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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천왕]서장 전설이 도래하다 - 38편 (38/79)

2026-09-22 08:20:08 조회 13
"호호……." 그녀는 금소천이 반웅을 보이자 기분 좋은 교소를 터뜨렸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흥! 그래도 이제는 누구에게든 시집갈 수 있는 나이애요. 일랑 같 은 쑥맥과는 차원이 틀려요." 화살이 일랑에게 꽂히자 일랑은 짐짓 대갈을 터뜨렸다. "월랑! 네가 정말 아무에게나 시집간다면… 나는 지금이라도 당장 신랑감을 구해 줄 수 있다. 어때? 아까 오다 보니까 남자거지 떼들이 우글우글하더구나." "뭐. 뭐라고?" 월랑은 당장 도끼눈을 만들며 소리를 질렀다. "하하… 거지라……." "호호… 하긴 거지도 아무나에 속할 수 있지." 하후주와 감운혜가 폭소를 터뜨렸다. 월랑은 분해 죽겠다는 듯 씩씩거리며 일랑을 꼬나보았다. 그런데 무슨 일인가? 돌연 금소천의 안색이 무섭게 급변을 일으켰다. 일랑 등도 금소천의 신색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웃음을 멈추고 주위의 인기척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무 것도 의심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인가? 송글송글……. 어느덧 금소천의 이마에 진땀이 맺히고 있었다. 월랑이 다급히 물었다. "금대숙… 무슨 일이에요?" 금소천의 눈빛이 연신 급변을 했다. "다… 당했다." 신음성 같은 중얼거림이 홀러나왔다. "당했다, 완전히… 허를 찔렸어." 중인들은 당혹한 표정으로 금소천을 지켜보았다. 금소천의 전신에 미미한 경련이 폭죽 튀듯이 일었다. "단금성… 무서운 놈." 그러자 와룡선생 하후주 둥은 대경하여 외쳤다. "단금성?" 그때였다. 휙--! 금소천의 신형이 휩기듯 고찰 밖으로 날았다. 그의 뒤를 이어 일행들이 신형을 날렸다. 고찰 밖은 뻣골을 에는 지독한 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어느새 밤이 밀어닥쳐 있었다. 그 어둠 속에서 고찰을 증처으로 유령같이 움직이는 무수한 그림자 들이 있었다. "처… 천마교(天魔敎)!" 와룡선생 하후주의 절규에 가까운 경악성이 터졌다. 천마교 그들이었다. 그들이 어둠 속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 * * 금소천. 그는 어둠 속을 유령같이 움직이고 있는 천마교 고수들을 예리하게 살펴보았다. '음… 거의 일천에 달하는 숫자다.' 그는 시선을 와룡선행 하후주에게 주었다. "하후당주." "성주님……." 금소천의 눈에서 기광이 뿜어졌다. "내가 만독노조에게 당한 것을 어떻게 알았소?" 하후주는 지체 없이 대답했다. "본성의 하북분타주(河北分陀主) 북천수(北天手) 두악(斗岳)의 급 보를 통해 알았습니다." "그것이 언제였나?" "이틀 전이었습니다." 순간, 금소천은 입가에 고소를 머금었다. "그렇게 된 일이군." 하후주는 알 수 없다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금소천은 허탈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내가 영호독에게 당한 것은 겨우 어제의 일이엇소." 순간. 와룡선생 하후주는 대경하여 경악조차 잊었다. 금소천의 입가에서 고소가 가시며 두 눈에서 무서운 한광이 뿜어졌 다. "이틀 전이면… 나는 영호독과 만나기도 전이오." 와룡선생 하후주는 그제야 무엇을 느킨 듯 대경실색의 나직한 외침 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단금성온 성주님께서 영호독에게 당할 것을 미리 짐작하 고 있었다는 말입니까?" 금소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뿐만 아니라… 영호독이 그대들에 의해 실패하리란 것도 짐작했 었소." 