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판타지 - 신무-神武-전권 - 71편 (71/113)

2026-09-22 08:52:49 조회 28
내가 내려오자 혹시라도 나를 따라온 여자들이 내려오지 않나 눈길을 내 쪽으 로 돌렸던 사람들이 아깝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처음에 약간 짜증이 나기 는 했지만 곧 나는 그것을 털어 버리며 빈자리에 앉았다. "주문하시겠습니까?" 17세 정도의 얼굴에 주근깨가 난 귀엽게 생긴 소녀가 빠르게 나에게 다가와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아르바이트를 하는 애거나 아니면 이곳 주 인의 딸이겠지. "시원한 흑맥주나 하나 가져다 줘." "네." 대충 주문을 한 나는 소녀가 고개를 숙이고 카운터 쪽으로 달려가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대부분 여행자나 용병들로 보였고 곳곳에서 왁자지껄한 소음을 발 생시키며 서로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전쟁 때문에 이 대륙에서 용병들은 가장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직업이었고 어 디나 그렇겠지만 실력이 띄어날수록 그 대우는 더욱더 좋았다. 특히 마법사들 은 상당히 희귀한 직업이라 어중이떠중이 마법사라고 하더라도 대부분 높은 돈 을 받고 나라에 고용되기 마련이었기에 많은 수의 마법사들이 돈을 벌려면 서 대륙으로 가면 된다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이 대륙에 마법사가 별로 없는 이유라면 체력이 약한 그들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척박한 자연환경 때 문이었다. 견디기만 한다면 돈은 크게 벌 수가 있겠지만 그것이 힘든 것이다. 결국 대부 분의 마법사들은 한두 달을 못 넘기고 다시 타 대륙으로 넘어가 버렸기에 오는 사람도 많지만 나가는 사람은 더 많아 자연히 마법사들이 희귀해 졌고 그들의 몸값은 보통 검을 쓰는 용병들과는 비교를 하기조차 힘이 들 지경이었다. 오죽하면 용병단에 마법사가 있다 없다를 따져 그 용병단의 등급을 결정하기 도 하겠는가. 나는 피식 웃으며 숨을 들이마셔 보았다.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탁한 사막의 공기.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모래가루들이 이 대륙의 대기를 휘감고 있는 것이다. 깨끗한 동대륙이나 그것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온유한 북대륙에서 사는 사람 들에게는 이 자연은 상당히 견디기가 힘든 악조건이다. 그럼에도 이 대륙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들은 이런 악한 자연환경을 견뎌 내 면서 자라기 때문에 타 대륙의 사람들보다 인내심이 뛰어나고 더 강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 그에 따라 이 대륙에서는 뛰어난 용병이 많이 배출되기로 유명한 곳이다. 뭐 소드마스터에 들어서는 사람의 수는 북대륙과 별반 다르지 않다지 만 그것은 체계적으로 기라는 것을 느껴 그런 경지에 올라서는 교육이 없이 그 저 악조건인 자연환경을 견뎌내며 오직 실전만으로 검술을 키우는 지라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소드마스터가 아닌 다른 검을 쓰는 자들은 타 대륙의 검사들에 비해서 실력이 월등히 뛰어났다. 그러면서도 실력 없는 마법사보다 돈은 더 적게 버니…. 다른 대륙으로 넘어 간다면 더 큰돈을 쥘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이 대륙에 남아서 하찮은 전쟁 에 몸을 기대는 것은 순전히 이 대륙을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태어 나서 자라난 장소. 그들에게 있어서 이곳은 고향이었고 멍청해 보일지도 모르 지만 자신의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어 이 대륙에 피를 부르는 전쟁을 끝내고 싶 어하기 때문이리라. 