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 신무-神武-전권 - 108편 (108/113)
하지만 창조는 파멸과 공생을 원했으나 그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죠. 자신의 세상을 창조 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았던 파멸은 창조와 싸웠답니다. 하지만 창조는 강했죠. 파멸은 강했지만 창조는 그보다 더 강했습니다. 결국 파멸은 소멸하고 창조만 이 남게 되었죠. 그 후 창조는 세상의 이것저것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혼돈을 갈라 어둠과 빛을 만들고 하늘과 대지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걸 렸죠. 하지만 혼자서 살아가는 외로움에 지친 창조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어 줄 후손들을 애정을 다 하여 탄생시켰죠."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지?" "급하네요. 아라크드." "나야 시간이 얼마 없으니…. 그리고 그런 이야기는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 지 않는 이야기야. 결론만 말해. 창조는 누구지?" 내 말에 이루시아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당신이 자신의 운명에 수긍을 하게 되면 당신의 앞에 나타날 것입니 다." "쿡. 나는 이미 나의 운명에 수긍을 하고 있다." "아니요. 당신은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아라크드. 아니 파괴신이 여." 그녀의 말에 나의 몸이 약하게 떨렸다. 어찌된 일일까? 그 말을 듣자마자 나 의 심장이 다시 고동쳐 오기 시작했다. 이 기분…. 얼마 전에 있었던 그 고통 이었다. 설마…. 다시 발작이 시작되는 것인가? 이를 악물고 가슴을 부여잡는 나에게 이루시아가 말했다. "거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피르스님이 못 이룬 꿈. 당신이 이루셔야 합니 다. 아라크드. 당신은 이 세상의 순환을 위해 존재하는 파괴신입니다." "마. 말도 안돼! 난 아라크드다! 파괴신 따위가 아냐!!" "그럴까요? 훗. 당신도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영혼 깊은 곳에서 울리는 파멸이라는 단어를. 당신 역시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혼돈으로 변해가 는 세상과 다시금 피어오를 새 세상을." "지. 집어쳐!! 나는 그런…." -파괴하라!! 크아아아악!!! 또 다시 울려오는 소리. 나의 정신을 갉아먹으며 점점 커져만 가는 이성. 나 의 몸이 점점 옆으로 기울어졌다. "운명에 순응하시기 바랍니다." "나. 나는…." "오빠~!" "이. 이피르!! 안돼!!" 이피르가 달려온다. 안 된다. 지금의 나는…. 나는!! 파파팍!! 그 애가 나의 근처에 오자마자 이상한 소리와 함께 육신이 가루가 되어간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비명을 내 질렀다. "으아아아아!!" "이피르!!" "아사르!! 안돼!!" 그녀 역시 소멸이 되었다. 홀로 남은 청년만이 공포에 질려서 바닥에 주저앉 아 있었다. 나는 녀석에게 빨리 이곳을 벗어나라고 말하기 위해서 입을 열었지 만…. 그것보다 그 녀석의 몸이 사라지는 것이 먼저였다.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소멸되어 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것은…. "이것이 당신에게 주어진 진정한 운명입니다."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이루시아가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목 으로 손을 가져갔지만 그녀는 피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눈을 감아버릴 뿐이었다. 그녀의 가느다란 목덜미가 나의 손에 움켜쥐어졌다. "피르스님…." 이 한마디를 끝으로 그녀의 모습은 완벽하게 사라져 버렸다. 동시에 나의 의 지 역시 그녀와 함께 어둠의 저편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남은 것은…. 파괴신 뿐이었다. 그리고…. 세상의 파멸 뿐이었다. ========================================================================= 아라크드 : 캬하하하하~!! 죽어랏!! 죽엇!!! 크하하하하!! 죽는거다!! 루나린 : 아라크드 안돼요~! 아라크드 : 넵..;;; 루나린 : 잘했어요 아라크드. 아라크드 : 헤헤... 아리스 : 바보. 이렇게 되면 좋겠네요..;;; 하지만 불가능 하겠죠.. ^^;; 192. Part 82.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어둡다. 한치의 앞조차 보이지 않는 공간.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는 공간. 