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 신무-神武-전권 - 73편 (73/113)
이상하군. 15마리나 되다 니…. 보통 이렇게 많이 떼를 지어 다닐 정도면…. 나는 샤이나르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자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네. 그들의 우두머리인 카스티스크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요." 역시로군. 카스티스크. 대체적으로 코스타카스의 어머니 정도로 생각하면 된 다. 코스타카스보다 세배는 큰 몸집에 그 덩치에는 어울리지 않는 민첩함마저 갖추고 있는 녀석이다. 게다가 껍질마저 두꺼워서 소드마스터가 쓰는 검기가 아니라면 상처조차 입힐 수가 없다. 대충 녀석을 잡으려면 마법사 수십이 일제 히 빙계 마법을 써서 얼린 후에 -이것도 힘들다. 빨라서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 에- 그 상태에서 부셔버리는 방법이 있지만 이것 또한 희생이 만만치 않다. 휴. 골치 아프군. 자스란 등은 비록 실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카스티스크뿐만이 아니라 코 스타카스도 이기기가 벅찼다. 아마 그들과 만나자마자 10분도 안 되어서 그들 의 위장 속에서 수영을 하게 될걸…. 자스란 녀석….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받아와서 저렇게 들떠 있다니…. 나는 그대로 들고있던 문서를 일행들의 사이로 던졌고 한창 들떠있던 그들은 자신들의 앞에 종이가 날아와 박히자 멍청히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종이가 날아 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곧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나는 표정 없는 얼굴로 자스란을 노려보았다. "왜 그래?" "자스란. 의뢰내용을 읽어 봤습니까?" "아. 아니. 왜?" "그럼 지금 읽어보시죠. 즐거워하는 것은 그 후의 일이니…." 내 말에 자스란은 조심스럽게 탁자에 박힌 종이를 뽑아 내었지만 그것이 쉬울 턱이 없었다. 그저 탁자에 박혀있는 종이의 끝 부분이 찢겨 나간 것으로 종이 를 뽑는 것을 대신한 자스란은 안의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의뢰자. 제레니트 요산. …. 선금 100파룬…. 임무 코스… 타카스 퇴치!!!" 쯧쯧. 기겁을 하는군. 하긴 사막에서 살고 사막에서 태어난 자들에게 있어 코 스타카스는 공포의 존재일 것이니까. 하지만 어쩌나. 그것이 끝이 아닌데….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기겁을 하며 자스란을 바라보고 있는 다른 동료들과 자 스란에게 입을 열었다. "그게 끝이 아냐. 밑에 더 있다고." "마. 말도 안돼! 열 다섯 마리?" "뭐야!!!" "그 말은 곧 카스티스크도 있다는 말이잖아!!" "야! 당장 취소하고와!! 너 우리 죽이려고 작정했냐!!" 방금전의 축제 분위기는 그대로 사라지고 자스란의 멱살을 잡으며 발광을 해 대는 첸과 다른 동료들만이 남을 뿐이었다. 자스란은 충격으로 인해 들고있던 문서를 바닥으로 떨구며 멍청히 천장만을 바라 볼 뿐이었다. "오. 마이. 갓…." "지금 하느님 찾을 틈이 어디에 있어!! 당장 계약금 가져다 바치고 취소하고 오란 말야!!" "맞아! 의뢰를 받은 후 두 시간까지는 물리는 것이 가능하잖아!!" 하지만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자스란은 울 것 같은 얼굴로 동료들을 둘러 볼 뿐이었다. 그런 자스란의 모습에 첸이 불길한 얼굴로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너…. 서. 설마. 계약금 써 버린 것은…." 그때 자스란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여관으로 들이닥친 사람이 있었으니…. "쨘! 주문하신 무기와 방어구가 도착했습니다. 자스란씨가 누구시죠?" 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으악! 나 오늘 탈퇴할래!!!!!" 다음날 아침 우리 일행은 의뢰를 위해서 한 무리의 상인 집단에 끼어 들어 파 티온을 떠나 에티스로 이동하였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대략 1000파룬 정도라 -보석을 제외하고- 그중 100파룬 정도만 주어서 의뢰를 취소해 버릴 수 도 있었지만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은근히 나에게 돈을 좀 꿔 주라는 듯이 부탁하는 눈빛을 보내는 자스란에게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나로서는 이 의뢰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그대로 일을 진행 시키기로 해 버린 것이다. 