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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 大 天 王 (사대천왕) - 28편 (28/44)

2026-09-22 07:55:38 조회 22
그는 재차 자전신공을 일으켜 벼락같이 수정곽을 내리쳤다. 철벽보다 강하다는 천년정모의 수정곽이 얼음 깨지듯 그의 일격에 박살났다. "흐흐......!" 자면천존은 탐욕과 흥분의 눈빛으로 흡혈마황검을 노려 보았다. 이어, 그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흡혈마황검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드디어...... 드디어 흡혈마황검이 본좌의 손에 들어왔다!" 자면천존은 흥분을 금치 못하며 격동의 음성으로 부르짖었다. 이어, 그는 흡혈마황검을 돌탁자에서 뽑아내려 했다. 한데 그 순간, 흡혈마황검을 쥔 그의 오른손에 격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자면천존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급히 자신의 오른 손을 내려다 보았다. 순간, (억!) 그는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아...... 보라! 놀랍게도 그의 오른 손은 삽시에 시퍼렇게 물들며 살이 주르르 녹아 들고 있지 않은가? "도...... 독(毒)이다!" 자면천존은 경악의 음성으로 부르짖으며 황급히 흡혈마황검을 뿌리쳤다. 그러자, 따---- 당! 흡혈마황검의 검신 부분이 부러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 가짜다! 모조품에 속다니......!" 자면천존은 안색이 흑빛으로 변하며 비칠 물러섰다. 그런 그의 오른 손은 이미 팔뚝까지 시커멓게 물들고 있었다. 또한, 그의 오른 손은 이미 뼈가 허옇게 드러나 있지 않은가! 흡혈마황검! 아니, 가짜 흡혈마황검의 손잡이에는 금강불괴라도 녹이는 무서운 극독이 묻어 있었던 것이다. 자면천존의 안면이 낭패와 당혹으로 일그러졌다. "이...... 이것은...... 오패천 중 독천존(毒天尊)의 천년시독이다! 바득! 태양여황! 그 계집이 가짜 흡혈마황검을 만들어 천년시독을 발라 놓은 것이다!" 그는 분노를 금치 못하며 거칠게 이를 갈았다. 다음 순간, 팟! 그는 자신의 왼손으로 중독된 오른 손을 내리쳐 팔꿈치까지 싹둑 절단해 냈다. 한데 그때, "......!" 자면천존의 안색이 홱 변했다. 한 줄기 강렬한 화약 냄새가 그의 코끝을 스친 것이었다. 그 화약 냄새는 가짜 흡혈마황검이 꽂혀 있던 돌탁자에서 흘러 나오고 있었다. 돌탁자...... 그 아래에는 만 관의 폭약이 매설되어 있었고 그 위에 있는 가짜 흡혈마황검에 충격이 가해지면 폭발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천년시독에 이어 만 근의 화약......! 실로 치밀하고 악독한 함정이 아닐 수 없었다. 제20장 惡魔의 劍, 吸血魔皇劍 꽈르르---- 릉! 대폭발! 형언불가의 굉음이 지축을 들썩 뒤흔들었다. 아아! 그 가공할 대폭발과 함께 시뻘건 화염과 맹렬한 폭풍이 원형석실을 통째로 날려 버렸다. "크아아......!" 그 가운데서 자면천존의 짐승 같은 울부짖음이 아득하게 들려왔다. 우르릉......! 천번지복의 굉음. 그 한 번의 폭발로 금마궐(禁魔闕) 전체는 한참 동안이나 무너질 듯 뒤흔들렸다. 일 다경 후---- "지독한 폭발이었다! 이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게지?" 문득 폭발의 여파가 가라앉은 장내에서 한 줄기 놀라움이 섞인 음성이 들려왔다. 이어, 우두둑......! 무너진 돌더미를 헤치며 한 명의 청년이 원형석실이 있던 곳으로 다가섰다. 막붕비, 바로 그였다. "굉장하군!" 막붕비는 이십여 장 넓이의 웅덩이로 변한 석실의 자리에 서며 눈이 휘둥그래졌다. 바로 그때, "으으......!" 어디선가 끊어질 듯 미약한 신음성이 막붕비의 귓전에 들려왔다. 