그 안에서 나는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두려웠다. 누군가를 부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힘도 나에게는 남아 있지 않 았다. 그저 누군가가 이 어둠을 밀어내고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기를 바랄 뿐 이었다. 그러나 과연 그럴 날이 올까? 수없이 많은 이들이 나의 앞에 스치고 지나갔다. 여자들도 있었고 남자들도 있었다. 젊은이들도 있었고 어린아이들도…. 그리고 늙은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내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 자신들의 길을 갈 뿐이었다. 사라져 가는 그들의 등으로 힘겹게 손을 내뻗어 보았다. 하지만 나의 손에 닿자마자 모두들 연기가 되어서 흩어져 버릴 뿐이었다. 두렵다. 마지막에 나 혼자 남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운 생각만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 이것이 나의 운명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변하지 않은 운명. 언제나 새로운 존재와의 만남을 가지고 그들을 떠나 보내야 했다. 만날 때는 행복했 다. 즐거웠다. 하지만 떠나 보낼 때는 슬픔만이 있을 뿐이다. 그 중에는 재회를 한 존재도 있었지만 결국은 영원한 이별을 다시 경험할 뿐 이었다. -아라크드! 세이라인…. 가장 처음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여인.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급히 몸 을 일으켜 세웠다. 무거워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그녀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다른 이들과 다름없이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았다. 하 지만 다른 이들처럼 빠른 속도로 사라지지 않았기에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잡 을 수도 있다. 그녀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넌. 누구니?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어렸을 때의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나를 처음 만났을 때의 그녀의 작고 귀엽 던 모습이. 나를 불쌍하게 보던 그 모습이. -넌…. 누구? 그녀의 앞에는 내가 있었다. 지금의 내가 아닌 과거의 내가. 지구라는 곳에서 의 내가. 작고 여린 모습의 내가. 살아있으나 살아있는 의미를 가지지 못했던 시절의 내가. 인간이나 실제로는 하나의 실험체에 불과했던 내가. 죽은 듯한 눈을 하고 있던 나의 얼굴에 처음으로 표정이라는 것이 생겼었다. -난 세이라인이야. 너는 누구야? -나? 아… 라크드. -아라크드? 헤헤. 그런데 너는 왜 그곳에 있는 거야? 그때 나는 무슨 생각을 했었나? 그래. 그 당시 나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의문 분이었다. 그 당시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그곳에서 자라왔고 자연히 그곳에서 있는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생각이었다. 세이라인과의 첫 만남에서 나는 그 사실 을 알 수가 있었다. -난…. 몰라…. -응? 왜 몰라?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이곳에서 살았어…. 너는 안 그런 거야? -우웅…. 이상한 애네. -내가 보기에는…. 네가 더 이상하다. 귀여운 세이라인의 양쪽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갔다. 하지만 그 당시에 나는 그것을 이상하게 바라 볼 뿐이었다. 뭐였을까? 그렇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불쾌해 하는 감정. 그것을 느꼈던 것이다. 감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던 나에게 있어 풍부한 감정의 소유자인 세이 라인은 신기한 존재였다. -정말 여자에게 못하는 말이 없구나! -여자? -에? 여자 몰라? -모른다. 지금 보니 참으로 웃기다. 세상에 10살은 넘어 보이는 인간이 여자와 남자를 모른다니 말이 될까? 아무리 그 당시 그녀의 나이가 10세로 어린아이라고 불렸 지만 여자와 남자라는 개념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모르고 있었다. -이상하네. 너 진짜 이상한 아이구나. -그런가? -풋. 진짜 이상해. 어떻게 여자도 몰라? -그걸 모르면 이상한 것인가? -그럼 이상하지. 세상에 여자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 -나는 모른다. -알았어. 내가 설명 해 줄게. 여자는 남자와는 다르게…. -남자는 또 뭔가? 이쯤 되면 보통의 어른이었으면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세이라인은 어렸었다. 