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판타지 - 신무-神武-전권 - 112편 (112/113)

2026-09-22 08:49:26 조회 38
나는 알고 있다 아르카제. 너는 그저 외 로워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그것을 달래기 위해서 미쳐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미 너는 막을 수 없을 정도까지 미쳐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아직도 한 가닥의 인정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 외로움이 뭉쳐서이겠지. 아니면…. 자신을 막아주라고 외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쳐 가는 자신을 내 가 막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큭큭.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힘이 없다. 지금의 너를 막을 힘이 없다. "미안하다. 아르카제." "크아아아!! 아라크드!!!!!" 녀석의 얼굴에 광기가 젖어갔다. 나의 목을 잡고 들어올려 그대로 바닥에 내 동댕이친 녀석은 나를 미친 듯이 검으로 찔러댔다. "컥!!!" "죽어라!! 아라크드!!" 속마음을 나에게 들켜버린 것에 대한 분노인가? 그렇다면 자신에게 화를 내야 할텐데…. 왜 나에게 화를 내는 것이냐? 큭큭. 너의 광기에 젖어있는 모습 뒤로 슬픔이 보인다. 그 누구에게도 사랑 받지 못 했던 존재의 어두움이. 아마 너도 나와 같이 세이라인과 같은 안식처를 만났더 라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대체 뭐냐!! 아라크드!! 너는 어째서 나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냐! 왜 그런 불쌍한 녀석을 바라보는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냐? 아라크드!! 내가 불쌍 하다 생각하는 것인가? 크하하!! 틀렸어!! 나는…. 나는…." "아르카제…." "크윽…. 뭐. 뭐야? 왜 내가?" 녀석의 얼굴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나는 거의 찢어진 손을 들어 올려 녀석의 볼을 닦아주었다. 뜨겁다. 그 동안의 외로움이 응집이 되어있는 듯이 뜨거웠 다. 그 동안 이 녀석이 겪었을 슬픔이 느껴지는 듯 했다. 녀석이 나의 손을 쳐냈다. 빠르게 뒤로 물러서는 녀석의 얼굴은 분노 그 차제 만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저것이 슬픔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 진 분노라는 것을…. "아라크드!! 역시 너는 죽어야해!!" 아르카제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저 녀석은 나를 죽 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럴 것이다. 더 이상의 외로움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불쌍한 녀석. 하지만 과연 내가 너를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지금의 나의 몸은 손가락 하나라도 까딱 하기가 힘이 드는데. 너를 쉴 수 있게 해 줄 수가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아라크드…. 그때 나의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정신이 흐릿해 지고 있었다지 만 나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오랫동안 듣지 않았지만…. 그렇지만 아직도 나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소리. 목소리뿐만이 아니다. 그녀의 영혼의 소리. 나의 혼 속에서 수없이 녹아있는 소리이다. 그녀가…. 그녀가 나를 부른다. "세. 세이라인…." -그들이 원하는 대로 따르세요. "그. 그들?" -힘으로 지배하려 하지 마세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당신이 따르세요. 그들을 누르려 하지 마시고 그들을 이해하려 하세요. 그리고 그들에게 부탁을 하세요. 당신은 그들의 위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의 친구예요. 그들을 누르려 하지 말라고? 그들을? 그들은? 그들은…. 큭큭. 그랬던가? 지금까지 나는 그들을 지배하려고만 했던 것인가? 그랬었다. 그런 나에게 그들이 힘을 빌려 줄 이유가 없다. 나는 너무도 어리석은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당신을 꼭 도와 줄 거예요. 아라크드. "고마워…. 세이라인…. 고마워. 역시 그대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야. 죽어서까지 나를 생각해 주 다니…. 정말 고마워. 세이라인. -행복하셔야 해요. 당신을 좋아하는 이들을 슬프게 하면 안 되요. 아라크드. "그래…. 행복해 질게. 네가 나에게 준 사랑이라는 마음. 