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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 大 天 王 (사대천왕) - 19편 (19/44)

2026-09-22 07:55:38 조회 24
그 은발계집은 바로 혈관음 빙화정이었다!" 그는 발을 구르며 실혼여제가 사라진 곳을 주시했다. -혈관음(血觀音) 빙화정(氷花精)! 그렇다. 은발의 면사여인은 바로 그녀였다. 혈관음교의 제이교주이며 만겁마종의 양녀인 바로 그녀. 그녀의 눈빛이 막붕비의 눈에 익었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막붕비는 낮은 신음성을 발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한데...... 한 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녀의 머리가 백발로 변했지?" 이어, 그는 다시 석벽에 새겨진 글을 주시했다. 빙화정이 그 글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막붕비는 검미를 모았다. (설마...... 만겁마종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리고...... 그 실혼여제라는 무서운 계집은 또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그의 뇌리에는 의혹이 구름같이 피어올랐다. 그러다 문득, 그는 생각난 듯 단애의 끝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그 핏빛 종은 예삿물건이 아닌 듯싶었다. 그것 때문에 빙화정은 실혼여제에게 쫓기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그는 시력을 돋우어 아래를 주시했다. 휘---- 이잉! 고오오......! 단애 아래에서는 음산한 음풍이 치솟고 있었으며 주위는 온통 자욱한 안개가 끼어있어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도무지 단애가 얼마나 깊은지 추측할 수 없었다. 막붕비는 검미를 모으며 내심 중얼거렸다. (빙화정의 마지막 눈빛은 무엇인가 부탁하는 듯했다.) 그는 팔짱을 낀 채 단애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는...... 내가 그 혈종(血鐘)을 회수하기를 바란 것일까? 어쩌면 이 단애는 별로 깊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심 염두를 굴리던 막붕비, 그는 마침내 결정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 계집을 믿고 내려가 보자!) 결정을 내린 순간, 휙! 그는 즉시 단애 아래로 몸을 날렸다. 쐐---- 액! 귓전으로 비단폭 찢기는 듯한 소성을 들으며 막붕비의 몸은 아래로 떨어져 운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간, (땅이다......!) 막붕비는 삼십 장을 채 못 내려가 전면으로 시커먼 지면이 확 닥쳐드는 것을 느꼈다. 역시 그의 예상대로 그 단애는 별로 깊지 않았다. 단지 운무에 가려 아주 깊어 보였을 뿐이었다. 일순, 콰---- 쾅! 막붕비는 확 다가서는 지면을 향해 장력을 후려쳐내고 그 반동을 이용하여 가볍게 지면으로 내려섰다. 이어, 그곳에서 위를 올려다 보니 겨우 칠십여 장이 될까말까한 높이였다. 막붕비는 고소를 지었다. (안개 때문에 속았군!) 그는 눈을 빛내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츠으...... 멀지 않은 곳에서 핏빛이 번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막붕비는 성큼 그곳으로 다가섰다. 과연 그곳에 예의 핏빛 종이 떨어져 있었다. 그것은 떨어지는 충격으로 바위에 반쯤 박혀져 있었다. 하나, 종 자체에는 아무런 흠집도 나지 않았다. 