당연히 모든 것에 무지한 나를 그냥 바보 같은 아이라고 생각할 뿐이었고 착한 자신이 그 바보 같은 나를 인내를 가지고 구제 를 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너 같은 무식하게 생긴 애들이 남자고 나와 같이 예쁘게 생긴 애들이 여자 야. -내 이름은 아라크드다. 남자가 아니다. -아우~! 바보 그게 아냐. 누가 네 이름이 남자라고 했어? 그냥 너는 남자고 나는 여자라니까. 이 바보야~! 10살 짜리 아이가 남녀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는가. 그저 자신이 알고 있는 지 식을 총 동원해서 나를 가르치려고 해 보았지만…. 어른 선생도 인내심을 가지 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가르쳐야 몇 날 며칠이 걸릴 일을 그녀가 나에게 주입시 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녀의 지식도 어린아이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인내심도 가지지 못 했었 으니. 결국 그녀는 나에게 나는 남자 그녀는 여자라는 스파르타식 주입교육만을 행 했고 나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고개를 끄덕여 버리는 수밖에는 없었다. 후훗. 이게 내가 그녀를 만난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었다. 모든 것에 무지했 던 나. 그런 나에게 다가온 그녀. 그녀는 이후에도 매일같이 나를 찾아왔고 때 로는 내 친구가, 때로는 내 선생이, 때로는 나의 대립자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아라크드. 그녀가 나에게 몸을 돌렸다.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가 나를 향했고 나는 있는 힘껏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잡아야 한다. 이제는…. 싫다. 그녀를 잃어버리는 것은. 또다시 혼자가 되는 것은. 그래. 저 손만 잡는다면…. 그렇다면 모든 것 이 편해지는 것이다. 모든 것이…. -아라크드. 그녀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 졌다. 이제 약간만 더 손을 내밀면…. 그렇게 되면 나는 그녀를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와 함께 영원토록 살아갈 수가 있다는 확신이. 이제는 두 번 다시 슬퍼하 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이. 하지만 그것은 잠깐이었다. -아라크드…. 아리스를…. "세이라인!! 안돼!!!" 그녀의 몸이 흩어져 가기 시작했다. 왜? 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 어째서야! 왜? 왜 그녀가 나에게서 떠 나야 하는 거야? 그녀의 한줄기의 영혼이라도 붙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나이지만 그것은 부질없 는 짓일 뿐이었다. -아리스를…. "시끄럿!! 난 너만 있으면 돼!! 누구도 필요가 없어!! 세이라인!!!" 그래. 나에게 그 누구도 필요치 않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세이라인 너 뿐이다. 너만 있으면 나는 족해! 다른 것은 다 필요 없어!!! -아라크드…. 가지 말란 말야!! 왜 나에게서 떠나려는 거야? 내가 싫어진 거야? 그런 거야? 그렇지 않다고 말해!! 제발 그렇게 말하란 말야!! 아니! 상관없어! 네가 나에게 싫어졌다 말해도 상관없어! 그렇다 하더라도 내 가 너를 잡아 주겠다. 절대로 나에게 벗어나지 못하게 하겠다! 세이라인 내가 너를 놓아주지 않아!! 만약 나에게 너를 빼앗아 가려는 자가 있다면…. 모두 죽인다!! -아라크드…. 널…. 절대 놓치지 않아!!!! 불길이 치솟는 인간들의 도시. 그리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가는 존재들. 나 는 그들을 내려다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저 자를 막아라!!" 수백의 병장기를 쥐어든 자들이 나의 앞에 서있다. 그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동시에 공포에 젖어있으면서도 앞으로 나서며 활시위를 당기는 존재들. 기껏해야 100년을 못 살고 죽어버리는 나약한 존재들. 그럼에도 살아 보겠다 고 설치는 모습이 아니꼽게 느껴졌다. 그들의 손에서 팽팽히 당겨진 활줄이 놓여졌고 수백 발의 화살들이 나에게 쏘 아져 왔다. 하지만 그중 단 하나도 나의 몸에 닿는 것은 없었다. 어리석은 자들. 나 파괴신 이젤을 겨우 그 정도로 막으려 하는 것인가? 내가 가볍게 손을 저어 버리자 그들 중 수십의 몸이 분해되어 버렸다. 하디온 이 만든 장난감들…. 너무도 약했다. 큭큭. 하디온 녀석…. 조금 강한 녀석으 로 만들면 안 되나? 녀석의 취미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겨우 저런 나약한 자들을 만들어 내서. 그 것을 나에게 부수라고 하다니…. 물론 거절할 명분이 없고 심심하기도 해서 녀 석의 뜻에 따라 움직여 주기는 하지만…. 