중인들은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그 무서운 심계에 무어라 말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크ㅋ!" 금소천은 특유의 괴소를 흘렸다. "이번 한 수로 인해 단금성은 영호독을 포섭하고. 동시에 나 금소 천과 만금성을 쳐버린 셈이군." 그렇다. 영호독은 지금 금소천에 대해 가공할 원한을 갖고 있다. 그런 영호독을 포섭하기갈 누워 떡 먹기보다 쉬운 일이 아닌가? 더 욱이 단금성이 꾸민 일임에야 말 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런데 단금성이 금소천과 만금성을 동시에 친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일까? 금소천은 신광을 번뜩이며 와룡선생을 향해 말했다. "하후당주 고찰 주위에 절진을 펼치시오." 이미 그의 머릿속은 여름날 섬광(閃光)같이 무섭게 번뜩이고 있었 다. "일랑. 월랑." "예, 금대숙……." 두 사람은 더 이상 장난기를 보일 수가 없었다. "너희들은 하후당주를 도와라." 두 사람은 하후주와 함케 재빨리 몸을 날렸다. 금소천은 이어 시선을 백화부인 감운혜에게 주었다. "백화부인." "영을 기다럽니다." 백화부인 감운혜는 그윽한 시선으로 허리를 숙였다. 금소천은 기이한 미소를 보이며 물었다. "이곳에 뱀이 많을 것 같소?" 감운혜는 멈칫했다. 그러나 곧 지체 없이 대답을 이었다, "최소한 수천 마리는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흠… 수천 마리라……." 금소천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영을 내렀다. "지금부터 당신은 독사들과 독을 이용해 하후당주의 절진에 함께 포 진(布陳)토록 하시오." "속하 감운혜 영을 받듭니다." 그녀는 대답하며 어둠 속으로 신형을 날렸다. 금소천은 예리하게 사위를 훑어보았다. '단금성… 적어도 천여 명의 고수를 이곳으로 보냈나?' 그의 눈썹이 미묘하게 꿈틀거렸다. '이상한 일이다. 단금성이 결코 기본적인 용병지략(用兵之略)을 모 르고 있는 것이 아닐 덴데?' 무엇인가 감이 잡힐 듯했다. 다음 순간 그의 두 눈에서 이채로운 신광이 뿜어졌다. '그렇다!' 금소천의 입가에 문득 신비한 미소까지 보였다. '역시 남궁 셋째다. 그의 머리는 그야말로 신보다 뛰어나다.' 그는 천하수재인 남궁수(南宮秀)를 떠올리고 있었다. 금소천은 이제 여유를 되찾은 듯 팔짱을 끼며 느긋한 표정을 보였 다. "ㅋ! 이렇게 되면 일은 무척 재미있어지는군." 재미있는 일. 과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 * * -- 만금성(萬金城). 이곳에도 어김없이 밤은 밀려와 있었다. 만금성의 깊숙한 내성(內城)에 자리한 한 밀전(密殿). 규모가 아담한 가운데 어딘지 모르게 웅장한 분위기가 있는 밀전이 었다. 그 안에 두 명의 인물이 모습을 보였다. 한 명의 청년과 한 명의 중년인. 청년은 병색이 완연한 창백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두 눈만큼은 천 길 호수를 담은 듯 신비로웠다. 중년인은 유난히 쌍수(雙手)가 커다란 네모진 얼굴이었다. 그는 극히 조심스럽게 청년을 향해 말문을 열었다. "남궁군사(南宮軍師), 너무 심려 마십시오. 성주님께서는 무사하실 것입니다." 청년, 그는 바로 만금성의 군사이자 천하수재인 남궁수였다. 그리고 중년인은 금소천이 영호독에게 당했다는 급보를 전한 문제 의 인물. 만금성 하북분타주인 북천수 두악이었다, "으음……." 남궁수는 무거운 침음성을 흘렸다. "나 역시 성주께서 무사하시길 빌 뿐이오. 그러나……." 남궁수는 창백한 안색을 더욱 밀랍같이 굳혔다. 북천수 두악은 진중한 신색으로 남궁수를 위로하듯 말했다, "성주님의 일신절학은 신과 같고. 또한 본성(本城)의 수십 명 고수 들이 성주께 떠나지 않았습니까?" 일순 남궁수의 눈빛이 야릇하게 변했다. "두 분타주, 나에겐 한 가지 의혹이 있소." 