물론 나나 휘리아나, 샤이나르라면 그까짓 카스티스크와 코스타카스를 처치하 는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니 샤이나르 혼자라도 그 정도면 마법 한방이면 끝이니까. 다만 그것을 모르는 다른 일행들은 지금 현재 관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처럼 울상을 짓고있었고 가끔씩 자스란을 볼 때마다 살기 어린 시선을 보 낼 뿐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용병단을 나가 혼사 사라지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니 마음에 들었다. 뭐…. 의뢰를 받고 그것을 하지도 않고 도망을 간다면 두 번 다시 세상의 어 느 용병단에 들어 갈 수도 없고 또 용병길드에 영원히 쫓기는 신세가 되니 이 런 반응은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저들의 생각으로는 갔다가는 확실하게 죽는 것이고 도 망가면 운이 좋으면 살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남아있다라…. 훗. 죽을 때는 죽더라도 동료들을 배반 할 수는 없다는 것인가? 마차 제일 뒤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있는 자스란을 노려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는 에리니를 보며 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것보다…. 파티온을 빠져 나온 지 이제 겨우 두 세시간 걸었을 뿐인데 보이 는 것이라고는 온통 모래뿐이었다. 동서남북이 구별도 가지 않고 길도 나있지 않는 이런 곳을 지나 목적지를 찾아가는 사막인들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뜨거운 태양 때문에 하나같이 흰색 천으로 온 몸을 가리고 눈만을 내 놓은 사 람들과 반대로 나와 샤이나르만은 얼굴을 버젓이 내놓고 있었다. 그런 나와 샤 이나르를 신기한 동물 보듯이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 시선들을 무시하며 짐 위에 앉아 샤이나르와 대화를 나누었다. 옆에 휘리아나도 앉아있 었지만 그녀는 보통 인간인지라 뜨거운 태양 빛에 피로함을 느끼는지 평소와는 다르게 내 몸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니까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는데…. 고집 피우기는…. 그것보다…. 그 녀석들 아직까지 따라오고 있군. "파티온에서부터 계속해서 따라오고 있어요. 약 3킬로 정도를 유지하고 말이 에요." "누구인 것 같아?" "뭐. 샴시르 용병단인가 하는 얼간이 녀석들 중 몇 명이겠죠." 그렇겠군. 지금 우리가 맞은 의뢰. 역시 다시금 생각해 보아도 이상한 것이었 다. 이 정도의 의뢰라면 당연히 이름이 있는 용병단에게 가게 되어 있는데 어 처구니없게도 이름도 없는 카신 용병단이 지목되어 버린 점. 게다가 의뢰에 사 용된 금액이 1만 파룬임에 반해 그 선금이 100파룬이라는 점 또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내가 알기로 1만 파룬 짜리 의뢰라면 그 의뢰는 상당히 고 난이도의 의뢰인데 선금은 겨우 중급 난이도의 의뢰 선금이니…. 저 생각 없는 자스란은 그저 선금이 100파룬이라는 말에 덥석 하고 고기를 물 어 버렸겠지. 아무튼 지금 추리 해 볼 수 있는 내용은 저 샴시르 용병단이 약간 뒷공작을 벌였다는 것이다. 아마도 내 실력을 알아보기 위함 정도라고 할까? 세상에 소드마스터를 수하로 부리는 존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휘리 아나는 나의 수하가 아니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이다. 자신의 용병단의 얼굴이 먹칠을 당할 정도로 심한 일을 당했는데 가만 있을 작자가 있으랴? 게다가 악명까지 유명한 집단에서 말이다. 당연히 나에게 보복이라는 것을 해 보겠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고 이런 일을 꾸민 것일지도 모른다. 덤으로 부하들을 보낸 것을 보니 내 실력을 보고 싶다 는 의미까지 포함이 되나? 훗. 그렇게 나온다면 내가 거절할 이유도 없다. 열심히 따라 오라고. 기겁을 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최악의 자연조건과 지루함을 제외한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여행이었다. 나 야 일사병 따위를 걸릴 이유도 없으니 걱정할 것도 없었다. 다만 문제라면 휘 리아나였다. 잘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온유한 환경에서 살아온 그녀에게 이런 환경은 견디기 힘든 고통일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만약 수련으로 인한 체력이 없었다면 그녀는 이미 쓰러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녀가 별 무리 없이 버틴 이유가 또 있다면 남모르게 그녀를 보살펴 주는 샤 이나르 덕분이었다. 