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 大 天 王 (사대천왕) - 29편 (29/44)
비로소 막붕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이어, 콰득! 그는 바닥에서 빠져나왔다. 실로 예기치 않게 악마혈종이 그를 구한 것이었다. 문득, "음......!" 막붕비는 지면에서 빠져나오며 신형을 휘청했다. 비록 잠깐이었으나 흡혈마황검에 삼할 정도의 내공을 빼앗겨 아찔한 현기증이 난 것이었다. 그는 고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 무섭다. 자칫했으면 태양도 제자들의 꼴이 될 뻔했다!" 이어 그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악마혈종을 집어들었다. "한데...... 그 괴물은 누군데 흡혈마황검을 갖고 있는 것일까?"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석실 안으로 들어섰다. 석실의 한쪽, 태양여황이 죽은 듯 누워 있었다. 막붕비는 그녀를 바라보며 문득 고소를 지었다. "깜작 속았군! 이 여인이 바로 태양도의 신성(新星) 태양여황(太陽女皇)이었군!" 이어, 그는 태양여황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상세를 살펴보았다. (안 좋은데......!) 문득 막붕비의 안색이 침중하게 변했다. 태양여황 하란---- 그녀는 자면인과 충돌하여 심각한 내상을 입은 데다가 열화태세를 공격하느라 무리한 내공을 사용하여 기식이 엄엄한 상태였다. 막붕비는 침중하게 검미를 모았다. "무엇인가 강력한 영약이 없으면 이 여인을 살린다 해도 무공을 모두 상실하게 된다!" 그는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문득, "......!" 그의 눈에 하나의 옥병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 태양여황이 열화태세를 공격한 후 쓰러질 때 그녀의 품 속에서 굴러나온 듯했다. <뇌정신화액(雷霆神火液).> 옥병의 표면에는 그와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옥병 안에는 검붉은 액체가 반쯤 들어 있었다. 막붕비는 옥병을 집어들어 살펴보았다. "뇌정신화액? 독은 아닌 것 같군." 그는 옥병 속의 액체가 강력한 양강지기를 지닌 영약임을 알아보았다. 이윽고, 그는 죽은 듯 혼절해 있는 태양여황의 입을 벌리고 뇌정신화액을 한꺼번에 그녀의 입에 부어넣어 주었다. 이어 그는 태양여황의 저고리 고름을 풀어 상의를 젖혔다. 순간, 백설같이 흰 피부에 풍만한 한쌍의 육봉이 불쑥 튀어나왔다. (젖꼭지가...... 내가 본 여인들 중에서 가장 크군!) 막붕비는 문득 고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태양여황의 유방을 움켜쥐어 그녀의 유근혈에 자신의 내공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풍만한 태양여황의 젖무덤이 막붕비의 손길에 이지러들었다. 동시에, 막붕비의 강력한 양극천강이 태양여황의 몸 속으로 흘러들어가 뇌정신화액의 약력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순간, 우르릉......! 뇌정신화액의 약력은 갑자기 활화산 터지듯 일어나 태양여황의 전신으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읏!) 막붕비는 아연실색했다. 뇌정신화액의 약력이 그 정도로 엄청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태양여황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양강지기의 폭류는 이화룡내단을 복용한 막붕비의 그것보다 세 배는 강했다. (도...... 도대체 뇌정신화액이라는 것은 무엇이기에 이렇게 약력이 강하지?) 막붕비는 땀을 뻘뻘 흘리며 양극천강으로 뇌정신화액의 극양지력을 제어하는 데 온 정신을 쏟았다. 뇌정신화액(雷霆神火液)---- 그것은 천여 년 전 태양성황이 오패천 중 열화천마(熱火天魔)를 패배시키고 빼앗은 영약이었다. 