다른 이들에게 그대 로 돌려줄게. 그러니 걱정 마. 나를 믿어 세이라인…." 나는 몸을 곧게 세우며 천천히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약간씩 움직일 때마다 영혼이 균열을 일으키며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었지만 지금의 나에게 그따위 고통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었다. "큭큭. 아라크드. 미쳤나? 혼자서 중얼거리더니 이제는 나를 죽이기라도 할 작정인가?" 아르카제가 시퍼런 안광을 뿌리며 나에게 검을 겨누었다. 조금만 기다려…. 아르카제. 편히 쉬게 해 줄게. 더 이상 외로움을 느끼지 않 게 해 줄게. 그리고 다시 태어나는 거야. 과거의 슬픈 기억 따위는 잊고 행복 한 삶을 살아가는 거야. 아르카제. 내가 도와주마. "죽인다! 아라크드!!" 녀석의 몸으로 거대한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것에 비하면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는 나의 힘. 하지만 두렵지는 않다. 나에게는 세이라인이 있고…. 돌아가야 할 곳이 있으 니까. 그리고 나를 도와 줄 친구들이 있으니까. 나는 쥐었던 손을 펴며 눈을 감았다. 그 동안 너희들을 힘으로 누르기만 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희들도 조용 히 이 세상에 존재하고 싶어하는 것뿐인데…. 그저 나의 생각만으로 싸움의 도 구로 사용해서 미안해. 나에게 화가 난 것도 알아. 하지만 말야. 이번 한번만 도와 줘. 나에게 한번만 힘을 빌려 줘. 부탁할게. 나를 친구로 생각을 한다면 제발 나의 부탁을 들어 줘. 그리고 저 불쌍한 아르 카제가 쉴 수 있게 해줘. 부탁이야. 이 세계가 존재 할 수 있게. 이 세계가 평화로울 수 있게. 너희들이 힘을 빌 려 줘. 나에게…. 바람이 불어왔다. 아르카제가 내뿜는 패도적인 바람이 아니라 모든 것을 포근 하게 감싸는 따뜻한 바람이었다. 하지만 그 바람은 간단하게 아르카제의 바람 을 흩어지게 만들어 버렸다. "뭐! 뭐냐!!" 기겁하는 아르카제. 나는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뜨며 느리게 손을 움직였다. 가 볍게 앞으로 발을 내 딛었다. 아프지 않다. 나의 의지와 대자연의 의지가 함께 어우러져 나의 영혼을 인도 하였다. 나의 몸이 춤을 추듯이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드럽던 바람은 점차 강해져 폭풍을 만들었고 그것은 태풍으로 변해갔다. 하 지만 그 중앙에서 움직이는 나의 움직임은 그 어떤 힘도 들이지 않고 그저 한 번의 춤을 추듯이 유유하게 흐를 뿐이었다. "무슨 짓이냐!! 아라크드!!!!!" 아르카제가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오너라. 아르카제. 내가 너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춤의 끝으로 양다리를 강하게 대지에 세우며 양팔을 좌 우로 강하게 펼 쳤고 그것은 지금까지 나의 몸을 감싸던 기들을 사방으로 터져 나가게 만들었 다. 세상의 모든 힘이 담긴 신무. 그것은 천지를 진동시켰다. 루미디아 검왕력 1043년 중앙대륙에서 터져나온 거대한 빛줄기는 루미다아의 어느 곳이든 목격을 할 수가 있을 정도로 거대한 것이었다. 그 빛은 중앙대륙 에서 시작하여 점점 크기를 더해가 종래에는 루미디아 전역을 덮어 버렸다. 사람들은 그 빛을 처음에는 두려움으로 바라보았으나 곧 그 빛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에 경배를 하였다. 신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그 빛. 그것은 한순간에 사람들의 마음에서 사악함을 씻어내어 버렸고 육체의 병을 낫게 만들어 버렸다. 그 빛이 나타나기 전 중앙대륙 쪽에서 거대한 두 존재의 싸움이 있었다고 마 법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그들이 말하길 신급 마법을 쓰는 존재 둘이서 중앙대륙에서 격돌을 하였다고 하지만 그 정확한 사건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두 신이 강림하여 서로간에 싸움을 벌였다는 말도 있었지만 그것은 신을 섬기 는 자들마다 각각 다른 의견을 만들어 내었고 신을 믿지 않는 자들은 그저 기 적이 일어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그것은 이 세계에 신이 내려 준 축복이었다고. 타락해 가는 인간들의 마음을 자애로서 감싸주고 모든 죄를 용서한 신의 미소 였다고 믿는다. - 루미디아 검왕력 1428년 빛의 달 서른 한번째 날 프리오스의 페라이드 ========================================================================= 이것으로 완결 아닙니다.. ^^ 담 편은 진짜 완결편이군요.. ^^ 기대하시길... 완결은 여러분들이 바라는 대로 해피랍니다.. 그럼.. ^^ 아. 그리고 신무 2부를 언젠가 쓰는 날이 온다면.. 마지막에 나온 페라이드가 등장하게 될 겁니다..^^ 등장 인물 몇만 만들어 놓았지 아직 모든 것은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그럼.. 