가끔씩 그녀 모르게 마법을 써서 그녀 주위의 기온을 내려 주기도 하는 등 샤이나르는 휘리아나의 몸 상태를 세심하게 신경을 써 주었다. 뭐 샤이나르 말로는 휘리아나가 쓰러진다면 내가 걱정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다고 하지만…. 평소에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의외로 휘리아나를 챙겨 주는 샤이나르가 고마울 뿐이었다. 휘리아나도 그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 했지만 샤이나르와 있을 때에 퉁 명스럽게 보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상당히 귀엽게 보였다. 참나…. 그만 화해를 하고 친하게 지내도 좋으련만…. 자스란과 동료들의 관계도 예전처럼 변해갔다. 처음 며칠간은 자스란은 하루 종일 입도 열지 않고 구석에서 풀이 죽어 있었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전처 럼 동료들과 장난도 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그의 동료들도 처음에는 자스란에게 말도 걸지 않았지만 나흘 전쯤에 자스란 이 잠을 자면서 잠꼬대를 한번 한 이후로는 너무도 자스란이 불쌍해 보였나 보 다. 근육질 남자가 눈물을 질질 흘리며 '제가 잘못했어요. 친구들은 죽이지 마세 요. 아악! 카스티스크님 제발 저만 먹고 친구들은 살려줘요!'라고 말을 하는 데…. 나로서는 웃겨서 잠도 못 잘 지경이었지만 다른 동료들은 그게 아니었나 보다. 그 다음날부터 동료들은 퉁명스럽기는 하지만 자스란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고 지금에 와서는 전과 다름없이 농담까지 따먹으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그들 생각으로는- 즐기고 있었다. 이런저런 일들이 있는 일주일이었지만 그 동안 코스타카스무리는 나타나지 않 았고 점점 에티스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물론 나로서는 보이는 것은 온통 모래뿐이니 얼마나 더 가야 에티스가 나타날 지 모르지만 우리가 호위하고 있는 상인들의 말로는 이제 사흘 정도만 더 간다 면 에티스가 나온다고 하니 그렇게 믿어야지. 한번은 어떻게 이런 모래뿐인 사막에서 길을 찾아 갈 수가 있냐고 물은 적도 있는데 그들이 말하기를 밤에 별자리를 보고 대충 방향을 잡는다고 했다. 그리 고 낮에는 태양을 보며 방향을 알 수가 있다고 했는데…. 시간마다 변하는 태양의 위치를 보고 방향을 잡을 수가 있다니…. 이들이 존 경스러울 뿐이었다. 쩝. 그나저나 코스타카스는 왜 나오지가 않냐? 다른 동료들이야 은근히 안나 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하지만…. 나로서는 이대로 에티스를 들어가 버리는게 아닌가 하는 다른 동료들이 들으면 욕을 먹을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 아아. 맥빠져…. 사막의 밤은 낮과는 반대로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는 빙하의 밤이었다. 다 알고 있다 시피 모래는 열에 데워지는 속도가 빠른 만큼 그것이 식는 속도도 상상을 불허한다. 낮에는 강렬한 태양열로 50도까지 상승하더라도 태양이 사라진다면 그 동안 상승했던 온도는 급속도로 낮아지며 밤에는 심할 때는 영하 20도 이상으로 떨 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사막을 횡단할 때는 언제나 추위를 막을 물품을 필수적으로 지참해야 하지만 그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추위를 막을 수는 없었다. 나는 불가에 앉아서 옆자리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는 휘리아나와 샤이나르를 바 라보았다. 꼭 자매처럼 율동에 맞추어 새근거리는 둘의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 게 웃음이 흘러 나왔다. 그렇게 서로를 못 잡아먹을 듯이 안달이면서 잘 때는 머리를 맞대고 자냐? 피식 웃은 나는 그녀들을 내 옆에 눕히며 모포를 하나 가져와 덮어 주었다. 따뜻함을 느끼는지 휘리아나는 샤이나르의 품속으로 파고들었고 샤이나르 또한 그 상황에서 휘리아나를 안았다. 풋. 내일 아침에 또 일 나겠군…. 나는 잠시 그녀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면서 미소를 짓다 고개를 들어 하 늘을 바라보았다. 꼭 그림을 그려서 붙여 놓은 듯 아름답게 빛이 나는 하늘. 잠시 그 하늘을 바라보며 예전에 루나린과 보았던 별빛을 찾던 나는 스륵하고 나에게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며 얼굴을 돌렸다. 내 옆으로 다가와 앉으며 자그마한 나뭇가지로 타고있는 장작을 들쑤시는 사 람은 휘린이었다. 