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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 大 天 王 (사대천왕) - 17편 (17/44)

2026-09-22 07:55:38 조회 28
사륵...... 막붕비는 말없이 철접의 옷고름을 풀었다. "......!" 철접은 일순 움찔했으나 가만히 막붕비의 손에 몸을 맡겼다. 막붕비는 철접의 상복 저고리를 좌우로 벌렸다. 출렁...... 그러자 한쌍의 모양좋은 유방이 탐스럽게 드러났다. 그녀의 젖가슴은 삼 년 전에 비해 몰라보게 풍만해져 있었다. 그때 그녀의 가슴은 소녀의 유방같이 작고 귀여웠었다. 하나, 지금 그녀의 유방은 완숙한 어머니의 그것같이 놀랍도록 풍만하게 변해 있었다. 그녀의 왼쪽 젖가슴 아래쪽의 허리, 그곳에는 네 치 가량의 깊숙한 상처가 나 있었다. 그것은 금검존이 어검술로 던진 황금신검에 베인 상처였다. "......!" 막붕비는 그 상처를 살피며 낮게 혀를 찼다. 이어, 그는 침상 옆에 놓여져 있는 물그릇에서 수건을 짜 철접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그리고 그곳에 금창약을 바르고 천으로 상처를 감아주었다. "......!" 철접은 유순하게 막붕비가 상처를 치료하는 데로 가만히 몸을 맡기고 있었다. 이윽고, "다 되었습니다, 누님!" 막붕비는 미소 지으며 다시 철접의 저고리를 여며주려 했다. 그러다 문득, 그의 시선이 철접의 젖가슴에 이르러 멈칫했다. 순간, "싫어......!" 막붕비의 시선을 느낀 철접은 옥용이 빨개지며 급히 두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하나, 그녀의 가슴은 이미 작은 두 손으로 가리기에는 너무 풍만했다. "누...... 님!" 막붕비는 낮게 신음성을 발했다. 이어, 그는 철접의 손을 떼며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흑...... 나쁜 사람!" 막붕비가 한 알의 유두를 잘근 깨물자 철접은 소스라칠 듯 놀라며 낮은 비명을 내질렀다. 그녀는 막붕비의 머리를 자기의 가슴에서 떼어내려 했다. 하나, 막붕비는 집요하게 철접의 젖무덤을 탐닉했다. 그와 함께 그의 손은 슬금슬금 철접의 아랫도리로 이동했다. 순간, "아...... 안돼요...... 거기는......!" 철접은 다급히 치마끈을 움켜쥐며 막붕비의 손이 하의로 파고드는 것을 저지했다. "제발......! 아직 나는 차랑(次郞)의 제일(祭日)이 안 끝나 상 중인 몸이예요! 범하지 말아줘요!" 그녀는 안타까운 음성으로 말하며 애원했다. 하나 어쩌랴? 막붕비, 그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전신이 달아올라 있었다. 상복을 걸친 철접의 모습이 묘한 유혹을 불러 일으킨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 막붕비는 자신을 자제할 수 없었다. "용...... 용서하십시오, 누님! 참기에는 누님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집요하게 철접의 치마를 벗기려 시도했다. 철접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아...... 안돼요! 상복을 벗을 수는 없어요!" 그녀는 한풀 꺾여 저항했다. 막붕비는 그녀의 말에 문득 히죽 웃었다. "벗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어, 그는 철접의 치마를 아래에서 위로 걷어올렸다. "어...... 어멋! 무슨 짓이예요?" 철접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하나, 이미 그녀의 치마는 허리 위로 걷혀 올라가 있었다. 그러자 포동포동하고 뽀얀 그녀의 아랫도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미끈하고 풍성한 허벅지 사이로 도독한 둔덕은 더욱 토실토실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둔덕 아래는 손바닥만한 분홍 빛 고의로 간신히 가려져 있었다. 분홍빛 고의의 양옆, 꼬불꼬불한 방초 몇 가닥이 옆으로 삐져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실로 아찔할 만큼 고혹적인 모습이었다. "음......!" 막붕비는 낮은 신음성을 발하며 거칠게 손을 철접의 고의 속으로 집어넣었다. 까실까실한 감촉이 자극적으로 그의 손 끝에 느껴졌다. 삼 년 전까지만 해도 철접은 별로 체모가 없는 편이었다. 하나 지금은 제법 무성해져 손 끝에 가득 느껴질 정도였다. 막붕비는 철접의 그곳을 만지는 것 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성급히 철접의 고의를 허리에서 벗겨내렸다. 순간, "싫어! 정말......!" 철접은 숨을 할딱이며 몸을 비틀어 저항했다. 하나, 그녀의 저항은 어느 덧 형식적으로 변해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녀는 막붕비가 고의를 벗기기 쉽도록 살짝 둔부를 들어 주기까지 했다. "......!" 철접의 고의가 벗겨져 내려감에 따라 막붕비의 호흡이 더욱 거칠어졌다. 이윽고, 고의가 완전히 벗겨져 나가고 철접의 부끄러운 분홍 꽃잎이 나타난 순간, 막붕비의 호흡이 멈춰졌다. 그는 철접의 하체를 발가벗긴 후 그녀의 무릎을 잡아 벌렸다. 