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 大 天 王 (사대천왕) - 32편 (32/44)
그는 본능적으로 죽음의 위협을 느낀 것이다. 그때, "너는...... 이미 기회를 상실했다! 달아나려면 본인을 발견한 그 즉시 달아났으면 살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스---- 윽! 막붕비는 백 장으로 거리를 좁히며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백 장을 격하고 나를 공격하겠다는 얘긴가?) 허공으로 몸을 날리면서 유령음황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정말 어이없는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갈! 아수파천황(阿修破天荒)!" 막붕비는 폭갈과 함께 허리에 두른 염황도로 아수도결을 펼쳐내었다. 쩌---- 저적! 순간 한 가닥 시뻘건 핏빛 도강이 막붕비의 손 끝에서 일어 일백 장 밖의 유령음황의 허리를 그어갔다. 퍼---- 억! "케---- 에엑!" 핏빛 도강의 폭류가 언뜻 유령음황의 허리를 스치며 그의 몸을 상하로 분리시켜 버렸다. 후드드득! 두 동강난 몸뚱이에서 내장과 선혈이 비오듯 쏟아지며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유령음황은 죽는 순간까지도 불신으로 두 눈을 부릅뜬 채 절벽 아래로 사라져갔다. "후우......!" 스---- 윽! 막붕비는 탄식하며 주약금의 옆으로 날아내렸다. 그는 실혼여제의 글대로 연경에서부터 일로 남하하여 오는 복우산역에 이른 것이었다. 복우산까지 이르는 동안 그의 무공은 가히 비약적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도강을 일백 장 넘게 내쳐서 유령음황을 벨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 말썽꾸러기가 끝내 나를 속썩이는군!" 막붕비는 능욕당하던 자세로 누워 있는 주약금을 내려다보며 얼굴을 붉혔다. 고귀한 황실의 꽃---- 장미공주! 그녀가 지금 아랫도리가 발가벗겨져 부끄러운 그곳에서 애액을 토해내며 기절해 있는 것이다. 막붕비는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급히 주약금의 바지를 입혀 주었다. (최음제에...... 중독당했다!) 그러다가 막붕비는 당혹한 표정이 되었다. 주약금이 유령음황의 최음제에 당한 것을 알아본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사내와 교접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후두둑......! 그때 굵은 빗방울이 막붕비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마침내 먹장구름이 비를 토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츠으읏! 그러자 양극천강이 반응을 일으켜 막붕비와 주약금의 몸 주위로 강기를 일으켜 빗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막붕비는 주약금의 몸을 안아들었다. 그녀의 자그마한 몸은 그에게 깃털같이 가볍게 느껴졌다. (우선...... 비를 피할 곳을 찾자!) 스---- 윽! 막붕비는 주약금을 안고 급히 남쪽으로 날아갔다. 후두둑...... 후두둑......! 빗발은 급격히 굵어져 이내 복우산 전체가 뽀얀 우연(雨煙)에 뒤덮이기 시작했다. (암자다!) 피---- 잉! 빗속을 질주하던 막붕비의 눈이 번뜩 빛을 발했다. 뽀얀 우연(雨煙) 저편! 흐릿하게 절 같은 건물의 그림자가 죽림(竹林)에 덮여 있는 것이 보인 것이다. 스---- 읏! 막붕비는 사막에서 샘을 만난 기분이 되어 일시 일천 장을 날아 그 암자로 날아갔다. <대비암(大悲庵).> 암자의 산문(山門)에는 그런 편액이 걸려 있었다. (대비암......!) 막붕비는 힐끗 편액을 본 뒤 손을 들어 산문을 두드리려고 했다. 한데 그때였다. "바라옵건데 소란을 피워 스승이신 대비신니님의 참선을 어지럽히지 말아 주시옵소서!" 산문 안쪽에서 조용한 여인의 음성이 들렸다. 막붕비는 흠칫했다. 산문 안에 있는 여인은 이미 그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장대비가 쏟아져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도 없었을 텐데 안쪽의 여인은 그것을 안 것이다. 그 사실은 예의 여인의 공력이 기오막측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예삿 암자가 아닌 같군!) 막붕비는 다시 한 번 대비암이라는 편액을 올려다보며 내심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정중하게 안쪽에 대고 말했다. "용서하십시오! 소생의 누이가 급병이 나서 안정할 장소가 필요합니다!" 안쪽의 여인이 곤혹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죄송해요! 이곳은 비구니들만 있는 니암(尼庵)이라서......!" 