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판타지 - 신무-神武-전권 - 62편 (62/113)

2026-09-22 08:52:49 조회 33
내가 기를 불어 넣어줘서 간단하게 소드마스터가 된다면 세상 사람들 전부다 소드마스터로 만들어 버리 겠다." 내가 약간 언성을 높이자 그제야 메르틴은 찔끔해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역시 아직도 녀석의 얼굴에는 불만이 남아 있었고 자연히 나의 얼굴에 핏줄이 돋아났다. 젠장! 세상에 이렇게 말 길을 못 알아듣는 녀석이 있다니. 지금 이 녀석의 정 신상대로는 강한 기운을 다스릴 수가 없다. 강한 힘을 가진 존재는 그것을 다 스릴 정신이 있어야 하는데…. 만약 이 녀석에게 강한 힘이 주어진다면 그것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폐인 이 되어버린다거나 그 힘에 정신을 뺏겨 악인이 되어 버릴 것이 뻔했다. 이런데 나보고 소드마스터로 만들어 달라고 조르기만 하니…. 젠장!! "형…. 저…." "그만!!! 한번만 더 그 이야기하면 오늘 그 회의 중에 잤다고 공작님께 말해 버린다!!" "합…." 하여간 꼭 이렇게 말을 해야 말 길을 알아듣는단 말야. 젠장. 언제고 날 한번 잡아서 처음 수련했던 것처럼 스파르타식 교육을 시켜 야겠어. 그래야 제정신을 좀 차리지…. 막내라고 부모님과 두 누나의 귀염만 받고 자란 터라 이렇게 싹수머리가 조금 없단 말야. 다 큰 녀석이 누나만 해주고 자기는 안 해줬다고 칭얼거리며 조르 기나 하고…. 이거 정말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겠어. 신무(神武) 143. Part 52. 이나의 생일 빌어먹을 놈의 아침이 밝아버렸다. 또 새로운 하루를 상징하듯 태양은 힘차게 떠올랐고 -무슨 어린애들 교과서에 적혀있는 문구 같군….- 겨울과 어울리지 않게 푸근한 날씨가 페알딘의 전역을 감싸고 있었지만 지금 나의 기분은 그것과는 반대로 최악이었다. 이유로 말하자면 오늘이 바로 이나의 생일이라는 것이다. 뭐…. 이나를 만나 는 것은 그렇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다 시피 그 옆에 있 는 떨거지 같은 귀족나부랭이들. 하는 일없이 이름만 앞세워서 약한 자들에게 는 온갖 거만을 떨어대다가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강한 자 앞에서는 고개를 팍 숙이고 비굴하게 아첨이나 떨어대는 작자들은 떼거지로 봐야 한다는 것 하나만 으로도 정말 그곳을 가고싶다는 생각이 팍 사라지는 것이었다. 젠장…. 실수했어. 이럴 줄 알았다면 며칠 더 돌아다니다 오는 건데…. 그러 고 나서 이나에게는 최대한 빨리 왔는데 길이 막혀서…. 는 안되고 아무튼 너 무 멀리 있어서 좀 늦었다고 하면서 선물하나 멋지게 해주면 끝 아니냐? 뭐. 선물이야 마음만 먹는다면 한시간도 안돼서 구할 수가 있으니 걱정 할 필 요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생일잔치에 빠졌다고 하는데 이나가 뭐라 할 것도 아닐 것이고…. 하아…. 빌어먹을…. 지금 와서 이런 생각을 해 봤자 뭘 할거야? 이미 내가 페알딘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이나의 귀로 들어가 버린 지금 -하스미르 공작이 가서 일러 바쳐버렸다. 크윽! 뭐. 그 양반이야 공적인 일로 국왕을 만나러 갔 다가 우연찮게 이나를 만나 내 이야기를 한 것이겠지만….- 다시 도망을 갈 수 도 없는 것 아니냐? 젠장. 젠장. 젠장!! 짜증나!!! "저. 저기 카인님…. 갑자기 몸을 그렇게…." "아. 미안…." 생각에 빠져 나도 모르게 발광을 해버렸나 보다. 나에게 옷을 입혀주던 미레 아라는 하녀의 당황 섞인 말에 나는 사과를 하며 다시 몸을 곧게 세웠다. 미레아는 나의 사과에 잠깐 당황한 듯 몸을 경직시켰지만 곧 나의 몸에 다시 장식품들을 달기 시작했다. 하여간…. 지금의 이것도 짜증의 하나의 이유이다. 공주의 생일파티니 어느 정도 단장을 하고 나서 가야 한다는 것은 잘 알겠지만…. 이렇게까지 과대 포 장을 해야 하다니…. 나는 시선을 아래로 향하며 내 몸을 바라보았다. 지구에서 고대의 중국의 왕 이나 입을법한 곤룡포와 비슷한 옷. 비단과 비슷한 검은색의 천에는 이 세계에 서 신룡이라고 부르는 용이 멋지게 수가 놓아져 있었다. 