같은 용병단이면서 휘리아나처럼 말이 거의 없는 그와는 별 로 대화를 나누어 보지 못했었기에 나와 그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있자 자 연히 정적이 흘렀다. 탁탁 하는 불이 튀는 소리만이 울릴 뿐이었다. 나로서도 그다지 상대가 입을 열지 않는다면 수다쟁이처럼 입을 놀릴 위인이 못 되는지라 그저 타고있는 장 작만을 바라보았다. 그때 휘린의 입이 열렸다. "마공작…." 나의 시선이 즉시 그에게 돌아간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휘린은 피식 웃으며 장작을 쑤시던 나뭇가지를 불 속으로 던지고는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놀라는 것을 보니 맞군요." "들켰네…." "감추려고 했던 것입니까?" 감추려고 했다…. 그건 아니다. 그랬다면 처음부터 카인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았을 것이니까. 그저 내가 놀란 것은 지금까지 내 이름을 듣고 아무도 알아 채지 못했던 내 신분을 안 휘린에 대해서 놀란 것뿐이었다. 나는 훗 하고 웃고는 고개를 타오르는 장작불로 돌렸다. "별로…. 그런데 의외로군…. 이곳 대륙에서 내 이름만 듣고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니…." "저는 1년 전까지만 해도 북대륙에서 살았으니까요. 당신의 이름은 익히 들어 서 알고 있죠." "그랬군." 1년 전이라면 내가 마공작으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니 충분히 알만도 하지. 나 는 고개를 끄덕였고 휘린은 평소와 다르게 계속 말을 이었다. "어째서 이 대륙으로 온 것입니까? 설마 이 대륙의 전쟁에 타 대륙의 국가들 이 개입하기 시작한 것입니까?" "그게 궁금했던 거야? 평소에 말이 없는 사람이 말이 많으니 이상했는데 별 희한한 것에 관심이 많네. 내가 어떤 대답을 해 주기를 바라는 거야?" "…. 이 대륙의 문제에 타 대륙이 끼어 들어서는 안됩니다." 타 대륙이 끼어 들어서는 아니된다. 훗. 그건 맞는 말일지도 모르지…. 내가 알기로도 한 나라의 문제에 다른 나라가 끼어 들어서 좋은 일이 생기는 꼴을 못 보았으니까. 대표적으로 한국의 6.25를 들 수가 있지. 도와준다는 명목 하에 유엔이 돌입해 들어왔고 그 후에 일은 다 알 것이라 믿 는다. 한국. 전쟁이 끝난 후에 수십 년 동안 미국의 간섭으로 당한 부당한 처 사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게 나라였나? 완전히 말뿐이 나라이고 실제로는 미국의 아래에 있는 식민지 였지. 물론 지금 이곳의 상황은 그것과 다른 것이 많다고 하지만…. 그런 꼴이 안 난다고도 또 말 할 수가 없다. 그런데…. 1년 전까지 북대륙에서 살았다는 사람이 왜 저런 말을 하는 거지? 나는 무표정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그는 한숨을 내 쉬었다. "비록 제가 태어난 곳은 북대륙이지만…. 지금은 이곳의 사람입니다. 이곳은 저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었고 친구들을 주었습니다. 비록 북대륙의 살기 좋은 자연환경은 아니지만…." 주위를 돌아보다가 마지막 시선을 코를 드르렁거리며 골고있는 첸에게서 멈추 며 피식 웃는 휘린을 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북대륙에서 범죄자였나 보군." "…. 그렇습니다." 서대륙으로 넘어와 용병생활을 하는 북대륙의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북대륙에 서 범죄자로 낙인이 찍혀있는 사람들이 많다. 마법사라면 몰라도 검을 쓰는 검 사로서 서대륙으로 넘어와 용병생활을 해 보았자 벌이도 신통치 않고. 또 이곳 의 사람들의 검술이 워낙 강하냐? 그런 이유로 돈이나 벌겠다고 오는 녀석은 멍청이나 다름이 없다. 다만 더 이 상 북대륙에 남아 있지 못할 범죄자나 넘어 올까? 그런데 휘린아 범죄자였다니….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렇게 사건을 일으킬 악 당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역시. "뭐…. 누명이라도 썼나 보네." "…." "훗. 아마 자네에게 북대륙은 그다지 생각에 남는 곳이 아니었겠지. 뭐 대충 안 봐도 이해가 가는군. 그리고 이곳의 생활은 힘들기는 하지만 그대에게 마음 의 평화를 가져다주었나 보지?"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그래. 그런 자네이기에 짜증이 나는 북대륙의 인간들이 전쟁에 끼어 들어 그 후에 있을 일들이 걱정이 되겠지. 그래서 북대륙의 루난 왕국의 공작인 내가 이 대륙에 넘어 온 것이 불길할 것이고…. 그래. 만약 내가 루난 왕국의 왕의 명령으로 이곳에 왔다면 어떨 것인가?" "…." 얼굴이 굳는군. 킥킥. 내가 설마 그런 이유로 왔다고 해도 어쩌겠어. 그 하나 의 힘으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나약한 인간이 아닌가? 하지만 내가 이런 말을 할 때 휘린이 강한 의지를 담은 눈빛을 빛냈다. "이곳은 저의 두 번째 고향. 