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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 大 天 王 (사대천왕) - 37편 (37/44)

2026-09-22 07:55:38 조회 19
(만일...... 설매가 본격적으로 역천사황경의 사공을 연마한다면......?) 막붕비는 가슴 속으로부터 서늘한 한기(寒氣)가 피어오름을 느꼈다. (고금유일의 여사황(女邪皇)이 탄생하겠군! 모든 것을...... 단 한 번의 눈짓으로 제압해 버릴 수 있는......!) 전율! 한 줄기 스산한 전율감에 막붕비의 가슴은 답답하게 침잠되어 갔다. 그러다가...... 문득, "음?" 막붕비는 그제서야 북궁설이 자리에 없음을 알았다. (요...... 무시무시한 장래의 여사황이 어디로 갔다지?) 막붕비는 흠칫하며 급히 사황동경과 역천사황경을 갈무리했다. -사황동경(邪皇銅鏡)! 그것은...... 사황일맥의 천년호법마병이었다. 상대의 공격내력을 배로 되받아 그 상대를 격살시켜 버리는 고금십대중병 중 서열 이위에 올라 있는 일대마병이 바로 그것이었다. "설매!" 막붕비는 희세의 기물(奇物)들을 아무렇게나 집어넣으며 비쾌하게 사황동천을 빠져나갔다. 북궁설의 이름을 부르며 가는 그의 마음은 뭔가 알 수 없는 기이한 예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뭔가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은...... 과연......? * * * "......!" 사황동천을 달려나가던 막붕비는 흠칫하며 신형을 멈춰 세웠다. 북궁설......! 그녀는 멍하니 사황동천의 앞에 서서 전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던 막붕비는 일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말았다. 화정곡 안에는 나비나 벌 등, 곤충 뿐만 아니라 사슴이나 토끼 등의 동물들도 다수가 북궁설과 살아가고 있었다. 한데...... 흐드러지게 만개한 꽃밭의 가운데를 보라! 한 쌍의 사슴...... 놈들은 서로의 사랑 행위에 열중하고 있었다. 가냘픈 암컷의 등에 올라탄 늠름한 수컷은 열심히 하체를 움직이고 있었고, 수컷에 딸린 암사슴은 연신 헐떡이며 몸부림치고 있었으니...... "가가......!" 막붕비의 체취를 느낀 북궁설은 옥용을 빨갛게 물들이며 급히 사슴부부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참...... 이상해! 저 아이들은 힘들게 왜 저러지?" 북궁설은 얄밉다는 표정으로 사슴들을 흘겨보며 종알거렸다. 그녀의 이해할 수 없다는 투의 말에 막붕비는 당황하며 헛기침을 발했다. "험! 그거야...... 아기사슴을 만들기 위해 그러는 거겠지!" 순간, "정말?" 북궁설은 봉목을 반짝이며 막붕비를 돌아보았다. 그런 그녀의 눈빛은 야릇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이크! 이 철딱서니 없는 계집아이가 또 무슨 생각을......?) 막붕비는 움찔하며 마음을 졸였다. 뭔가...... 자신의 말에 이상함이 있다는 것을 감지한 것은 순간적인 일이었고, 그와 동시에, 그의 귓전으로 그의 생각에 부응하는 음성이 파고들었다. "우리도...... 저렇게 하면 아기를 가질 수 있어?" 드디어...... 불길한 예감이 적중하고...... "그...... 그거야......!" 막붕비는 등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말을 더듬었다. 한데, 그런 그를 북궁설은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올려보며 대담하게 입술을 열었다. "나...... 가가(哥哥) 같이 귀여운 아기라면 힘들더라도 갖고 싶어!"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 "안돼!" 