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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천왕]서장 전설이 도래하다 - 32편 (32/79)

2026-09-22 08:20:08 조회 20
"그렇다면 일지겁천 구유명, 그가 무당산에?" 그는 황급히 유명마승을 돌아보며 재촉했다. "사형. 어서 올라갑시다." 그러나 유명마승의 반응은 뜻밖의 것이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젓고 있었다. 적미천불을 응시하는 그의 두 눈에 기이한 신광이 떠올랐다. "사제. 무당의 저력은 강하다. 그들은 스스로 이번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왠지 변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하는 말투였다. 적미천불은 붉은 눈썹을 꿈틀하며 대답했다. "사형, 소림과 무당은 한 식구나 다름없는 관계가 아닙니까? 설령 그들에게 별다른 위험이 없다 하더라도……." 그의 말을 유명마숭의 음성이 도중에서 막아 버렸다. "나 유명마승에게 있어선 소림이나 무당보다도… 사제. 네가 더 중 요하다." 그는 결국 마음속의 본심을 토해내고 말았다. 적미천불의 안색이 무겁게 굳어졌다. "제가 다치기라도 할까 걱정이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유명마승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무거운 신색으로 허공을 응시할 뿐이었다. 적미천불이 다시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사형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잇습니다." 적미천불은 유리알 같은 투명한 눈빚을 미미하게 변화시켰다. "제가 소림에 입문한 것은 두 살 때인 이십육 년 전의 일입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사형께서도 같이 소림에 입문하셨지 요." 유명마숭의 어깨가 잔잔한 경련을 일으켰다. 적미천불은 기광을 반짝였다. "정사십팔대고인 중 한 명이자 무림에 위명을 떨치던 사형께서 소 림에 입문하신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고. 또한 공교롭게도 입문 날짜가 소제와 같습니다." 유명마승은 전신을 미미하게 떨고 있을 뿐 대답이 없엇다. 적미천불은 계속하여 말했다. "사형께서는 그 동안 소제에게 너무도 각별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사형께선 장문인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정도로 행동하셨 지만, 항상 소제에게만은 모든 일에 대해 양보를 하셨습니다." 사실이 그랬다. 유명마승은 소림에 입문을 해야 할 하둥의 동기도 없었다. 굳이 소림에 입문치 않더라도 혼자 주유천하할 정사십팔대고인 중 한 명이 아닌가? 더구나 그는 마도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소림에 입문은 했지만 소림의 문규 따왼 안중에도 두지않았 다. 설사 장문인의 영이라 할지라도 그에게만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 유명마승이 오직 적미천불에게만은 모든 일에 양보를 마다하 지 않았고, 또한 각별한 배려까지 베풀어 왔다. 적미천불은 유명마승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들었다. "사형. 대체 그 안에는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유명마승의 안면에 파르르 잔 경련이 일었다. "사제… 그것은……." 적미천불은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계속하여 다그쳤다. "사형께선 항시 그 물음에는 대답을 회피해 오셨습니다. 