이 세계서 내가 본 드래곤이 아니라 지구에서 동양인들이 생각한 용과 비슷한 것이 바로 신룡이라는 것이다. 대충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이것을 용 대가리와 뱀 몸의 합체 작이라고 부른다. 뭐…. 동 대륙에서는 이런 드래곤이 존재가 하니…. 이 녀석들의 수장의 이름 이 뭐였더라….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자였는데. 막상 생각하려니 이 름이 생각이 안나네…. 뭐…. 언젠가는 기억이 나겠지. 어쨌든 내가 이런 예복을 입게 된 이유는 도저히 이곳 북대륙의 귀족들이 입 는 예복을 입지 못해서 이다. 다른 것은 참아 줄 수 있다고 하자. 하지만 예전 에 하스미르 공작이 나에게 준 옷처럼 그곳이 무진장 강조가 되는 쫄 바지. 당연히 나는 그것을 거부했고 그냥 여행 중에 입는 편안한 옷을 입겠다고 말 을 했다. 하스미르공작의 반응이 어땠겠는가.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 다. 그래서 결국 구해 준 것이 이것이다. 동 대륙에서 쓰는 이 예복이라면 그런 자리에 조금 이질감이 들기는 하겠지만 못할 것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나 또한 이 정도면 봐 줄만 했기 에 흔쾌히 승낙을 했지만…. 지금은 슬금슬금 짜증이 솟구쳐 오르는 중이었다. 무슨 놈의 장식품들이 이렇게 많은지…. 목에 걸리는 목걸이는 자그마치 여섯 개다. 게다가 팔찌가 각각 팔에 두 개. 허리에도 세 개의 장식이…. 그것뿐이면 말을 안 한다. 귀걸이에 머리에까지 장식을 하는데 정말 돌아버리 기 일보직전이다. 그리고 지금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내 머리카락을 말총머리처럼 틀어 올린 후 에 끈 대신 또 장식을 해서 묶는데…. 이거 졸지에 내가 걸어 다니는 보석상이 되어 버린 기분이었다. 젠장. 이 보 석 중 하나만 빼서 평민들에게 주면 몇 달은 놀고먹고 살겠다. 그런 것을 공주 의 생일날 참석하는 사람의 단발치기 장식용 보석으로 끝을 내다니…. 빌어먹을…. 삶을 왜 이렇게 귀찮게 사는지…. 그냥 누구 생일이면 가서 생일 축하 합니다. 촛불 끕시다. 선물이요. 밥 먹읍시다. 빠이빠이~! 하면 얼마나 편하고 좋아. 뭐가 그리 잘났다고 생일잔치 한번 하는데 이런 생 쇼를 벌이는지…. 하아…. 젠장. 생각하니 머리만 아프네…. 어차피 오늘 하루종일 귀찮은 일만 생길 것인데…. 벌써부터 열 받으면 안되지. 그래그래…. 오늘 하루는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날로 보자고…. 어차피 이미 닥친 일. 지금 와서 도망 갈 수도 없고…. 오늘만 넘기면 된다! 아자! 파이팅!! "꺄악! 카. 카인님!" "응? 아! 미. 미안…." …. 또 저질렀다. 미레이. 정말정말 미안해! "형…." 장장 두 시간의 치장을 끝내고 혹시라도 옷이 흐트러지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 며 신경을 쓰며 창 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메르틴이 들어왔다. 그러고는 무슨 못 볼 것이라도 본 듯 멍청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녀석을 보며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아. 아뇨. 너무 멋져서…." 나의 시큰둥한 대꾸에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하는 메르틴에게 나는 피식 웃 음을 내비쳤다. 멋있다라…. 하긴 나야 귀찮아 죽겠다고 하지만 외관상으로는 정말 멋있으니 까. 움직임이 편하기만 하면 금상첨화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 멋짐보다는 귀찮은 것에 대한 짜증이 먼저였다. 장식이 흐트러지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걸 음걸이마저도 조심스럽게 내딛어야 하는 나로서는 메르틴에게 그럼 네가 입어 라 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 넌 다 준비됐냐?" "뭐. 저야 이미 끝났죠. 하여간 형이 부러워요. 