당황한 막붕비의 거부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아연실색하고 펄쩍 뛸 듯이 놀라는 막붕비. 한데, 오히려 북궁설은 무척이나 기쁜 듯 생글거리고 있었다. "늦었어! 설아는 이미 결심했는 걸. 가가를 닮은 아기를 갖기로......"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 츠---- 으......! 북궁설의 봉목이 일순 요악하게 번뜩이는 것이 아닌가? 순간, (윽...... 위험!) 그녀의 시선을 접한 막붕비는 본능적으로 경각심을 느끼며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생각이었을 뿐이었다. 츠으......! 순간적으로 막붕비는 두 눈을 불로 지지는 듯한 충격에 신형을 휘청이고 말았다. 이어, 그의 의지는 무저의 나락으로 침몰되고...... "자...... 설아를...... 안아줘......" 북궁설은 본능적인 욕념에 휩싸여 헐떡이며 교구를 눕혔다. 한데, 그녀의 자세는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바로 사슴들의 사랑행위시에 취하는 자세 그대로가 아닌가? "......!" 막붕비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이미, 의지를 상실한 그는 멍청한 표정으로 북궁설에게로 다가가고 그는 초점없는 시선으로 북궁설의 뒤로 앉으며 천천히 손을 뻗었다. 사르륵......!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는 북궁설의 치맛자락이 올라가고...... 속옷조차 걸치지 않고 있는 여인의 하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탐스러울 정도로 뽀얀 우유빛의 탄력넘치는 둔부의 곡선이 환상처럼 막붕비의 눈으로 투영되었다. 그 사이...... 소담스레 솟아 있는 알맞은 둔덕과...... 거뭇한...... 부드러운 초지 사이로 드러나는 신비의 영천. 부르르......! 막붕비는 무의식적으로 신형을 떨었다. 그와 아울러, 스---- 윽! 그의 손길이 초지 위를 미끄러지듯 쓸어가다가 이내 환상의 계곡으로 사라지고...... "아...... 하아......!" 막붕비의 손길이 내밀한 곳으로 닿아오자 북궁설은 교구를 파르르 떨며 짙은 교음을 토했다. 점점...... 사내의 우수는 신비림을 벌목하듯 파헤치고...... 스르르......! 그의 또 다른 손 하나는 치마 속을 파고 점차 뻗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찌---- 이이......! 찢겨지듯 상체 위로 걷어 올려지는 옷자락...... 물---- 컹! 일순, 사내의 우악스런 손아귀에 가득 차 넘치는 탄력적인 수밀도는 이지러지며 튀어나올 듯 몸부림치고...... "아흑...... 아파!" 유방이 터지는 듯한 고통에 북궁설은 몸부림쳤다. 출렁이는 탐스런 육봉, 아픔 중에서 서서히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황홀한 열락에 교구마저 떨리고...... "하아아......!" 여인은 차츰 숨결이 거칠어져 갔다. 그때, 그녀는 자신의 내밀한 계곡으로 이상한 물체가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 격렬한 통증을 수반하며 뜨겁고 거대한 물체가 서서히 그녀의 안으로 침습해 들었다. 순간, "흑! 아...... 아파!" 그녀는 난생 처음 경험하는 파괴의 아픔에 절로 비명을 토하며 둔부를 흔들었다. 하나, 사내의 굳센 손길은 족쇄처럼 여인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으니...... "아...... 파......! 흐윽......!" 이를 악문 그녀의 머리는 하늘로 치켜 올라갔다. -정사(情事)! 막붕비의 행위는 절정이 가까와질 수록 격렬해지고 있었다. 그와 함께, "아아...... 아흑!" 북궁설은 어느 새 고통이 사라지며 어떤 미증유의 거대한 희열이 전신을 휘감음을 느끼며 짐승같이 흐느꼈다. 그녀의 손은 풀과 꽃을 쥐어 뜯으며 떨리고 있었으며, 콰---- 콰콰콰......! 