그러자, 철접의 허벅지는 자연스럽게 벌려 세워지며 막붕비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었다. 막붕비는 거침없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들어갔다. 순간, "흑......!" 철접의 입에서 숨넘어 갈 듯한 교성이 터져나왔다. 막붕비의 뜨거운 선단이 예민한 살점에 닿자 그녀의 교구가 격렬한 경련을 일으켰다. 문득, "누님! 괜찮겠습니까?" 막붕비는 결합 직전 몸을 멈추며 철접을 내려다 보았다. 상복을 걸친 채 하의만 벗은 철접의 모습은 너무도 도발적이었다. 일순, "붕비......!" 철접은 앓는 듯, 흐느끼는 듯 규성을 토하며 두 팔로 막붕비의 목을 휘감았다. 막붕비는 철접도 자신을 원함을 확인하자 하체에 힘을 주어 그녀의 몸을 내리눌렀다. "......!" "......!" 격렬한 경련이 두 사람의 몸을 휩쓸며 마침내 그들은 하나가 되었다. 막붕비, 그는 철접과 결합한 순간 그녀의 은밀한 곳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긴축감에 자칫 폭발할 뻔했다. 그는 심호흡을 하며 철접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이제는...... 행복해지셔야 합니다! 제가...... 차랑의 역할까지 해 드리지요!" 그는 철접의 귓전에 대고 낮으나 진심어린 음성으로 속삭였다. "붕비...... 어서 나를......!" 철접은 뜨거운 감격에 몸부림치며 막붕비에게 매달렸다. 막붕비는 철접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서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붕비...... 나의 붕비......!" 막붕비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철접은 격하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흐느낌은 막붕비의 몸짓이 격렬해짐에 따라 더욱 높아져 갔다. 이내, 지하밀실은 후끈한 열기로 달아올랐다. 열풍(熱風)! 뜨거운 열풍이 두 남녀의 몸을 데울 듯 몰아치기 시작했다. * * * "......!" 막대공은 단정한 자세로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그때 문득, "아버님, 소자 붕비(鵬飛)이옵니다!" 문 밖에서 막붕비의 공손한 음성이 들려왔다. 막대공은 그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들어 오너라!" 말이 떨어지자, 드륵! 서재의 문이 열리며 막붕비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손, 비단보자기에 싸인 장방형의 물건이 들려 있었다. "보여드릴 것이 있어 번거롭게 해 드렸습니다!" 막붕비는 침중하게 말하며 막대공의 앞에 보자기에 싸인 물건을 공손하게 받쳐올렸다. "전국...... 옥새냐?" 막대공은 그것을 힐끗 바라만 보았을 뿐 풀어볼 생각도 않고 말했다. 막붕비는 흠칫했다. (아버님은 이미 모든 것을 아시는 듯하군!) 그는 슬쩍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황실보고에서 상실된 전국옥새입니다!" "......!" 슥! 막대공은 아무 말 않고 전국옥새를 옆으로 밀쳐놓았다. 지극히 무표정한 막대공의 얼굴...... 막붕비는 알고 있었다. 막대공이 바로 그런 표정일 때 아주 심각한 상태이거나 굉장히 화가 나 있다는 것을...... 막붕비는 조바심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그것이 어디서 났는지 물어보지 않으십니까?" 막대공, 그는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 계집...... 철접은 어디 있느냐?"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표정한 얼굴에 낮아지는 음성...... 그것은 막대공의 분노가 폭발 직전에 이르렀음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털썩! 막붕비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진중한 음성으로 말했다. "소자...... 아버님께 필생의 소원이 있습니다!" 하나 막대공의 무표정한 얼굴은 변하지 않았다. "어디 있느냐고 했다! 그 동영의 살쾡이 같은 계집이?" 그는 여전히 낮은 음성으로 재차 물었다. 하나, 막붕비도 굽히지 않고 말했다. "전국옥새가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제발 철접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것이 소자의 간청입니다!" 일생 누군가에게 무엇을 부탁해 본 적이 없는 그였다. 아버지 막대공에게도 물론 마찬가지였다. 한데, 지금 그는 필사적인 태도로 막대공에게 간청하고 있었다. 그런 막붕비의 심정이 얼마나 절박한지 막대공은 잘 알고 있었다. 하나, 쾅! 막대공은 주먹으로 서탁을 후려치며 돌연 노갈을 내질렀다. "금검존이...... 살해되었다! 아비보고 어떻게 그 무도한 계집을 용서하란 말이냐?" 지금 그는 극도로 분노한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십여 년 간 자신의 심복이었던 금검존이 철접에게 무참하게 살해되었지 않은가? 