저는 이 무거운 갑옷을 입은 채로 가야 하는데…." 메르틴의 푸념에 나는 실소를 머금었다. 내가 부럽다라…. 차라리 지금의 내 심정으로는 메르틴이 입고있는 저 갑옷을 뺏어 입고 이 옷을 메르틴에게 넘겨 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지금의 메르틴이 입고있는 갑옷은 기사들이 파티장에서 입는 갑옷이다. 무겁 기는 더럽게 무거운 적 갑옷은 순전히 시각효과만을 노리고 만들어진 갑옷이 다. 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실정도로 번쩍이는 은빛의 갑옷. 그리고 녀석의 허리에 둘러져 있는 검 또한 멋지기만 한 짜가 검이다. 현재 메르틴은 공작가의 자식이고 기사단에 소속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작위가 없는 관계로 저런 갑옷을 입어야 하는 것이다. 뭐…. 그것이 이 나라의 법이라나 어쩐다나. "형도 다 준비가 된 것 같은데…. 나가요. 마차가 대기하고 있으니." "알았다. 그보다 휘리아나는?" "여자들은 조금 시간이 걸리잖아요. 게다가 누나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 을 텐데 빨리 끝이 나기야 하겠어요?" 그 말에 나는 미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휘리아나가 화가 난 이유라면 뭐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있다면 나와 비슷 한 이유 일 것이다. 그녀 또한 성격상 이렇게 꾸미고 요조숙녀처럼 행동해야 하는 일에는 질겁을 하니까. 게다가 오늘 같은 날은 화장까지 해야 하는 법인데…. 그녀가 언제 화 장이라는 것을 하고 다니는 것을 봤냐? "그러고 보니 형은 아직 한번도 누나가 꾸민 모습을 못 봤죠?" "뭐…. 아직 한번도 같이 그런 곳에 나간 적이 없으니까." "기대하세요. 못 알아 볼 지도 몰라요." 쿡쿡 웃으며 말하는 메르틴. 나로서도 은근히 기대가 가는 내용이었다. 언제 나 화장 없는 얼굴에 움직이기 편한 옷만을 입고 다니는 휘리아나만 본지라 그 녀의 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상상도 못해 보았다. 뭐…. 원판이 되니까 예쁠 것이라는 것은 대충 짐작으로 알 수 있지만 그래도 실제로 본 적이 없으니 기대가 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누나의 꾸민 모습은 정말 끝내준다구요. 성에서 파티가 있을 때나 가끔씩 볼 수가 있는데. 몇 년 전에 에란의 왕자가 그렇게 꾸민 누나를 보고 첫눈에 반해 그 자리에서 청혼까지 해 버렸잖아요." "에란의?" "네. 에란 왕국의 사왕자 이라노스 왕자였어요. 뭐. 결론은 시원스럽게 무시 를 당해버렸지만. 그때 정말 굉장했어요. 그자가 자기를 무시했다고 바락바락 악을 질러대는 통에 파티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어 버렸고 결국 큰누나가…." 옛일을 회상하며 즐겁게 입을 열던 메르틴은 큰누나라는 말을 하다 그대로 입 을 다물어 버렸다. 나도 약간 굳은 표정으로 메르틴을 바라보다 천천히 창 밖 으로 고개를 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루나린…. 다시 그대가 나의 머릿속을 지배하는군요. 그러고 보니 그대의 예 쁘게 꾸민 모습도 한번도 본 적이 없네요. 그대가 한껏 치장을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정말 궁금해요. 어째서 나에게 그런 모습을 한번도 보이지 않고 떠나버린 건가요? 저를 깨우 기 위해서라고 말하지 말아요. 그때 저는 분명 당신이 죽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꿈에서 깨어날 수가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어째서 나를 떠나가는 것을 택한 것인가요? 꼭 그런 방법을 택했어야 했나요? 당신도 하연 누나처럼 나의 곁에 남아있을 자격을 잃어버렸다고 생각 했나요?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지금 저는 당신이 너무도 밉네요. 다시 만난다면 한껏 욕이라도 퍼 부어주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하지만…. 