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11살 차이 - 완. - 3편 (3/49)
"예?...이전 알바 때도.,. 일하기전에 꼭 청소부터 했었거든요." 밝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는...정말 저 웃음에는 어떠한 때도 묻어있지 않아 보였기에... 어제의 내 행동...그러니까 이 여자의 육체를 보고 잠시 흥분한 내 행동이 수치스럽게 느껴지기 까지 하다. 전혀 내색하지 않고 치마가 더러워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무릎으로 쓰레기봉투를 누르고는 입구를 묶기 시작한다. 꼭... 집안일을 하는 아내의 모습처럼 보인다...그러나... 무릎을 누르고 있는 모습 중에 치마가 살짝 들어 올려져 보이는 하얀 혜주의 무릎에... 잠시 딴생각이 들었기에 고개를 돌린다. 이 일을 하면서 사이트를 많이 둘러봤기에 여자의 알몸정도는 기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거기에 보미까지... 이런 내 행동이 좀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청소에 열중하고 있는 혜주의 모습이 날 더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문득 어제의 자위사건에 대한 기억이 떠 올랐다. 혼자서 얼굴이나 빨개진 채...그런 기억을 무시하려 노력을 한다. 다행이 혜주도 어제일은 잊은 듯 더 살갑게 날 대해준다...일부러 어제의 일을 잊으려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 끝난 거야?" "예! 이제 좀 사무실 같이 보이..." 말을 하던 중 내 눈치를 훔쳐보는... "크크...그러내 그동안 같은 장소였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하하하... 저 청소 진짜 잘해요..." "근데... 옷 버려서 어뜩하냐?" "옷이요? 아~... 아니에요. 이거 빨려다가 청소하려고 다시 주워 입은 거예요." "그래? 그럼 갈아입을 옷은?" "저기 있어요... 추리닝으로 갈아입으면 되요. 사장님 저 화장실 가서 좀 씻고 갈아입고 올게요." 넉살이 좋은 건지... 아니면 어제의 내 충고가 그녀의 마음을 조금 흔들었고, 날 변태로 보던 시선을 걷은 건지... 오늘 날 대하는 태도는 어제와는 많이 달랐다. 나야 은행에서 일을 했기에 대하는 손님에게 미소로 접대하는 게 버릇이 될 정도였지만. 내 미소와 혜주의 미소는 전혀 다른 것으로 느껴졌다. 내가 사무적이며 어색한 미소로 일을 하지만 눈까지 웃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사람의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듯 아무리 일부러 웃음을 짜낸다고 해도 진정으로 웃는 것과 가식적인 웃음의 차이는 눈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혜주는 웃음은 입이 작게 미소를 지어도 항상 눈도 따라 웃었다. 눈웃음을 치는 음란한 여자의 웃음이 아닌 정말로 기쁨과 애정이 담긴 웃음으로 느껴졌기에 오히려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하는 순수한 미소였다. 계단을 뛰어 올라가듯 소리 내어 올라간 혜주의 사라진 모습을 보며 나는 깔끔히 치워진 사무실에 다시 감탄을 시작한다. 풀어헤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속옷 상자들이 나란히 정리되어 있었는데... 그것도 종류별로 각까지 마줘 있었다. 거기에 싱크대에 있던 너저분한 식기구들과 지은 지 한 달은 지난 밥이 들어있던 전기밥솥까지 다 닦아서 뒤집어 놓여 있는 모습이... 조금은 어색해 보여진다. 그렇게 처음 내가 이 매장에 들어왔을 때보다 더 말끔해진 곳을 둘러보는데. 여전히 치마와 블라우스를 입고 머뭇거리며 내 매장으로 들어온 혜주를 발견하게 된다. "왜?" "여...여기 화장실 열쇠 있나요? 아까까지만 해도 열려 있었는데..." "아... 벌써 8신가? 여기 위층 사무실에서 화장실 청소를 해서...8시면 문 잠그고 퇴근해 버리는데..." "예?...예..." 옷을 들고는 머뭇거리는 혜주였기에 나는 담배를 양복 상의에서 꺼내 물고는 자리를 피해주기 위해서 매장 밖으로 나갔다. 굳이 피할 필요는 없었지만... 아직은 어색한 분위기에 나쁜 인상을 보이기 싫다는 생각에 매장 밖에서 담배하나를 다 피고 돌아가게 된다. 매장 안에 들어가니 싱크대에 물을 틀어놓고는 세수를 하고 있는 혜주를 볼 수 있었다. 역시 사놓은 지 몇 년은 지난 듯 한 무릎이 튀어나온 추리닝바지와 흰색 티셔츠가 나도 모르게 웃음 짓게 만들었다. 