이제 소제 는 더 이상 참올 길이 없습니다." "으음……." 유명마승은 신음성을 흘리며 몹시 괴로운 신색을 보였다. 눈빚이 급변하며 진한 갈등의 고뇌가 내포되어 있었다. 그러나 돌연 유명마숭은 싸늘한 신색을 발하며 차갑게 말했다. "사제, 자네는 지금 나에게 강요를 하는 것인가?" 적미천불은 황급한 신색으로 공손히 말했다. 소제가 어찌 감히……. "흥!" "사형, 진노를 푸십시오. 소제가 잘못했습니다." 적미천불은 가볍게 허리까지 숙여 사과를 했다. 그러자 유명마승은 싸늘한 기운올 풀며 침음성을 흘렸다. "사제… 내 한 가지만 당부하겠다." 유명마승은 눈빛을 번쩍이며 힘주어 말했다. "자네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결코 마음의 허점을 보 이지 말게." 일순 적미천블은 흠칫 했다. '마음의 허점을 보이지 말라고?' 그는 의아하여 급히 그 말에 내포된 의미를 묻고자 했다. 그러나 유명마승은 이미 앞장서서 무당산을 오르고 있었다. "어쨌든 사제가 그토록 원하니 가 보도록 하지." 그는 황급하게 신형을 날렸다. 마치 적미천블이 더 물음을 던질까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적미천불은 유명마승의 뒤를 이어 신형을 솟구겼다 '사형. 대체 당신의 심중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그것은 아직까지 그에게 있어 수수께끼였다. 적미천불이 신형을 날리자 구나한 등은 그의 그림자같이 함께 신형 을 솟구쳤다. 그것은 또 하나의 바람이었다. 또 다른 천왕의 바람이 무당산에 오르고 있었다. * * * 지옥혈도 궁사는 커다란 대소를 터뜨렸다. "으하핫핫! 지옥참마도법 중 제 사 초 혈망탈(血芒奪)이다!" 츠츠츳츳츳! 지옥혈도가 허공 가득 무시무시한 검광을 뿌렸다. 검광 하나하나가 구천(九天)에서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천지양단의 벼락이 되었다. "으악--!" 신검자는 견디지 못했다. 그의 가슴에서 한 줄기 시뻘건 혈선이 분수처럼 솟구쳤다. "아. 악마의 도법이다." 신검자는 극도의 공포에 질려 진저리를 쳤다. 궁사의 지옥참마도법에 큰 도상(刀傷)을 입은 것이었다. "크흐흐……." 궁사는 음산무비한 괴소를 흘리며 살신(殺神)처럼 비틀거리고 있는 신검자에게 다가들었다. "허리석은 놈! 지옥참마도법은 천하무적의 도법이다. 그 무엇으로 도 당할 수 없다." "으……." 신검자는 처절한 신음성을 홀리며 뿌드득 이빨을 갈아붙였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수중의 신검을 치켜들고 기이한 자세를 취했 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순간, 엄청난 검광이 빛살처럼 퍼지며 신검자의 신형이 검광속으로 어렵풋이 녹아들었다. 지옥혈도 궁사는 나직한 경악성을 흘렸다. "어검지술(馭劍之術)……?" 검술에 있어 최극의 경지인 어검지술. 궁사가 놀라는 것도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궁사의 입가에는 곧 괴이한 괴소가 음산하게 피었다. "이제 보니 겨우 사성의 단계군." 그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있다는 듯 비웃음을 흘렸다. 그것이 신검자로 하여금 더욱 대노하게 했다. "닥쳐라! 네놈의 도법이 천하무적이면 능히 나 신검자의 이기검술 (以氣馭劍術)도 받을 수 있겠지." 다음 순간, 신검자의 전신이 그대로 한 덩이 가공할 빛의 폭사가 되어 궁사의 심장을 관통해 들었다. 실로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무시무시한 위력의 검세였다. 궁사의 지옥혈도가 천중(天中)의 방위에서 비쾌하게 곤결(坤訣)로 내리찍혔다. "지옥참마도법 중 제 오 초 천심도(穿心道)!"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궁사의 신형이 사라졌다. 