내부의 폭발이 점점 커지고 최후의 절정에 다다르며, 하얗게 봉목을 치뜬 채 연신 거친 열락의 비음을 토하고 있었다. "아...... 아학! 하아......!" 그와 함께, 북궁설의 한줌 허리를 끊어 버릴 듯이 움켜쥐고 있는 막붕비의 움직임도 가일층 배가 되어 격렬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콰---- 아아......! 열락의 끝...... 폭풍의 가라앉음은 갑자기 찾아들었다. "으음......!" 막붕비는 한 소리 묵직한 신음성과 함께 그대로 무너지듯 북궁설의 교구 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순간, "아......!" 북궁설도 아찔한 현기증에 전신을 떨며 꽃밭 위로 길게 나신을 뉘었다. 두 남녀, 그들은 열락의 잔재를 여운처럼 길게 음미하고 있었다. 그런 북궁설의 하체 부근의 꽃잎에는 십여 방울의 앵혈이 선명하게 흩뿌려져 있었다. "미안...... 해! 가가......" 잠시 후, 북궁설은 옥용을 노을빛으로 물들이며 막붕비의 가슴 위로 얼굴을 묻었다. 그와 함께, 막붕비를 제압하고 있던 전능대악마법신의 제어가 해제되었다. "으음......!" 막붕비는 낭패한 신색으로 정신을 차렸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파고드는 북궁설의 머리를 쓸어 올리며 막붕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설매...... 너는 후회하게 될 것이다! 너의 가장 소중한 것을 헛되이 내게 준 것을......" 북궁설은 희미한 미소를 머금으며 가볍게 머리를 흔들었다. "설아는 후회하지 않아요...... 나는......"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돌연, "흐흐...... 이거 괜찮은 눈요기감인데?" 한 소리 음산한 괴소가 두 사람의 귓가로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 "......!" 막붕비와 북궁설은 흠칫하며 비쾌하게 신형을 일으켜 세웠다. 물론 여인은 사내의 등 뒤로 돌아서 한껏 나신을 움츠리며...... 한데, 스---- 읏! 언제였을까? 막붕비의 십 장 전면에는 한 명의 인물이 우뚝 서 있었다. 핏빛의 혈포(血袍)에 지극히 음산한 귀기를 흩뿌리는 혈염노인이었다. "크큽...... 역천사황 조사님의 종적을 찾아나왔다가 혼자보기 아까운 장면을 무자비하게 목격하게 되었군!" 혈염괴노는 히죽이며 음악한 괴소를 터뜨렸다. "누구요. 당신은......?" 막붕비는 재빠르게 자신의 옷을 입고 북궁설을 가려 주며 싸늘한 시선으로 전면을 직시했다. 순간, "캇...... 애송아! 한 번 즐겼으면...... 곱게 떠나라. 이번에는 노부 혈우사황(血雨邪皇)이 저 계집의 살맛을 봐야 되겠다!" 혈염괴노는 흉흉한 시선으로 북궁설의 전신을 훑으며 음소를 흘렸다. 한데, 그의 말을 들은 막붕비는 대경하고 말았다. "무엇이, 그대가 혈우사황?" -혈우사황(血雨邪皇)! 그렇다. 그 자는 바로 환우십강의 오사에 드는 사도제일인 혈우사황이었던 것이다. 아수천황 북궁혼을 도살한 사황혈련의 종사! 그는 우연히 막북에서 사황부의 유적을 발견했다. 그곳에서 그는 만부의 사황경을 얻을 수 있었고...... 또한, 천 년 전 역천사황이 이곳 복우산 어딘가에서 죽었음을 알게 되어 중원으로 진입한 상태였다. 그리하여, 역천사황의 유물을 얻으려 이 복우산을 뒤지던 중 우연히 화정곡으로 들어서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알지 못했다. 자신이 바로 지옥문에 들어서 있다는 것을...... "흐흐...... 노부가 누군지 알았으면 썩 꺼져 버려라! 노부는 더 이상 못 참겠으니......" 혈우사황의 두 눈은 욕정으로 인해 희번뜩이고 있었다. 다가드는 혈우사황을 바라보는 막붕비의 시선은 새파란 살광(殺光)이 줄기줄기 폭사되고 있었다. 막붕비는 이를 갈아붙이며 마도 묵룡풍을 움켜쥐었다. "잘 만났다, 혈우사황! 