막붕비는 흠칫했다. (사람이......!) 다음 순간, 슥! 그는 급히 몸을 날려 신음성이 들린 곳으로 다가갔다. 예의 미약한 신음성은 만 근은 나감직한 하나의 돌더미 밑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화---- 득! 막붕비는 급히 그 석괴를 치웠다. 순간, (읏!) 너무도 끔찍한 장면에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틀어 막았다. 바위덩이 아래, 하나의 살덩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팔 다리는 물론 하체까지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으스러진 인물...... 아! 그는 바로 도마왕이 아닌가? 자부천존의 자전신강에 사지가 박살난 그는 뒤이어 일어난 폭발에 휘말려 전신이 통째로 으깨진 것이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참상이었다. 하나, 도마왕은 그 상태로도 완전히 죽지 않았다. 그것은 한 가지 지독한 한(恨) 때문이었다. 막붕비는 도마왕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술을 꿈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여보시오! 할말이 있소?" 그는 도마왕의 가슴을 눌러 급히 내공을 쏟아 부으며 물었다. 삽시에 그의 손은 시뻘건 피와 살점으로 물들었다. 이때, "나...... 는 도마왕...... 부탁......!" 도마왕은 사력을 다해 쥐어짜듯 입을 열었다. 그 말에 막붕비는 아연실색했다. (도마왕! 이 자가 바로 도마왕이란 말인가?) 하나, 그는 경악을 가라앉히고 곧 도마왕의 유언을 듣는데 전신경을 집중했다. 도마왕은 극히 미약한 음성으로 띄엄띄엄 말했다. "마가(魔家)...... 삼태상(三太上)에게 전해...... 지금의...... 가주는 가짜...... 놈은 바로......!" 부르르......! 말을 하던 그의 전신이 갑자기 세찬 경련을 일으켰다. 비로소 무엇인가 깨달은 듯 그의 으스러진 몸에 격렬한 파문이 일었다. "그...... 래! 그랬었구나...... 마모(魔母)님께서...... 갑자기 자살을 기도...... 하신 것이나...... 혈관음(血觀音)...... 소가주께서...... 마가를 탈출하신 것...... 모두...... 놈이 가짜인 것을 아시고......!" 주르르......! 짓뭉개진 도마왕의 눈에서 눈물같이 끈적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불...... 불쌍한...... 소가주님......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목소리가 점차 잦아들었다. 막붕비는 그의 생명이 다해감을 알고 다급해졌다. "도마왕! 놈의 정체는 무엇이오? 가짜 패무극의......!" 그는 도마왕의 귀로 보이는 곳에 대고 필사적으로 외쳤다. 도마왕의 고막이 완전히 파열되어 자기의 목소리를 듣지 못함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하나, 그러면서도 막붕비는 간절한 심정으로 외친 것이었다. 무림최대의 비밀을 쥔 도마왕, 그가 막 죽음의 문턱을 넘으려는 순간에 있지 않은가? 그가 죽으면 그 비밀은 영원히 매장될 수도 있었다. 이때, 막붕비의 간절힌 심정을 안 탓일까? 도마왕이 사력을 다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는...... 자...... 면...... 천......!" 툭......! 거기까지 말하던 그는 마침내 머리를 힘없이 옆으로 굴렸다. 절명한 것이었다. "자...... 면(紫面)......?" 막붕비는 멍한 표정으로 도마왕의 시신을 내려다 보았다. "자면...... 그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흉수의 얼굴이 자색이란 말인가? 아니면......!" 번쩍! 돌연 그의 두 눈이 기광을 쏟아냈다. "서...... 설마! 도마왕이 말하려 한 것이 자면천존 단목후라는 이름이란 말인가?" 