만…. 나는 누이고 모포 덮어 준 죄밖에 없다고. "술만 퍼먹지 말고 뭐라 말 좀 해 봐욧!!" 어라. 퍼먹지? 샤이나르 상소리까지 나오네…. 그렇게 휘리아나와 붙어서 잤 다는 것이 기분 나쁜 일이었냐? 좀더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지 그러나. 나 모르게 휘리아나를 은근히 챙기면서…. 뭐가 그리 부끄럽다고. 또 휘리아나도 말이다. 언제까지 그렇게 속마음과 다르게 놀려고 하는 건지. 어제 술 먹다가 우연히 들었는데 샤이나르의 품에서 언니라고 잠꼬대까지 해댔 었다. 꿈에서 루나린을 만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샤이나르의 품이 편했다는 것이겠지. 루나린의 생각을 할 정도로. 언제 내 품에서 자면서 루나린 찾은 적이 있기나 했냐? 내 품에서는 카인 죽 어 라는 잠꼬대만 해 대면서…. "세이빈님!!" "아아. 귀 안 먹었으니까 소리 지르지마. 그리고 나는 잘못 한 것도 없어. 눕 히고 모포 덮어 주니까 안기고 껴안고 한 것은 너희 둘이라고." 내 말에 샤이나르와 휘리아나는 얼굴이 시퍼렇게 질리더니 서로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한번 눈을 마주치고는 즉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버렸다. "말도 안돼!" 안되기는 뭐가 안돼? 끝까지 그렇게 몸과 생각이 따로 놀고 싶냐? 아서라. 이 미 많이 경험 해 보아서 아는 내가 충고하는데…. 그것만큼 피곤한 것도 없단 다. 괜히 다음에 후회하지 말고…. 나처럼 혼자가 되어서 펑펑 울어봤자 -의역이다-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 아둬. "드디어 나타났군…." 내가 중얼거리자 샤이나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막의 탁한 바람을 뚫으며 날 려오는 비릿한 향기. 코스타카스 녀석들의 몸에서 풍겨오는 악취였다. 다른 사람들 역시 그 악취를 느꼈는지 이동을 멈추고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마차를 끄는 파센이 -낙타와 비슷한 일을 하는 동물이다. 다만 순종적인 낙타 와는 반대로 위기상황이 닥치면 그대로 날뛰기도 한다- 날뛰지 않게 급히 고삐 를 잡은 몇몇 상인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져 있었다. "카인!" 재빨리 나에게 달려오는 자스란과 다른 동료들의 얼굴에도 긴장하는 기색이 어려있었다. "젠장. 안 나타나고 조용히 끝나는 줄 알았는데…." "역시 신은 우리를 버렸어." 그들의 울먹이는 대화를 들으며 나는 휘린을 바라보았다. 부드럽게 웃으며 나 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휘린. 나 역시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몸을 일으켰다. "모두 이곳을 지켜라." "그러죠." 나의 갑작스런 말에 모두들 무슨 소리냐는 얼굴을 해 보였지만 휘린만이 고개 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나는 샤이나르에게 시선을 돌렸다. "샤이나르…." "네?" "혹시라도 여기까지 오는 녀석이 있다면…. 구워버려." "네~! 맡겨 주세요."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샤이나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나는 힐끔 휘리 아나를 보며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코스타카스무리는 이제 거의 가까이 다가 온 것 같았고 녀석들의 발자국 소리가 내 귀에 들리기 까지 하였다. 아마도 저 앞에 있는 모래 산 바로 뒤쪽이겠지. "금방 끝내고 올 테니까. 걱정 말고들 있어." 샤이나르와 휘리아나. 휘린을 제외한 동료들과 상인들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 으며 앞으로 나선 나는 앞쪽의 모래 산을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머금었다. 자아…. 이제 모습을 드러내지 그러시나. 저쪽 모래 산 뒤에서 고개만 삐죽 내밀고 있는 멍청이 세 녀석을 보니 이제 관객도 다 들어 찬 것 같은데…. 내가 이렇게 중얼거리자 앞쪽의 모래 언덕 뒤로 몇 개의 괴물머리가 올라왔 다. 도마뱀 같이 생긴 얼굴에 번뜩이는 눈동자는 광폭함이 숨어 있었고 쭉 찢 어진 주둥이에서 흘러나온 녹색 액체는 지독한 악취를 뿌려댔다. 아마도 저 녀 석들에게서 풍기는 더러운 냄새는 바로 저 독기 어린 체액이겠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는 코스타카스는 얼마 후 14마리라는 숫자가 되었고 그 들은 일제히 고개를 좌우로 왔다갔다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씨익 웃으며 주먹을 쥐며 천천히 기들을 끌어왔고 곧 한 녀석이 나에게 달려들자 남은 모든 녀석이 일제히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카인!!" 