대신 지옥혈도만이 눈부신 도광의 회오리를 일으켰다. 쐐애액! 쐐액--! 섬ㅉ한 도광은 심장을 휘젓는 파공음과 함께 천지간의 모든 빛을 차단시켰다. 순간,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적운자의 어캐가 부르르 요동치며 안 색이 잿빛으로 변했다. "신검 사제! 위험하다." 적운자는 지면을 박차며 허공으로 번갯블같이 도약을 했다. 같은 순간 일지겁천 구유명의 신형 역시 한 마리 시커먼 대붕(大 鵬)처럼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적운자! 네놈이 끼여들 일이 아니다." 대갈성에 이어 두 가닥의 선명한 묵광이 섬전처럼 적운자를 향해 폭사되었다. 천하 최고암기라는 천묵마정이었다. '어헛!' 적운자는 헛바람을 집어삼키며 급급하게 최공에서 신형올 젖혔다. 그러나 때는 늦었다. "으윽!" 적운자는 옆구리를 파고드는 엄청난 고통을 느꼈다. 촤-- 촤촤촤! 고통보다 옆구리에서 시뻘건 피분수가 더 빨리 뿜어졌다. 결코 실패란 있을 수 었는 천하최고의 암기 천묵마정. 게다가 그것을 시전한 인물은 다름아닌 일지겁천 구유명. 그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적운자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 찬가지였다. 정해진 운명은 적운자뿐이 아니었다. 째챙! 빠직! 귀청을 찢어발기는 엄청난 금속성이 터졌다. 신검자의 신검이 박살나는 소리였다. 동시에 신검자는 얼굴을 감싸쥐며 등골이 뽑히는 지독한 고통의 비 명을 터뜨렸다. "크어억!" 얼굴을 가린 손가락 사이로 시뻘건 선혈이 핏줄기를 이루며 뿜어졌 다. 신검이 박살나며 그 파편들이 신검자익 안면에 우박 쏟아지듯 꽂혀 버린 것이었다. "크흐흐흐… 신검자. 그 잘난 검법의 한계를 이제는 확실히 깨달을 수 있겠지?" 일지겁천 구유명은 음산한 괴소를 터드리며 한껏 비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한편 다른 한 켠에서는 경천동지할 대폭음 속에 천지혼돈의 일대 격돌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로 금소천과 자하진인의 대격돌이었다. 수십 겹의 땅껍질이 산산이 부서져 나가고 흙먼지의 회오리는 방원 수십 장을 뒤덮었다. 막상막하. 그들은 신증하게 서로를 상대하고 있었다. 자하진인은 금소천과 대결하는 도중 신검자와 적운자의 현재 상황 이 몹시 다급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검사제. 적운사제." 그가 불렀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언는 상황이었다. 솟구치는 피분수가 순간적으로 이성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그는 더 이상 무당파의 대지존다운 척유를 보일 수 없었다, "이 잔악무비한 악적들!" 대갈성과 함께 그는 허공으로 신형을 솟구쳤다. 순간. 그의 전신에서 엄청난 금빚의 광채가 무지개같이 서렸다. "무량수불… 모두 지옥으로 보내 그 죄업을 씻게 하리라." 그는 그대로 일지겁천 구유명을 향해 짓쳐들었다. 무섭게 폭사해 드는 자하진인의 금빛 신형에 일지겁천은 부지중 나 직한 경악성을 터뜨렸다. "태청강기(太淸 氣)?" 태청강기. 무당파 최고의 신공이 펼쳐진 것이었다. 일지겁천은 비쾌하게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하나뿐인 중지가 투명하리만큼 신비한 백옥빛을 띠었다. "크핫핫핫… 파천붕혼(破天崩魂)!" 슈숙! 그의 중지에서 단 한 가닥 백옥의 빛이 뿜어졌다. 처음에는 단 한 가닥의 지력(指力)일 뿐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빠 르기는 하지만 그저 한 줄기 지풍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짧은 시간의 발출 동안 무려 수십 만의 나선형 회전 을 보였다. 