두 번 다시 볼 수가 없겠죠. 그것을 알지만…. 그렇지만…. 루나린. 지금 저는 당신이 너무도…. 신무(神武) 144. 메르틴의 말처럼 나는 치장을 하고 나온 휘리아나를 보고 잠시간 누군가 생각 을 해 버렸다. 비록 그것이 아주 잠깐 뿐이고 금새 그녀가 휘리아나라는 것을 알아 볼 수가 있었지만…. 나는 그 후에도 한동안 멍청히 그녀를 바라만 보아야 했다. "뭐죠?" 나의 뜨거운(?) 시선에 눈살을 찌푸리며 한마디를 쏘아내는 휘리아나 덕분에 어느 정도 제정신을 차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의 머리를 강타한 쇼크가 완 전히 풀린 것은 아니었다. 백색의 드레스를 입은 채로 한껏 아름답게 꾸미고 나온 휘리아나는 정말 아름 답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눈이 부실 정도였다. 탐스러운 긴 청발의 머리카락 은 폭포수처럼 등뒤로 흘러내렸고 조금 짜증이 나는 듯 날카롭게 뜨여져 푸른 빛을 내뿜는 눈동자는 그 나름대로 한없는 매력을 풍겨댔다. 안 그래도 붉은 입술은 더욱더 밝은 윤기를 뿜어댔기에 사내라면 그대로 그것 을 훔치고 싶어하는 욕망을 내뿜게 만들어 버렸다. 그녀의 목에 걸려있는 수십 개의 보석으로 만들어진 목걸이가 그녀의 미모를 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뭐. 잘못된 것이라도 있나요?" "아. 아냐…. 그냥." 그녀의 두 번째 물음에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고개를 돌리며 턱을 손가락으 로 긁어댔다. 그러며 이상하게 붉어지려는 얼굴을 감추기 위해 숨을 크게 들어 마실 수밖에는 없었다. 젠장. 내가 진짜 왜이러지? "아마. 카인 형은 누나의 아름다움에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난감해 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 "야!!" 갑작스런 메르틴의 말에 나는 그대로 고함을 질러 버렸고 휘리아나는 싸늘한 눈으로 메르틴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녀석은 뭐가 그리 웃긴지 킥킥거리며 급 히 마차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한동안 녀석이 들어간 마차를 노려보아야 했지만 잠시 후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하스미르 공작 내외를 보며 헛기침을 흘 리면서 마차 쪽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그런 나를 하스미르 공작이 불 러 세웠다. "잠깐만 카인군." "네?" 걸음을 멈추며 뒤를 돌아 본 나는 빙그레 미소를 짓는 하스미를 공작을 보며 불길한 마음에 휩싸여야 했다. 저 노인데…. 뭔가를 꾸미고 있다.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대체 어떤 것인지를 알 수가 없으니…. 나는 조용히 공작의 말을 기다렸다. "자네는 그쪽이 아니네." "무슨…?" "자네와 휘리아나는 저쪽 두 번째 마차네." 나. 나와 휘리아나? 나는 황당한 얼굴로 하스미르 공작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짓궂은 웃음만을 흘릴 뿐이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휘리아나 쪽으로 돌렸다. 그녀 역시 자신의 아버지를 보 며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그런 나와 휘리아나의 귀에 하 스미르 공작의 청천벽력 같은 말이 강타했다. "카인군 자네는 공식적으로 이 나라의 공작이네. 오늘 같은 날에 자신의 마차 도 없이 나의 마차에 빌붙어 성에 들어 갈 것인가?" "그럼 휘리아나는?" "자네와 저 애가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것은 나라안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네." "아버지!!" "공작님!!" 나와 휘리아나의 입에서 동시에 고함이 터져 나왔다. 절대로 언성을 높이지 않는다는 휘리아나가 고함을 지를 정도니…. 