뒤쪽에서 쉬엔의 비명이 들려왔다. 하지만 나의 지금의 관심은 온통 나를 짓밟을 듯이 달려오는 코스타카스에게 향해 있을 뿐이었다. "타핫!!!" 나는 모았던 기를 그대로 뿜어 버렸고 곧 내 몸을 중심으로 거대한 기의 폭풍 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와 함께 그 기에 실려 모래가 해일처럼 내 주위로 부터 사방으로 퍼졌고 그중 앞쪽으로 날아가던 모래는 달려들던 코스타카스들 을 그대로 덮쳐버렸다. 졸지에 모래에 파묻혀 버린 코스타카스였지만 나는 그들이 겨우 이 정도로 죽 지 않을 정도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기를 모아 가볍게 땅을 딛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이번에는 주위의 모래 가 공중으로 튀어 올랐고 그 중에는 열 넷의 코스타카스들도 있었다. "자…. 네 어미를 불러와라." 말과 함께 나는 지풍을 날렸고 곧 한 녀석의 머리가 터지며 사방으로 피를 뿌 렸다. 이제 곧 이 녀석의 어머니가 저 피 냄새를 맡고 나타나겠지. 어차피 내 힘을 보여 줄 것이라고 했다. 이왕에 하는 것 질려버리게 만들어서 그 샴시르 기사단이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 좋겠지. 나는 손을 내리며 겁에 질린 코스타카스들을 바라보았다. 저들도 생명. 그것 도 어느 정도 지능을 가진 존재들이다. 당연히 지금 나에게서 뿜어지는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아무리 광폭한 무리라 하더라도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존재에게는 꼬리를 내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끼익…." "끽끽!!" 서로를 돌아보며 연신 끽끽거리는 녀석들은 아무래도 자신들끼리 작전회의라 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비록 겁에 질리기는 했지만 그들의 뇌리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살육의 충동은 그들의 퇴로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약간 몸을 움직이자 나의 몸은 순식간에 녀석들의 바로 앞으로 이동을 하였고 곧 한 녀석의 머리에 가볍게 손을 대자 그것은 그대로 폭발을 해 버렸 다. 이쯤 되면 지어미를 부르겠지. 하지만 나의 이런 생각은 곧 잘못 됐다는 것을 알았다. 그 녀석들은 도망과 싸움의 두 개에서 갈팡질팡 할 뿐 카스티스크는 부를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다. 이 녀석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카스티스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는 갑자기 맥이 팍 풀리고 말았다. 젠장…. 그냥 처음부터 끝을 낼 것을 괜 히 끌었네…. 한숨을 푹 내 쉰 나는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펴고는 그곳에 기를 모았고 곧 하나의 기의 검이 만들어지자 그대로 좌에서 우로 팔을 휘둘렀다. 그러자 내 앞쪽에 있는 코스타카스 일곱 마리가 그대로 목이 잘려버렸고 나는 즉시 몸을 돌리며 남은 녀석들도 마저 베어 버렸다. 뭐…. 카스티스크가 없던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겠 지. 나를 관찰하던 녀석들도 충분히 기겁을 한 것 같고. 나는 기살검을 사라지게 하고는 잠시 처참하게 뒹굴고 있는 코스타카스를 바 라보다 몸을 돌렸다. 쩝…. 저들도 살기 위해서 그러는 것인데…. 내가 너무 심한 짓을 했나? 그냥 한두 마리만 죽이고 남은 녀석들은 도망가게 만들어도 되는데…. 미안하군…. "꺄악!!" 나는 멍청히 방금 낙아 챈 화살을 바닥에 떨어뜨리며 쓰러진 채 피를 흘리는 휘리아나를 바라보았다. "휘. 휘리아나…." 코스타카스를 베어버리고 다시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 나에게 기다리는 것은 뒤쪽에서 쏘아지는 화살들이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호위를 하던 상인들…. 그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갑옷마저도 뚫어버린다는 강철 석궁이 들려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온갖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고 다시금 화살의 끝이 나 를 향해 왔지만…. 나는 그저 휘리아나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모래 속으로 스며드는 모습을 바라 볼 뿐이었다. 