열화천마는 극양기공의 고금제일강자였다. 하나, 그는 너무 강하기만 해서 만 가지 무공을 지닌 태양성황의 술수에 넘어가 패배하고 말았다. 실상 무공의 극강함만으로 따지자면 열화천마를 능가할 자는 전무했다. 하나, 그는 지나치게 급한 성격과 극강 일변도의 무공 때문에 태양성황에게 패배해 그 서열이 사대천왕의 다음으로 떨어진 인물이었다. 뇌정신화액은 바로 열화천마의 비전지보였다. 그것은 한 방울만 마셔도 백년수련을 얻을 수 있는 열화지력(熱火之力)을 얻을 수 있었다. 하나, 그것을 알 까닭이 없는 막붕비, 그는 뇌정신화액을 한꺼번에 반병을 복용시킨 것이었다. 그 때문에 태양여황의 몸에는 전혀 상상도 못할 급변이 일어났다. 그녀의 전신피부는 급격히 구워진 가재의 등같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뿐 아니라 그녀의 전신 체모도 타는 듯 붉게 변하는 것이 아닌가? 탐스럽던 그녀의 모발도 이글거리는 태양의 그것같이 붉게 변해갔다. 하나, 막붕비, 그는 태양여황의 내부에서 들끓는 뇌정신화액의 약력을 제압하는 데 정신이 팔려 그런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 문득 태양여황은 정신을 차렸다. 그 순간 그녀는 누군가 자신의 유방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것을 느꼈다. 태양여황은 아연하여 번쩍 눈을 떴다. 그러자 웬 멍청하게 생긴 작자가 무아경에 빠진 표정으로 자신을 올라타고 유방을 주무르고 있지 않은가? 순간, "이익!" 철썩----! 수치와 분노를 참지 못한 태양여황은 섬섬옥수로 벼락같이 치한의 뺨을 후려쳤다. "어이쿠!" 쿵! 졸지에 빰을 얻어맞은 막붕비, 그는 비명을 내지르며 벌렁 뒤로 나뒹굴었다. "네...... 네가 감히 본녀를......!" 대노하여 벌떡 일어서던 태양여황, 그녀는 흠칫했다. 분명 심각한 내상을 입었던 자신이건만 전혀 다친 기색이 없지 않은가!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 속에는 형언불가의 강대한 열화지력이 폭발하듯 느껴졌다. 문득 고개를 돌리던 태양여황은 바닥에 나뒹구는 빈 옥병을 발견했다. 그리고 구운 가재같이 빨개진 자신의 피부를 보고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이...... 이럴 수가......! 뇌정신화액을 병째 내게 먹이다니......!"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깨닫고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입을 딱 벌렸다. 그녀는 백 명의 일류고수를 키울 수 있는 뇌정신화액을 혼자 마셔 버린 것이었다. 그때, "아이구...... 아파라!" 막붕비가 퉁퉁 부은 뺨을 감싸쥐며 비칠 몸을 일으켰다. "......!" 그 모습을 바라보던 태양여황의 안색이 짧은 순간 여러번 바뀌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타는 듯 붉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거늘...... 어쩌랴?) 이어, 그녀는 씁쓸하게 중얼거리며 가슴을 두 손으로 가린 채 막붕비에게로 다가갔다. "미안해요. 아프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한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한 손으로는 막붕비의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고마와요. 소협이 제때 도와 주지 않았으면 큰일......" 말을 하던 태양여황, 그녀는 문득 두 볼이 새빨개지며 얼른 두 손으로 가슴을 감쌌다. 막붕비, 그가 취한 듯한 표정으로 눈 앞에 출렁이는 젖무덤을 쳐다보며 넋나간 듯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타는 듯 붉은 피부의 태양여황, 그녀의 몸은 야릇한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이 있었다. 문득, "공자의...... 