진짜 이만.. ^^ 195. Part End. 꽃눈이 내리는 날 루난 왕국의 수도 페알딘에서 대략 500리 정도 떨어진 대 저택. 왕국 최고의 검사가 기거하고 있는 이곳은 주인의 조용한 성품 덕분인지 거의 매일이 조용 하고 부드러운 기운만이 흐르는 곳이었다. 물론 그 이유로 말하자면 조금은 큰 저택의 크기에 걸맞지 않게 단 다섯 명뿐 인 시녀와 주위로 수십 리 안에 인가가 없다는 이유를 들 수가 있기도 하지 만…. 때는 한 겨울이라 소복이 쌓인 눈밭은 주위를 더욱더 적막하게 만들어 주었 다. 하지만 하얗게 세상을 덮은 눈은 반짝이는 빛을 뿜어대며 적막함과 어울려 아름다움을 심어주었고 누구라도 이 곳을 본다면 낙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감탄 이 나올 정치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 조용함은 한 소년과 소녀의 등장으로 그대로 깨지고 말았다. "와아~!" 처택을 방문한 자들의 것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6두 마차. 이 정도의 마차를 타고 다니는 존재라면 대단히 높은 지위의 존재들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 이다. 조용한 저택을 울리며 마차에서 뛰어내리는 존재들은 의외로 이제 겨우 5~6세 가 되어 보이는 소년과 소녀였다. 하지만 그들이 어리다고 하지만 입고있는 의 복은 귀족집안의 자제라는 것을 나타내듯 고급의 옷감에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되어 있었다. 둘은 남매인지 상당히 닮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남자 아이 쪽이 먼저 마차에 서 내려 여자아이가 내리는 것을 도와주겠다는 듯이 손을 내밀었지만 여자아이 는 그런 남자아이의 호의를 무시하고 -어려서 모른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마차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눈밭에 내려서자마자 중심을 잃 고 미끄러지듯 엉덩방아를 찍어 버렸다. 여자아이의 품에 안겨있던 작고 귀여 운 동물 한 마리가 낑낑거렸다. 뒤따라 내리던 30대 초반 정도가 되어 보이는 금발의 사내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이런. 괜찮으냐?" "으앙. 아파…." "하하. 그러기에 누가 그렇게 천박스럽게 날뛰라고 했느냐." "당신 무슨 짓이에요? 애가 넘어졌으면 일으켜줄 생각을 해야지. 하여간." 사내의 다음으로 내린 것은 여인이었다. 역시 화사한 금발에 기품이 흐르는 자세로 마차에서 내린 여인은 이제 20대 중반으로 보였다. 그녀는 소녀를 일으켜 세우고는 사내를 노려보았다. 여인의 눈빛을 받은 사내 는 찔끔해서 고개를 돌렸다. 여인은 그런 사내를 한동안 노려보다 입가에 미소 를 머금으며 말했다. "오호라. 이제 보니 아직도 여기에 온 것을 달갑게 생각지 않은 것이군요." 사내의 뒷모습에 땀방울이 맺혔다. 잠시 그 자세로 서있던 사내는 흐르는 땀 을 닦아 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도 알잖아. 여기는 나에게는 지옥이라고." "그러기에 평소에 잘 하셨으면 좋았잖아요." "차라리 아버지와 대련을 하는 것이 낫지." "매일 도망만 다닌 사람이 누구였더라." 아이들을 데리고 마중을 나온 시녀를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가는 여인. 즐겁 게 웃는 여인의 미소가 어째 사악하게 느껴졌다. 사내는 한동안 어색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가 결국은 세상 포기한 사람처럼 한숨을 내 쉬고는 걸음을 옮겼다.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바깥의 차가운 공기와는 다르게 따뜻한 온기가 온 몸을 엄습했다. 추위로 인해 조금 상기되어있던 아이들의 표정에 웃음꽃이 피웠고 아이들은 재빨리 여인의 손에서 벗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여러 번 와 본 듯 아이들은 복잡한 저택의 내부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여인은 그런 아이들을 부드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하여간…. 엄마보다 고모가 더 좋다는 아이들이니…." "고모~!" 아이들의 난입에 그녀는 읽고있던 책을 덮였다. 이제 34세라는 나이가 되었지만 소드마스터를 넘어선 그녀의 외모는 겨우 20 대 초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내보이고 있었다. 허리까지 길게 기른 정돈된 푸른색 머리카락은 시원한 폭포수처럼 단 하나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았고 머리색과 같은 푸른색 드레스는 그녀의 기품을 더욱 더 높여주고 있었다. "어서 오너라." 안겨드는 두 아이들을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받아드는 여인. 그녀의 이름은 휘리아나 세리아트였다. 명문 귀족가의 여인이면서 어려서부터 검에 뜻을 두어 20대의 나이로 소드마스터가 된 여인. 