한데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망아(亡我)야! 병든 시주가 있다는데 무얼 망설이느냐? 모시지를 않고?" 멀리서 한 가닥 온화한 음성이 들렸다. 그 음성은 요란한 빗속에서도 아주 또렷이 귓전에 들려왔다. (천리전음! 이런 산중에 사대세가의 지존 만큼 강한 내공을 지닌 고인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막붕비는 해연하게 놀랐다. 음성의 주인은 만겁마종에 못지 않은 내공을 지니고 있음을 안 때문이다. 그때, 끼이익! 굳게 닫혔던 대비암의 산문이 열렸다. 산문 안쪽에는 한 명 여승이 고깔에 도롱이를 입은 채 서서 합장을 하며 막붕비를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 사부님께서......" 고개를 들며 막붕비를 맞던 비구니는 갑자기 부르르 몸을 떨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이 여자가 왜 그러지?) 막붕비는 갸웃했다. 당황해 하는 비구니의 모습에 영문을 몰랐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그녀가 고개를 들었던 것은 찰나적인 순간인지라 막붕비는 미처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이리로......" 비구니, 망아사태는 당황을 감추며 총총히 안으로 들어갔다. 막붕비는 갸웃하며 주약금을 안고 따라 들어갔다. (가만...... 저 몸매는 꽤 눈에 익는데......!) 막붕비는 앞서가는 망아사태의 뒷모습을 보며 검미를 모았다. 도롱이와 잿빛가사 속의 그녀의 몸매는 매우 풍만했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은 막붕비에게 아주 눈에 익었다. 더군다나 그는 언젠가 그 몸을 안았던 적이 있었던 듯한 생각이 들었다. (상대는 비구니이거늘...... 무슨 망상이냐?) 막붕비는 이내 고소를 지으며 스스로 자책했다. 그때 망아사태는 막붕비를 본전과 떨어진 죽림 속의 승방으로 안내했다. "이곳에서 쉬십시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빈니를 부르시고요!" 망아사태는 말을 하며 총총히 되돌아갔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의식적으로 고깔에 얼굴을 숨겨 막붕비가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였다. (정말 이상하군! 그녀를 어디서 보았지?) 막붕비는 빗속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침음했다. 그러다가 그는 자기 팔에 안긴 주약금의 몸이 불덩이같이 뜨거움을 느끼고 급히 승방으로 들어갔다. 승방 안은 검소하면서도 깨끗했다. 하나의 죽침이 가구의 전부인데 침상 머리맡에는 관음보살의 목각이 자애로운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아아......!" 그때 주약금은 전신이 새빨개져 바지작대고 있었다. 막붕비는 당혹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후유......! 내게 선택의 여지가 없군!) 막붕비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주약금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속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저고리를 벗기자 주약금의 가슴이 드러났다. 홍조를 띤 백옥 같은 가슴...... 주약금의 몸은 대체로 발육이 늦은 편이어서 젖가슴도 겨우 망울이 지기 시작하는 정도였다. 살포시 부푼 그녀의 앙증맞은 젖가슴은 풋풋한 설익은 과일을 연상시켰다. "음......!" 주약금의 앙증맞은 젖무덤을 보자 막붕비의 가슴 속에서 야릇한 충동이 일었다. 그는 자기 하체 일부가 아프도록 팽창함을 느끼며 주약금의 바지를 벗겨내리기 시작했다. 잘룩한 허리, 귀엽고 자그마한 둔부가 바지가 벗겨 내려짐에 따라 드러났다. 이내 주약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발가숭이가 되었다. (귀여운 몸을 하고 있군!) 막붕비는 아직 소녀인 주약금의 몸을 보며 고소를 머금었다. 아직 하체에 잔디조차 돋지 않은 여체, 그 여체를 안아야 한다는 사실이 막붕비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마음 깊은 속에 가엾은 주약금을 마구 유린하고 싶은 충동이 꿈틀댐을 느끼고 흠칫 놀랐다. (나에게도 이런 마성(魔性)이 있다니......) 그는 고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조심스럽게 주약금의 몸 위에 올라탔다. 자그마한 그녀의 몸은 우람한 막붕비의 몸에 눌려 납작 찌그러드는 듯이 보였다. 막붕비는 주약금의 풋풋한 젖가슴을 어루만지다가 그것을 덥석 베어물었다. 설익은 수밀도는 그의 한 입에 가득 물려졌다. 막붕비는 부드럽게 그녀의 유방을 베어물며 어루만졌다. "아아......!" 주약금의 몸이 퍼득이며 반응을 보였다. 비록 어려도 그녀는 여자인 것이다. 