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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천왕]서장 전설이 도래하다 - 71편 (71/79)

2026-09-22 08:16:38 조회 16
그 작은 동작에도 극 심한 고통이 찾아왔지만 그는 이를 악 물고 참았다. 스슷……. 누워 있는 담사우 곁에 한 인영이 나타났다. 어깨에 죽음과 삶의 생사교를 메고 있는 인물. 귀문장도 막여사 바로 그였다. "대사형……." 빗속에 누워 있는 담사우를 향한 그의 무심한 눈에 어떤 뜨거운 정 이 흐르고 있었다. "둘째……." 담사우는 메마른 음성으로 약간은 뜨거운 음성을 발했다. 귀문장도 막여사는 담사우와 함께 비를 맞았다. "대사형은…… 아직 늙지 않았소." 그는 다시 한 번 그렇게 말했다. "다만…… 이제 대사형께서도 정착하실 곳을 마련하실 때가 된 것 일 뿐이오. 모든 원과 한을 잊고, 좋은 추억만 가슴에 새긴 채……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곳 말이오." 부슬…… 부슬…….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봄비였다. 담사우의 주름진 노안에 가는 경련이 일어났다. "허허…… 그런가…… 이렇게 지쳐 버린 내가 갈 길은 그것뿐이었 는가……." 그의 음성은 끝없이 피폐해 있었다. 막여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힘없이 지쳐 버린 자신의 대사형을 가만히 내려다볼 뿐이었다. 담사우의 나직한 음성이 들려왔다. "허허…… 둘째. 이 천하에 내가 머무를 곳이 있겠느냐?" 순간 귀문장도 막여사의 얼굴에 반색이 떠올랐다. 그는 한마디 한마디 힘주어 말했다. "혈궁이 있지 않습니까, 대사형…… 그곳의 대좌령 자리는 아직도 비어 있습니다." 혈의환사 담사우는 가슴 뭉클한 격동을 받았다. "그래…… 여지 껏…… 비어 있었는가?" 귀문장도 막여사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대좌령…… 그 자리는 바로 대사형의 자리가 아닙니 까?" 당사우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막여사의 말을 음미해 보았다. "내 자리라……." 혈궁을 떠올리자 혈의환사 담사우는 격동의 경련을 주체할 수 없었 다. 하나 둘씩 잊었던 과거가 되살아났다. 혈궁. 자신의 야망을 위해 버렸던 곳.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짓밞으려 했던 곳. 그러나 그를 위해 아직껏 자리를 비워두고 있는 곳. 혈의환사 담사우는 나직한 음성으로 물었다. "궁주는…… 누구더냐?" 그는 지금껏 궁주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귀문장도 막척사가 무심한 눈빛으로 말했다. "대사형께선 이미 궁주님과 몇 차례 상례하신 적이 있소." "내가…… 궁주를 븐 적이 있다고?" 혈의환사 담사우는 기억을 더듬으며 물었다. "누…… 누구지……?" 막여사는 크게 심호흡을 하며 대답했다. "그분은 본궁의 궁주이시자 만금성의 성주이신……." 순간 담사우는 나직한 경악의 신음성을 터뜨렸다. "금…… 소…… 천……." 막여사는 구태여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발치에 떨어지고 있는 빗발만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문득 혈의환사 담사우의 허허로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허허허허……." 그의 갈라진 입술 사이로 빗물이 새어 들어갔다. "결국…… 노부는 영원히 그의 적수가 아니었군." 부슬…… 부슬……. 비는 자꾸만 내렸다. 더불어 저만큼 다가들던 혈의환사 담사우의 죽음이 자꾸만 뒤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담사우는 한손을 내밀었다, "둘째. 나를…… 부축해다오." 순간 막여사의 심장을 향해 무섭게 솟구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몹시도 뜨거운 정이었다. 나를 부축해다오! 그는 저리도 연약한 모습의 담사우를 본 적이 없었다. 평생 그 누구의 도움도 월하지 않던 그가 처음으로 막여사에게 부 탁이란 것을 했다. 막여사의 무심하기만 했던 두 눈에 뜨거운 눈물이 고였다. 그는 눈물을 흄치며 손을 뻗었다. 뜨거운 열기가 그의 손끝을 타고 전해졌다. "확실히…… 대사형께선 이곳에 누워 계신 것보다…… 비어 있는 대좌령의 자리가 가장 잘 어울립니다." 혈의환사 담사우는 막여사의 부축으로 일어났다. 그리고는 그의 어깨에 온몸을 실었다. "둘째…… 만금성으로 가자." 막여사의 어깨에 흠칫 경련이 일었다. "대사형……." 정. 뜨거운 정이 그들을 적시고 있었다. 봄비가 내리던 어느 날. 혈의환사 담사우는 진정한 생의 귀로에 오른 것이었다. 부슬…… 부슬……. 하염없이 내리는 빗속에 처절한 담사우의 한이 씻기고 있었다. 57장 무공을 회복하다 성수대인(聖手大人) 단목운(段木雲). 그는 무림 제일의 신의였다. 또한 자비로운 성품과 인덕으로 명망이 드높았다. 