고명은 어찌 되시지요? 저는......!" 태양여황은 당황을 감추기 위해 얼른 말을 꺼냈다. 그제서야 막붕비도 급히 시선을 들며 멋적게 웃었다. "알고 있습니다! 위대한 태양성황의 후예이신 태양여황 하란소저 아니십니까?" 그 말에 태양여황은 살짝 아미를 찌푸렸다. (요 당돌한 꼬마녀석! 내가 만겁마종과 싸울 때부터 듣고 있었구나. 도대체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자식은 어느 문파의 제자지?) 그러다 문득, 그녀의 시선이 막붕비의 등 뒤로 삐죽 나와 있는 마도 묵룡풍에 닿았다. 그녀의 옥용에 놀라움의 빛이 떠올랐다. "공자는 혹시 지옥...... 혈황이라 불리시는 분이 아니신가요?" 막붕비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막붕비라고 합니다!" "......!" 태양여황의 눈빛이 은은한 경악으로 흔들렸다. (이 사람이었군! 혜성같이 나타났다는 중원제일의 후기지수가......!) 그녀는 막붕비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보면 볼수록 그녀는 막붕비에게 어림잡을 수 없는 막강한 잠력이 깃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내심 감탄을 금치 못했다. (대단한 골격이다. 우리 태양도에 이런 인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그녀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전 태양도주 천일제왕 하륜---- 그에게는 딸만 셋이 있었다. 그녀들 모두 뛰어난 자질을 지닌 여걸들이었다. 하나, 그녀들은 여인이기에 무공성취에 한계가 있었다. 하란(河蘭)은 그 중 첫째로 사정에 의해 태양도의 도주직을 맡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녀는 나이 삼십이 되도록 출가를 못한 상태였다. 문득, "한데...... 어찌된 일입니까? 아까 흡혈마황검을 쓰던 괴물은......?" 막붕비가 생각에 잠긴 태양여황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그제서야 태양여황은 퍼뜩 사념에서 깨어나며 우울하게 탄식했다. "그는 패도의 촉망받던 제자의 한 사람으로 열화태세 독고횡(獨孤橫)이라는 자예요!" "열화태세 독고횡......!" 태양여황은 슬픈 눈으로 석실 주위에 쓰러져 있는 문하제자들의 시체를 돌아보았다. 그녀들은 운공요상 중인 태양여황을 지키려다 열화태세의 흡혈마황검에 죽음을 당한 것이었다. 태양여황은 우울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열화태세는 악인이 아니었는데 우연히 저희 태양도의 화산 속에 감추어진 흡혈마황검을 발견한 뒤 그것의 마기에 잠식당해 마인(魔人)이 되고 말았어요!" "......!" 천 년 전---- 사대천왕은 연수합격으로 신강지옥성을 급습하여 악마삼보를 탈취했다. 악마삼보를 손에 넣는 순간, 그들은 악마삼보의 무서운 마성(魔性)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악마삼보의 하나하나마다 세상을 파멸시킬만한 가공할 광기(狂氣)와 저주가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대천왕은 악마삼보를 각기 한 가지씩 맡아 그것이 세상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로 했다. 악마혈종은 만겁마종이, 천년마녀는 자부천존이, 그리고 가장 마성이 강한 흡혈마황검은 철사대제와 태양성황이 함께 관리하기로 했다. 그 후, 사대천왕 사이에 내분이 일고 그 과정에서 자부천존에게 좌절당한 태양성황은 분을 삼키며 동해의 태양도로 물러났다. 태양도는 활화산이었다. 태양성황---- 그는 흡혈마황검이 세상에 나갈 것을 저어하여 철사대제와 함께 태양도의 활화산 속에 만년한옥(萬年寒玉)으로 한 칸의 석실을 만들고 그곳에 흡혈마황검을 넣어 밀봉해 버렸다. 한데, 삼 년 전, 태양도의 한 제자가 우연히 그 만년한옥의 석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가 바로 열화태세 독고횡이었다. 