멍청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자신의 뚜렷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고 말할 수도 있다. 아무 목적 없이 방황하는 나와는 반대로…. 적어도 그들은 살아가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지도…. 훗. 내가 너무 감상적이 되어 버렸군. 나는 미소를 지으며 홀의 중앙에 앉아있는 한 무리의 용병들을 바라보았다. 술을 마시다 탁자 위에 서로 오른팔을 올려 손을 맞잡고 팔씨름을 하는 두 명 의 근육질의 사내를 보며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피어 오른 것이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밝은 기운.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았다. 귀족들과는 반대 로 나는 용병들은 그다지 싫어하지는 않는다. 물론 한번 말을 해 본 후에 마음 에 들지 않는 작자들이면 그대로 고개를 돌려버리기도 하지만…. 적어도 그들 은 허위와 가식으로 얼굴을 도금해 치장하고는 느끼하게 살아가는 귀족보다는 나은 존재라는 생각이다. "어쩌면 나도 그 귀족이라는 작자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을지도…." 어째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일까.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 뱉은 말에 반 박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나 또한 세상을 가식적인 가면으로 가리고 살아가 고 있을지도…. 삶의 목적도 없다.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 휘리아나의 옆 에 남아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먹여 살아가는 것일지도…. 만약 지 금이라도 아리스가 살아나 내 앞에 나타난다면….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떤 행 동을 취할 것인가? 쿡. 모르겠군. 쓸데없는 생각으로 머리만 복잡해진다. 내가 생각을 정리하며 쓴웃음을 지어 보일 때 내 앞으로 500cc정도의 잔이 놓 여졌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검은색의 음료와 그것이 만들어 낸 백색의 거품들. 그것을 보자 이유 없이 갑자기 갈증이 느껴져 왔고 나는 단숨에 그것을 비워 버렸다. 그리고 빈 잔을 강하게 탁자 위로 올려놓자 탁 하는 소리가 강하게 터 져 나왔고 왁자지껄하던 홀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적막에 휩싸여 버렸다. 쳇. 너무 사람들의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 버렸네…. 휴…. 그래도 갈증은 어 느 정도 해소가 되는군…. "저기…." "아. 좋군. 이거 하나 더 가져다 주겠어?" "네." 소녀에게 잔을 넘겨주며 부탁을 한 나는 나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금 시끄러워 지는 홀의 반응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사람 들의 관심이 나에게서 다시 사라졌다는 것에 해방감을 느끼며 팝콘 몇 개를 오 물거리고 있을 때 한 근육질의 20대 후반의 청년이 나에게 다가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무슨 용건이냐는 눈빛을 담아 그를 바라보았고 그는 그런 나의 맞은편에 앉으며 웃음을 지었다. 적어도 귀족들의 짜증나도록 간사한 웃음보다는 보기가 좋군. "외모와는 다르게 상당히 호탕한 친구로군. 어떤가 혼자서 적적한 것 같은데 우리와 합석을 하는게." "부탁입니까?" "하하. 그렇다고 해 두지. 어떤가?" "후훗. 나쁘지는 않군요. 좋습니다." "하하하. 좋아. 나는 자스란이라고 하네. 이곳에서 자그마한 용병단의 리더를 맞고있지. 저쪽에 내 친구들이 있으니 그쪽으로 가세나." 