그런 단목운의 오십 회 생일잔치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든 것은 당 연한 일이었다. 대략 잡아 보아도 일천 명은 넘음직한 인원이었다. "성수대인 만만세!" "건강하십시요, 성수대인!" 여기저기서 축하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단목운은 인자한 웃음을 띤 채 연신 고개를 고덕였다. "허허허…… 고맙소이다, 무림 동도 여러분." 시끌벅적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어 갔다.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어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이윽고 각지에서 보내져 온 선물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중인들은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하나 둘씩 풀어지는 선물 꾸러미에 관심을 보였다. "호오? 저것은 전설의 안신로(安神爐)가 아닌가? 달이는 탕약의 효 력을 수십 배로 증가시킨다는……." "값을 매길 수 없다는 저 천축산 상아 좀 봐. 도대체 코끼리를 몇 마리나 잡은 거야?" 중인들은 꾸러미가 풀어질 때마다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단목운은 선물을 들고 온 사자나, 혹은 당사자들에게 일일이 답례 를 하고 있었다. 여전히 그의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다. 그때였다. 그르르릉……. 몹시도 귀에 거슬리는 묘한 소음이 일었다. 그와 동시에 수많은 인 파가 약속이나 한 듯이 반으로 갈라졌다, 단목운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부릅 치켜져 올라갔다. "으음……." 나직한 신음성의 그의 입을 떠났다. 흑의복면인. 머리끌부터 발끝까지 온통 흑색으로 일관한 흑의복면인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황당한 것은 그의 복장 따위가 아니었다. 바로 그가 질질 끌며 갖고 온 물건. 그것이 문제였다. 그 물건은 어이없게도 한 개의 시커먼 목관이었다. "성수대인 단목운……." 흑의복면인의 입에서 으스스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듣기만 해도 죽음이 연상되는 듯한 괴기로운 목소리였다. "그대의 오십 회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의 선물이오." 순간 단목운의 반듯한 이마에 주름살이 패였다. 그러나 성수대인이라는 별호가 말해 주듯이 그는 곧 너털웃음을 터 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허허, 고맙소이다. 주시는 물건이니 어쨌든 고맙게 받겠소이다. 헌데…… 어디에서 온 고인이신지……?" 그는 적당히 말꼬리를 흐리며 흑의복면인의 정체를 물었다. 그러나 정작 흑의복면인은 엉뚱한 물음을 되던졌다. "이 관에…… 무엇이 들어가야 가장 어울리겠소?" 관 안에 무엇을 넣어야 하다니……? 단목운은 흠칫하며 안색을 경직시켰다. 그러자 곁에 있던 삼십대의 장한 하나가 단목운 대신 폭갈을 터뜨 리며 나섰다. "놈! 보자보자 하니까 무엄하기 짝이 없구나! 감히 여기가 어디라 고 함부로 설치는 게냐, 설치기를……." 전형적인 호안에 덩치가 커다란 장한. 그는 바로 단목운의 장자인 단목승이라는 인물이었다. 다혈질인 그는 부친과는 달리 불같은 열정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성질을 미처 폭발시킬 수가 없었다. 단목운이 손을 들어 강하게 제지한 탓이었다. "승아야! 너는 가만히 있거라!" 단목승은 찔끔하여 더 이상 행동을 하지 못했다. 그는 흑의복면인을 한차례 냉랭한 시선으로 노려본 후, 자리에 주 저앉고 말았다. 단매의 생각일 뿐이었다. 단검들은 놀땀게도 마치 눈이라도 달려 있는 양, 급속하게 방향을 바꾸었다. 퍼억! 푹! 두 개의 단검은 정확히 단목운의 심장과 이마를 꿰뚫었다. "크으윽……." 단목운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흑의복면인을 쳐다보았다. "이, 이것은……." 그러나 더 이상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단목운은 허망하게 신형을 쓰러뜨리고 말았다. 쿠웅! 단목운의 신형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순간 주위에서 대경의 외침이 들려왔다. "앗! 사망혈비다! 사망각의 살수가 나타났다." 사망혈비! 이것은 실로 놀라운 말이었다. 공포의 살수집단 사망각! 당금 무림 최대의 신비 거파이자, 살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망각! 그들의 독문 표식이 바로 사망혈비였다. "크하하하! 색어빠진 눈깔을 달고 다니는 주제에 그래도 한 줄 견 식은 있는 놈들이로구나." 흑의복면인은 광소를 터뜨리며 복면을 벗어 던졌다. 그때였다. 단목승이 고함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이 살수 나부랭이가 감히 아버님을 해하다니! 