제21장 帝王門과 熱火神尺 제22장 淫魔에게 걸린 公主 제23장 不廻魔獄, 女人의 地獄 제24장 무서운 철혈강시 제25장 復讐血經 제26장 花精谷의 귀여운 惡女 제27장 紫府門, 不倫의 閨房 제28장 千年魔女의 復活 제29장 魔谷으로 부터의 脫出 제30장 野望의 終劇 제21장 帝王門과 熱火神尺 -흡혈마황검(吸血魔皇劍)! 그것을 발견하는 순간 유순하던 열화태세의 마음 속에 무서운 야심이 치솟았다. 흡혈마황검만 손에 넣으면 무림제왕이 될 수 있다는 전설(傳說)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 오지 않던가? 그 본능적인 야심이 열화태세의 마음 속에 독버섯같이 돋아난 것이었다. 그러나, 그같은 사악한 상념이 바로 흡혈마황검에서 일어나는 마기(魔氣)가 자신의 대뇌에 침습하여 일어난 것임을 열화태세 독고횡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 옛날, 저 위대한 태양성황조차도 그 흡혈마황검의 마성과 광기를 제어하지 못해 화산 속에 던지지 않았던가? 하물며 독고횡이 마성에 휘말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한데, 열화태세가 막 흡혈마황검을 손에 넣은 순간 흡혈마황검에 이상이 발생한 것을 감지한 태양여황 하란이 그곳에 나타났다. 결국 동문(同門)간인 이들의 무서운 일장혈투가 벌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까지는 무공이 미미하던 열화태세는 태양여황의 검에 한 눈을 잃고 바다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 열화태세가 삼 년이 지난 지금 무서운 마인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흡혈마황검을 지닌 이상 누구도 열화태세를 상대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그 자를 가둘 목적으로 이 금마궐을 지은 것인데 미처 금마궐이 완성되기도 전에 그 자가 습격해 온 거예요!" 태양여황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요?" 묵묵히 듣고 있던 막붕비가 히죽 웃으며 의미심장한 눈으로 주위의 기관장치들을 돌아보았다. "금마궐이...... 단순히 열화태세라는 마인 한 사람을 상대하기에 너무 거창한 규모라고 생각하는 것은 저의 억지일까요?" "......!" 막붕비의 말을 듣고 하란은 흠칫했다. (요 여우같이 영악한 꼬마녀석......!) 그녀는 자신이 결코 막붕비를 속일 수 없음을 깨닫고 샐쭉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녀는 한참 손아래 동생뻘되는 막붕비에게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이 우스워 고소를 지었다. "대형의 눈은 못 속이겠군요. 그래요, 이 금마궐은 열화태세 말고 또 다른 일단의 강적을 상대하기 위해 지어진 것이예요!" 하란의 말에 막붕비는 내심 느껴지는 것이 있었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형이라는 칭호는 제게 과분합니다. 여황께서는 저보다 열 살 이상 연상이시니 말을 놓으십시오!" "......!" 태양여황 하란의 표정이 흔들렸다. 이어 그녀의 봉목 깊숙한 곳에서부터 따스한 미소가 번져 나오기 시작했다. "고마와요. 그렇지 않아도 저는 그대 같은 믿음직한 사내동생이 하나 있었으면 했어요!" 하란은 말을 하며 막붕비의 손을 섬섬옥수로 꼬옥 쥐었다. 타는 듯 붉은 그녀의 섬섬옥수에 두 손을 잡히자 막붕비는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림을 느꼈다. 손위누님 같은 그윽한 눈길, 바로 지척에서 숨결따라 일렁이는 은은한 살내음이 그의 숨을 막히게 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막붕비는 자신의 동요를 감추기 위해 급히 화제를 돌렸다. "소제의 추측인데...... 태양도에 무엇인가 변고가 생기지 않았습니까?" 