내 말에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을 소개하며 몸을 일으켰고 나도 오랜만에 즐거운 미소를 머금으며 그의 뒤를 따랐다. 방금 전 나의 눈에 들어왔던 용병 들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긴 자스란은 나에게 자리를 권했다. "자. 이쪽은 내 동료들이네. 여기서부터 첸. 휘린. 소단. 에니리. 요른. 쉬 엔. 아다드라. 쟈르온이지. 비록 9명밖에 안 되는 작은 용병단이지만 여자가 무려 두 명이나 끼어있는 멋진 용병단이지. 이름하여 꽃의 용병단. 하하하!" "뭐가 꽃의 용병단이야!!" "아직도 그 이름을 못 버렸냐?" "다수결로 카신 용병단이라 부르기로 했잖아!!" "그깟 듣기 좋고 뜻도 없는 이름보다는 꽃의 용병단. 얼마나 좋냐?" "적들 전쟁 중에 웃다가 죽게 만들 일이라도 있냐?" "웃다가 죽게 만들면 좋잖아!!" 웃으며 동료들을 소개하는 자스란과 그 동료들의 말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입 가에 미소가 머물러 갔다. 나는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카인이라고 합니다." "어서 와요. 혼자서 구석에서 술 먹어 봤자 재미는 전혀 없어요. 이렇게 사람 들끼리 모여서 마서야 술맛도 제 맛이 나지." "하하. 그래도 방금 전 술 마시는 것을 보니 기본은 되 있던 것 같던데. 외모 와는 어울리지 않는군 자네." "반가워요. 저는 쉬엔이라고 해요. 매일 징그러운 근육질 아저씨들만 보다가 당신같이 잘 생긴 남자다운 남자를 보니 너무 좋네요." "뭐가 징그러운 근육질 아저씨야!! 난 아직 27세 밖에 안됐다고! 그리고 남자 의 매력은 울긋불긋한 근육이 아니겠냐? 첸 뭐라고 말 좀 해봐." "당연하지. 태양에 그을러진 멋진 근육. 얼마나 멋있냐?" "징그러워요. 멋있기는 뭐가 멋있다고. 그것보다 카인이라고 불러도 되죠?" 나의 소개가 끝나자마자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그들을 보며 정신이 다 없을 지 경이었다. 그러나 기분은 나쁘지 않았기에 나는 웃으며 그들의 대화를 들었고 곧 에니리라는 갈색 머리카락의 여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후훗. 고마워요. 그것보다. 검은색 머리카락이라니 특이하네요." "뭐.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군요. 후훗. 그래도 검은색 머리카락이라니 멋지네요. 그것도 길게 길어 서 묶어 올렸는데 허리까지 내려 올 정도라니. 날마다 고슴도치 머리만 보다가 그런 멋진 머리를 보니 세상사는 맛이 나네요." "이 머리가 어때서! 남자에게 긴 머리는 필요 없는 거야!!" "참나. 그렇게 짧게 깎고 다닐 거면 아예 밀어 버려요. 눈에 거슬린단 말이에 요." "후훗. 뭘 모르는군. 그렇게 밀었다가 이 강렬한 태양 빛에 너희들의 눈을 아 프게 할 위험이 있다는 것은 모르냐?" "푸훗. 그건 그렇네요." "하하하. 그럼 전쟁 바로 전에 밀고 나가라. 적들이 눈이 아파서 눈도 못 뜨 게." "하하하! 그거 좋은 생각이다!" 첸의 한마디에 그들은 통쾌하게 웃음을 터트렸고 나도 어느새 그들의 분위기 에 휘말려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즐거움. 아무 생각 없이 이들의 분위기에 도취가 되어서 웃음을 터트리고 있는 나를 보며 씁쓸한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그것은 아주 잠깐일 뿐이었다. 즐거웠다. 그것 하나면 됐다. "이런. 오랜만에 멋진 친구를 만났는데 술이 부족하군." "까짓 것 공금 풀어! 어차피 우리가 모은 돈. 조금 풀어서 즐기고 다시 벌어 서 채우면 되는 거지." "하하. 그것도 그렇군. 아주머니! 여기 시원한 맥주 좀 통으로 두통만 더 가 져다 주세요!!" 훗. 이거 잘못했다가 이들 거지 만들겠군. 나는 피식 웃으며 웃으면서 주문을 받는 아주머니에게 주머니에서 보석을 꺼내 던졌다. 자스란에게 이것저것 주문을 받고있던 아주머니는 갑자기 날아오는 반짝이는 물건을 엉겁결에 받아 들고는 곧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채면서 기겁을 하였다. "이. 이건…." "그 정도면 되겠죠? 오늘 이곳의 술을 전부 사는 것 정도는. 부족한 겁니까?" "아. 아닙니다." 