막붕비는 그제서야 그 종이 보통의 청동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별로 좋은 기분이 들지는 않는 물건인데......" 그는 검미를 모으며 혈종(血鐘)을 바위에서 빼냈다. 그리고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종의 표면에 새겨진 문양은 무슨 글자 같은데 언뜻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것은...... 변왕 어느 부족의 글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막붕비는 검미를 모으며 종의 안쪽을 살펴보았다. 순간, "엇...... 글이 아닌가?" 그는 흠칫 놀랐다. 종의 안쪽, 그곳에는 최근에 새긴 듯한 글이 쓰여져 있었다. 깨알같이 빽빽이 들어찬 글씨. "......!" 막붕비는 긴장하며 그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 글이 부디 나의 사랑하는 딸 화정(花精)에게 전해지길 빌며 나 만겁마종(萬劫魔宗)이 적는다.> 글은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만...... 겁마종!" 막붕비는 경악하며 나직이 부르짖었다. 아! 그 글은 놀랍게도 만겁마가의 가주 만겁마종이 적은 것이었다. 막붕비는 아연긴장하며 계속 이어지는 글을 읽어나갔다. <먼저 이 종의 내력을 말해 주겠다. 이 종은 천 오백 년 전 악마성황(惡魔聖皇)이 만든 악마삼보(惡魔三寶) 중 하나인 악마혈종(惡魔血鐘)이라고 한다. 종의 표면에 새겨진 악마심황결(惡魔心荒訣)을 해독하여 이 종을 울리게 되면 십 리 내의 모든 생명을 말살시킬 수 있다는 전설을 지닌 마물(魔物)이 이것이다.> "악마혈종! 이것이 악마삼보 중 하나란 말인가?" 막붕비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신음성을 발했다. -악마삼보(惡魔三寶)! 막붕비는 그 이름을 두 번째 접한다. 처음, 악마삼보의 이름도 바로 지옥저주마경에서 발견되었었다. 천 년 전, 오패천 중 신강지옥성은 그 악마삼보 때문에 멸망당했다고 신강지옥황은 적고 있었다. 즉, 신강지옥성은 우연히 대막의 오지에 자리한 하나의 고대석전에서 악마삼보를 얻었다. 한데,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당시의 사대천왕이 동시에 신강지옥성을 습격하여 악마삼보를 빼앗아간 것이었다. -악마혈종(惡魔血鐘)! -흡혈마황검(吸血魔皇劍)! -천년마녀(千年魔女)! 그 세 가지가 악마삼보라고 알려졌다. 하나, 그 이름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으로 악마삼보가 어떤 위력을 지녔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사대천왕---- 그들은 천 년 전 신강지옥성을 괴멸시킨 후 악마삼보를 놓고 치열한 암투를 벌였다. 후일, 사대천왕이 생사의 격돌을 벌인 직접적인 원인도 바로 그 악마삼보 때문이었다. 그 결과, 악마혈종은 만겁마종이, 천년마녀는 자부천존이, 마지막 흡혈마황검은 철사대제와 태양성황이 가져갔다고 한다. 한데...... 이미 천 년 전에 사라졌다던 악마삼보 중 악마혈종이 지금 막붕비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만겁마종의 글은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었다. <놈들은 이미 천년마녀를 거의 부활시킨 상태였다. 애비는 그것을 저지하려다가 자부황에게 암습당해 중상을 입었다. 겨우 놈들의 소굴을 빠져나오기는 했으나 천라지망에 걸려들어 탈출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거기에서부터 글을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그것은 만겁마종의 내상이 심각하여 제대로 내공이 이어지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 막붕비는 침중한 안색으로 나머지 글을 읽어 내려갔다. <화정......! 