그의 말에 그윽한 눈빛으로 막붕비를 바라보던 하란은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그래요. 벌써 십여 년 전에 우리 태양도에서 한 분 요인이 실종되셨어요!" 막붕비의 안색이 일변했다. "설마...... 천일제왕 하백부님께서 실종되셨다는 말씀이십니까?" 막붕비가 불길한 예감에 급히 묻자 하란은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바로 아버님이 십 년 전에 도(島)에서 나가셔서 돌아오시지 않고 계세요. 거의 같은 시기에 사자천성(獅子天城)의 철사패왕(鐵獅覇王)께서도 의문의 실종을 당하셨어요!" "아!" 막붕비의 안색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천일제왕 하륜! -철사패왕 담철형! 그 두 사람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지녔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저 위대한 사대천왕 중 태양성황과 철사대제의 후예들. 또한, 환우를 통틀어 가장 강대한 두 가문, 태양도(太陽島)와 사자천성(獅子天城)의 지존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 두 사람의 안위는 곧 무림전체의 안위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었다. 한데, 십여 년 전 천일제왕과 철사패왕은 거의 같은 시기에 중원의 모처로 떠난 후 돌아오지 않았다. 과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인간으로서 더 이상 강해질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두 사람의 절대종사들을 누가 있어 위해를 했단 말인가? 만겁마종(萬劫魔宗) 패무극(貝無極)----! 자면천존(紫面天尊) 단목후(丹木吼)----! 오직 그 두 사람만이 비견될 수 있는 태양도와 사자천성의 두 가주...... 과연 무엇이 천일제왕과 철사패왕을 십 년 넘게 귀환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일까? 태양, 철사, 그들 양 가문은 필사적으로 자신들의 가주들을 찾아헤맸다. 하지만 중원의 어느 곳에서도 천일제왕과 철새패왕의 종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가주를 세우고 문호를 정비하여 닥쳐올 대변란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태양여황(太陽女皇) 하란(河蘭)! -철사자(鐵獅子) 담세황(潭世皇)! 바로 이들이 태양, 철사 양 가문의 패기만만한 신임가주들이었다. 무공 뿐만 아니라 기관토목지학에 박학한 재녀이며 태양삼매의 맡이인 태양여황 하란! 젊은 나이에 이미 아버지 철사패왕에 육박한다는 무공의 귀재 철사자 담세황! 그 두 명의 젊은 가주들은 상호협력하여 본격적으로 중원진출을 추진하고 있었다. 물론 그 목적은 실종된 전가주들의 수색에 있으나 그 저변에는 천 년 간 기다려온 중원패권에의 야심이 깔려 있었다. 그런 점에서 태양도와 사자천성은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신세라고 할 수 있었다. (십 년 전이라면...... 만겁마가의 가주 만겁마종에게 변고가 생겼던 바로 그 시점이었다!) 츠---- 읏! 막붕비는 악마혈종(惡魔血鐘)에 쓰여진 만겁마종 패무극의 글을 회상하며 염두를 굴렸다. 그런 막붕비의 모습을 보며 하란의 두 눈에 탐욕의 빛이 흘렀다. (볼수록 타고난 전사의 자질을 지닌 아이다. 이 아이를 잘 구슬리면 우리 태양도는 철사자 담세황을 능가하는 최강의 전사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하란의 지혜로운 머리는 빠르게 막붕비의 이용가치에 대한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낭만적인 성격의 여인이기보다는 수십만 명의 가족을 거느린 한 세력의 종사였다. 천일제왕 하륜이 실종되어 스무 살의 어린 나이로 태양도의 천년가업을 이었을 때부터 그녀는 이미 자신이 여자이기를 포기한 여장부였다. 츠---- 읏! 