그는 아연한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중얼거렸다. -자면천존(紫面天尊) 단목후(丹木吼)! 그 이름은 막붕비도 아는 이름이었다. 바로 음양흡열마갱의 동굴에서 발견한 자부천세경의 맨 끝에 기록되어 있던 이름이 아닌가? 사대천왕 중 자부천존(紫府天尊) 단목고황(丹木孤皇)의 후예이며 현 자부문(紫府門)의 지존. 그 자부천세경은 자면(紫面)의 청수한 중년인의 시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가? 막붕비는 침음하며 검미를 모았다. (역시...... 음양흡열마갱에 죽어 있던 중년인은 자면천존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는 무거운 신음성을 발하며 문득 고개를 저었다.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내 손으로 확인하기 전에 속단해서는 절대 안된다!) 이윽고, 그는 몸을 일으켰다. 이어 그는 석벽의 한쪽에 도마왕의 시신을 들어 조심스럽게 안치했다. 그리고, 그 주위에 돌을 쌓아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편히 잠드시오! 어쩌면...... 천하무림은 그대의 죽음으로 파멸에서 벗어날지 모르오!" 막붕비는 잠시 침중한 표정으로 묵도했다. 도마왕의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하나, 그의 죽음 만큼은 막붕비를 감동시킬 만한 것이었다. 문득, 툭! 일어나던 막붕비의 발 끝에 무엇인가 걸렸다. "......!" 그것은 도마왕이 허리에 두르고 있던 허리띠였다. 하나, 그것은 보통 허리띠보다 폭이 넓고 두터웠다. 막붕비는 허리를 굽혀 그것을 집어들었다. (칼(刀)...... 그렇군! 도마왕의 칼은 면도였군!)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놀랍게도 그 허리띠에는 한 자루 종이같이 얇은 칼이 숨겨져 있었다. 도마왕이 도법을 펼칠 때도 그의 칼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그 칼이 허리띠에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문득, 쩡......! 막붕비는 도마왕의 칼을 빼보았다. 길이는 세 자, 도신이 종이보다 얇고 반투명했다. 그것의 도신(刀身), 깨알 같은 글이 핏빛으로 새겨져 있었다. <만겁마가 십대호법마병(十大護法魔兵) 서열 팔위 염왕벽섬도(閻王霹閃刀).> 그 아래로 오식(五式)의 쾌도구결이 빽빽이 적혀 있었다. -뇌전도결(雷電刀訣). 하늘과 땅 사이에 가장 빠른 도법. 마도 묵룡풍에 새겨진 아수도결이 패도적인데 반해 뇌전도결은 쾌(快)를 전문으로 하는 도법이었다. 그 두 가지 도결은 각기 일장 일단이 있어 어느 쪽이 뛰어난지는 언뜻 구분이 되지 않았다. "훌륭한 도다!" 막붕비는 염왕벽섬도의 도신을 가볍게 퉁겨보았다. "그대의 복수는...... 그대의 애도(愛刀)로 해드리겠소! 놈이 누구든지......!" 그는 도마왕에게 그렇게 약속했다. 이어, 그는 염왕도를 도갑에 넣고 허리에 둘렀다. 언뜻 보아서는 그것이 칼인지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상대는 무기가 없다고 방심하게 되고 그 순간 뇌전도결(雷電刀訣)의 벼락치는 듯한 쾌도에 목이 잘리고 마는 것이었다. 막붕비, 그는 문득 두 눈을 예리하게 번뜩이며 중얼거렸다. "가짜 패무극이 태양황의 함정에 빠져 낭패한 것이 분명하다. 운이 좋으면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순간, 슥! 그는 총총히 걸음을 옮겨 그곳을 떠났다. 다시 주위는 깊은 밤의 적막 속에 잠겼다. 도마왕의 돌무덤만이 덩그라니 어둠 속에 누워 있을 뿐이었다. * * * 금마궐의 밀로(密路)---- "......!" 막붕비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시체, 그의 앞 밀로에 수십 구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젊은 남녀의 시체로 하나같이 태양의 문양이 수놓인 장포를 걸치고 있었다. 