그 사실은 냉정한 막대공조차 이성을 잃을 정도로 분노케 만들었다. 막붕비도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하나, 그는 마주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아버님께서는...... 수하를 잃으셨다고 해서...... 며느리를 참하실 것입니까?" 쿵......! "......!" 막대공은 일순 거구를 부르르 경련했다. 그는 너무도 돌연한 충격에 아연함을 금치 못하여 아들 막붕비를 돌아보았다. "며느...... 리라고? 너 설마 벌써 그 왜국의 오랑캐 계집과......!" 그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막붕비를 노려보았다. 막붕비는 순간 목까지 붉게 물들었다. "용서하십시오! 소자는...... 철접과 이미 삼 년 전부터 부부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안돼!" 쾅! 막대공은 노갈을 터뜨리며 서탁을 힘껏 내려쳤다. 순간, 콰---- 작! 무쇠보다 단단하다는 천년단목의 서탁이 막대공의 손길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박살났다. 그 광경에 막붕비는 아연함을 금치 못했다. (아버님도...... 무공을......!) 그제서야 그는 부친 막대공도 무공을 익힌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막붕비가 지금까지 몰랐던 뜻밖의 사실이었다. 또한, 그것은 아주 중대한 사실을 의미했다. 이미 내공이 절정에 육박한 막붕비조차 승상 막대공이 무공을 연마한 낌새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막대공의 내공의 화후가 이미 신광을 안으로 감출 수 있는 반박귀진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막대공은 신비각 사대영반의 그 누구보다도 무서운 실력자일지도 몰랐다. 실로 놀랍고도 뜻밖의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제13장 萬劫九重闕에서 만난 女人 승상 막대공, 그는 창가로 다가서며 지극히 침중한 안색으로 입을 열었다. "네게는...... 이미 피할 수 없는 혼담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하물며 노부보고 어찌 한낱 오랑캐 계집을 며느리로 인정하란 말이냐?" 막붕비는 그 말에 흠칫했다. "호...... 혼담이 들어왔단 말씀입니까?" 막대공은 뒷짐을 지며 돌아섰다. "그렇다! 그 혼담은 황상께서 직접 내리신 것이다!" "황상...... 께서 말입니까?" 막붕비는 그제서야 사태가 지극히 심각한 것임을 깨달았다. 황제(皇帝)의 명은 곧 법(法)이고 절대의 위력을 지닌 것이었다. 아무리 승상인 막대공이라 해도 그것을 거역하거나 회피할 수는 없었다. 막붕비는 암담한 심정이었다. "상...... 상대는 누구입니까?" 그는 쥐어짜는 듯한 음성으로 물었다. 막대공, 그는 아들의 괴로와 하는 표정을 바라보며 내심 탄식했다. 하나 그의 음성은 여전히 낮고 침중했다. "너도...... 잘 아는 아이다!" "장미...... 공주입니까?" 막붕비는 신음하듯 물었다. 막대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황상께서는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너를 부마로 맞고 싶어하신다!" 하나, 막붕비는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단호한 음성으로 말했다. "그렇게는 안됩니다! 소자와 철접의 사이는 이미 사실상의 부부입니다! 장미공주이든 누구든...... 용납할 수 없습니다!" 막대공의 굵은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세상 일이 모두 네 마음대로만 되는 것이 아님을 아직도 모르느냐?" 쾅! 그는 세차게 발을 구르며 노성을 내질렀다. 그러다 문득, 그는 홱 문쪽으로 돌아섰다. "너는 언제까지 도둑고양이같이 숨어 있을 작정이냐?" 그는 문 밖에 대고 냉엄한 음성으로 일갈했다. 순간, "죄...... 죄송합니다, 아버님!" 문득 문 밖에서 처연한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이어, 스스...... 처마쪽에서 하나의 왜영이 날아내리며 문 밖에 꿇어 엎드렸다. 서시독후 철접, 바로 그녀였다. 그녀의 접근은 막붕비조차 알지 못했다. 하나, 막대공은 그녀가 백 장 내로 다가설 때부터 이미 감지하고 있었다. "누가 너보고 노부를 아버님이라고 부르라 했느냐?" 막대공의 분노는 마침내 철접에게 떨어졌다. "용...... 용서하십시오!" 철접은 교구를 바들바들 떨며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사죄했다. 똑똑...... 꿇어엎드린 그녀의 손 끝으로 뜨거운 눈물이 굴러내렸으며 애처롭게도 그녀의 전신은 사시나무 떨리듯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 그 처연한 모습에 막대공은 일순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큰소리를 쳐서 미안하다! 하지만 노부는......!" 단호하게 잘라 말하려던 막대공, 그는 일순 멈칫했다. 