그 녀석의 취미가 악취미라는 생각에 는 변함이 없다. 그나저나 하나씩 부수는 것도 좋지만…. 좀 귀찮군. 간단히 끝을 내는 것이 이왕이면 편하겠지. 나는 천천히 공중으로 올라가며 손을 치켜들었다. 역시 단번에 끝내려면 이것이 제격이겠지. 우주 저편에서 떠도는 파멸의 불덩 이여. 지금 나 이젤의 뜻에 따라 이곳으로 오너라. 그리고 멸하라.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천천히 하늘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 로 떨어져 내리는 돌덩이들. 그것들은 이곳의 공기와 마찰을 일으키며 거대한 불길을 머금었고 비록 자그마하지만 이곳을 사라지게 만들기에 충분한 수십 개 의 운석들이 지상으로 향했다. "미티어 레인." 잘 가시게나 하디온의 나약한 장난감들이여. 부디 다음 세상에 태어날 때는 그 멍청한 녀석의 손에서 태어나지 말기를 바라네. 그렇게 큰 운석은 아니었지만 그것들이 하나하나 떨어질 때마다 지름이 1Km는 넘어 보이는 크레이터들이 생겨났다. 물론 그 곳에서 살아남은 존재는 없었다. 인간들과 그들이 이루었던 어설프기 그지없는 문명이라는 것들도. 그리고 그들 이 길들였던 가축이라는 동물들 역시. 시체조차 남지 않고 사라져 버린 그것들. 수풀이 무성했던 대지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남은 것이라고는 수백 개 의 움푹 패인 운석이 떨어진 자리 외에는…. 하지만 그것 역시 마지막 남은 운 석이 떨어짐으로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큭큭. 마지막은 조금 크거든…. 쿠아아~!! 지금까지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거대한 운석. 그것은 지상과 닿자마자 거대한 폭발과 함께 지금까지 자그마한 운석들이 만들어 내었던 예술작품들을 단번에 덮어 버렸고 오직 자기 것이 최고라는 듯 커다란 크레이터를 만들어 내 었다. 녀석의 작품은 대륙의 절반을 버티고 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녀석이 만들어 낸 장엄한 모습은 사방에서 덮쳐오는 바닷물의 습격을 받았고 얼마 후 에는 그것은 바다 속으로나 들어가야 관람이 가능한 비밀스런 모습이 되어버렸 다. 큭큭. 그러고 보니 이거 대륙의 절반이 날아갔네…. 너무 심했나? 뭐. 절반은 남겨 뒀으니 이 정도로 감지덕지 해야지. 안 그래? "하디온." "그 무식한 힘은 여전하군. 이젤." 나는 고개를 돌리며 녀석을 바라보았다. 자기 딴에는 온화한 미소라고 짓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능글맞은 미소인지, 얼마나 무서운 사악함이 가득한 미 소인지 잘 알고있는 나다. "네 녀석의 그 더러운 얼굴이 감춰진 미소 역시 여전하네. 나는 네놈의 그 얼 굴을 볼 때마다 한 대 먹여 주고 싶은 마음 뿐이야." "이거 어쩌나. 지금의 그대의 얼굴 역시 나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는 가?" 그런가? 뭐…. 어찌 되었던 녀석과 나는 쌍둥이 이니까. "뭐…. 오랜만에 만났으니 다툼은 접어두도록 하지. 그래. 나를 깨운 이유는 다시 이 세상을 부셔주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인가?" "잘 아는군." "큭큭. 하디온 아는가? 그대는 정말 더러운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어쩌겠는가? 그리고 자네 역시 이런 일을 즐기니 금 상첨화 아닌가?" "반박을 하지는 못하겠군. 그래. 이번에는 어디부터 박살을 내도록 할까?" "자네 마음대로 하게. 아! 그것보다 그는 어떻게 되었는가?" "아아. 혼자서 열심히 꿈을 꾸고 있다네. 앞으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꺼야. 녀석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존재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든. 자네 덕 분에 말야." "그런가?" 그렇지. 자네는 본래의 힘을 되찾기 위해서 그런 일을 했겠지만…. 어쨌든 그 일로 나에게 이득이 됐으니 뭐라 하지는 않겠네. 흐음. 그럼 어디부터 시작을 할까? 뭐….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부터 하면 되겠지. 세상이 넓다지만 시간이야 남아도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하디온. 크하하하하!! 결국 잡지 못했다. 그녀를 잡지 못했다. 다시 혼자가 되어 버렸다. 빌어먹을! 젠장! 멍청한 자식!! 그렇게 사랑한다면서…. 그렇다면서 잡아두는 것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냐? 바보 같은 녀석. 아라크드. 너는 언제나 이렇다. 아리스와 루나린을 사랑한다고? 집어치워! 네 녀석의 더러운 속마음을 누가 모를 줄 아냐? 아라크드. 그녀들을 진심으로 사 랑한다고 맹세할 수가 있냐? 그런 것이냐? 큭큭. 그렇지 못하겠지? 나는 안다. 너는 그녀들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 라 그러고 싶어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세이라인이 없는 세상에 네가 버틸 공간이 필요했고 그녀들은 그런 공간을 마련하여 준 존재라는 것일 뿐. 