이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지?" 마도 묵룡풍을 일별한 혈우사황, 그 순간, "헉!" 혈우사황은 안색을 시커멓게 물들이며 헛바람을 삼켰다. "마...... 마도 묵룡풍! 네놈이 어떻게 죽은 아수천황의 마도를......!" 혈우사황은 신형을 비칠거리며 물러서고...... "바득! 나는 그 분의 임종을 지켜본 사람이다! 아수천황을 위해...... 마도의 목을 베겠다!" 막붕비는 그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며 마도 묵룡풍을 치켜 올렸다. 한데, 막붕비는 그것을 쓸 기회가 없었다. 번---- 쩍! 돌연, 그의 옆에서 하나의 갈영이 빛줄기처럼 폭사되어 그대로 혈우사황을 덮쳐갔던 것이었다. 갈영은 물론 북궁설이었다. "허---- 억!" 쾅----! 혈우사황은 급작스런 상황에 대경(大驚) 하며 일 장을 후려쳤다. 한데, 찌---- 익! 파스스---- 슷......! 혈우사황의 사황혈강이 북궁설의 가슴을 정면으로 강타했음에도 그녀의 갈의만 찢겨졌을 뿐이었으니...... 탐스런 육봉이 한 번 출렁였을 뿐 북궁설은 그대로 혈우사황을 덮쳐갔다. "괴...... 괴물이군! 커---- 억!" 대경실색하여 뒤로 물러서던 혈우사황은 일순 돼지의 목을 따는 비명을 토하였으니...... 빠---- 득! 어느 새 북궁설의 섬섬옥수는 새파랗게 청옥색으로 변하여 혈우사황의 목을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다. "이익......!" 쾅! 콰---- 앙! 목을 잡힌 혈우사황은 발악하듯 두 손으로 북궁설의 전신을 후려쳤다. 그러나, 혈우사황의 공격은 북궁설의 의복만을 찢었을 뿐 그녀의 몸에는 한 줄기의 상흔도 나지 않았다. 그녀가 이미 금강불사지체를 이루었음을 혈우사황은 몰랐던 것이었다. "네...... 네놈! 무어라고 했지? 다시 말해 봐! 아빠를...... 죽였다고?" 북궁설은 발작하듯 교갈을 토하며 움켜쥔 혈우사황의 목을 잡아 흔들었다. "커---- 억!" 쿠---- 드드......! 단번에 혈우사황의 목뼈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듯한 탁음이 터져나오고...... 혈우사황은 혀를 길게 빼물며 낚시에 걸린 잉어처럼 발버둥을 쳤다. 하나, 북궁설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혈우사황에게 분노의 절규를 발하고 있었다. "말해! 아빠를 어떻게 했어?" 파---- 앗! 북궁설은 절규하며 혈우사황의 어깨를 내리쳤다. 그녀의 새파란 청옥수에 스쳐 혈우사황의 오른팔이 어깻죽지로부터 이탈되고...... "컥! 제...... 제발...... 그만!" 혈우사황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말해, 말해 봐!" 북궁설은 찢어지는 듯이 날카로운 교갈을 터뜨리며 혈우사황을 마구 후려쳤다. 그럴 때마다 혈우사황의 몸은 분육이 되어 튀어나갔다. "......!" 너무도 처참한 광경...... 하나, 막붕비는 멍하니 서서 말릴 생각도 하지 못했다. ...... 광란의 시간은 흘러 지나갔다. 이윽고, "......!" 털---- 썩! 혈우사황이 죽었음을 안 북궁설은 힘없이 시체를 떨어뜨렸다. 그녀의 전신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자신의 혈수로 화한 교수와 나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멍하게 초점이 상실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북궁설은 이내 교구를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내...... 내가...... 사람을 죽였어!" 북궁설은 절규하듯 부르짖고 말았다. 최초의 살인! 그 충격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설매!" 막붕비는 급히 북궁설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교구를 부드럽게 보듬어 안아 주었다.