죽어랏!" 작했다. 거의 모든되어 버린 것이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답답했다. 물론 무력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가 괴로운 것은 아니었다. 지 금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자신의 힘이나마 일조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괴로울 뿐이었다. "음……." 금소천이 재차 무거운 침음성을 발했을 때였다. 어디선가 홀연 담담한 음성이 일었다. "아직…… 완전히 물거품은 아닐세. 소천." 금소천은 홈칫하여 음성이 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 명 청수한 신 태비범의 노인이 모습을 보였다. "단리(段里) 노선배님……." 그는 벌떡 자리에서 신형을 일으켰다. 노인은 바로 정사쌍존(正邪雙尊) 중 한 명이며, 비천제황문의 문주 인 비천성존(飛天聖尊) 단리운극이었다. 그는 여전히 청수하면서도 인자한 꼬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현격하게 달라진 게 있었다. 과거 불사천존 냉운형에 의해 절단된 그의 한쪽 팔과 한쪽 다리였 다. 분명히 잘려나간 그 수족들이 멀쩡하게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자세히 보면 실제와 차이가 나는 의수와 의족임을 알 수 있 었다. 바로 천하명공인 천수장공 명학초의 걸작이었다. 때문에 어지간한 안력을 지닌 자가 아니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했다. 금소천은 급히 인사를 하며 단리운극에게 자리를 권했다. "노선배님. 그 동안 어디에 계셨습니까?" 그의 음성에는 반가움이 가득 묻어 나왔다. 단리운극은 지난 일년억 동안 만금성을 떠나 있었다. 그저 간단한 서찰 하나만을 남겨 두었을 뿐, 가타부타 한마디도 없 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신비롭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허허허…… 중원천하를 조금 혜맸지. 한 가지 일을 치르기 위해서 말일세."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었다. "지금 상황을 보니…… 노부의 결단이 옳았는 것 같네." 그는 밑도끝도없는 의미심장한 중얼거림을 흘렸다. 이어 금소천이 입을 떼기 전에 화제를 바꾸었다. "그래, 천왕검의 비밀은 풀었나?" 금소천은 눈살을 가볍게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불초가 불미한 탓에 조금의 소득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일순 단리운극은 입가에 기이한 미소를 보였다. "천왕검의 비밀은…… 일천 년 비천제황문 최대의 신비일세. 그러 니 쉽게 풀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해야겠지." 금소천은 별다른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단리운극의 말이 옳기 때문 이었다. 단리운극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과거 천년 전 제황삼군 조사님들 중 용군(龍君)은 구천용환(九天 龍環)으로, 천군(天君)은 적룡혈(赤龍血)로, 그리고 첫째이신 마군 (魔君)은 천왕검으로 천하를 질타하셨다네." 그의 시선이 탁자 위의 천왕검으로 향해졌다. 묘한 눈및이었다. 어찌보면 감회에 어린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 면 크나큰 정열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구천용환, 적룡혈, 천왕검 중 가장 무서운 무기는…… 바로 천왕 검 일세." 그는 시선을 금소천에게로 돌렸다. 그의 눈동자가 야릇한 빛을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천왕검은 가짜이네." 콰쾅!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금소천은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이…… 이 천왕검이 가…… 가짜라는 말씀이십니까?" 단리운극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금소천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 그는 탁자 위의 천왕검을 쳐다보았다. 고고하게 빛을 뿌리고 있는 저 검이 가짜라는 것은 도저히 믿기 어 려운 일이었다. "지금…… 이 천왕검은 불초가 본 병기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가짜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업소이다." 단리운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세. 이 천왕검은…… 명백한 가짜야." "그럴…… 리가……." 