그 태양의 문양은 바로 태양도(太陽島)의 표기였다. 막붕비는 의아한 표정으로 시체를 살펴보았다. "태양황이 이끌고 온 태양도의 정예들 같은데...... 누가 이들을 죽였을까?" 그들은 대부분 재기발랄한 청년들이었다. 한데, 그들 모두 공포의 표정을 지으며 죽어 있었다. 기이한 것은 그들의 전신에 상처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시체는 마치 마짝 마른 나무같이 변해 있지 않은가? "피와...... 뇌수가 고갈되어 죽었다!" 막붕비의 안색이 순간 홱 변했다. 한 가지 무서운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설...... 마! 진짜 흡혈마황검이 나타났단 말인가?" 그는 무거운 신음성을 발하며 일어섰다. "태양성황이...... 가져갔다는 흡혈마황검이 태양도의 제자들을 죽이다니......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막붕비는 침중한 안색으로 중얼거렸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흡혈마황검을 사용한 자가 이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 순간, 슥! 그는 급히 시체가 널린 밀로의 안쪽으로 날아갔다. 시체는 갈수록 많아졌다. 그것은 밀로 안쪽에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태양도의 정예들은 그 안에 있는 무엇인가를 지키려다 흡혈마황검에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하나 지금, 금마궐의 어디에도 사람의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금마궐 자체가 거대한 묘지 속인 듯한 기분 나쁜 적막이 사위를 짓누르고 있었다. 휘---- 익! 막붕비는 그 숨막히는 적막을 가르며 질주했다. 한데, 그때였다. "아---- 악!" 돌연 어둠 저편에서 날카로운 여인의 비명이 들려왔다. 막붕비는 흠칫했다. (급하다!) 피---- 잉! 그는 전력을 다해 비명이 들린 곳으로 날아갔다. 한 칸의 밀실---- 열 겹의 기관장치로 방호된 사방이 밀폐된 석실이었다. 그곳은 아마 금마궐의 기관중추인 듯했다. 수많은 쇠사슬과 쇠막대기들이 사면의 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한데, 석실의 바닥, 십여 명의 소녀들이 쓰러져 있었다. 붉은 경장차림에 손에 단검을 쥔 소녀들, 그녀들 역시 극한 공포의 표정으로 죽어 있었다. 소녀들의 시체 가운데, "......!" 한 명의 여인이 창백한 안색으로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나이는 삼십 전후, 온화하고 기품있는 미인이었다. 그녀는 몸에 유생복을 걸쳤으며 머리에는 문사건을 두르고 있었다. 하나, 지금 그 문사건이 뜯겨나가 탐스러운 머릿결이 폭포수같이 어깨 위로 흘러내려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 바로 자칭 태양황이라고 하던 태양도의 신임도주가 아닌가? 이때, "열...... 화태세(熱火太世)! 당...... 당신이 이럴 수가......!" 유생복의 여인은 분노와 공포로 뒤범벅된 표정으로 전면을 주시했다. "크크크......! 여황! 이런 날이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했겠지?" 여황이라면...... 그렇다. 유생복의 여인, 그녀는 바로 태양여황 하란이었다. 그녀의 앞, 한 명의 괴인이 우뚝 서 있었다. 팔 척 장신의 청년, 그는 매우 준수한 용모였다. 하나, 츠으...... 그 자의 전신은 섬뜩한 핏빛 광기로 물들어 있었다. 입가로 한 줄기 침을 흘리고 서 있는 자, 그 자의 오른손에는 한 자루 괴검(怪劍)이 들려 있었다. 손잡이에서 검끝까지 피칠을 한 듯 시뻘건 고검(古劍). 아! 