그녀의 눈이 모종의 결정을 하며 반짝 신광을 흘렸다. (설매(雪梅)나 취국(翠菊) 중의 한 아이를 이 어린아이에게 안겨 주어 구워삶으면 충분히 본도의 충견이 되게 할 수 있다!) 생각을 하던 하란의 볼이 타오르듯 붉어졌다. 그녀에게는 하설매, 하취국이라는 어린 여동생들이 있었다. 그들 세 자매를 일컬어 태양삼매라고 한다. 그 두 여동생 중 한 명을 막붕비에게 정책적으로 짝지어 줄 생각을 하던 하란은 태양도의 규칙을 생각해내고 얼굴을 붉힌 것이다. 그것은 피를 나눈 자매는 그 수가 몇이 되든 한 남자를 섬기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 같은 규칙은 태양도에 남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만일 하설매나 하취국을 막붕비에게 줄 경우 하란은 그녀 자신도 막붕비에게 의탁해야 하는 것이다. (그까짓 낡은 가규는 뜯어고치면 된다.) 하란은 자위하며 막붕비를 바라보았다. "아우님! 제 부탁 한 가지 들어 주시겠어요?" "무엇입니까, 누님?" 막붕비는 고개를 들어 하란을 바라보았다. 그때 하란은 뇌정신화액의 열기가 극한까지 퍼져 전신이 활활 타는 불덩이같이 된 상태였다. 그런 하란의 모습은 흡사 불의 여신을 보는 듯했다. "나는...... 이곳 금마궐을 폐쇄하고 한 가지 신공절기를 연마할 작정이예요!" 하란은 몸이 뜨거워 견딜 수 없는 듯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렇게 되면...... 무림에 퍼져 있는 저희 태양도의 아이들을 지휘할 사람이 없게 되어요!" "소제에게 태양군단을 지휘해 달란 말씀이십니까?" 막붕비가 놀라 물었다. 하란은 이에 가타부타 말도 없이 두 가지 물건을 막붕비에게 내밀었다. 그것은 한 권의 인명부와 한 자루 두 자 길이의 검붉은 쇠막대기였다. "이것은 열화신척(熱火神尺)이라는 저희 태양도의 제일신병이예요. 열화신척을 보여 주면 본도의 제자들은 아우님의 명령에 따를 거예요!" 하란은 검붉은 쇳덩이를 내밀며 말했다. -열화신척! 그것은 화문제일신병이라 할 수 있는 신병이었다. 열화신척은 고금십중병(古今十重兵)의 서열삼위의 중병기였다. 그것에 내공을 주입하면 무쇠를 녹이는 무서운 열화강풍이 일어난다. 열화신척은 본래 오패천 중 열화마종의 소유였었다. 그러던 것이 천 년 전 열화마종이 태양성황에 패하면서 태양도의 수호마병이 된 것이다. "알았습니다. 열화신척은 제가 잠시 보관하지요!" 막붕비는 열화신척과 인명부를 받아들었다. "고마와요, 아우님!" 하란은 살풋 미소를 지었다. "저는 약 한 달 정도 이곳을 폐쇄하고 패양신공을......!" 번---- 쩍! 말하던 화란의 두 눈에서 벼락이 치는 듯한 화망이 작렬했다. 그녀는 의혹과 놀라움의 빛을 띄우며 막붕비가 이마에 두르고 있는 자색두건을 바라보았다. "아우님, 그 두건을 어디서 구했지요?" 하란은 막붕비에게 바짝 다가앉으며 물었다. "아! 이것 말입니까?" 막붕비는 자색두건을 풀어 하란에게 건네주며 대충 음양흡열마갱에서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 해 주었다. "이것은...... 분명 자부문(紫府門) 제왕건(帝王巾)이예요!" 하란은 신음하며 말했다. "제왕건이라고요?" 막붕비는 그 두건을 돌려받아 이마에 두르며 되물었다. 태양여황 하란은 심각한 표정으로 막붕비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것에는 자부천존 단목고황이 남긴 최후의 신공이 숨겨져 있다고 해요. 하지만 천 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아무도 그것을 찾아내지는 못했어요!" "아......" 하란은 나직이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그것 잘 간직해요. 그리고 이제 곧 금마궐을 폐쇄할 테니까 그전에 나가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누님!" 막붕비는 선뜻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는 열화신척을 챙기며 석실을 걸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