그와 함께 막붕비는 다른 손으로 주약금의 하체를 탐색했다. 그녀의 그곳은 사내를 받아들이기 충분할 정도로 윤택하게 젖어들어 있었다. 막붕비는 그것을 확인하자 주약금의 가슴에서 일어나 몸을 위로 끌어올렸다. 그의 굳강한 일부가 주약금의 꽃잎에 닿았다. 촉촉하고 보드라운 살점이 막붕비의 예민한 부분을 자극했다. 결합의 준비가 되었을 때 주약금의 머리는 막붕비의 어깨에 간신히 닿을 정도였다. 막붕비는 그런 주약금의 볼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하체에 힘을 가했다. "악!" 주약금의 입에서 고통에 찬 규성이 터지며 그녀의 가냘픈 사지가 퍼득였다. 막붕비는 흠칫했으나 멈추지 않고 주약금의 내부로 힘있게 자신을 밀어넣었다. 순간, 주약금의 입에서 단말마의 신음이 터지고 막붕비는 자신이 좁고 탄력 있는 여울목을 통과함을 느꼈다. 일단 그곳을 지나자 그 안쪽은 놀랄 만큼 따뜻하고 포근하게 막붕비의 실체를 휘감았다. "으음......!" 막붕비는 몇 번이고 폭발할 뻔한 위기를 참아내며 자신을 뿌리까지 주약금에게 밀어넣었다. 주약금은 그 사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막붕비를 할퀴고 깨물어댔다. 그러나, 일단 그 단계를 지나자 광란하듯이 막붕비를 휘감으며 몸부림쳤다. 유령음황의 최음제는 그녀를 완전히 한 마리 굶주린 암컷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와 함께 막붕비는 주약금의 그곳이 수천 마리의 연체동물같이 자신을 휘감고 조여대는 것을 느꼈다. (대단...... 하군!) 막붕비는 아찔한 긴축감에 신음하며 찬바람을 들이켰다. 주약금은 그가 상대한 어떤 여인보다도 뛰어난 명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결합하는 것만으로도 막붕비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였다. "공...... 주! 나를 용서하시오!" 막붕비는 참지 못하고 신음을 토했다. 그리고는 광란하듯 주약금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아흑! 아아아......!" 막붕비의 하체가 격렬한 율동을 일으킬 때마다 주약금은 자지러드는 규성을 토하며 몸부림쳤다. 놀랍게도 그녀는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니건만 막붕비의 행위에 맞춰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아아흑......!" "으음......!" 때아닌 열풍이 신성한 승방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승방의 창문 밖, "......!" 쏟아지는 빗속에 한 명의 여인이 망연히 서서 승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고깔에 도롱이를 쓴 여승...... 그녀는 바로 망아사태였다. 빠꼼히 열린 승방의 창문 틈으로 낯뜨거운 장면이 망아사태의 눈에 쏘아 들어왔다. 하얀 개구리같이 납작 깔린 주약금, 그 위에서 휘몰아치듯 하체를 움직이는 막붕비. 망아사태는 슬픈 눈으로 멍하니 그것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비취야...... 너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 망아사태는 문득 고개를 떨구며 탄식했다. 또르르......! 뜨거운 이슬이 그녀의 긴 속눈썹 사이에서 배어나왔다. 슥......! 그녀는 우울히 탄식을 하며 몸을 돌려 죽림 속으로 사라져갔다. 제삼자가 보고 있었던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승방의 열풍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쏴아아......! 복우산을 두드리는 빗줄기는 점점 더 드세지고 있었다. 제23장 不廻魔獄, 女人의 地獄 삼경(三更). "......!" 막붕비, 그는 잠들었다가 퍼뜩 깨어났다. 그의 옆, 주약금이 조그맣게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다. 막붕비는 검미를 모았다. 스---- 읏! 거의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한 파공음이 두 사람이 잠든 승방을 타넘어 지나는 것을 감지한 것이었다. 실혼여제의 도움으로 막붕비의 내공이 두 배 강해지지 않았으면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 봐라? 어떤 자이기에 이 밤 중에 대비암을 잠입했단 말인가?) 막붕비는 호기심을 느꼈다. 이어, 그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의복을 입었다. 주약금은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막붕비, 스윽! 그는 조용히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어느 덧 비는 그쳐 있었다. 