내가 빙긋 웃으며 묻자 황급히 손을 내젓는 아주머니는 재빨리 주방으로 달려 나갔고 나는 멍청히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자. 자네." "이미 계산은 해 버렸습니다. 오늘 이곳에 있는 술 다 먹기 전에는 갈 생각은 마세요. 뭐 부족하면 여기 다른 사람들도 많으니 같이 마시면 되지 않겠습니 까?" 내 말에 자스란은 고개를 돌려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그때까지 황당한 얼굴로 나만을 바라보던 그들 중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요른이었다. "훗. 뭐 나쁘지는 않겠지. 공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겠지?" "이거 오랜만에 코가 삐뚤어지겠는걸." 하나둘씩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은 홀 안의 모든 사람들이 환호를 내 질렀고 그때까지 무리들끼리 뭉쳐 놀던 그들은 우리 를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나도 즐거웠고 그들 역시 즐거워했다. 큭큭. 역시 나는 고상한 척 하는 귀족 들이 있는 곳보다는 이런 쪽이 더 좋단 말야. 출신이 미천한 것일까? 뭐 어때. 즐겁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안 그래? 한창 즐거운 기분으로 즐기고 있을 때 여관으로 들이닥친 무리들이 있었다. 용병단의 무리들인 것 같았는데 다른 타 용병단보다 돈을 조금 많이 주무르는 듯 꽤나 좋은 갑옷에 망토로 멋까지 내고 있는 그들이 들어오자 시끄러웠던 홀 은 쥐 죽은 듯 고요해 졌다. 나는 자스란에게 물었다. "뭐죠?" "저들은 이곳 알단에 고용되어 있는 용병단 중 최고의 세력을 자랑하는 용병 단 중에 하나야. 샴시르 용병단이라 하는데 단원 수가 1만을 넘는 거대 용병단 이지. 저들의 단장은 시르크 펜 샴시르라 하는데 이 알단에서 5명뿐인 소드마 스터 중 하나라고 하더군. 저 붉은 망토를 두르고 있는 자는 내가 알기로 부 단장 이디가르로 알고 있는데…." "그런 존재들이 이런 여관에 무슨 일이죠? 보니까 대충 40명 이상 몰려온 것 같은데." "나도 그걸 모르겠네. 하지만 좋은 일을 하러 온 것은 아닐 것이네. 저들은 상당히 악명이 높은 집단이거든." 쩝. 뭐 별 상관없겠지. 내가 신경을 쓸 필요도 없고 말야. "신경 끄고 우리는 마시던 술이나 마저 들죠. 저들도 할 일을 끝내면 알아서 돌아 갈 테니 괜히 귀찮게 신경을 쓸 필요도 없겠죠." "후훗. 그렇군. 자 우리는 마저 술이나 마시세." "좋지." 고요했던 홀은 다시 소음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샴시르 용병단의 모습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지라 좀 전과와 같이 밝은 분위기는 나지 않았다. 자연히 나는 저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괜스레 시끄러운 일 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빨리 저들이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기대는 그들 중 하나의 외침에 그대로 깨져 버리고 말았다. "저. 저기 저놈입니다." "어떤 녀석 말이냐?" "검은머리를 길게 길러 묶고있는 녀석 말입니다." 불길하네…. 이거 꼭 저들이 나를 찾아 온 것 같은데 말야. 하지만 나는 저들 에게 그다지 원수진 일을 한 것은 없는데…. "카인. 저들이 자네를 찾는 것 같은데…." "그렇군요." 한숨을 내 쉰 나는 고개를 돌려 방금 나를 지목한 녀석을 바라보았고 그제야 그들이 나를 찾아 온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칫. 시장에서 잠깐 손을 조금 봐 준 녀석이 샴시르 용병단의 소속이었을 줄이 야. 귀찮게 됐어. 나에게 뚜벅뚜벅 걸어오는 이디가르라는 녀석을 바라보며 혀를 찬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지금까지 같이 놀던 사람들이 걱정스러워 하는 얼굴로 나를 바 라보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빙긋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이디가르에게 시선을 돌 렸다. "간이 크군. 