정말로 삶이 어려운건지.오늘은 그 궁금증을 풀자는 다짐을 한다. 테이블 의자에 앉아 세수를 하고 있는 혜주의 뒷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청소를 하느라 긴 생머리를 묶어 틀어 올렸기에 얇고 긴 그녀의 뒷목이 내 눈에 들어온다. 수건을 찾으려는 듯 세수를 다 한 혜주가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다가... 아무렇지 않게 입고 있는 티를 끌어올려 얼굴을 닦는다. 순간 보인 잘록한 그녀의 허리라인과... 살짝 보인 브래지어의 가슴 옆선에 마시던 물을 뿜을 뻔 한 나다... 내 기침소리에 혜주가 배꼽을 보인 채 날 쳐다본다. "왜 그러세요?" "켁켁...아...아무것도 아니야." "사례 걸리셨어요?" "응... 근데 혜주씨..." "그냥 혜주야 라고 불러주세요. 진짜 이상해요..." "넉살이 너무 좋네..." "...1년 동안 알바를 많이 해서요..." "실례가 아니라면 그 알바가 뭔지 물어봐도 돼?" "예?" "아니... 그냥 궁금해서...일을 너무 똑 부러지게 해서... 너무 일을 잘하는거 같아서 괜히 솔직히 이런 속옷모델까지 하러 온 거 보면 혹시나 예전에 이상한데 다닌 거 아닌지 걱정도 되고." "이...이상한데요?" "응..." "아니에요... 저 식당에서 4개월 일했고.,편의점하고...마트...노...노가다..." "뭐?? 노가다?" "...예." 귀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노가다라니... 저런 몸으로 어떻게 노가다를 할 수 있냔 말이다. 내 두 손으로 나눠 잡고 힘을 주면 부러질 듯 보이는 팔목인데... 저런 팔목으로 거친 노가다를 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기에 다시 묻게 된다. "노가다라면?? 막 벽돌 나르고... 그런거 말이야?" "예? 하하하하하하하..." "...?" "그런 건 남자가 하는 거고요... 전 미장 보조나... 도배 보조만..." "진짜 이여대 다녔던 거 맞아?" "아!! 잠깐만요..." 혜주는 그제야 생각이 났는지 일어나서는 가방 속에 있던 어제 그 허름한 지갑을 꺼낸다. 그리곤 학생증으로 보이는 걸 잠시 망설이다가 수줍게 내게 내밀었다. "이건 뭐야?" "학생증이요... 어제 안 믿으시는 거 같아서." 학생증에는 이여대라는 학교명과 장혜주라는 이름이 확실히 박혀 있었다. "이런 거 요즘 위조도 쉽잖아... 이것만 가지고 어떻게 믿냐?" "제가 그럴 줄 알았어요... 거기 전화해보시면 03학번 장혜주 확인 할 수 있을 거예요..." 상관은 없었지만 당당하게 내게 학생증을 내밀고 뿌듯해 하는 그녀의 얼굴이 귀엽게 보였기에 장난기가 발동한다. "그래? 혹시 학교에도 친구 심어 놓은 건 아니고?" "씨~... 사람을 그렇게 못 믿어서 어따가 써요..." "무...뭐?!!" "죄...죄송해요... 하옇튼 확인해보시면 서무과에서 확인해 줄 거란 말이에요." "큭...그래... 알아서 믿어 줄께." "믿어 줄께가 아니고... 믿으시라니까요..." "하하하하...그건 그렇고... 지금 생각해보니까...그거 단벌 같은데... 외출복 말고 차라리 추리닝 입고 청소하는 게 낫지 않았나?" "예? 아~..." 내 갑작스런 지적에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며 미처 그것까지는 생각 못했다는 듯 얼굴이 빨개져선 고개를 들지 못하는 혜주다. 너무 당황해보였기에 난 말을 뱉어놓고는 괜한 말을 했다는 생각을 하며 서둘러 주제를 돌린다. "근데... 1년 동안 알바를 그렇게 했으면... 옷도 좀 사고 그러지..." "..." "집이 많이 힘들어?" "...그거 꼭 말해야 되요?" "응... 앞으로 계속 일하려면 그런 거 알아두면 좋을 거 같은데..." "..." "지금 친구 집에 얹혀산다고 했잖아... 친구가 많이 불편해 하지 않아?" "아니요... 같은 학교 친한 친구여서...눈치는 안줘요..." 방금 전까지와는 다르게 현실은 많이 침울한 듯 혜주의 말에 힘이 없다. "무슨 영화처럼 부도나고 전부 찢어져서 살고 그런 거야?" "..." "혹시 정말 그런 거야?" "예..." "..." "아빠가... 일을 하시는 회사의 사장님한테... 보증을 서줬는데요... 그 사장이라는 사람이 외국으로 도망갔어요. 알고 보니 회사는 이미 다 넘어간 상태고...1년 동안은 어렵게 버티다가. 아빠 돌아가시고...엄마는 예전에 돌아가셨고요... 남동생 둘 있는데... 지금은 충남 작은아버지 댁에서 신세 지고 있어요.," 담담하면서도... 애써 눈물을 참는 혜주의 말에 오히려 놀란 건 나다. 