그 이 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너는 잘 알고 있지 않느냐? 더러운 자식. 사랑한다는 입 발린 거짓말로 그녀들에게 족쇄를 채우고 있는 자식은 바로 너다!!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겠냐? 너는 그녀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는 것뿐이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 것이냐? 알고 있지 않느냐? 이런 관계의 끝이 무엇인지를 너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너는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것이냐? 정신 차려 아라크드!! -카인. -아빠! 루나린! 아리스! 제발 그만 해요!! 당신들도 알고 있지 않나요? 내가 어떤 존 재라는 것을. 내 더러운 속마음을 알고 있을 거예요. 제발…. 제발!! 그러니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지 말란 말이야!! 나는 당신들을 사랑하지 않아! 아직도 모르겠어? 내 진실 된 마음을! 내가 진 짜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하나뿐이란 말이다! 언제나 그대들을 보면서 생각하는 존재는 단 하나 뿐이야. 나는 그대들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들이 비추는 세이라인의 환영을 사랑하는 것뿐이다. 그대들을 이용하여 세이라인의 망상을 쫓기만 하는 것이 바로 나의 진실 된 모습이라는 것을 언제쯤 되어야 이해할 수 있겠어? 크하하! 모른다고 말하지 않겠지? 그대들 역시 어렴풋이 나마 이해를 하고 있 겠지? 그럴 것이야. 아니 그래야만 해! 그대들은 알고 있어야해. -카인…. -아빠…. 제발 그만 좀 하란 말야!! 언제까지 그렇게 나를 감싸기만 할 생각이야? 당신 들은 바보야. 내가 떠나버린다고 해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다리 기만 할 바보. 내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바보 같은 여인들. 대체…. 대체 그렇게까지 자신을 희생해서 나에게 바라는 것이 뭐야? 자신들에게 아무런 이익도 오지 않을 그런 삶을 살아서 어떠한 미래를 기다리 는 것이야? 난…. 난…. -카인! -아빠! 그만!!!! 꺼져! 꺼지란 말야!! 난 그대들이 싫어!! 아직도 모르겠어? 그대들 이 싫어! 너희들만 보면 미쳐버릴 것 같아!! 너희들도 알잖아? 나는 두려워! 너희들을 사랑하게 되어서 세이라인을 잊어버리지나 않을까 두려워! 제발!! 제발!!! 내 앞에서 사라지란 말야!!!!! 큭큭. 녀석 아주 발광을 하는군. 강한 녀석인지 알았더니 의외로 약해빠진 녀 석이다. 어떻게 이런 녀석이 나의 의지를 그 정도까지 거부를 했는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보통이라면 간단히 제압을 했을 터이지만…. 이 녀석을 제압하는 데에는 상당 히 시간이 걸렸고 그만큼의 노력 또한 필요했다. 아마 그 당시 녀석의 정신이 약간이나마 빈틈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나와 녀석은 그대로 같이 소멸을 하고야 말았을 것이다. 그런 녀석인데…. 기껏해야 과거로. 그것도 여자 하나로 이렇게 개 난리를 치 다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거참. 보면 볼수록 특이한 녀석이다. 가지고 있는 힘은 나에 필적하면서 여전 히 인간의 마음을 잃지 않고 있고. 그 오랜 시간을 살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불 완전한 존재로 남아있는 녀석이라니…. 보통 그런 힘을 가지게 되거나 그렇게 오랜 시간을 살아온다면 나약한 영혼이 라면 우선 미쳐 버리거나 그것을 초월한다면 신이라 불릴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인데…. 이 녀석은 그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니. 뭐. 후에 시간이 남으면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하고. 아! 저기 대륙이 보이기 시작하는군. 그 동안 지나가는 배만 몇 척 부셔주는 터라 감칠맛이 죽을 지경 이었다. 크크큭. 그럼 어디 시작을 해 보도록 할까? 어라? 그런데 저 녀석은 누구야? 저 멀리서 나를 막는다는 듯이 서 있는 존재. 인간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인 간들의 기준으로 본다면 한 미모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쭉 빠진 미녀였지만 대충 훑어보니 가슴은 절벽이고…. 바람결에 실려오는 향기로 보아도…. 대충 인간은 아닌 것 같군. 설마 하디온 녀석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신 족이라는 녀석인가? 큭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