그리고 그 당시 최강의 검사였고 최고의 악인이었던 마공작 카인 세리아트와 함께 한동안 자취를 감추 었던 그녀는 1년 뒤 은룡왕인 샤이나르의 드래곤나이트가 되어서 귀환하여 사 람들을 기겁하게 만들었던 여인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드래곤 나이트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공식을 깨버리고 거기다가 보통의 드래곤이 아닌 실버족의 왕과 우정을 나누는 업적까지 쌓아버린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북대륙에서 검을 겨룰 자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한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버린 여인. 그녀가 바로 휘리아나 세 리아트였다. 수많은 귀족가의 청년들이 그녀에게 청혼을 하였지만 그녀는 그것들을 전부 거절해 버리고 자신은 스스로 마공작 카인의 부인이라고 말을 하여 사람들을 다시 한번 놀라게 만들어 버린 전적을 가지고 있다. 현재 루난 왕국에서 국왕 다음으로 가장 큰 발언권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는 정치 쪽으로는 관심을 두지 않고 현재는 수도에서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인생 을 즐길 뿐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녀를 한번이라도 만나기를 희망했지만 대부분 그녀 쪽에서 만 나는 것조차 거부를 하였기에 그녀가 일년에 만나는 사람의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 그녀에게 안겨있는 아이들 역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그래. 올 때 춥지는 않았니?" "아니요." 휘리아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에게 물었고 아이들은 고개를 저었 다. 아이들에게 있어 휘리아나는 자상한 고모이고 또한 그들이 알기로 세상에 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는 물론 자신의 아버지가 가장 강한 사람인줄로만 알았었다. 하지만 그것은 작년. 그러니까 아시드라는 소년의 나이 5살 때 히야나라는 소녀의 나 이 네 살때 무참하게 깨지고만 말았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무지막지하게 얻어터지는 모습.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크나큰 충격이었다. 그저 자상한 줄로만 알았던 고모에게 이리저리 나자빠지는 아버지의 모습은 아이들이 보기에도 꼴사나웠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아이들에게 있어 아버지는 완전히 바보 됐고 그들의 우상은 단번에 고모인 휘리아나에게로 변화 되어 버렸다. 이럴 지인데 휘리아나의 동생이자 그 아이들의 아버지인 메르틴이 이곳에 오 는 것을 좋아 할 턱이 없었다. "고모부 이야기 해 줘요." 아이들이 휘리아나를 만나기를 희망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자신들의 고 모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고 생각했던 고모가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는 존재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즐겼기 때문이었다. "이런. 아시드. 히야나! 자꾸 그렇게 보채면 고모가 힘들어하시잖아." 하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휘리아나가 해 줄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던 두 아 이들의 마음속에 어머니의 등장으로 먹구름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한때는 이 나라의 공주였지만 현재는 하스미르공작가의 며느리가 되어있는 루 이나느는 휘리아나에게 조심스럽게 무릎을 굽혀 보였고 휘리아나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어서와요. 루이나느." "그 동안 안녕하셨어요. 휘리아나님." "후훗. 공석도 아닌데 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가 있나요? 그냥 평소대로 하 세요." "후훗. 그 동안 잘 지내셨어요? 휘리아나 언니."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말을 바꾸는 루이나느였다. 휘리아나의 표정이 그럴 줄 알았다는 빛이 흘렀다. 뒤이어 들어온 메르틴도 휘리아나에게 인사를 했다. "오랜만이야 누나." "오랜만이구나. 메르틴. 이번에도 아버지가 너를 보낸 것을 보니 또 무슨 사 고를 쳤나 보구나." 휘리아나의 표정이 냉정해졌고 그것을 보는 메르틴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 다. 아이들과 루이나느를 대할 때는 부드러웠던 미소가 어려 있던 휘리아나였 지만 그것은 메르틴을 보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졌다. "그래.