나와 그녀가 받은 타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는 잘 알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하스미르 공작 내외는…. "하하. 그럼 우리가 먼저 출발하겠네. 카인 공작. 숙녀를 에스코트하는 방법 은 잘 알 것이라 믿네. 그럼 부인. 갑시다." "후훗. 네." 라는 대화를 나누고 첫 번째 마차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와 휘리아나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메르틴과 공작 내외를 태운 두 대의 마차는 따그닥 거리는 소리를 내며 우리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 "…." 이. 이게 대체 무슨 전개지? 한 나라의 공작이라는 존재가 여자 하나를 데리 고 파티에 참석했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둘 사이가 응응응 하는 관계라는 것 이고…. 그것은…. 나는 힘겹게 고개를 돌려 휘리아나를 바라보았고 그녀 역시 멍청한 얼굴로 나 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 어쩌지?" "제가 묻고 싶은 말이에요." 그. 그렇지. 그녀가 알 턱이 없지. 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녀가 혹시라도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내세우지 않을까 하는 기대 섞인 시선을 보냈고 그녀는 그런 나를 싸늘한 시선 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젠장. 꼭 한 송이의 빙화(氷花)같네…. 이런 상황에도 휘리아나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는 내가 신기할 따름이다. 마차에서 내린 나는 손을 뻗어 휘리아나가 마차에서 내리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녀야 내가 없더라도 공중으로 점프로 해서 2회전을 하고서라도 바닥에 착지 를 할 수가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을 흩날리는 드레스를 입고있고 더군다나 저 뒤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하스미르 공작으로 인해 나로서 는 어쩔 수 없이 이런 행동을 취해 보여야 했던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도착한 몇몇 귀족들이나 그 자녀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마 차에 타기 전에 휘리아나와 했던 대화처럼 그것들을 그냥 흘러 보내버렸다. 어차피 상관없는 일 아닌가. 주위 사람의 시선 따위가 무슨 필요가 있다는 것 인가.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것 가지고 그 걱정을 했다는 내가 참으로 한심할 따름 이다. 그들이 어떤 표정을 지어 보이건 어떤 말을 수군거리건 모두 한 귀로 흘려버 리며 나와 휘리아나는 천천히 성안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마공작 카인. 국왕폐하를 알현 드리옵니다." "오! 어서 오게나. 그렇지 않아도 자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네. 오늘 은 더욱더 멋지게 보이는군." 온화한 미소로 나를 반기는 노인네…. 이런 말을 했다가는 당장 목이 잘리겠 지만 누가 내 목을 자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한번 안아주는 국왕 모르게 피식 웃음을 흘린 나는 힐 끔 국왕 뒤쪽의 인물들을 바라보았다. 왕비와 그 뒤쪽으로 줄줄이 있는 왕자 공주들…. 하나같이 나에게 싸늘한 시 선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몇몇 그렇지 않은 자들도 있기는 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나의 눈에 띄는 것은 오빠 언니들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 게 손을 흔드는 17세 정도의 금발의 소녀였다. 