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속으로 끌어당겨 처참한 시체의 편육을 보이지 않게 하며...... "괜찮아! 이제 되었어! 설매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았을 뿐이야! 그것은...... 자식으로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니 결코 살인은 아니야......" "흐흑! 가가......!" 막붕비는 오열하는 북궁설을 안아들고 꽃밭 중앙에 지어져 있는 모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흐윽......! 설아가...... 죽였어. 그 사람을......!" 막붕비의 가슴 속에 얼굴을 묻은 채 북궁설은 간헐적으로 흐느끼고 있었다. (아수...... 천황! 이제 만족하셨소?) 막붕비는 내심 탄식을 토로하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 빛...... 그곳에도 음울한 회색빛의 먹장구름이 가려져 있었다. 마치...... 막붕비의 가슴같이...... -화정곡(花精谷)! 이곳은...... 역천사황의 천년심원이 깃들어 있던 사의 성역(聖域)이었다. * * * 대비암(大悲庵). 먹장구름으로 뒤덮인 암천(庵天) 아래 대비암은 울창한 수림을 옷처럼 두르고 있었다. 스---- 읏! 문득 삭풍을 타고 십여 명의 괴인영들이 대비암의 산문 앞에 유령처럼 나타났다. 그들은 바로 천뇌자와 시황, 그리고 여덟 구의 철혈강시들이었다. 그들과 함께 나타난 또 하나의 괴인영은 훤칠한 장신의 흑염노인이었다. 관운장을 연상케 하는 흑염노인은 일신에 가공할 기도를 풍기고 있었다. 천뇌자가 힐끗 그를 보더니 말문을 열었다. "다 왔소. 준비하시오, 전황(戰皇)!" 천뇌자의 말에 흑의노인은 고뇌의 표정을 떠올렸다. "둘째, 정말 신니(神尼)를 쳐야만 하는 거요?" 그의 말을 들은 천뇌자의 쌍안에서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 "신니는 이미 외부의 적을 끌어들여 본 마가(魔家)의 안위를 위태롭게 한 죄인이오. 그녀를 벌 주라고 하는 것은...... 바로 마종(魔宗)의 뜻이오!" 천뇌자는 싸늘하게 말을 마치며 슬쩍 한 자루 검은 빛 옥비녀를 들어보였다. -마왕잠(魔王簪)! 그것은 마왕잠이라 불리우는 만겁마가 가주의 신물이 아닌가? "음......!" 마왕잠을 본 흑의노인은 괴로운 신음성을 터뜨렸다. 이때, "무슨 바람이 불어서 두 분 오라버니께서 이 누추한 곳에까지 찾아오셨습니까?" 갑자기 대비암 안쪽에서 온화한 여인의 음성이 들리며, 사박사박! 두 명의 여승이 걸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바로 대비신니와 망아사태였다. 온화한 대비신니의 옥용에는 여전히 관음보살같이 그윽한 미소가 감돌았다. 천뇌자는 대비신니를 보자 안광을 번뜩였다. "신니! 그대를 마왕잠의 이름으로 문책하니 대죄하시오!" 천뇌자가 마왕잠을 쳐들며 일갈하자, 대비신니는 마왕잠을 보며 흠칫했다. 그러나, 조금의 동요도 없이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가주의 신분이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빈니는 둘째 오라버니의 명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대비신니의 말은 잔잔했으나 어조는 단호하고 확고부동했다. "뭣이라고?" 천뇌자는 간교한 눈빛을 번들거리며 흑의노인을 돌아보고 외쳤다. "전황! 이래도 그녀에게 역심이 없다고 우기실 작정이오?" "음......!" 흑의노인은 괴로운 안색으로 대비신니를 응시했다. 전황! 이런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는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불사전황(不死戰皇)! 