애비는 너를 사랑한다. 영리한 네가...... 애비 대신 놈들에게서 네 어머니와 만겁마가를 잘 지키리라 믿는다. 그리고...... 십 년 전에 막북 천빙곡을 괴멸시킨 자를 알아냈다. 그 놈은 바로 단목(丹木)......!> 글은 거기에서 돌연 끝나 있었다. 아마도 그때 만겁마종의 종적이 추적자들에게 발견된 듯했다. "......!" 막붕비는 안타까운 눈으로 다시 한 번 글의 내용을 읽어 보았다. "아깝구나! 이십 년 전 막북 천빙곡을 괴멸시킨 원흉을 알 수 있었는데......" 그는 만겁마종의 글이 더 이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만겁마종은 이것을 십 년 이전에 썼다. 그때는 빙화정이 혈관음교에 들어가기도 전이었다." 문득, 막붕비는 안면에 의혹의 빛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그럼...... 지금 만겁마가를 지배하며 겁풍을 일으키는 만겁마종은 누구지? 이 글을 남긴 만겁마종이 그 후 신비집단의 포위망에서 빠져 나왔단 말인가?" 그는 검미를 찌푸리며 염두를 굴렸다. 악마혈종---- 그것은 아마도 최근에 빙화정에 의해 발견된 듯했다. 그 결과 빙화정은 막붕비가 모르는 또 다른 사실도 알았을 것이다. 막붕비는 몸을 일으켰다. "북원(北元)에 갔다온 후 빙화정을 꼭 찾아내어 만나봐야겠다. 이 글의 내용만으로는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가 없구나!" 이어, 그는 악마혈종을 조심스럽게 허리춤에 찼다. 한데 그때, 문득 한 가닥 역겨운 냄새가 막붕비의 후각을 자극했다. 막붕비는 검미를 꿈틀했다. (무엇인가 썩고 있는 듯한 냄새인데......) 그는 곧 냄새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가지 않아 막붕비는 하나의 석벽 앞에서 한 구의 시체를 발견했다. 그것은 왜소한 체구를 지닌 사내의 시체였다. 시체는 석벽에 무엇인가 쓰다가 엎어져 죽어 있었다. 죽은 지 오래되지 않은 듯 시체는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데, 그 사내는 겉옷을 누군가 벗긴 듯 속옷만 입고 있었다. (흠...... 이것 봐라? 이 사람은 누군데 이런 곳에 와서 죽어 있지?) 막붕비는 호기심으로 눈을 번뜩였다. 이어, 툭! 그는 발 끝으로 엎어져 있는 시체를 바로 눕혔다. 순간, "윽!" 그는 입을 감싸며 신형을 비틀했다. 하마터면 그는 토할 뻔했다. 아! 끔찍하게도 그 시체는 얼굴가죽이 누군가에 의해 통째로 벗겨져 있지 않은가? 가죽이 벗겨진 그의 얼굴은 처참하게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 막붕비는 그 끔찍한 몰골에 몸서리를 쳤다. 이어, 그는 자칫 토할 것을 억누르고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는 직감적으로 이 얼굴없는 시체에 심상치 않은 내력이 있음을 감지했다. (누군가 인피면구를 만들기 위해 이 자의 얼굴가죽을 벗긴 후 이 계곡에 던져 버린 것이 분명하다!) 막붕비, 그는 시체의 부패 상태를 살피며 내심 염두를 굴렸다. (대략 열흘 정도 전에 죽었다. 이 자의 얼굴을 벗겨간 자도 지금쯤 이 사람의 인피면구를 완성했을 것이다!) 그는 검미를 모으며 침음했다. 시체에서는 아무런 단서나 소지품도 발견되지 않았다. 흉수는 사내의 얼굴 뿐 아니라 소지품과 의복까지 완전히 탈취해 간 것이었다. 하나, 한 가지 단서는 있었다. 흉수가 사내를 이곳에 투기했을 때 그는 채 숨이 끊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사내는 숨이 끊어지기 전에 사력을 다해 석벽에 무엇인가를 썼다. 하나, 그 글은 아주 흐릿하여 잘 판독이 되지 않았다. "......!" 막붕비는 한참을 끙끙거린 후에야 겨우 그 글을 판독해 낼 수 있었다. 시체의 주인은 죽기 직전 십여 자의 글을 석벽에 남겼다. <유(琉)...... 리(璃)...... 옥황(玉皇)...... 환마령(幻魔靈)에게......