막을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 것입 니다." "…." "저 하나로는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판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푸훗. 큭큭. 걱정하지 마…. 나는 지금 루난 왕국의 마공작이 아니니…." 내 말에 그의 얼굴에 놀란 표정이 덮어졌다. "마. 공작이 아니라는…?" "아아. 불과 며칠 전까지는 그렇게 불렸지. 하지만 지금은 아냐. 나도 자네와 같은 범죄자지. 그것도 자네보다 더 큰. 왕자의 목을…." 내가 말을 마치며 검지 손가락을 내 목을 한번 긋자 그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 다. "와. 왕자를?" "아. 조금 짜증나는 녀석이 있었거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베어 버렸어. 살 려달라며 비굴하게 기어대는 녀석을 베는 맛은 그다지 좋지 않더군." 내가 씨익 웃으며 말하자 휘린은 한동안 입도 못 다문 채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고개를 숙이며 큭큭 거리며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 또한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자네와 나는 어떻게 보면 동지로군." "킥킥…. 그런 말 마십시오. 저는 어디까지나 누명을 썼을 뿐입니다. 당신처 럼 사람의 목을 베고 즐거운 듯이 이야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큭큭…." "그렇게 되나? 뭐 어쨌든 그 빌어먹을 북대륙에서는 같이 현상금 리스트에 올 라 있을 것 아냐? 물론 내가 훨씬 위에 올라 가 있을 것이지만." "하하하. 그건 그렇군요." 우리들이 웃으며 대화를 하는 통에 몇몇이 눈을 비비며 일어섰지만 곧 위험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모포를 뒤집어쓰며 누었다. 나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다 웃으며 휘린에게 말했다. "어차피 자네도 잠 다 깬 것 같은데. 나와 같이 술이나 먹으며 이야기나 나누 자고. 혼자서 보초 서느라 심심했는데. 잘됐군." "그러죠. 술은 제가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됐어." 내가 고개를 젓자 그는 무슨 소리냐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웃으며 짐이 있는 마차로 손을 내뻗었고 곧 그 안에서 술병 하나가 나에게 날아왔다. 내가 술병을 잡아 따자 그는 뻥진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서. 설마 마법까지 쓰시는 겁니까?" "마법? 아냐. 이건 허공섭물이라는 기술이지.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뭐 대충 말해서 이 주위에 퍼져있는 마나를 움직여 물체를 들어올리고 끌어오고 하는 거지." 내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 였다. 나는 웃으며 술병을 입으로 가져가 두세 묵음 마신 후에 휘린에게 넘겼 고 그는 엉겁결에 술병을 받아 들었다. 하지만 금새 피식 웃고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다시 병을 나에게 넘긴 휘린은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충…. 이번에 저희들이 죽지는 않겠군요." "뭐. 너나 네 친구들이 멍청하게 그 녀석들을 잡겠다고 달려들지만 않는다면 말야." "멍청한 자스란 아니면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킥킥. 그래 맞아." 멍청한 자스란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그를 안주 삼아 단둘이서만 이렇게 술 을 마시는 것도 나름대로 즐거움이 있었다. 나와 휘린은 웃으면서 술병을 주거니 받거니 했고 사막의 조용한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 훗. 역시 길다.. ^^ 이것으로 자스란은 완전히 멍청이로 낙인이 찍히는 순간입니다.. ^^ 옆에 여자들이 있고 -비록 자고 있지만- 말이 통하는 술친구가 있으니 이렇게 멋진 술자리가 또 있을까요? 현재 제 마음이 통하는 술친구는 전부다 국방의 의무로 인해.. 피땀을 흘리고 있답니다.... 그녀석들 휴가 나오면 지겨운 군대 이야기를 또 들어야 하지만.... 은근히 그 녀석들이 빨리 나오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 저는 면제. 쿠하하하!! 휴가 나오는 녀석들에게 날마다 씹힙니다.. 히잉... 짜증나게 술값은 거의 제가 내지만... 그래도 친구들에게 술 사는 것은 돈이 아깝지 않더군요.. ^^ 그럼.. 신무(神武) 161. Part 59. 그녀들의 속마음 "꺄악!!" 다음날 아침 예상대로 약간의 소동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