철접의 교구가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어지고 막붕비의 눈빛이 절망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막대공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흔들림을 보였다. (노부가 저 계집아이를 내치면...... 저 두 아이는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그는 내심 갈등을 겪으며 소리없이 신음했다. 그는 동영의 계집들이 얼마나 지독한지 잘 알고 있었다. 만일, 막대공이 철접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녀는 절망과 수치심으로 자진하고 말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 막붕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문가지였다. 마침내, (내가...... 졌다!) 막대공은 탄식하며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이어, 그는 철접을 주시하며 낮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물었다. "아이야! 너는 네 목숨을 바꾸어서라도 붕비와 맺어지기를 원하느냐?" 그 순간, 그는 철접과 막붕비의 몸에서 완연하게 긴장이 풀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철접, 그녀는 막대공의 물음에 목까지 새빨갛게 물들었다. "예...... 아버님!"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그 대답과 함께, 막붕비의 얼굴이 기쁨으로 환하게 밝아졌다. 막대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침중한 어조로 말했다. "좋아! 그럼 한 가지 조건을 걸겠다! 그것을 완수하면 노부는 너를 며느리로 인정하겠다!" "......!" "......!" 막붕비와 철접은 긴장하며 막대공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마침내, 막대공의 입에서 침중한 일성이 떨어졌다. "장성(長城)...... 너머에 한 놈의 골칫덩어리가 있다. 그 놈의 목을 잘라오너라!" 순간 막붕비의 안색이 홱 변했다. "북원(北元)의 황제 적붕천황(赤鵬天皇) 말씀입니까?" 막대공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다! 황상은 늘 그 놈 적붕천황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계신다. 그 때문에 곧 북벌(北伐)을 단행하실 작정이다! 만일 네가 먼저 북원에 가서 적붕천황의 목을 베어오면 이번 북벌은 반은 성공한 셈이 되는 것이다!" 막붕비는 그 말에 강경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아버님! 그것이 얼마만한 위험을 수반하는 것인지 아십니까?" 그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막대공을 바라보았다. 하나, 막대공은 그런 막붕비를 쳐다보지도 않고 철접에게 말했다. "네가 적붕천황의 목을 베면 노부는 그 공을 핑계로 황상께 장미공주와 붕비의 혼담을 거두어 주시도록 주청할 수 있다!" "......!" 철접은 고개를 떨군 채 말없이 막대공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하나, 고개숙인 그녀의 두 눈은 어느 덧 모종의 결심으로 새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오랫 동안 잊었던 인자(忍者)로서의 본능이 그녀의 내부에 끓어오르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 "어떠냐? 할 수 있겠느냐?" 막대공은 철접을 바라보며 침중한 음성으로 물었다. 철접은 그 물음에 낮으나 단호하게 대답했다. "소녀는......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붕비를...... 위해서라면!" 순간, "누...... 님! 당신은......!" 철접의 말을 저지하려던 막붕비는 멈칫하며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철접의 눈빛이 너무도 결연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철접은 염려로 가득한 막붕비의 시선을 받으며 그를 안심시키려는 듯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적붕천황은...... 나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 "누님......!" 막붕비의 눈이 가늘게 떨렸다. 철접,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장래의 시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결연함이 담긴 다부진 음성으로 말했다. "한 달...... 이내로 적붕천황의 목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그때는...... 소녀가 아버님이라 부르도록 허락해 주세요!" 