> 그 글의 내용은 이러했다. "유리옥황! 이 인물이 설마 유리옥황이란 말인가?" 막붕비의 눈빛이 경악으로 흔들렸다. 제14장 琉璃城의 밤 석벽에 쓰여진 십여 자의 흐릿한 글, 그것은 한 가지 사건의 전말을 극히 명료하게 나타내고 있었다. <나 유리옥황(琉璃玉皇)이 환마령(幻魔靈)에게 암살당했다.> 시체의 주인이 쓰고자 한 내용은 바로 그것이었다. 아! 놀라운 일이었다. -유리옥황 옥천후! 그가 누군가? 천지를 통틀어 가장 강하다는 십 인(十人)...... 환우십강의 일 인이 아닌가? 오정(五正) 중 청해(靑海) 유리성의 젊은 지존. 믿을 수 없게도 그가 지금 얼굴가죽이 벗겨진 시체로 이 음침한 협곡에 누워 있는 것이었다. 막붕비, 그는 얼굴 없는 유리옥황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침중하게 생각을 굴렸다. "어떤 조직인가가 유리성을 노리고 유리옥황을 시해했다!" 청해성---- 그곳은 급변하는 변황(邊荒)과 중원의 정세 속에서 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요충지였다. 청해성(靑海省)을 석권하면 그 즉시 중원진입이 가능해진다. 바로 그 청해성을 지배하고 있는 최강의 조직이 바로 유리성이었다. 따라서 유리성을 차지하면 곧 청해성을 지배하는 것이 된다. 하나, 유리성은 천 년을 넘게 청해성을 지배해온 강력한 토착세력이었다. 또한 그것은 환우를 통틀어 가장 치밀하고 무서운 기문진세에 방호되어 있었다. 하여, 무력으로 유리성을 정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유리성의 지존 유리옥황(琉璃玉皇)으로 환신하면 유리성을 손에 넣는 것은 여반장이었다. 어떤 조직인가 바로 그걸 목적으로 유리옥황을 시해한 것이었다. 막붕비는 침음하며 유리옥황의 시신을 내려다 보았다. (이 일을 누가 사주했을까? 티무르일까? 아니면...... 북원(北元)의 적붕천황(赤鵬天皇)일까?) 그는 검미를 모으며 내심 염두를 굴렸다. 가장 먼저 의심이 가는 인물은 호시탐탐 중원 진출을 노리는 서역의 티무르와 북원의 적붕천황이었다. "음모자가 누군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유리성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막붕비는 신광을 빛내며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북원(北元)에 가는 길은 어쩔 수 없이 늦추어야만 한다. 유리성에 변고가 생기면 대명제국의 안위에 문제가 생기니......!" 다음 순간, 슥! 그는 지면을 박차고 단애 위로 날아올랐다. "서두르자! 환마령이란 자도 지금쯤에야 유리옥황의 인피면구를 완성했을 것이므로 잘하면 그 놈보다 먼저 유리성에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화드득! 그의 신형은 곧장 칠십여 장을 상승하여 협곡을 날아나갔다. "우우......!" 그의 웅후한 장소성은 만겁구중궐 일대를 뒤흔들며 점차 남쪽으로 멀어졌다. 스스스...... 만겁구중궐(萬劫九重闕)! 그 옛날 만겁마종(萬劫魔宗)의 무림패왕의 야심을 키우던 만마의 성지! 그 드넓은 마역에 스산한 모랫바람이 불고 있었다. 훗날의 소용돌이를 예고하듯...... * * * -청해(靑海) 해심산(海心山). 바다같이 광활한 호수 청해! 그 가운데 우뚝 솟은 삼천 치의 거악(巨嶽), 유리성은 바로 해심산에 자리하고 있었다. 유리성은 자고로 두 가지에서 천하 최강을 자랑해 왔다. 그것은 바로 기문진법(奇門陣法)과 금력(金力)이었다. 유리성의 기문진법은 자타가 공인하는 환우최강이었다. 기문진법이 일단 반동하기만 하면 설사 하늘이라도 가둘 수 있다는 전설이 있었다. 따라서, 그런 막강한 기문진법으로 방호되는 유리성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난공불락의 일대요새였다. 천 년 내 유리성에 무단침입 했다가 빠져나온 자는 아직 한 명도 없었다. 유리성 두 번째 힘, 그것은 바로 황금이었다. 본래, 청해성에는 수많은 금광과 보석광산이 있었다. 