우위위위윙……. 휘몰아치는 나선형의 회전에 수십 장이 여파에 의한 무서운 경력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크악!" "으아악!" 지력의 세력권 안에 든 몇멎 무당제자들이 격탕치는 회오리 경력에 의해 산산조각으로 변해 버렸다. 직접 얻어맞지도 않았는데 일어난 참담한 결과였다. 일지겁천의 파천붕혼! 그것은 차라리 죽음의 소용돌이였다. '허엇!' 자하진인은 내심 흔비백산의 헛바랍을 집어삼켰다. 전신에 펼쳐 있던 태청강기가 산산이 흩어졌다. 그 사이로 백옥빛의 회오리가 사정없이 밀려들었다. 죽음이 눈앞에 내려얄고 있는 절대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때 돌연 천지진동의 장중한 불호성이 터졌다. "아미타불……." 동시에 한 줄기 백색 인영이 귀신 곡할 빠르기로 자하진인의 전면 으로 날아들었다. 다음 순간, 백색 인영은 번개같이 쌍장을 치켜들어 일지겁천의 파 천붕혼을 맞이했다. 콰쾅! 콰콰콰--! 하늘과 땅이 곤두박질치고. 천지간의 모든 공기가 갈가리 찢어졌 다. 실로 경천동지할 폭음이었다. '으음…….' 일지겁천은 어깨에까지 엄습해 드는 뻐근한 통중을 느끼며 뒤로 삼 보나 밀려났다. 그는 대경실색하여 내심 외쳤다. '누. 누가 나의 칠성 내력이 담긴 파천붕흔을 받아냈는가?' 놀라기는 파천붕혼을 받아낸 인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뒤로 이 보 정도 물러나 경악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지겁천은 전면의 인물을 바라보며 문득 괴소를 흘렸다. "흐흐… 이제 보니 북혼산(北魂山)에서 만난 적이 있는 그 애송이 중이로군." 애송이 중. 나타난 자는 바로 적미천불이었다. 바람. 또 하나 새로운 천왕지풍이 모습을 나타낸 것이었다. 24장 천왕들의 반이 모이다 상황은 묘하게 돌변했다. 십대천왕! 그들 중 네 명의 사대천왕이 대치를 이루었다. 마군자 금소천, 적미천불, 일지겁천 구유명, 지옥혈도 궁사, 한 명 한 명이 천하를 뒤흔드는 무서운 대폭풍의 천왕들. 적미천불은 주위를 한차례 훑어보았다. 문득 그의 시선이 금소천에 이르러 흠칫거렸다. "아미타불… 금시주께서도 이번 일에 개입하셨소?" 금소천은 팔짱을 끼며 멋쩍게 웃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소." 이어 그는 내심 기이한 중얼거림을 흘렸다. '괴이한 일이다. 이번 일에 약속이나 한 듯이 또 한 명의 천왕지신 (天王之身)인 적미천불이 이곳에 나타났다. 그렇다면?' 그는 반짝 기광을 보였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것이었다. 그때 일지겁천은 더욱 무서운 괴소를 흘렸다. "흐흐… 적미천불이라 했던가? 애송이 중놈. 제법이다만 다시 한 번 진정한 파천붕혼의 위력을 견식시켜 주겠다." 그는 혼신의 모든 내력을 끌어올렸다. 하나뿐인 오른손의 중지는 이미 눈부신 백옥멎으로 변해 있었다. 적미천불의 안색이 침중하게 굳어졌다. 그는 침음성을 터뜨리며 공력을 끌어올렸다. 그의 전신 백색의 장포가 바람을 집어넣은 듯 팽팽하게 부풀어올랐 다. 동시에 전신에 서광 같은 자줏빚 기류가 서리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던 금소천은 부지중 회미한 경악성을 발했다. "대자비범천신공(大慈悲梵天神功)!" 대자비범천신공. 그것은 달마역근세수경(達麻易筋洗髓經)에 수록된 최강의 비공(秘 功)이었다. 달마조사 이래 그 누구도 연성한 적이 없는 전설상의 절대비공이 며. 십이성의 경지에 도달하면 금강부동천불(金剛不動天佛), 즉 수 (水), 화(火), 검(劍) 등이 침범치 못하는 금강블괴지신이 된다고 하 는 절공이었다. 적미천불의 전신에 자광(紫光)이 진하게 빛올 뿌렸을 때 일지겁천 의 싸늘한 대갈호통성이 터졌다. "파천붕혼--!" 다시 한 번 파천붕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전과는 명백히 달랐다. 