그것은 도마왕이 본 가짜 흡혈마황검과 똑같은 모습이 아닌가? -흡혈마황검(吸血魔皇劍)! 그렇다. 그것은 바로 악마삼보 중 흡혈마황검이었다. 웅웅......! 흡혈마황검에서는 야수가 울부짖는 듯한 섬뜩한 진동음이 울려나왔다. 그와 함께, 검신에서는 핏빛 광채가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면서 섬뜩한 전율의 빛을 뿌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흡사 살아있는 물체와 같았다. 이때, "흐흐...... 내 눈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하란?" 괴인 열화태세는 음침하게 웃으며 태양여황에게로 다가섰다. 한데, 그의 오른쪽 눈, 그것은 눈동자가 없이 휑한 구멍만 뚫려 있지 않은가? 무엇인가 날카로운 것에 찔려 실명한 듯했다. 츠으...... 그의 남은 한쪽 눈에서는 시뻘건 마광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또한, 그 독목은 술에 취한 듯 초점이 없어 보였다. 태양여황 화란, 그녀는 열화태세의 독목을 바라보며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아아! 그는 이미 흡혈마황검의 마성에 물들어 광인(狂人)이 되었다!) 그녀는 가짜 만겁마종과 몇 차례 충돌하여 심각한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래서 운공요상 중이었는데 열화태세의 습격을 받은 것이었다. 실상, 그녀가 은황장의 지하에 금마궐을 지은 이유는 바로 열화태세의 흡혈마황검을 노린 것이었다. 한데, 금마궐의 기관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열화태세가 습격해 온 것이었다. 열화태세는 마광이 흐르는 독목으로 무섭게 태양여황을 노려보았다. "켈켈...... 내 눈을 빼앗은 대가로 네 두 눈을 후벼주겠다! 크크...... 그리고 나서 흡혈마황검에게 고고한 네 년의 심장의 피를 맛보게 해 주겠다!" 이어, 그는 성큼 태양여황의 앞으로 다가섰다. 순간, "이익! 태양열화참(太陽熱火斬)!" 태양여황은 사력을 다해 섬섬옥수를 쪼개냈다. 꽈릉......! 가공할 굉음, 그와 함께 일 장 두께의 철벽이라도 박살낼 양강의 강기가 그녀의 손끝에서 일어 열화태세의 가슴으로 날아들었다. 꾸---- 꿍! 흡혈마황검의 마성에 대뇌가 잠식당한 열화태세는 반응이 빠르지 못했다. 그는 그대로 태양여황의 일격에 격중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쿵......! 그는 단지 한 걸음 휘청했을 뿐 별로 충격을 받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 모습에 태양여황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이...... 이미 악마지체가 되...... 었구나!" 그녀는 쥐어짜듯 신음성을 발했다. 내상이 심한 상태에서 모든 내공을 쥐어짜 내친 그녀의 옥용은 백지장같이 하얗게 변했다. 마침내, "아버님...... 소녀 더 이상......!" 쿠---- 웅! 겨우 중얼거리던 그녀는 그대로 뒤로 벌렁 나뒹굴며 혼절하고 말았다. "크크......!" 열화태세는 괴소를 흘리며 혼절한 태양여황의 젖가슴 사이에 흡혈마황검을 겨누었다. 이어, 그는 서서히 흡혈마황검을 내리 찍어갔다. 절대절명의 위기! 위기의 순간이었다. * * * 웅웅----! 태양여황의 심장이 가까와지자 흡혈마황검의 섬뜩한 울림은 더욱 커졌다. 피냄새를 맡았기 때문일까? 흡혈마황검의 검신에 번쩍이던 시뻘건 광채가 더욱 짙어졌다. 위기일발! 바로 그때였다. "놈, 멈춰랏!" 한 소리 찌렁한 폭갈이 사위를 뒤흔들었다. 동시에, 쩌러렁----! 하나의 그림자가 벼락치듯 날아들며 열화태세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무쇠소리가 울리는 일격, 그것은 바로 비파일맥의 비파철혈참이었다. 스치기만 해도 무쇠의 벽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순간, "커---- 억!" 