내가 자그맣게 미소를 지어 보내주자 활짝 웃음을 피우는 그 애를 보며 정말 당장이라도 달려가 콱 깨물어 주고 싶은 욕망이 생길 정도였다. 17세라면 다 컸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도 그 나이에 별로 어울리지 않게 천진함을 가지고 있는 이나. 그 애는 곧 옆에서 셋째 공주 시아나가 옆구리를 꼬집었는지 얼굴 을 찡그렸다. 그 모습도 나에게는 귀엽게 보여 나도 모르게 쿡 하고 웃음을 흘려버렸다. "무슨 일이 있는가?" "아. 아닙니다." 나에게 무슨 말인가를 하다 내가 갑자기 웃자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 는 국왕에게 황급히 손을 내저은 나. 그와 동시에 왕비의 싸늘한 일갈이 파티장을 갈랐다. "국왕폐하의 앞에서 이 무슨 무례한 행동이냐!" "와. 왕비." 급히 왕비마마를 보며 입을 여는 국왕이지만 이미 파티장은 찬물이라도 끼얹 은 듯 조용히 가라앉았고 왕비는 분노한 얼굴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참나….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했나? 하긴…. 이들 왕족의 입장에서 본 다면 잘못은 잘못이겠지. 국왕이라는 존재가 이야기를 하는데 한눈을 팔고 있었다는 것만 해도 당장 참수형 감일걸. 하지만…. "왕비마마 또한 무례 하시군요. 저의 잘못이 있다면 질책하실 것은 국왕폐하 의 몫입니다. 왕비마마가 나설 일이 아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이…!!" "무례하구나!! 아무리 폐하께 마공작이라는 칭호까지 받았다고 하지만 왕족에 게 이런 무례한 언행을 하고도 용서가 될 줄 아는 것이냐?" 큭. 이제는 태자까지 나서는군. 왕의 권위는 날려버리고 안절부절 하는 국왕 이 참으로 딱할 뿐이다. 그러나 나는 피식 웃으며 그들의 분노를 더욱더 부채질했다. "그래서 어쩔 것입니까? 저를 죽이기라도 하실 겁니까?" "!!" 쿡. 아무 말도 못하는군. 어쩌겠어. 있는 것이라고는 자신이 잘났다는 자존심 뿐인 작자들인데. 그저 운이 좋아 왕족으로 태어났을 뿐인 것을 세상을 지배하 는 자의 힘을 자기 스스로 얻었다고 믿는 멍청한 작자들. 나는 그런 그들에게 싸늘한 미소를 머금어 보였다. 잘 들어 두어라. 내가 이 나라에 머무르고 이 나라의 국왕의 밑에 있다고 생 각하는 어리석은 작자들. 큭.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딱 하나. 루나린 때문이다. 나는 그녀에게 너무 도 커서 말로서 표현하지 못할 만큼의 은혜를 받았다. 당연히 그것을 갚아야 한다. 그녀가 죽어버린 지금 내가 그녀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 녀의 가족들을 도와주는 것뿐이고 어쩌다 보니 이런 형태가 만들어져 버린 것 뿐이지만…. 절대로 너희들의 밑에서 신하가 되어서 굽실거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 그만 하시오!" 국왕의 위엄에 찬 외침이라 보다는 힘없는 늙은이의 고함이 더 어울릴 듯 한 그런 외침이었다. 여전히 분노에 찬 얼굴이지만 나에게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한 채 오로지 언젠 가는 내 너를 찢어 죽여버리리라 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왕비와 태자. 나는 그런 그들을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바라 볼 뿐이었다. 가진 것이라고는 자존심뿐인 멍청한 벌레들. 신무(神武) 145. 약간의 소동으로 파티장의 분위기가 죽어버렸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음악이 굴러다니고 이런 저런 소음이 난무하는 보통의 파티장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왕비와 태자가 쉬고싶다면서 먼저 퇴장을 해 버리기는 했지만 아직 국왕이 남 아있고 무엇보다 오늘의 주인공인 이나가 남아있었기에 파티의 진행은 전혀 무 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