수천을 헤아리는 그 금광과 보석광산에서 생산되는 엄청난 재화는 천 년 간 유리성의 지하보고에 차곡차곡 쌓여 왔다. 천 년이 지난 지금, 유리성의 재산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아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유리성이란 이름도 실상 청해성의 대표적 보석인 유리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청해의 잠룡(潛龍) 유리성! 하나, 그 황금의 성(城)에 서서히 겁운이 드리우고 있음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밤(夜). 어스름한 편월(片月)이 구름 속에 가려져 반쯤 고개를 내민 적막한 밤이었다. 해심산 동쪽 산록에 자리한 유리성의 별궁(別宮)---- 기화이초가 다투어 방향을 뿌리고 있는 화려한 정원, 그 가운데 별궁은 그림같이 둘러싸여 있었다. 그곳은 유리성 내에서도 가장 중요한 곳이었다. <수정별궁(水晶別宮).> 그것이 별궁의 이름이었다. 수정별궁에는 유리일족에게 가장 중요한 한 명의 여인이 거처하고 있었다. -정모(晶母) 수운월(水雲月). 유리옥황 옥천후의 정실(正室), 동시에 유리종(琉璃宗)의 제일고수가 바로 그녀였다. 그녀의 나이는 방년 이십 칠 세, 유리옥황과의 사이에 두 살된 아들 옥기룡(玉奇龍)을 두고 있었다. 그녀는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청해제일미인으로 불리며 뭇 젊은 영웅들의 연모의 대상이 되었던 여인이다. 또한, 그녀의 무공은 남편 유리옥황을 능가하여 청해제일인으로 손꼽혔다. 본래, 유리종의 유리신공(琉璃神功)은 음유한 특성이 있어 여자에게 적합한 무공이었다. 그 때문에 남자는 아무리 열심히 연마해도 극성에 이르지 못한다. 유리신공이 십이성에 이르면 무형무성의 투명강기가 발출된다. 상대는 그 유리투명천강이 자기의 심장을 박살낼 때까지 전혀 깨닫지 못한다. 그것이 유리종의 비전절학인 유리신공이었다. 하나, 천 년 내 유리신공을 십이성 연마해낸 인물은 유리성의 시조 유리모모(琉璃母母)와 정모(晶母) 수운월밖에 없었다. 유리성 최강의 여종사! 그녀가 바로 수정별궁의 안주인 정모 수운월이었다. 삼경(三更). 만물이 잠든 깊은 밤이었다. 정모(晶母) 수운월의 침전---- 뚜벅......! 문득 어둠 속으로 한 명의 인물이 성큼 침전으로 다가섰다. 순간, "......!" "......!" 수정검을 차고 경비를 서던 십여 명의 여시위들, 그녀들은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가며 긴장했다. 하나, 이내 그녀들은 긴장을 풀었다. 묵중한 걸음걸이로 다가서는 인물, 그는 바로 이 침전에 접근이 허락된 단 한 사람의 사내였다. 유리옥황 옥천후! 바로 그였던 것이다. 그가 침전으로 다가서자, 여시위들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한 명의 중년미부가 급히 유리옥황을 맞으며 말했다. "오랫 동안...... 격조하시어 정모께서 근심이 대단하셨습니다!" "음! 대막 쪽에 다녀왔네. 운월과 용아는 별 일 없겠지?" 유리옥황은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계단을 올랐다. 중년미부는 그의 물음에 공손하게 머리를 숙였다. "예! 정모님과 아기씨는 방금 잠이 드셨습니다!" "그래?" 유리옥황은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성큼 침전으로 들어섰다. "......!" "......!" 여시위들은 더 따라 들어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흐응...... 주모님께서 열흘이 넘게 독수공방 하시더니...... 오늘밤은 아주 행복하시겠는데?) (호홋! 밤새 귀가 심심치 않겠어! 주모님의 그 소리는...... 아주 매혹적이거든!) 젊은 여시위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야릇한 눈길을 교환했다. 