막대공은 침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사히...... 돌아오길 빈다!" "감사하옵니다! 하오면 한 달 후에......!" 슥...... 말을 마친 철접은 그 즉시 밖으로 날아나갔다. 순간, "누님!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막붕비는 다급히 외치며 철접을 쫓아나갔다. 하나, 이미 어디에도 철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일단 사람의 눈에 띄지 않으려 작정하면 아무도 그녀를 발견할 수 없었다. 문득, "걱정 말아요, 붕비! 당신을...... 사랑해요!" 멀리서 우수 어린 철접의 음성이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 막붕비는 멍하니 북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문득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이어, 그는 뒤돌아 보지도 않고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훗......!" 사라지는 아들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막대공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애비를 용서해라, 붕비......!) 그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문득 밖에 대고 말했다. "대호(大虎)! 들어오너라!" 그러자, "예! 주군!" 뚜벅!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한 명의 거구청년이 안으로 들어섰다. -대호(大虎)! 그는 바로 막붕비의 경호전담이던 그 호한이었다. 그의 눈빛은 비범한 신광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발걸음이 경쾌한 것으로 보아 만만치 않은 무공을 지닌 것으로 보였다. 막대공은 탄식하며 문득 한 권의 고경을 대호에게 건네 주었다. "이것을...... 붕비에게 전해 주어라! 그 아이는 아마도 곧 먼 여행을 떠날 듯하구나!" 고경, 그것은 검은 표지로 되었으며 아주 낡아보였다. <비파철혈경(琵琶鐵血經).> 고경의 표지에는 그와 같은 제목이 적혀 있었다. 그것은 황실의 수많은 무공들 중 최강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비파철혈경---- 그것을 지은 자는 진시황 시절 그의 경호전담이었던 비파은황(琵琶隱皇)이라고 한다. 한데, 그것이 어떤 경로로 막부에 들어왔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막대공은 침중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본래 붕비가 약관을 지나면 줄 생각이었는데...... 지금 주어도 괜찮을 것 같구나! 붕비에게 그렇게 전해라!" "예! 주군!" 대호는 비파철혈경을 두 손으로 받쳐들고 공손하게 대경했다. 지금 그의 화후는 신비각 사대영반에 육박할 정도였다. 이윽고, 대호는 뒷걸음질 치며 서재에서 물러갔다. 막대공은 쓸쓸한 표정으로 내심 중얼거렸다. (그래......! 변황의 거친 바람을 쏘아보는 것도 괜찮겠지! 다시 애비에게 돌아올 때면...... 좀 더 성숙해 있겠구먼!) 그는 침울한 눈빛으로 창 밖을 주시했다. 왠지 가슴이 텅 비는 공허한 느낌이었다. "......!" 성큼성큼 승상부의 서재 밖 월동문(月洞門)을 지나던 막붕비, 그는 문득 흠칫하며 멈추어섰다. 월동문 밖, "흑......!" 한 명의 소녀가 벽에 얼굴을 묻고 선 채 오열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나이는 십 오 세 정도, 일신에 헐렁한 자포를 걸친 미소녀였다. (장미(薔薇)......!) 막붕비는 자포소녀를 보는 순간 괴로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장미공주 주약금, 자포소녀는 바로 장미공주였다. 막붕비와 혼담이 오간 바로 그 장본인, 막붕비는 그녀를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아버님과 나의 대화를 모두 들었겠군!) 그렇다. 장미공주 주약금은 막붕비가 막대공의 서재에 들어갈 때부터 가슴 설레며 두 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녀는 오래 전부터 자신과 막붕비 사이에 혼담이 오가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은근히 자신이 막붕비의 아내가 된 상상을 하곤 했다. 한데 그런 그녀의 기대가 오늘 무참하게 깨지고 만 것이었다. 문득, "장미의...... 어디가 그 여자만 못하지요?" 주약금은 고개를 홱 치켜들며 막붕비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커다란 봉목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고여 있었다. 발그레한 두 볼은 눈물 자욱으로 가득했으며 그녀의 작은 두 손은 피가 나도록 꼭 움켜쥐어져 있었다. 막붕비, 그는 주약금의 눈물 어린 시선에 가슴이 찢기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