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심히 궁금하구나. 또 아버지의 와인을 훔 쳐 마시기라도 했느냐?" "그. 그럴 리가 없잖아." "그것이 아니라면 기사단 훈련에서 또 땡땡이를 쳤구나." "윽!" 이번에는 맞은 것 같다. 휘리아나가 싸늘한 미소를 흘려보냈고 메르틴은 '나 는 죽었다' 라고 말하는 듯이 천장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옆에서 이야기를 남매간의 대화를 듣던 루이나느는 쿡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고모. 이야기. 이야기." 조용히 눈치를 보는 아시드와 달리 히야나가 다시 조르기 시작했다. 메르틴에 게 향해있던 휘리아나의 살벌한 미소는 아이들에게 향하며 다시 부드러움이 가 득한 미소로 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동생에게 한마디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 다. "오늘은 늦었으니 쉬도록 하고. 내일은 각오하거라."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가축이 저런 표정을 지을까? 메르틴으로서는 지금이라도 뒤쪽의 문이 열리며 왕국에서 자신을 찾는다는 전갈이 날아오기만을 바랄 뿐이 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우니 문제다. 하지만 순간 절망에 빠진 메르틴을 구원하듯 문이 열리며 하녀 하나가 들어왔 다. "주인님. 손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손님? 누구지?" "그게…." 메르틴은 제발 성에서 자신을 찾아 온 자이기를 바랬다. 신에게 기도까지 올 렸다. 하지만 하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메르틴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게…. 자신을 샤이나르라고…." 그녀의 말에 휘리아나의 얼굴에 이체가 스쳐 지나갔다. 샤이나르. 은룡족의 왕이자 그녀의 친구였다. 근 4년 동안 소식도 없던 그녀가 찾아 왔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였다. "이리로 모셔 오너…." "이미 왔어. 냐하하." 휘리아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힘차게 웃으며 방안으로 들어서는 은발의 미 녀. 그녀의 품에는 대략 어른의 팔 길이만한 크기의 작은 은빛의 드래곤 한 마 리가 안겨있었다. 그 드래곤은 큰 눈을 굴리며 주위를 돌아보기에 여념이 없었 다. 상당히 귀여운 모습이 아시드와 히야나의 눈빛이 빛났다. "오랜만이에요. 샤이나르.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이죠?" "무슨 일은. 당연히 놀러왔지." "그. 그렇군요. 그런데 안고있는 도마뱀은 뭐죠?" "도마뱀!!!! 무슨 소리야!!! 이 귀여운 애가 어떻게 그 미천한 생물체인 도마 뱀과 비교가 될 수가 있어!! 잘 보란 말야!!!!" 휘리아나는 순간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에 핏줄을 켜고 달려와 그 도마뱀을 자신의 앞에 들이대고 악을 바락바락 질러대는 샤이나르의 모습이 무섭기만 했다. 결국 휘리아나는 더듬거리며 자신의 말을 정정했다. "자. 자세히 보니 도마뱀은 아니군요." "그렇지! 어디 이 귀여운 애가 도마뱀이라니." "그런데 이 아이는…?" "아. 내 아이야. 귀엽지?" 아이? 휘리아나는 잠깐 멍청한 얼굴로 샤이나르를 바라보았다. 아이가 생기기 위해서는 우선 엄마와 아빠가 있어야 하고 그것으로 봤을 때 샤이나르는 엄마 라면 아빠는? 설마 카인이 아빠일 턱은 없다. 그렇다면 샤이나르는 죽자살자 좋아했던 카인 을 잊은 것인가? "어. 어떻게?" "어떻게는 뭐가 어떻게? 당연히 낳았지." "아. 아버지는?" "나." "그. 그럼 어머니는?" "당연히 나지." "에?" 휘리아나는 아직 드래곤이 양성체이고 서로 성교를 하지 않아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당연히 샤이나르의 말을 이해를 못했고 그런 휘리아나에게 샤이나르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혼자서 애 나." "그. 그런가요?" "당연하지. 드래곤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애 하나쯤은 기본이니까." 자신의 종족의 우월성을 마음껏 뽐내며 웃는 샤이나르였다. 처음에는 신기하 다는 얼굴을 해 보이던 휘리아나이었지만 샤이나르가 웃음을 그치지 않고 계속 해서 웃자 천천히 몸을 돌려 버렸다. "여. 여전하네요. 샤이나르님." 루이나느가 허탈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휘리아나는 수긍한다며 고개를 끄 덕였다. 하긴 수천 년의 세월을 살아가는 드래곤이 겨우 4년 동안 변하면 얼마 나 변하겠는가. 변하면 오히려 이상한 거지. "엄마 저 아줌마 이상해." 샤이나르가 웃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아시드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