그런 그녀들을 향해 중년미부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무엇들 하려고 서성이느냐? 두 분을 방해하지 말고 물러나자!" 이어, 그녀는 몸을 돌려 먼저 침전에서 멀어져 갔다. 여시위들은 일순 아쉬운 눈치를 보였다. 하나, 그녀들은 어쩔 수 없이 중년미부를 따라 침전의 외곽으로 물러났다. 침실 안---- 침실은 화려한 가운데 섬세하고 기품 있게 꾸며져 있었다. 은은한 분홍빛 휘장이 드리워진 침실 한쪽, 넓고 화려한 침상이 놓여져 있었다. 침상 위, 한 명의 여인이 어린 사내 아이를 안고 그림같이 잠들어 있었다. 수정을 연상케 하는 깨끗하고 고아한 기품을 지닌 미소부. 그녀는 한 번 보면 평생을 잊지 못할 정도의 미인이었다. 특히, 그녀의 뽀얗고 풍만한 몸매는 뭇 사내들을 뇌살시키기에 충분했다. 정모 수운월! 바로 그녀였다. 유리성의 여주인이며 당당한 청해제일인(靑海第一人). 그녀는 처녀시절 더할 수 없이 아름답고 매력적이었다. 그 매력적인 미모는 지금도 변함없었다. 아들 옥기룡을 낳은 뒤 그녀는 청순함에 탱탱한 염기까지 지녀 한층 매혹적이었다. 지금, 수운월은 어린 아들에게 젖을 먹이다 잠이 든 듯 저고리 앞자락을 풀어놓은 채 깊이 잠들어 있었다. 젖이 가득한 크고 모양 좋은 유방, 그 끝에 오도마니 매달린 자주색 젖꼭지가 야릇한 충동을 불러 일으켰다. 이때, (흐흐......!) 잠든 수운월의 가슴을 내려다보며 침을 삼키는 자가 있었다. 그 자는 방금 들어선 유리옥황 옥천후였다. 하나, 수운월을 바라보는 그 자의 눈빛은 결코 아내를 보는 남편의 눈빛이 아니었다. 그 자의 두 눈에 가득한 것은 짐승 같은 욕정, 바로 그것이었다. 환마령! 그 자는 바로 유리옥황을 시해한 장본인인 환마령이었다. 그는 얼굴에 지극히 교묘한 인피면구를 쓰고 있었다. 그것은 사람의 눈에 거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했다. (계집의 몸이란 워낙 민감해서 자칫 들통날 수도 있다.) 츠읏! 환마령은 수운월의 하체로 시선을 옮기며 내심 염두를 굴렸다. 수운월, 그녀의 치마가 허벅지까지 걷혀 올라가 뽀얗고 풍만한 허벅지가 숨김없이 다 드러나 보였다. 그것을 바라보는 환마령, 그의 두 눈에 점점 욕정의 불길이 강하게 타올랐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이 계집을 안아보지 않고는 못견디겠다! 흐흐...... 몸매를 보니 그 맛도 일품이겠는데......!) 그는 히죽 웃으며 슬금슬금 침상으로 올라갔다. 순간, "으음......!" 인기척을 느낀 수운월은 아미를 살짝 찡그리며 뒤척였다. 자기의 침실에 들어올 사내는 남편 유리옥황 외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그녀는 눈을 떠 상대를 확인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문득, "이러지...... 말아요! 용아가 깨요!"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살래살래 고개를 저었다. 하나, 사내의 손이 막상 유방을 움켜쥐자 그녀는 싫지 않은 듯 살짝 몸을 비틀었다. 이어 그녀는 잠든 아들에게서 떨어지며 바로 누워 사내가 행위를 하기 쉽도록 도와 주었다. 이내, 그녀의 저고리가 사내의 손에 벗겨지며 뽀얗고 풍만한 젖가슴이 드러났다. 적당히 살이 오른 수운월의 몸매는 실로 자극적이었다. 문득, 사내의 우악스런 손이 수운월의 젖무덤을 으스러질 듯 움켜쥐었다. "아흑......!" 그 아찔한 자극에 수운월은 교성을 발하며 숨을 할딱였다. 사내는 탐욕스럽게 그녀의 유방을 탐하며 손을 슬슬 아래로 이동했다. 이내, 사내의 손은 수운월의 치마와 고의를 들추고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파고들었다. 까실한 감촉에 이어 탐스러운 둔덕이 손 끝에 가득 느껴졌다. (흐흐......!) 둔덕을 더듬던 사내의 손가락이 갑자기 뜨겁고 촉촉히 젖은 보드라운 꽃잎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