감히 이곳에서 샴시르 용병단을 건드리고도 숨지도 않고 술 파티 를 하고 있을 줄이야." "몰랐으니까. 뭐 알았다고 해도 그다지 걱정은 하지 않았어." "배짱은 마음에 드는군. 내가 찾아 온 이유는 잘 알고 있겠지?" "멍청한 부하 녀석 단속 못하고 죄송하다고 빌러 오셨나?" 나의 말에 이디가르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차음 분위기를 회복해 가던 홀은 다시 숨소리도 나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가라앉아 버렸고 모두들 나 를 걱정하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여유 만만하게 미소를 지으며 이디가르를 바라 볼 뿐이었다. "말이란 가려서 해야 하는 거야." "그것도 상대 나름이지. 잘 놀고있는 곳에 무장한 아이들을 데리고 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얼간이에게 가릴 말이 있으려나?" 내 말이 끝나자 마자 뒤쪽에서 샴시르 용병단원들이 하나같이 검을 뽑아들었 지만 이디가르가 손을 들어 보이자 다시 검을 거두어 들었다. 그렇다고 이디가 르가 나의 말을 흘려보내 버린 것은 아니었다. 처참하게 일그러진 모습만 보아 도 그가 얼마나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으니까. "주제를 모르고 날뛰다가 몸과 머리가 따로 놀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지." 참나. 이쯤 되면 달려들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참고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군. 무슨 다른 용건이 있나 보군. 나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용건만 말하는게 어떤가? 복잡한 것은 질색이거든." "쿡.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 뭐 좋겠지. 그럼 말하지. 너의 동료 중에 마법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를 한번 만나보고 싶군." 아~! 목적은 그거였군. 이미 이곳에 와서 샤이나르가 마법을 몇 번이나 난사 를 했으니 소문이 퍼질 만도 하지. 마법사는 귀한 존재니까. 어떻게든 포섭을 하고 싶어하겠지. 킥킥. 하지만…. "부탁인가? 아니면 협박인가?" "대충 협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걸." 좋아. 협박이라. 그렇다면 나도 정중히 나가 줄 필요는 없겠군. 쾅!!! 그러나 내가 녀석에게 무슨 도발적인 말을 하려던 순간 위쪽에서 폭음이 들려 왔다. 갑작스런 폭발음에 사람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위쪽으로 올라갔지만 보이 는 것은 천장뿐이었다. 그것보다…. 갑자기 이런 소리가 난다는 것은…. 불길하네…. 위층에서 저런 일이 일어 날 가능성이라고는 휘리아나와 샤이나르의 충돌뿐인 데…. "젠장…. 협상 결렬 같네…." 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대로 천장이 뚫리며 푸른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물 체가 떨어져 내렸다. 그것이 휘리아나라는 것을 잘 알고있는 나는 간단히 그녀 를 받아내었고 뒤이어 뛰어내리는 샤이나르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너. 너!! 다시 한번 말해봐!!" 무슨 말을 들었는지 샤이나르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나는 보이지도 않는 것처 럼 나에게 안겨있는 휘리아나에게 따지고 들었고 휘리아나는 입가에 흘러나온 피를 쓰윽 닦아 내고는 나에게서 떨어져 내렸다. 그런 그녀의 손에는 검이 들 려 있었다. 지금의 상황에 홀 안의 어떤 사람도 말문을 열지를 못했다. 오죽하면 이디가 르 조차 황당하다는 표정을 감추지를 못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야 어쩌겠 는가. 