자하진인을 상대할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가공무비의 위력이 실린 파천붕혼이었다. 휘류류류륭! 꽈파파팍! 방원 수십 장의 모든 공기가 격탕을 치고, 꼬든 물체가 산산조각이 되어 날아가 버렸다. 땅껍질이 무섭게 패이며 천지혼란을 가져왔다. 일순 적미천불의 안색이 장엄하게 변했다. 그는 합장한 자세를 취한 후 기이한 형태로 쫙 펼쳐냈다. "만(萬)-- 불(佛)-- 귀(歸)-- 종(宗)!" 고우우우웅……. 하늘을 뒤덮어 요동치며 몰려드는 적빛 구름의 외침인가? 신비웅혼의 파공음이 일며 가공할 자색의 경력이 파도치듯 일지겁 천의 과천붕혼을 맞이해 들었다, 두 개의 가공할 경기가 허공에서 대충돌을 일으키기 직전이었다. '후후후, 애송이 중놈!' 순간. 일지겁천은 훌연 음산한 괴소를 머금었다. 이어 그의 좌측 소맷자락 속에서 여섯 가닥의 묵광이 무섭게 폭사 되었다. 바로 공포의 암기 천묵마정이었다. 적미천블의 안색이 급변했다. "천묵마정?" 그러나 그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의 전신 반 자 거리에까지 이 미 일지겁천의 파천붕흔이 닥쳐 들었기 때문이었다. 두 가지 공세 중의 하나는 꼼짝없이 몸으로 받아내야 할 판국이었 다. 그때였다. 유명마승의 다급성이 터졌다 "사제! 위험하다." 그의 신형은 무섭게 도약을 일으켰다. 동시에 일지겁천이 발출한 천묵마정을 막아냈다. 꽝! 꽈르르릉……. 무당산이 뿌리째 뒤집어지는 엄청난 일대폭음이 터졌다. "으아-- 악!" 천지혼돈의 와중에서 한 소리 처절무비한 비명이 터졌다. 잠시 후 허공에 가득 찼던 흙먼지의 격탕이 가라앉으며 장내의 광 경이 드러났다. 일지겁천과 적미천불은 각기 삼 보 정도씩을 밀려나 약간 비틀거리 고 있었다. 반면 유명마숭은 십여 장 떨어진 곳에서 피떡이 되어 있었다. 적미천볼이 신형을 추스르며 대경의 외침을 발했다. "사형--!" 그는 황급히 유명마승에게로 날아갔다. 유명마승은 가슴에서 여섯 줄기의 피분수를 일으키며 낙엽처럼 뒹 굴고 있었다. 일지겁천의 천묵마정을 자신의 몸으로 막은탓에 생긴 상처였다. 적미천불은 유명마승을 쓸어안았다. "사, 사형……." 그는 넋을 잃은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를 한 켠에서 바라보고 있던 자하진인은 두 눈을 찢어져라 부릅 뜨며 벽력분갈을 터뜨렸다. "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그는 두 다리에 공력을 실어 몸을 날렸다. 동시에 전신의 모든 내력을 다한 태청강기를 일지겁천에게 퍼부었 다. "죽어랏!" 일지겁천은 아직 조금 전의 격돌로 인한 들끓는 기혈을 채 추스르 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위기였다. 바로 그 순간, 지옥혈도 궁사가 비쾌하게 자하진인의 공세에 맞부 딪쳐 들었다. "차하말코! 네놈은 내가 상대한다." 그의 지옥혈도가 번갯불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지옥참마도법 중 육초식. 잔(殘)-- 혼(魂)-- 섬(閃)!" 지독할 정도로 빠른 도법이었다. 오직 '쾌(快)' 라는 한마디의 표현만이 들어맞을 수 있는 도법. '헛!' 자하진인은 대경하여 급급히 일지겁천을 포기해야 했다. 이어 그는 손속을 바꾸어 지옥혈도 궁사의 공세에 대응해 들었다. 그러나 상황은 계속해서 급변을 일으켰다. 두 사람이 새로운 격돌을 일으키기 직전. 돌연 무당산이 쩌렁쩌렁 울리는 창노한 호통성이 터졌다. "무량수불……." 낭랑한 도호성에 이어 한 줄기 회영(灰影)이 두 사람 사이에 끼여 들었다. 회영은 뒤어드는 즉시 궁사를 향해 일장을 뿌렸다. 번-- 쩍! 번갯불이 작렬했다. 서슬이 시퍼런 번갯불 같은 두 가닥 장경(掌勁)이 폭사되었다. 꽝! 꽈르르르릉! 뒤집혀졌던 무당산이 천공으로 솟구치며 폭음이 일었다. 그와 동시에 지옥혈도 궁사는 막대한 경력에 의해 허공 십 장까지 퉁겨졌다. 그러나 그는 허공에서 멋들어진 회전을 보이며 가볍게 지면에 날아 내렸다. 내려선 그의 안색은 급변을 일으키고 있었다. "처, 천뢰기(天雷氣)?" 