금소천은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멍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단리운극은 진중한 신색으로 천왕검에 얽힌 비사를 털어놓기 시작 했다. "천년 전…… 제황삼군 중 첫째이신 마군께서는 너무나도 패도적인 무공으로 인해 마군이란 별호를 얻으셨지." 단리운극의 슬쩍 금소천의 표정을 살폈다. 금소천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너무도 큰 충격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러나 기실 그분은 천하의 그 누구보다도 정의로운 분이셨지. 바 로 자네 마군자 금소천처럼 말일세." 순간 금소천은 고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단리운극은 한 번 빙그레 기이한 미소를 흘린 후 계속 말을 이었 다. "그런데…… 어느 날 그분은 우연히 천산에서 한 동혈에 드시게 되 었지. 동굴의 이름은 바로 천왕동이었네." 금소천의 입술이 본능적으로 벌어졌다. "천왕동?" 단리운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천왕동에서 마군께선 두 자루의 검을 발견하셨다네……." 이어 그의 입에서는 오래 전의 비사가 차분한 음성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군. 그는 천왕동 안에서 두 자루 기검을 발견했다. 신비하도록 눈부신 멎을 뿌리고 있는 두 자루 기검이었다. 그리고 석벽에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었다. - -- 천왕의 지존을 위해 이 검을 만들었으니…… 천왕의 지존이 아 닌 자, 이 검을 취한다면 하늘의 뜻에 의해 소멸되리라. 마군은 그 엄청난 문구에 차라리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곧 이성을 되찾고 두 자루 검을 살펴보았다. 두 자루 검 모두가 천왕검이었다. 한 자루는 백색의 눈부신 광채를, 한 자루는 화려한 금빛을 번쩍이 고 있었다. 백색에는 천왕마검(天王魔劍)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금검에는 천왕금검(天王金劍)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석벽에는 가공할 경고의 문구 외에 복잡한 그 어떤 도형 같은 괴문 자가 가득 새겨져 있었다. 마군은 노력 끝에 괴문자들을 해석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초(二招)의 가공할 천하검결(天下劍訣)이었다. 이초의 검결! 제일초식 천왕현신(天王顯身)! 제이초식 천왕군림(天王君臨)! 마군은 이 이초의 검결이 지닌 그 가공할 위력에 차라리 넋을 잃어 야 했다. 그는 그것을 암기한 후 두 자루 천왕검을 취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검을 취할 수가 없었다. 두 자루 천왕검에서 뻗치는 지독한 경력에 의해 엄중한 내상만 입 고 말았다. 마군은 그제야 석벽에 새겨진 글씨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는 하늘이 자신을 거부함을 알고 탄식을 하며 천왕검을 포기하고 신비의 천왕동을 떠났다. 그러나 천왕동을 떠난 후에도 마군은 결코 천왕동의 일을 잊을 수 가 없었다. 어느 날 마군은 결심을 하고 자신이 암기한 이초식 검법인 천왕이 식을 연성키 시작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그는 천왕이식의 터득에 성공했다. 그는 일반 검으로 천왕이식을 전개해 보았다 그러나 일반 검은 물론 내노라 하는 명검조차도 모조리 박살나고 말았다, 천왕이식이 뿜어내는 막대한 힘을 제대로 견뎌내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군의 집념은 무서웠다. 그는 당시 이름을 날리는 천하제일 장인 세 명을 불러들였다. 그들에게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그는 드디어 한 자루 가공할 명 검을 만들어냈다. 바로 그것이 지금의 천왕검이었다. 그 검은 천왕이식의 가공할 힘을 잘 견뎌 주었다. 서 몇 가지 영약을 찾아낼 수 있었다네." 몇 가지의 영약. 금소천의 눈멎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으로 능히 자네의 소멸된 내력은 회복될 수 있네. 아니 전보 다 더 강력해질 수도 있겠지." 단리운극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순간 금소천은 벼락 같은 층격을 받았다. "노…… 노선배님……." 소멸된 내공의 회복! 이 얼마나 탄성을 터뜨릴 일인가? 그러나 금소천은 모르고 있는 것이 있었다. 단리운극이 천하 영약을 구한 근본적인 이유가 본래 금소천을 위한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것은 남궁수의 병을 치유시켜 금소천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끔 하려 했던 단리운극의 배려였다. 