두악의 눈동자에 의구심이 떠올랐다. "의흑… 이시라니요?" "두 분타주는 어떻게 성주님의 위급하신 상황을 알 수 있었소?" 북천수 두악은 약간 흠칫한 기색으로 급히 대답했다. "그것은… 속하가 보고한 대로……." 바로 그때였다. "흥!" 돌연 북천수 두악의 고막을 파고드는 싸늘한 냉소가 터졌다. "어리석은 놈! 만금성을 함부로 보지 마라." 어느 틈에 북천수 두악의 전면에 한 인물이 귀신처럼 나타났다. 일신에 청의를 걸치고 등에 한 자루 거도(巨刀)를 메고 있는 위맹 한 모습의 노인이었다. 그는 바로 만금성의 총관이자 천하제일도(天下第一刀)인 천도왕(天 刀王) 여풍(呂風)이 아닌가? 북천수 두악. 그는 천도왕 여풍의 출현에 내심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초… 총관님… 무슨 말씀이신지?" "죽일 놈!" 천도왕 여풍의 전신에서 가공할 살기가 피어 올랐다. "네놈의 상판도 보기 싫다." 대갈호통성과 함께 그의 천도가 귀신 곡할 빠르기로 펼쳐졌다. "크아아악!" 북천수 두악. 그는 언제 천도왕 여풍외 도(刀)가 뽑혔는지 분간치도 못하고 비명 만을 터뜨렸다. 그의 목은 동체를 떠나 허공에서 수천 조라으로 변해 버렸다. "극악한 반도 놈!" 천도왕 여풍은 씹듯이 뱉으며 남궁수에게 시선을 주었다. "남궁군사의 추측대로일세. 이놈은 본성을 배신하고 천마교에 포섭 당했다네." 그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다는 듯 썩썩거렷다. 그러나 남궁수는 입가에 창백한 미소를 보였다. "오히려 이번 일은 잘 된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천마교에게 치명 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게 된 셈이지요." 그의 두 눈이 신비의 혜광을 뿌렸다. "과연……." 천도왕 여풍은 경탄성을 발하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웠다. "아무튼 군사의 혜지(慧智)는 하늘에 땋아 노부로서는 그저 탄복할 뿐일세." "과찬의 말씀… 쿨룩……." 남궁수는 돌연 몹시 괴로운 기침을 터뜨렸다. 안색이 극도로 창백해졌다. 천도왕 여풍은 대경하여 급히 남궁수를 부축했다. "군사. 몹시 괴로운가?" "쿨룩… 쿨룩……." 남궁수는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괴로운 기침을 토하며 고개를 저었 다. "괘… 괜찮습니다… 쿨룩." 그는 기침을 계속하며 내심 외쳤다. '대형(大兄)… 대형의 은혜를 갚기 위해선… 내가 죽기 전까지는 반드시 천하를 통일…….' 그의 병은 죽음을 생각할 만큼 깊은 것인가? '아… 오년… 앞으로 오년만 더 살 수 있다면…….' 그의 두 눈에 금소천의 영상이 아프게 아로박혔다. 천도왕 여풍은 걱정스럽게 그의 얼굴을 살피고 있었다. 이 일련의 사태. 이것은 만금성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 * * 휘이이잉……. 밤을 휘돌아치는 삭퐁은 더욱 음산한 기세를 더한다. 고찰을 마주하고 있는 한 언덕. 언제부터인지 한 인영이 우뚝 자리하고 있었다. 펄럭… 펄럭……. 일신의 백색장포가 차가운 한풍에 밤의 너울인 듯 펄럭였다. 백의노인. 나이는 오순 후반 가량 되었을까? 단정한 오관(五官)에 반백의 머리와 눈썹을 하고 있었다. 특히 반백의 눈썹 아래 자리한 두 눈은 유리알을 박은 듯 무섭도록 투명했다. 밀려든 어둠은 그 인물 앞에 이르러 무릎을 끓듯 전율을 일으켰다. 이 인물은 바로 불사천존(不死天尊) 냉운형이었다. 사도대종사이며 천마교의 태상교주(太上敎主). 그리고 정사쌍존(正 師雙尊) 중 한 명이란 화려한 명성의 인물, 불사천존 냉운형! 그는 옜날 그 모습 그대로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숨막히는 막대무비의 기도를 서릿발같이 내뿜고 있었 다. 불사천존 냉운형의 뒤에는 다섯 명의 인물들이 호위하듯 시립해 있 었다. 바로 천마교의 오대고수들이었다. 신안추종 봉명소, 일검섬예 서자고, 혈선무정 천우헌. 