그러나 멍청히 있는 것은 잠시였다. 나는 재빨리 쓰러진 휘리아나를 안으며 그녀의 상태를 살폈고 곧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다행히 휘리아나가 화살에 맞은 부분은 오른쪽 어깨부분이었고 생명에 지장은 없었던 것이다. 휘리아나의 가슴이 가볍게 기복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죽지만 않으면 된다. 그렇다면 샤이나르가 충분히 치료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죽지만 않는다면…. 그렇다면 루나린처럼 내 품에 안겨서 숨을 거두지 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과 반대로 샤이나르는 분노의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감히…. 미천한 인간 따위가!" 두 번째 쏘아진 화살은 샤이나르가 만들어 낸 실드로 인해 중간에 먹혀 그대 로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분노로 인해 샤이나르가 뿜어내는 살기는 나까지 긴장시킬 정도였다. 바람도 없는데 그녀의 길다란 머리카락은 사방으로 휘날리며 더욱더 괴기스러운 모습 을 만들어 내었고 그녀가 수십 개의 불덩이를 만들어 냈을 때에는 적들뿐만이 아니라 우리 쪽 동료들도 기겁을 해 버렸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렇게 분노한 샤이나르를 보며 나는 킥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기 에 내가 말했잖아. 평소에 잘 하라고. 휘리아나가 다치니까 지금까지 모습은 다 어디로 날려버리고 저렇게 화를 내 는 것인지…. 순간 휘리아나가 화살에 맞고 피를 뿌리며 쓰러질 때 과연 샤이 나르가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궁금해졌다. 그 당시에는 나도 놀라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고 쓰러진 휘리아나만 멍청 히 바라보느라 샤이나르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휘리아나가 무사하 다는 것을 알자 갑자기 그것이 몹시도 궁금해 졌다. 큭큭…. 아깝다. 이미지 스캔을 해 놓았어야 하는 건데…. 잠시 이런 저런 생각을 해서 마음을 가다듬은 나는 내 품에서 눈을 감고있는 휘리아나를 조용히 불렀다. "휘리아나…." "으윽…. 왜요?" "다행이다…." "화살을 맞았는데 뭐가 다행이죠?" 훗. 그것도 그렇군. 나는 실없이 웃으며 휘리아나의 머리카락을 쓸어 주었다. 그래도…. 역시 다행이다. 다행이다. "화살 뽑을 테니까. 아프더라도 참아." 대체적으로 석궁에 쓰이는 화살은 조그마한 종류이기 때문에 더 뽑아 내기가 힘이 드는 물건이었다. 관통을 해 버린다면 상관이 없지만 지금처럼 정확히 박 혀 끝 부분으로 약간만 튀어나온 상황에서는 보통의 방법으로 그것을 뽑아내기 가 상당히 골치가 아픈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보통 사람의 말이고 나에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었 다. 나는 오른손에 약간의 기를 모아 그녀의 화살이 맞은 어깨를 툭 쳤고 곧 그녀 의 뒤쪽 어깨로 화살이 빠져 나왔다. 그리고 내 뒤에서 거대한 불길이 일기 시 작한 것도 그 순간이었다. 아마도 샤이나르의 분노에 찬 공격이 시작 된 것이 겠지. 보지 않아도 상황은 뻔했다. 불길 속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잡아 목을 비틀고 팔을 뽑는 악마 같은 여자의 모습이…. 대충 내 옷을 찢어 휘리아나의 어깨를 묶으며 그런 생각을 한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거…. 저기 위에서 구경하는 녀석들 나보다 샤이나르를 더 괴물로 알겠군. "사. 살아있었어?" "그럼 제가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샤이나르의 말에 휘리아나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샤이나르 는 자꾸만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기 위해서인지 얼굴을 실룩거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이 의외로 귀여워 나는 샤이나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결국 샤이나르는 휘리아나 앞에 쭈그려 앉아 울음을 터트려 버렸다. "으앙~! 죽는 줄 알았단 말야. 바보야~~!" 그렇게 말하며 주먹을 앙증맞게 쥐고는 휘리아나의 몸을 툭툭 치는 샤이나르. 하지만 그 와중에 휘리아나의 상처가 난 부분을 때려버리고 말았다. 당연히 고통으로 인해 얼굴이 찡그려 지는 휘리아나를 보며 샤이나르는 기겁 을 했다. "미안. 아파. 맞다! 치료! 