은행권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특히 대출 담당직의 보조를 가끔 한 나로서는 그 담보와 보증에 대한 무서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가끔 빨간 딱지를 들고 따라 나설 때...우리를 집안에 들여놓지 않기 위해 발악하는 사람도 봤고, 없는척하는 사람도 봤다... 결국 집요하게 들어간 집안에서의 장면은 사실 내 일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한 적이 몇 번이고 있었고, 내 성격상 똑부러지지 못하다는 이유로 쉽게 딱지를 붙일 수 없는 내 행동이 윗사람들의 눈에 들지 못해 아직도 대리로 남아 있는 원인 중 하나이니까 말이다... 그런 피해자 중 하나인 혜주가 내 앞에 바로 대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똑바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볼 수 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원망과 좌절 섞인 눈빛에 혜주의 일상과는 직접 상관하지 않은 나였지만 마음속에서 미안함이라는 단어가 올라와 목구녕을 넘어 하마터면 사과를 할 뻔 했다... "그래서. 제가 열심히 돈을 벌어야 돼서요..." "그렇구나..." "근데... 몸 파는 곳은..." "..." 내가 궁금해 하는 말이 혜주의 입에서 나왔다. 혜주정도라면 정말로 그런 곳에서도 특급 대우를 받을 정도의 외모와 몸매인데... 나이도 중년 남자들이 환장하는 22살의 여대생이니까 더 했을 것이고... "사실 단란주점이라는 곳에 면접을 한 번 보긴 했는데요... 도저히 남동생 얼굴들을 못 볼거 같아서요..." "응?? 그럼 여기 사진 찍는 건?? 여기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면 펌도 난무하고 사람들 다 볼 텐데..." "가...가면 쓰게 해주신다고..." "응?" "그... 장사장님하고 통화할 때... 얼굴 가릴 거니까...그리고 몸 함부로 굴리는 거 아니면... 닳는 것도 아닌데요 뭐..." "가면?" "..." 물론 외국모델이 판을 치고 어쩌다 보이는 한국 모델들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는 곳이 일상적이었지만... 사실 난 그걸 생각하고 있진 않았다. 내 표정에 당황한건 혜주도 마찬가지인 듯 보인다. 아마도 삼구놈이 혜주의 사진을 보고 끈질기게 설득하다가 가면 얘기까지 나온 게 분명했다. "가면은 아니고 모자이크 처리할건데... 약하게..." "모자이크요?" "응... 가면 쓰고 사진 찍으면... 상품가치가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솔직히 이런 곳 둘러보는 사람 중에 거의다가 남자인데다가... 모델 보러 오는 놈들이 태반이라서..." "... 못 알아볼 정도로 모자이크 하나요?" "솔직히 혜주가 이런 일 하는 거 알고 있는 사람이 본다면 알 순 있겠지... 근데 지 마누라가 사진 찍어서 올려도 설마 하는 생각에 알아보는 사람 한명도 없더라..." "..." "돈은 단란주점이 훨씬 많이 벌 텐데...용케 안 갔네..." "..." 혜주의 얼굴이 더 어두워 졌기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 일어나는 소리에 혜주가 고개를 들어 쳐다본다. "퇴근해야지... 오늘은 주문도 하나도 없던 거 같은데... 수고 많았어... 늦었으니까 얼른 집에 들어가." "예... 먼저 들어가세요... 저 정리 좀 더 하고 들어갈게요." "응?? 무슨 정리를 더 해?" "할 거 많던데요... 얼마나 안 치우셨으면..." "큭...알았어... 그럼 내일 봐." 매장을 나와 집에서 샤워를 마친 나는 잠시 앉아 생각에 잠긴다. 외국모델들의 표지를 그대로 옮기는 지금까지의 속옷 판매형식에서 삼구의 의도는 직접 일반인 모델에 의한 과감한 노출로 매출을 노리려는 심상인걸 알고 있던 나였고, 거기에 이렇게 모델까지 섭외한 이후였기에 당연히 돌아오는 수요일에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건 기정사실화된 일이었지만 지금... 약간 망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익명을 보장하는 인터넷에서 혜주의 모자이크 된 얼굴을 알아볼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순수한 혜주를 남자들의 딸딸이용 사진으로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무 사이도 아닌데...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우스웠지만... 