금면신창 유 호랑, 천홍검마 하유공. 하나같이 강호에 쟁쟁한 위명을 날리고 있는 고수들. 그리고 그들을 중심으로 천 명의 고수들이 어둠 속에 고찰을 에워 싸고 있었다. 깔려 있는 어둠은 무섭도록 팽팽한 긴장 속에 전율을 일으킨다. 펄럭… 펄럭……. 불사천존 냉운형의 백포가 삭풍에 폭풍처럼 휘날렸다. 그의 투명한 두 눈에서 문득 무서운 한광이 뻗쳤다. "노부는 평생 처음으로 사람을 잘못 봤다." 휘이잉……. 바람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금소천, 그 어건 놈의 능력이 이토록 뛰어날 줄이야… 진정 예상 치도 봇했던 일이다." 그의 눈길이 고찰을 향해 무섭게 꽂혔다. "애초부터 놈을 살려 두는 것이 아니었다." 살심(殺心). 그것은 이미 항주성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구파일방… 그것들은 본교의 진정한 적수가 아니다. 본교의 진정 한 적수는 오직 만금성과 금소천뿐이다." 그의 반백이 된 눈썹이 꿈틀거렸다. "흐흐… 이번 계획이 성공한다면 만금성과 금소천은 한꺼번에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그는 자신했다. '성공을 한다면' 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크는 이미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천우헌!" 불사천존 냉운형은 웬일인지 두 눈을 무섭도록 투명하게 변화시켰 다. "하명하십시오!" 뒤에 서 있던 오 인 중의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냉운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냉막하게 말했다. "공격 명령을 내려라!" 혈선무정 천우헌은 깊숙이 허리를 꺾었다. "존명!" 29장 천마교와 승부를 벌이다 펑! 펑! 돌연 어두운 암천(暗天)에 화려한 불꽃의 제전이 벌어졌다. 피와 죽음을 부르는 혈제(血祭)인가? 그것이 시작이었다. "쳐라!" "와아--! 죽여라!" 천마교 일천 명의 고수들은 고찰을 향해 일제히 대공세를 발동시켰 다. "와아아--!" 오악(五嶽)을 휩쓸어 버리는 대해(大海)의 격탕인가? 천마교의 고수들은 가공할 기세로 고찰을 노도처럼 뒤덮기 시작했 다. 불사천존 냉운형. 그는 스산한 중얼거림을 흘렸다. "흐흐흐… 오늘 이곳에서 만금성의 최고 정예고수 삼십 명이 사라 진다." 얼핏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블사천존 냉운형은 분명 삼십 인의 고수라 했다. 그러나 지금 고찰에는 금소천을 비롯하여 일랑 등 다섯 명뿐이지 않은가? 그가 착각을 한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그를 속였을까? 어쨌든 그는 고찰 안에 최고의 정예고수 삼십여 명이 있다고 생각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밤이기에 구분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 황이었다. 불사천존 냉운형은 고찰을 짓쳐드는 수하들을 살펴보았다.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충천한 사기였다. 그는 빙그레 미소 지으며 천천히 어깨를 폈다. "금소천. 그 어린 놈과 한차례 어울려 볼까?" 그는 일검섬예 서자고에게 말했다. "서자고. 노부의 무기를 가져오라." "천존! 여기 있습니다." 불사천존 냉운형의 독문병기. 그것은 검은 윤기가 섬뜩한 빛을 뿌 리는 두 개의 묵륜(墨輪)이었다. 불사천존 냉운형은 륜을 받아 들며 문득 감회의 기색을 보였다. "단리운극… 그 자와 싸운 이래 칠년 만에 처음 잡아보는군." 그는 두 개의 묵륜을 잡은 손에 지그시 힘올 주어 보았다. "이 늙은 근육이 제대로 움직일까 모르겠어." 그의 말에 일검섬예 서자고 둥은 급히 허리를 숙였다. "천존께서는 아직도 정정하시고… 천하무적입니다." "그럴까……?" 불사천존 냉운형은 문득 앙천대소를 터뜨렸다. "으핫핫! 