치료! 으앙~! 주문 까먹었다. 뭐지? 세이빈님 주문 이 뭐죠?" "…. 네가 주문을 외울 필요가 있냐?" "맞아맞아. 근데 마법 이름이…." "리커버리…." "그래. 리커버리!!" 휴우…. 마법 한번 쓰기 힘들군. 드래곤도 당황하니 멍청해 질 때도 있구나. 나는 허둥거리며 휘리아나를 치료하는 샤이나르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 며 아직도 멍청한 얼굴로 방금 전 샤이나르가 벌여놓은 살육장소를 바라보는 자스란 등을 바라보았다. 처참하게 타 죽은 시체와 잔인하게 찢겨진 시체들을 풀린 눈으로 바라보며 주 저앉아 있는 그들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저쪽도 정신 정화 마법을 써 주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군. 샤이나르의 마법으로 다시 파티온의 오아시스 여관으로 돌아 온 나는 대충 목 욕을 한 후에 휘리아나와 샤이나르가 쓰는 방으로 들어갔다. 샤이나르는 아직 샤워 중인지 없었고 휘리아나만이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말 리며 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녀의 옆에 앉으며 작게 웃음을 흘렸다. "왜 웃는 거죠?" 나의 웃음의 의미를 모르는 휘리아나가 평소와 다름없는 퉁명스러운 얼굴로 물어왔다. 나는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웃는 얼굴로 물었다. "있잖아. 하나 궁금한게 있거든?" "…." "너 혹시 그 화살. 일부러 맞은 것 아니냐?" 순간적이지만 그녀의 몸이 움찔거렸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의 머리를 볼로 비볐다. "아이고. 이 뚱딴지 없는 아가씨야." "자. 잠깐. 제가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했을 것이라 생각하는 거죠?" 급히 손을 저으며 변명을 해 대기는 하지만…. 이미 그녀의 속마음을 다 알아 채 버린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 "거짓말도 소질 있는 사람이나 하는 거야." "차. 착각하지 말아요." "누가 착각했다는 거냐?" "당신이요." 아쭈. 이제는 오리발을 신나게 내미는데. 뭐…. 상관없겠지. 나는 피식 웃고는 그녀의 몸을 끌어안았다. 갑자기 나에게 안긴 그녀는 처음 에는 빠져 나오기 위해서 약간 반항을 하였지만 내가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을 주자 흠칫하며 반항을 멈추었다. 나는 촉촉이 젖은 그녀의 머리카락이 나의 얼굴에 스치는 것을 느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바보야…." "…." "앞으로 한번만 더 다치면…. 그때는 진짜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알 아. 이번에는 용서해 주지만…. 다음부터는 진짜 용서하지 않는다…." "카. 카인…." 그녀의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며 그녀의 고개가 가볍게 끄덕여 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미소를 머금었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몸을 안고있는 팔에 힘을 풀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조용히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나 역시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무 생각 없이 지금의 편안한 기분을 만끽했다. 하지만…. "두. 둘이 제가 없다고 뭐 하는 짓이죠?" 갑자기 들려온 샤이나르의 퉁명스러운 목소리에 휘리아나는 본능적으로 나를 밀치며 침대 반대편으로 물러섰고 나는 씁쓸한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며 다시 전처럼 티격태격하는 둘을 바라보았다. "휘리아나. 네가 세이빈님 꼬셨지?" "별로." "내가 오지 않았다면 옷까지 벗을 기세더라." "누구 같은지 아나?" "뭐야!! 죽어 가는 것을 살려줬더니!!!" "누가?" 이봐. 그만 좀 해라. 참나…. 이렇게 말한다고 들을 녀석들이 아니지. 뭐. 그 래도 대충 속마음은 알았으니…. 저것도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내가 신경을 쓸 필요는 이제 없…. "아후~! 진짜 조그만 한 것을 때릴 수도 없고." "나이 많이 먹어 좋겠어." "캬악!! 나이 이야기 한번 더하면 안 봐준다 했지!!!!!!!!" "언제?" "죽일 거야!!!!!" 는게 아니다. 나는 재빨리 양 손톱을 세우는 샤이나르를 뒤에서 잡으며 뒤로 물러섰고 샤이나르는 무표정하니 앉아있는 휘리아나를 어떻게든 한 대 때려야 겠다는 듯이 발을 내뻗었지만 그 사이의 거리는 샤이나르의 쭉 뻗은 다리보다 도 더 길었다. 