경악에 찬 신음성이 미미한 전율을 일으켰다. 그의 전면에는 한 명 노도인이 버티고 있었다. 대략 팔순 정도의 노도인은 송충이 같은 백미(白眉)를 번뜩이며 서 있었다. 특이한 것은 그의 가슴에 정교하게 수놓인 글자 하나였다. <뇌(雷).> 새겨져 있는 글자만큼이나 번갯불 같은 폭급의 기운을 보이고 있는 노도인의 모습. 일순 일지겁천 둥의 안색이 무겁게 굳어졌다. "뇌천우사(雷天雨師)……." 장문인의 금제에 의해 오직 상청궁에만 갇혀 있던 뇌천우사. 십대천왕 중 한 명인 천왕지신의 인물. 그것이 바로 노도인의 정체였다. 공교롭게도 일지겁천 등에 의해 금제가 풀려진 뇌천우사는 형형한 안광으로 장내를 쏘아보고 있었다. 한편 금소천은 대경실색했다. 그는 사방을 돌아보며 다급히 염두를 굴렸다. '차칫하다간 일이 더욱 이상하게 변하겠다.' 그는 시종 기이한 눈빚을 바꾸지 않았다. '바로 지금이 물러날 때다. 아차 하면 그 자의 일을 도와주는 셍이 될지도 모른다." 그 자? 그 자가 누구인가? 금소천은 다급히 모종의 결심을 굳힌 후 지옥혈도 궁사에게 전음을 보냈다. (궁사. 그리고 구노인. 아무래도 지금은 이곳을 물러나야 할 것 같 소이다.) 궁사는 두어 차례 눈썹을 꿈틀거렸다. 일지겁천은 괴소를 홀린 후 역시 전음으로 묵묵히 서 있는 궁사에 게 말했다. (궁사. 금가 젊은 친구의 말이 맞다. 저 늙은 말코 놈과의 대결은 다음으로 미루자.) 궁사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짧은 시간 음산하게 뇌천우사를 노려보 았다. 그러나 결정을 내리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는 않았다. 상황이 명백하게 불리한 때문이었다. 더 이상 쓸 데 없는 객기를 부릴 시간이 아닌 것이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전음으로 대답했다. (좋소. 그럽시다.) 다음 순간 세 명은 서로를 쳐다보며 의미 있는 눈짓을 했다. 이어 일제히 지면을 박차며 신형을 도약시켰다, "차아앗!" 대갈성과 함께 그들은 비조처럼 허공을 날아 올랐다. 순간 뇌천우사의 발연대갈성이 터졌다. "갈(喝)! 어덜 가느냐?" 그는 쌍장을 모았다가 번개같이 쫙 펄쳤다. "천뢰기!" 번-- 쩍! 한 줄기 시퍼런 섬광이 손바닥 사이에서 벼락치듯 뻗쳤다. 상상도 못할 엄청난 경력은 제일 늦게 신형을 솟구친 금소천을 노 리며 폭사해 들었다. 금소천은 무라정 도망갈 수 없음을 직감했다. 그러기에는 섬광의 속도가 너무도 빨랐다. '제길! 왜 하필 나야?' 그는 허공에서 회전을 하며 뇌천우사의 천뢰기를 상대했다. 그는 뇌천우사의 절초가 결코 평범하지 않은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즉시 최강의 무공을 떠올렸다. '비천제황문(飛天帝皇門) 최강신공인 제황신공(帝皇神功)!" 그는 주저 없이 양손을 앞으로 쭈욱 내밀었다. 파공음도 없고 형체도 없었다. 그러나 그의 전신에서는 가공할 무형, 무성의 막대한 경력이 폭우 쏟아지듯 짓쳐드는 뇌천우사의 천뢰기를 맞이했다. 꽝! 꽈르르릉! 허공에서 천지간의 모든 고막을 훌어내는 엄청난 대격돌음이 터졌 다. '으윽!' 격돌한 순간 금소천은 심장이 터지는 듯한 통증을 느껴야 했다. 동 시에 그의 신헝은 허공 저쪽으로 무섭게 튕겨졌다. "됐다!" "잡았어! 역시 뇌천우사야!" 주위에서 경탄성이 터져 나왔다. 물론 무당파의 도인들이 터뜨린 감탄성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그들은 놀란 눈을 거꾸로 뒤집어야 했다. 떨어지던 금소천이 허공에서 회전을 한 후 무당산 아래로 빛살같이 쏘아졌다. "하하하, 뇌천우사 우리의 격돌은 후일로 미룹시다." 사라졌다. 무당산에 대풍운을 몰고 왔던 세 명의 삼대천왕이 거짓말같이 사라 져 버렸다. 뇌천우사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제, 제황신공이 출현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