아직은 천하무적이라? 으하하핫……." 그의 대소 속에 내조된 의미. 그것은 오직 그만이 알고 있을 뿐이었다. "와아아--!" 밤의 진통은 이미 시작되었다. 피와 죽음을 낳기 위한 밤의 무서운 진통. 천마교의 천 명 고수들은 밤이 낳은 죽음의 사자들인 듯 무자비하 게 금소천 등이 있는 고찰을 유린해 들었다. 금방이라도 만금성의 고 수들을 잡아낼 수 있을 것 같앗다. 그러나 불사천존 냉운형. 그는 몰랐다. 지금 그는 크나큰 실수를 범하고 있음을……. 고찰(古刹). 천 명 천마교 고수들의 악랄한 공세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속절없이 죽어갔다, 와룡선생 하후주가 안배한 천하 최강의 절진과 백화부인이 전개한 독사진(毒蛇陳)과 독절진(毒絶陳) 의 위력 때문이었다. 그것에 휘말려 천마교인들은 금소천 둥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채 비명 속에 죽어갔다. 금소천 등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 지 못한 불사천존 냉운형의 첫번째 실수였다. 어둠이 밀려가고, 새벽이 오고……. 고찰은 의연히 건재함으로 여실히 중명되었다. 비록 오래된 폐허지만. 고찰은 만금성의 축소와 갚은 위력을 지니 고 있었다. "으아악--!" 전신 근육을 통째로 잡아 뽑는 처절무비한 비명이 터졌다. 그리고 비명이 길게 여운을 끌며 동천(東天)이 환하게 터 오기 시 작했다. 밤이 지난 것이다. 고찰 안. 금소천은 팔짱을 낀 채 부서진 창으로 터 오는 아침을 맞이하고 있 었다. 그의 곁에는 와룡선생 하후주의 초조한 모습이 있었다. 그들은 깊은 침묵 속에 빠져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고찰 밖에서는 연이어 처절무비한 비명이 터지고 있었다. 비명은 점차 고찰 가까이로 다가들었다. 문득 와룡선생 하후주가 안색을 무겁게 굳히며 말문을 열었다. "성주님 속하의 우려대로 냉운형의 심기는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무서운 인물입니다." 금소천은 무겁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 상태로 나가면 채 한 시진도 지나지 않아 만겁천황진(萬劫天皇 陳)이 깨지고 말 것입니다." 금소천은 괄짱을 낀 채 여전히 침묵만 지켰다. 자신이 있다는 것인 지. 대책이 없는 것인지조차 구분이 가지 않았다. 와룡선생 하후주는 안색을 침통하게 굳혔다. 처음부터 시간을 두고 진법을 포진했으면 모르나. 워낙 다급히 포 진한 터라 그 위력이 완벽치가 못했습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지금 불사천존 냉운형은 그 완벽치 못한 진식의 미약한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맹타하고 있는 것이었다. 침묵을 지키고 있던 금소천이 비로소 말문을 열었다. "현재 그들의 남은 인원은?" "약 삼백 명 정도입니다." 천 명의 천마교도들. 하룻밤 사이에 칠백에 달하는 막대한 희생자를 낸 것이었다. "그러나 놈들의 기세는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금소천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냉운형은 우리들이 다섯 명의 인원임을 꿈에도 모르고 있다." "예… 예?" 하후주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인원을 알고 모르고가 어 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쉽게 알아챌 수가 없었다. 금소천의 두 눈 깊숙한 곳에서 반짝 기광이 번뜩였다. "바로 그것이 냉운형 최대의 실수다." 고찰에 금소천을 비콧하여 삼십 인의 만금성 고수들이 몰려 있다고 알고 있는 불사천존 냉운형 과연 그의 착각이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궁금한 노릇이었다. 