짙은 먹장구름도 걷혀 밤하늘에는 반달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교교한 적막, 은가루 같은 월광(月光)이 소리없이 부서지면 대비암 일대의 죽림(竹林)에 뿌려지고 있었다. 문득, 막붕비의 두 눈이 기광으로 번뜩였다. (대웅전 쪽으로 갔다!) 다음 순간, 슥! 그는 소리없이 대웅전 쪽으로 몸을 날렸다. 막붕비는 이내 대웅전 앞에 이르렀다. 대웅전이라고 하나 산중 암자의 본전이라 그리 크지는 않았다. 문득, (저 자로군!) 막붕비는 눈을 번뜩이며 대웅전 앞으로 다가섰다. 대웅전 안이 들여다 보이는 대나무 숲 사이, 한 명의 비쩍 마른 인물이 쥐새끼같이 웅크린 채 대웅전 안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 막붕비, 그도 곧 야행인의 오 장 뒤로 접근하여 대나무 끝을 밟고 섰다. 그리고 전면으로 바라보이는 대웅전 안쪽을 주시했다. 대웅전 안---- 네 사람이 탁자를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 상좌, 한 명의 잿빛가사의 여승이 막붕비에게 등을 보이고 단정히 앉아 있었다. 작고 아담한 체구의 여승, 하나, 그녀의 아담한 몸에서는 형언할 수 없는 무형의 기도가 흘러나와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여승의 뒤에는 예의 망아사태(亡我師太)가 차를 달이고 있었다. 두 여승의 앞, "......!" "......!" 두 명의 노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들은 극히 대조적인 인상이었다. 한 명은 대나무같이 깡마른 체구에 청색장포를 걸쳤으며, 다른 한 노인은 새하얀 장포에 붉은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두 노인 다 눈빛이 평범해 보이는 인물들이었다. 하나, 그것은 그들의 내공이 이미 반박귀진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막붕비, 그는 두 노인을 바라보며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팔대마왕들보다 오히려 배는 강해 보이는 노인들이다! 이런 산중에 저런 고수들이 있다니...... 놀랍군!) 문득 그는 눈을 번뜩이며 중얼거렸다. (혹시 저들은 만겁마가와 관련 있는 인물들이 아닐까?) 그는 내심 그렇게 추측하며 귀를 기울여 대웅전 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태상(太相)! 이제는 더 참을 수가 없습니다!" 해골같이 깡마른 청포노인이 비분강개한 음성으로 여승에게 말했다. "그는 마모(魔母)님에게 독수를 쓰고 그것도 모자라 뇌옥에 가두었다! 자기 친인도 거두지 못하는 자가 어찌 위대한 마가(魔家)의 지존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는 몹시 격분한 어조였다. 회의여승, 그녀는 낮게 불호를 외며 문득 한숨을 내쉬었다. "아미타불......! 그래 고루천마와 적수천마께서는 빈니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십니까?" 그 말에 적수천마라 불린 적염노인이 눈을 번뜩이며 대답했다. "지금 당장 뇌옥을 깨고 마모님과 혈관음 소가주님을 구해내야 합니다! 그런 후에 현가주를 내치고 소가주님을 지존으로 추대하여 문중의 기강을 확립해야 합니다!" 그 말에 회의여승은 우울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왜...... 빈니 대비(大悲)를 찾아왔지요? 우리 삼태상 중 제가 막내이며 가장 힘이 없는 줄 잘 아시잖아요?" 순간,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막붕비의 안색이 홱 변했다. (삼태상! 저 대비신니(大悲神尼)란 분이 바로 마가삼태상 중 한 명이었다니......!) 그의 눈빛이 경악으로 흔들렸다. 회의여승이 그렇게 강해 보인 이유를 그제서야 납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가삼태상(魔家三太相). 만겁마가 최고의 고수들, 그들은 암중에서 만겁마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 왔다. 천(天), 지(地), 인(人) 삼태상으로만 알려졌을 뿐 모든 것이 비밀에 싸인 천외천(天外天)의 고수들. 한데, 놀랍게도 이 조그만 산중암자의 주인이 그 마가삼태상의 일 인인 것이다. 그때, 청포노인, 즉 고루천마가 침중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천태상(天太相)님은 정의로운 분이나 성격이 급해 대사를 논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태상(地太相)은 현가주와 밀착되어 있으니 더욱 대사를 논할 수가 없지요!" "......!" "그들 두 분에 비해 태상께서는 비록 독자적인 세력이 없으시더라도 전 문중의 존경을 한몸에 받으시는 분입니다! 태상께서 의거하시면 문중의 태반이 따르게 될 것입니다!" 고루천마는 결연한 표정으로 자신들이 찾아온 의사를 밝혔다. 듣고 있던 회의여승 대비신니, 그녀는 문득 침중한 음성으로 물었다. "이것은...... 두 분만의 뜻인가요? 아니면 육대천마(六大天魔) 전체의 뜻인가요?" 