그때 휘리아나의 싸늘한 목소리가 울러 퍼졌다. "노망난 할망구…." "꺄악!!! 정말 지 언니 생각해서 봐준다봐준다 하니까!! 조그만 호피트 계집 이 간덩이가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 그대로 양 손바닥에 맹렬한 불꽃이 피어오르는 샤이나르와 움찔하면서도 천천 히 검을 들어올리는 휘리아나. 이. 이거…. 잘못했다가는 쉽게 끝나지 않겠는걸. 샤이나르는 또 몰라도 휘리 아나로서는 잘못하면 죽일지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나는 재빨리 그들 사이에 끼어 들며 입을 열었다. "멈춰!!!!" "비켜요!! 세이빈님! 오늘 저 오만 방자한 계집을 내 그냥!!" "노망나서 성깔만 더러워 졌군." …. 내. 내가 씹힌 거야? 나는 예상 못한 전개에 제정신을 못 차렸고 그 순간 샤이나르가 불길을 날렸다. 그. 근데…. 왜 내 쪽으로 날아오는 거지? 아! 그 러고 보니 나는 샤이나르와 휘리아나 사이에 있었지…. "꺄악! 세이빈님!!" "카인!!" 날리고 나서야 자신이 벌인 일을 느꼈는지 비명을 지르는 샤이나르와 휘리아 나. 이봐! 샤이나르! 비명 지를 시간이 있으면 중화나 시키란 말야!!!! "아! 맞다! 사라져라!!" 거센 굉음을 날리며 나를 향해 뻗어오던 화염 줄기는 그대로 흩어지며 사라져 버렸고 휘리아나와 샤이나르는 동시에 나에게 뛰어왔다. "세이빈님. 괜찮아요? 어디 다친 데는?" "내가 그 정도에 다치겠냐? 맞아도 별 이상 없다." "아. 맞다. 깜빡했네." "그보다! 너희들!! 화해하라고 했더니…. 이게 무슨 짓이야!!!!" 내 고함에 찔끔해서 고개를 숙이는 샤이나르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휘 리아나. 나는 씩씩거리며 그녀들을 노려보았고 그런 나에게 샤이나르가 조심스 럽게 입을 열었다. "화. 화해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저것이 저한테…." "시끄러!! 지금 당장 이곳에서 서로 사과하고 화해 해! 좋은 방법으로 끝을 내려고 했더니…. 내가 꼭 이렇게 강압적으로 나가야겠냐?" "그. 그렇게 말해도…." 나의 말에 내 눈치를 살피며 서로에게 고개를 돌린 휘리아나와 샤이나르는 그 대로 눈살을 찌푸리며 서로에게 살기를 뿜어대기 시작했다. 그런 둘의 머리에 주먹을 박아 넣은 나는 -아마 휘리아나의 알밤을 때린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 다- 입술을 깨물었다. "샤이나르. 화해 안 하려면 돌아가. 그리고 휘리아나. 너도 집으로 보내 버린 다." 나의 협박에 둘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화가 상당히 많 이 나있소 라고 얼굴에 써 붙이고는 그녀들을 노려보았고 결국 그들은 한숨을 내쉬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내가 진짜 바보처럼 당하고만 있었더니…. 이것들이 진짜. "저. 저기 휘리아나…. 그게…." "…." "아악! 몰라. 그냥 화해하자. 해! 세이빈님이 화를 내시는 것보다는 나아."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듯 팔짱을 끼며 말하는 샤이나르에게 휘리아나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제야 나도 굳어있던 얼굴을 풀며 입가에 미소를 약간 머금었다. 샤이나르가 먼저 손을 내밀자 휘리아나도 그것을 잡았고 나는 그런 그녀들의 어깨를 잡으며 웃음을 지었다. "친하게 지내면 좋잖아. 얼마나 좋아. 서로 이렇게 화해를 하니…." 하지만 나는 땀을 흘리며 서로를 노려보는 둘을 보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한 숨을 내쉬고야 말았다. 그녀들은 악수를 하면서 손에 힘을 주어 상대에게 지지 않으려고 악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참나….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멀어! "미안하군. 대화를 계속 해 보지." 휘리아나와 샤이나르를 대충 다독여 준 나는 그때까지 입을 다물고 서있는 이 디가르에게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