금소천은 터 오는 아침을 보며 신광을 뿜었다. "오시(午時)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버텨야 한다." 금소천의 말은 점점 미궁에 빠져들게 했다. 궁금함을 이기지 뭇한 하후주가 무어라 입을 열려 했다. 바로 그때였다. "금대숙!" 외침과 함께 일랑이 고찰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전신은 온통 피투성이였으며 수많은 격전을 치른 극도의 피로 함이 역력히 엿보였다. 그러나 눈빛만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금대숙. 만겁천황진의 서로(西路)가 붕괴되었습니다." 순간 금소천의 안색이 무섭게 굳어졌다. 일랑은 분노에 치를 떨며 거듭하여 외쳤다, "그리고 워. 월랑… 월랑은……." 금소천의 검미가 꿈틀하고 치켜져 올라갔다. 그는 대경하여 급히 물었다. "월랑이 어찌 되었느냐? 일랑은 이를 으드득 갈아붙이며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월랑은 동로(東路)를 지키다가… 실종(失踪)이 되 었습니다." "실종?" 금소천의 안색이 대변을 일으켰다. 그때 백화부인 감운혜가 낭패한 모습으로 뛰어들었다. 그녀는 전신의 옷이 군데군데 찢겨지고 금세라도 쓰러질 듯 몹시 전신을 비틀거렸다. "서, 성주님. 독로(毒路)는 무너지고……." 울컥! 그녀는 근 한 사발에 달하는 시뻘건 선혈을 토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냉운형… 그 자에게는… 독이 통하질… 않았습 니다… 으음." 그녀는 간신히 말을 마치고 혼절하고 말았다. "백화부인." 와룡선생 하후주는 대경하여 급히 무너진 백화부인을 쓸어안았다. 그의 전신은 거센 충격으로 인해 무섭게 떨리고 있었다. "서. 성주님! 백화부인의 생명이… 위독합니다." 하후주의 음성엔 형언키도 힘든 안타까운 감정의 절규가 내포되어 있었다. 지금 그는 의외로 무섭게 격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평소의 침착함과 온건함은 씻은 듯이 사라져 있었다. 금소천은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하후주… 그대의 감정이 그랬던가?' 그는 자신의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바로 그때였다. 콰콰쾅! 파직! 가뜩이나 위험하던 고찰의 문짝이 박살나 버렸다. 이어 고찰안에 두 개의 인영이 유령같이 들어섰다. 그들은 바로 불사천존 냉운형파 천마교 오대고수 중 삼 인 혈선무 정 천우헌, 신안추종 봉명소, 일검섬예 서자고 등이었다. "후후후… 여기들 모여 있었군." 금소천과 불사천존 냉운형의 시선이 한차례 얽혔다. 숙명의 두 번째 대면. 불사천존 냉운형은 무섭도록 담담한 눈빛을 했다. "금소천. 오랜만이구나." 금소천은 이미 굳었던 안색을 풀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팔짱은 끼고 있었다. "ㅋ! 대종사(大宗師) 정말 멋진 일격이었소." 냉운형은 나직한 대소를 터뜨렸다. "으하하하! 과연 대짱 하나는 두둑한 놈이로다, 이 상태에서도 태 연하다니……." 그때였다. 와룡선생 하후주의 신형이 벼락치듯 냉운형에게 덮쳐들었다. "냉운형! 백화부인의 목숨을 살려내라." 피 토하는 처절한 분노의 외침이 터졌다. 순간 금소천은 대경다급하여 외쳤다. "하후당주! 안된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불사천존 냉운형이 한 손을 가볍게 치켜들었다. "불나비 같은 놈!" 한 줄기 무형의 극히 부드러운 경력이 뿜어졌다. '펑' 하는 가죽 북을 두드리는 듯한 경쾌한 격타옴이 일었다. "으악--!" 하후주는 허파 쥐어짜는 듯한 처절무비한 비명과 함께 낙엽처럼 허 공을 날았다. 쿵! 그의 신형이 고찰 벽에 구겨지듯 내동댕이쳐졌다. 번갯불을 수십 조각으로 나눈 듯한 극히 짧은 순간에 벌어진 일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