그러나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듯이, 단리운극의 배려는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었다. * * * 탁자 위 제법 넓고 커다란 백색의 물통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단리운극은 진중하게 말문을 열었다. "천왕검의 비밀은 오직 비천제황문의 문주만이 아는 것…… 사형인 교천승…… 그분도 이것만은 모른다네." 문득 그는 나지막한 탄식을 토했다. "비록 노부의 자질이 보잘것없어 제황삼군 조사들의 무학정수는 얻 을 수 없었지만…… 천왕검의 비밀만은 알고 있었다네." 그는 천왕검을 물통의 물 속에 담갔다. 이어 그는 품속에서 한 자 루 비수를 꺼내 금소천에게 건네주었다. "소천, 자네의 피를 저 안에 뿌리게." 다소 황당한 주문이었다. 무슨 주술을 행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도 했다. 그러나 금소천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즉시 비수를 받아 자신의 팔뚝을 그었다. 촤아--! 한 줄기 선혈이 물통 안으로 뿜어졌다. 그리고 핏물이 물 속에 번지기 시작했다. 순간 금소천은 부지중 나직한 탄성을 터뜨렸다. "아……." 핏물이 번지는 물통. 그리고 천왕검에서 괴이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번쩍! 번쩍! 천왕검이 눈부신 혈광을 뿌리기 시작했다. 혈광 번뜩이는 천왕검 검신에서 서서히 글자들이 표면에 비치기 시 작했다. 드디어 천년의 신비가 막을 벗기 시작한 것이다. <천왕이식을 기쁜 마음으로 비천제황문의 제자에게 전한다. 마군 천오림(千悟林).> "으음…… 천왕일식…… 천왕현신(天王顯身). 그리고 제 이식 천왕 군림……." 검신에 나타난 이초의 천왕이식. 아무리 천하를 꿰뚫어보는 금소천으로서도 단숨에 이해할 수 없는 심오한 검결이었다. "으음……." 금소천은 정신없이 천왕이식의 심오한 검결에 빠져들었다. 곁에 단 리운극이 있다는 의식도 하지 못했다. 그는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단리운극. 그는 그런 금소천을 지그시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흡족 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번쩍! 금소천의 두 눈에서 두 줄기 혜광이 폭사되었다, 무언가 깨달음이 있었던 표정이 분명했다. 그때였다. 파파팟--! 단리운극은 그대로 금소천의 한군데 혈도를 번갯불같이 제압했다, 너무도 돌연한 단리운극의 행동이기에 금소천은 부지불식간에 혈도를 제압당하고 말았다. "으음……." 금소천은 그대로 쓰러지며 혼절하고 말았다. 단리운극. 그는 기이한 눈빛으로 품속에서 백옥및 옥병을 꺼내들었다. "천하오대영물(天下五大靈物) 중…… 자네는 빙극천령액(氷極天靈 液)을 잃었다." 영호운령을 살리기 위해 잃었던 빙극천령액. 그는 인자한 얼굴로 혼절한 금소천을 바다보았다. "대신 자네는 만년삼왕(萬年三王), 공청석유(孔淸石乳), 삼목금와 혈(三目金蛙血), 만년화리(萬年火鯉)의 내단(內丹) 등 네 가지를 얻 으니…… 결코 손해는 없을 걸세." 손해가 아닌 정도가 아니었다. 금소천. 그는 이제 단리운극에 의해 또 한차례 천하기연을 얻고 있는 것이 었다. 문득 단리운극의 안색이 엄중하게 변했다. "문제는 이 네 가지 영물이 소천의 몸속에서 폭발적인 무서운 힘을 발휘할 때이네. 내가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일순 그의 안색이 무겹게 변했다. "오히려…… 소천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그시 입술을 물며 결연한 신색을 보였다. "그러나 어떻게든 해내야 할 일이다!" 그는 천천히 옥병의 마개를 열었다. 지극히 향기롭고 상쾌한 기운이 퍼졌다. 단리운극은 급히 금소천의 입속에 옥병 속의 액체를 부었다. 옥병 속의 액체가 금소천의 식도를 타고 완전히 내부로 흘러 들었 다. 잠시 후 금소천의 전신 혈맥이 무섭게 밖으로 튀어나오며 전신이 불덩이처럼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의 내부에서 영물들이 신 비의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단리운극. 그는 금소천 곁에 무릎을 끓었다. "비천제황문의 역대조사들이시여. 제자 단리운극에게 힘…… 마지 막 힘을 주소서!" 그는 혼신의 오든 내력을 끌어 모았다. 한 손은 금소천의 등뒤 명문혈에 밀착시켰다. 그 손은 의수가 아닌가? 그러나 그 의수를 통해 단리운극의 내력은 무섭게 금소천의 내부로 흘러들고 있었다. "우…… 음……." 혼절한 와중에서도 금소천은 신음성을 터뜨렸다. 위대한 영웅을 재탄생시키는 기연. 바로 그것이 시작되고 있었다. 금소천. 그는 기나긴 잠에서 깨어났다. '이럴 수가……?' 그는 깨어나자마자 전신에 넘치고 있는 막대한 진력을 느낄 수 있 었다. "오히려 과거보다 내력이 훨씬 더 강해진 것 같다." 가벼운 운기행공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