그 물음에 적수천마가 즉시 대답했다. "이것은 저희 육천마 전부의 뜻이고 저희들은 다만 그 뜻을 전하러온 대표자들일 뿐입니다!" "그래요?" 대비신니는 불길한 여운을 끌며 힐끗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제서야 막붕비는 처음으로 대비신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쭈글쭈글하게 늙은 여승의 얼굴로 기대했었는데 놀랍게도 그녀는 청초한 십대 소녀의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대비신니의 내공이 극에 이르러 반노환동한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때, 대비신니가 태연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두 분의 의기는 믿지만 육천마 중에 현가주의 간세가 전혀 없다고는 믿지 못하겠어요!" 순간, 적수천마와 고루천마의 안색이 홱 변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신니?" 그들은 급히 다그쳐 물으며 대비신니를 바라보았다. 대비신니는 문득 손으로 창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두 분에게 꼬리가 달렸어요!" "......!" "......!" 적수천마와 고루천마의 안색이 일순 굳어졌다. 대비신니가 가리킨 곳, 그곳은 바로 예의 야행인이 숨어 있는 곳이었다. 대비신니는 이미 오래 전에 그 자 뿐 아니라 막붕비까지 자신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것까지 감지한 상태였다. 바로 그때, "흐흣! 좋은 얘기 들었소! 세 분 어르신네!" 피---- 잉! 야행인은 들킨 것을 알자 득의의 광소를 터뜨리며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아! 놀랍게도 그 자의 경공은 빛살같이 빨랐다. 순간, "헛! 저 놈은 팔마왕(八魔王) 중의 비마왕(飛魔王)이다!" "서랏!" 적수천마와 고루천마는 그제야 대갈하며 급히 밖으로 날아나왔다. 야행인, 그는 바로 만겁마가 내에서 가장 경공이 빠르다는 팔마왕 중 비마왕이었다. 그때, "쫓아가실 필요없어요! 대신 그를 잡아 줄 분이 있으니......!" 대비신니가 차분한 태도로 적수천마와 고루천마를 저지시켰다. "......!" "......!" 적수천마와 고루천마는 몸을 날리려다 말고 멈칫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대비신니를 주시했다. 대비신니는 문득 온화한 표정으로 막붕비가 은신하고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에게 맡긴다는 뜻이 아닌가? 그 모습에 막붕비는 입술을 실룩거렸다. (치잇! 이제보니 저 여승의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었군!) 이어, 그는 고개를 돌려 비마왕이 날아가고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백 장 밖을 질주하고 있었다. 순간, "신니께서 원하신 것이니...... 불문 도량에 피를 뿌리는 것을 용서하시기를......!" 피---- 잉! 막붕비는 대웅전쪽을 향해 일갈을 내지르며 날아올랐다. 동시에, "가랏! 묵룡풍(墨龍風)!" 쩌---- 엉! 그는 마도 묵룡풍을 뽑아 그대로 비마왕의 등으로 날려 보냈다. 뚜---- 하악! 묵룡풍은 하나의 시커먼 벼락이 되어 일직선으로 비마왕의 등으로 폭사되어 갔다. "억!" 비마왕이 등 뒤로 비단폭 찢는 듯한 파공음을 들었을 때 이미 묵룡풍은 그의 허리를 그어 내고 있었다. 순간, "케---- 엑!" 후두둑! 처참한 비명과 함께 비마왕은 옆구리가 싹뚝 잘려 지면으로 뚝 떨어졌다. 그때, "대...... 대단한 이기어도술(以氣馭刀術)! 우리 육천마 중 신도천마(神刀天魔) 이상인데......!" "......!" 피---- 이잉! 휘르르......! 적수천마와 고루천마가 대웅전에서 질주해 나오며 경악의 탄성을 발했다. 그 사이, 스윽! 막붕비는 이미 묵룡풍에 격추된 비마왕의 옆에 내려서 있었다. 비마왕은 옆구리가 쩍 갈라져 선혈을 쏟으며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크으...... 귀...... 귀신 같은 놈!" 그는 고통으로 안면을 일그러뜨리며 막붕비를 올려다 보았다. 그때, 슥......! 적수천마와 고루천마가 막붕비의 뒤로 내려섰다. 그들은 한 차례 막붕비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비마왕에게 달려들었다. "비마왕! 누가 너를 보냈느냐?" 고루천마가 비마왕의 팔목을 움켜쥐며 사납게 일갈했다. 비마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히죽 웃었다. "호호...... 헛수고 마십시오! 고루천마! 당신들의 역모는 이미 가주님의 눈에...... 감지된 상태요!" "닥쳐랏! 너를 보낸 것이 누구냐고 물었다!" 고루천마는 눈을 부릅뜨며 노성을 내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