잠시 샤이나르의 머리를 식히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발광하는 샤이나르를 잡은 채 휘리아나에게 말했다. "그럼 쉬어라. 샤이나르. 나와 이야기 좀 하자." "놔. 놔요. 세이빈님!" "이야기 좀 하자니까." "저것 한 대만 때리고." "하하…. 참아라. 내가 부탁하자." 힘겹게 그녀를 끌고 문을 나선 나는 문을 닫기 전 언뜻 휘리아나가 미소를 짓 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이 샤이나르를 말리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였다. 에구. 내 팔자야…. "조그만 인간 계집이…. 중얼중얼…. 진짜 짜증나네…. 중얼중얼…." "그만 좀 해라. 휘리아나가 다쳤을 때는 울고불고 난리 더니…." "그. 그건…. 잠깐 제가 잘못 됐었어요." 내 말에 당황해서 황급히 변명을 하는 샤이나르의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나 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볼을 손바닥으로 툭툭 쳤다. "그럼 휘리아나가 당하자 눈에 불을 켜며 난리를 피운 것도 뭐라고 설명할 래?" "그. 그건…. 세이빈님이 화를 낼 것 같아서 제가 먼저…." "오호라…. 그래?" "몰라요! 그만해요!!" 결국 말발로 밀리자 화를 내는 샤이나르였다. 하지만 나는 웃으며 그런 샤이 나르의 볼을 꼬집었다. "샤이나르." "뭐요!" "너 나이에 안 어울리게 귀엽다." 철썩!! 순간 나는 처음으로 샤이나르의 분노를 받아야 했다. 역시…. 샤이나르에게 나이 먹었다고 갈굴 수 있는 존재는 아리스뿐인가…. 씩씩거리며 홀로 내려가는 샤이나르를 보며 나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을 해야만 했다. ========================================================================= 아아. 샤이나르 귀여버~~!! 그냥 아리스 말고.. 이 애를 히로인으로 만들어 버릴까?? 라는 생각을 잠시 가져 보았지만...;;; 불가능하겠져?? ^^;; 신무(神武) 162. Part 60. 영혼의 검 "하아…. 이번 일은 역시나 쓸데없는 짓으로 끝나는 구나…." "그래도 100파룬은 벌었잖아. 그런 대로 쓸만한 장비도 구했고." "그 생고생을 하고 겨우 100파룬? 안돼…. 역시 우리에게는 마가 낀 거야." 첸과, 자스란, 에니리의 푸념 섞인 대화를 들으며 나는 빵을 입으로 넣었다. 하긴 생고생하고 겨우 100파룬 벌기는 했지.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다지 손 해 본 장사는 아니었다. 아직도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하기는 하지만 그런 대로 관계는 진척이 된 샤이나르와 휘리아나 일도 그렇고. 나 또한 돈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다만 요 며칠은 재미있게 놀았으 니 됐다. 간만에 혼자서 움직일 만큼 움직여 보기고 하고 말야…. 다만…. 문제가 있다면 휘리아나가 다쳤던 일이었지. 뭐…. 내가 대충 보기로 는 스스로 그 화살을 맞은 것 같은데…. 아마도 날마다 싸우기는 하지만 샤이 나르를 죽은 루나린을 대신해서 언니라 느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자기는 안 그런다고 하지만…. 무의식적으로라도 말야. 그러니 같이 잘 때 샤 이나르의 품속으로 파고들기까지 하고 말야. 다쳤을 때도 그 짧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혹시라도 다치면 샤이나르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을 것이고 그 순간 행동을 결정짓는 것은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일 것이니까. 그리고 샤이나르도 역시 휘리아나와 마찬가지로 매일 휘리아나와 대립하고 있 기는 하지만 속으로는 그녀를 동생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휘리아나가 쓰러지자 나조차도 주눅이 들 정도로 살기를 뿜어내는 것하며 당황해서 치유마 법까지 못 쓰는 것을 보면 역시…. 둘 다 귀엽게도 속마음을 감추며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만. 속일 사람을 속여 야지. 게다가 나뿐만이 아니라 그녀들도 이미 서로의 속마음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모양이니…. 하여간 피곤한 여자들이라니까. 흠. 그것보다…. 문제는 이번 임무였는데…. 솔직히 처음부터 이상한 임무였 다. 그런 어려운 일이 겨우 이름뿐인 삼류 용병단에게 맡겨 진 것부터 문제였 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