그렇다! 마가삼태상의 제일인자이며 만겁마가의 실질적인 제일고수가 바로 그였다. 그는 다만 천뇌자가 지닌 마왕잠의 권위에 마지 못해 따라온 것이었다. 천뇌자는 불사전황이 곤혹스런 표정으로 가만히 있자, 마왕잠을 쳐들고 대갈했다. "마왕잠의 대리인으로 명하오! 불사전황은 지금 즉시 반역자 대비신니를 포박하시오!" 순간, "용서하시오!" 불사전황은 표정을 괴롭게 일그러뜨리며 우수를 펼쳐 대비신니를 움켜쥐어 갔다. 빠지직----! 꽈---- 릉! 순간 불사전황의 우수 끝에서 시커먼 낙뢰가 작렬하며, 허공에 거대한 그물 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대비신니를 덮쳤다. 가볍게 펼친 일격이건만 그 안에는 산을 허물어 버릴 듯 가공할 힘이 깃들어 있었다. "아미타불......!" 대비신니도 그냥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어 동자배불의 자세로 불사전황의 일격을 옆으로 흘려냈다. 츠---- 읏! 꽈르르---- 릉! 대비신니의 하얀 옥수에서 우유빛 장영이 일어나 불사전황의 일격과 충돌하자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이 피어올랐다. 서로가 가볍게 허초를 교환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대비신니와 불사전황의 주위에는 오 장 깊이의 웅덩이가 생겨 버렸다. 그 뿐만 아니라 대비신니와 불사전황은 무릎까지 땅 속에 파묻혀 버렸다. 이 일전으로는 어느 누구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으음! 무서운 연놈들이다! 노부보다 최소한 이성 이상 강한 내공들을 지녔군!) 두 경세고수의 대치상태를 보며 천뇌자는 진저리를 치고 말았다. 비록 같은 마가삼태상이라 하나 그는 두 사람에 비하면 공력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천뇌자는 언제나 느끼고 있었던 사실이건만 실상 눈으로 목격을 하자 질투심과 열등감이 북받쳤다. "시황! 그대는 철혈강시들을 이끌고 대비암을 수색하랏!" 천뇌자는 거의 발작을 하다시피 외쳤다. 제27장 紫府門, 不倫의 閨房 천뇌자의 명령이 떨어진 순간, "옛! 알겠습니다, 태상!" 시황은 고개를 숙이며 음침하게 대답했다. 이어, 피---- 잉! 그는 여덟 구의 철혈강시들을 이끌고 빠르게 대비암의 산문을 날아넘었다. 순간, "가지 못한다, 중생들!" 피---- 잉! 망아사태, 즉 비취여제가 날카롭게 일갈하며 날아올라 그들을 막아섰다. 그녀의 그런 행동에 대비신니는 흠칫하며 급히 외쳤다. "망아! 시독철장(屍毒鐵掌)을 조심해랏!" 하나, 그녀는 지금 최강의 고수인 불사전황과 대치중이라 망아사태를 도울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카캇! 건방진 암컷!" 꽈---- 릉! 시황은 흉폭한 광소와 함께 벼락같이 망아사태를 향해 일장을 후려쳤다. 그러자, 웅----! 쿠---- 쿵! 여덟 구의 철혈강시도 일제히 일장을 내밀어 망아사태를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악!" 망아사태의 입에서 뾰족한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녀는 철혈강시들의 손이 검붉게 변하며 지독한 악취가 일어남을 느끼고 다급히 호신강기를 일으켜 몸을 피하려 했다. 하나, 이미 늦고 말았다. 꽈---- 릉! "흐윽......!" 가공할 폭음과 함께 망아사태는 시독철장에 그대로 가슴이 격중된 채 뚝 떨어졌다. 그녀를 일격에 떨어뜨린 시황, 그는 득의의 광소를 터뜨리며 철혈강시들에게 손짓했다. "카캇! 가자! 귀여운 아해들아!" 말을 마침과 함께, 휘---- 이잉! 피이잉! 그는 철혈강시들을 이끌고 벼락같이 대비암 안으로 날아 들어갔다. 한데, 그때였다. "여제!" 스---- 읏! 돌연 측면의 죽검위를 스치며 하나의 그림자가 질풍같이 장내로 날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