쿵쿵......! 열화태세는 등이 쩍 갈라지며 옆으로 나뒹굴었다. "잔인무도한 놈! 용서치 않겠다!" 꽈---- 릉! 날아든 인물은 노갈을 터뜨리며 재차 쓰러진 열화태세를 향해 풍뢰신권(風雷神拳)의 일격을 후려쳤다. 물론 그는 막붕비였다. 그의 손 끝에서 일순 우뢰성이 일며 강맹한 권풍이 열화태세의 얼굴에 작렬했다. 우---- 르릉! 그 순간, "죽...... 인다!" 열화태세는 짐승같이 울부짖으며 넘어진 자세 그대로 막붕비를 향해 일장을 후려쳤다. 쾅----! 핏빛의 시뻘건 강기가 그의 장심에서 폭발하듯 일어나 막붕비의 풍뢰신권과 충돌했다. 콰드---- 득! 가공할 굉음이 들썩 지축을 뒤흔들었다. 그와 함께, 두 가닥의 장력이 충돌하며 석실을 맹렬한 회오리 바람으로 휘말아 넣었다. 순간, "크윽......!" 화드득! 막붕비는 그 와중에 괴로운 신음성을 발하며 석실 밖으로 가랑잎같이 날려나갔다. 열화태세---- 그 자는 이미 흡혈마황검으로 수많은 무림인들의 내공과 장력을 흡수하여 십 갑자에 이르는 내공을 몸 안에 쌓은 상태였다. 아무리 막붕비의 내공이 증진되었다고 하나 그 자의 막강한 내공에는 견딜 수 없었다. "괴...... 괴물이군!" 막붕비는 고통스런 신음과 함께 간신히 바닥에 내려섰다. 풍뢰신권을 펼친 그의 오른 주먹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한데, 막붕비가 휘청거리는 몸을 채 세우기도 전에, "캇캇...... 네놈도 흡혈마황검의 제물로 만들어 주겠다!" 열화태세는 미친 듯 광소를 터뜨리며 석실 밖으로 날아나왔다. 동시에, 위---- 이잉! 그는 맹렬하게 흡혈마황검을 휘둘러 막붕비의 정수리를 쪼개왔다. "읏!" 따---- 당! 막붕비는 황급히 왼팔에 찬 방패 수정천둔을 들어 흡혈마황검을 막았다. 하나, 우둑......! 겨우 막기는 했으나 무서운 열화태세의 내공에 눌려 막붕비의 두 다리는 허벅지까지 돌바닥에 박혀들어갔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웅---- 웅! 수정천둔을 짓누르는 흡혈마황검에서 섬뜩한 울림이 일며 핏빛 광채가 번쩍였다. 그 순간, 막붕비는 자신의 내공이 썰물같이 흡혈마황검으로 빨려나감을 느꼈다. "크---- 으!" 그는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며 상체를 휘청했다. 그 상태라면 막붕비는 일 다경도 안되어 전신내공과 정혈을 흡혈마황검에 빨리고 말 것이다. 순간, "아...... 안돼!" 막붕비는 악을 쓰며 필사의 힘으로 흡혈마황검을 밀어올렸다. 이때, "캇캇...... 네놈은 그래도 힘꽤나 쓰는구나!" 흡혈마황검을 통해 자신의 몸 안으로 밀려드는 막붕비의 내공을 받아들이며 열화태세는 독목을 광기로 번뜩였다. 한데, 그때였다. 따---- 당! 문득 한 소리 요란한 쇳소리가 주위를 울렸다. 막붕비의 몸이 격렬하게 떨리는 바람에 그의 품 속에 들어 있던 악마혈종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진 것이었다. 순간 전혀 상상도 못한 기변이 일어났다. "으아악----!" 악마혈종의 울림을 듣는 순간 열화태세는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귀를 막으며 뒤로 퉁겨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 그 예기치 못한 사태에 막붕비는 일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나, 그는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어 바닥의 악마혈종을 재차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순간, 데---- 에---- 엥! 악마혈종에서 굉량한 종음이 일어 금마궐을 온통 뒤흔들었다. "크아아......!" 그 소리를 들은 열화태세는 미친 듯 비명을 토하며 밀로 저편으로 몸을 날려 달아났다. "으음...... 악마혈종이 흡혈마황검의 극성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