오늘 단 하루 청소를 하는 혜주의 모습에서 너무도 많은 순수함을 볼 수 있었기에... 조금 더 망설이다가... 결국 결정도 못 내리고 잠을 청한다.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다. 화요일이 됐고, 한건의 주문이 없자 혜주가 오히려 내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며 퇴근을 한다. 그리고 수요일이 되었다. 퇴근을 하고 매장에 들어섰을 때... 그제, 어제와 달리 조용히 책상에 앉아 쇼핑몰에서 주문을 확인하는 혜주를 볼 수 있었다. 내가 들어왔는데도 가벼운 인사를 하며... 긴장함이 역력해 보이는 손짓으로 마우스를 움직이고 있다. "밥은 먹었어?" "예... 컵라면 먹었어요." "그럼... " 어색하다... 당연히 돈을 지불하고 고용한 목적대로 모델로서의 사진을 찍는 것뿐인데... 연예하는 것도 아닌데 처음 여자 친구의 옷을 벗겨야 되는 사명감을 가진 남편처럼 날 쳐다보고 있는 혜주에게 어렵게 입을 때기 시작한 나다. "오늘은... 가볍게 슬림하고 스타킹만 찍자..." "예?...그것 만요?" "으...응..." 안도를 하는지 혜주의 목소리에 조금 힘이 실린다. 혜주는 인터넷 쇼핑몰을 점검하며 보면서도 사실 사진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 입고 찍을 것들에 대한 정보도 모를 테니 저렇게 안심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나는 우선 가장 최근에 들어온 박스를 열어 물건들을 고르기 시작한다. 너무 야하지 않은 걸 찾아보려고 하는데... 야한걸 찾는 게 훨씬 빠를 정도로 어느게 더 야한지 자랑하듯 내 손에 들려진다. 결국 그나마 가장 몸을 가릴 수 있는 검은색으로 전부 통일해서 슬림과 스타킹을 몇 개 들고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삼구가 주문해놓고 간 벽에 거는 촬영용 벽지를 끙끙대고 가장 안쪽 벽에 설치 한 후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다. 여전히 봉투도 열지 않고 테이블 앞에 앉아 있는 혜주다... "왜? 못하겠어?" "아...아니에요... 돈 받고 일하는데... 해야죠..." 말과는 달리 비닐봉투를 들고는 쉽게 뜯지 못하고 이리저리 뚫어져라 쳐다보던 혜주가... 드디어 마음을 다졌는지... 일어나선 내게 등을 돌리고 옷을 벗는다. 추리닝을 입고 있었기에 옷을 벗는 대에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곧... 혜주는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채 고개를 숙여 몸을 돌린다... 손으로 가슴을 살짝 가리고 있는 모습이 이상한 죄책감을 들게 하는 자태였다. 하지만 정말 몸매하나는 끝내준다. 아마도 키가... 160정도 되는 혜주의 몸에 굴곡이 선명한 허리와 엉덩이의 이어짐은 어떠한 수영복 모델들보다도 내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비록 혜주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지만... 혜주가 처녀인지...아니면 닳고 닳은 애인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 시선에 비춰지는 모습은 부끄러움과 수치심...그리고 창피함이 뒤섞여 흔들리는 눈동자로 물건을 집고 있는 모습이 분명해 보인다. 애써 내 시선을 피하며 혜주가 가장 큰 봉투를 열어본다. 검은색 실크 슬림이었다. 앞부분은 그래도 실크의 매끈한 윤기를 내며 상당부분의 몸을 가릴 수 있었지만... 뒷부분은 거의 망사와 끈으로 이뤄진 입게 된다면 뒤태가 적나라하게 보일 그런 슬림이었다. 혜주는 눈을 감고는 단번에 머리부터 밀어 넣는다... 너무 세게 집어넣어 옷이 찢어지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더 황당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이사이로 보이는 혜주의 면브래지어와 면팬티가... 이 야하고 섹시한 검은색 슬림하고는 전혀 매치되지 않았다... "혜주야... 그...그거는 좀 아닌데..." "예??' 내 말에 혜주가 눈을 뜨고 날 쳐다본다. 어차피 여기까지 왔는데 쑥스러워하면 그게 더 혜주에게 창피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애써 사무적인 말투로 혜주를 대하려 노력한다. "그슬림에 니 속옷은... 아무리 봐도 언발란스하잖아..." "아!..." "우선... 그 속옷은 벗어야겠다..." "..." "그리고 그 구두도...벗는게 좋을거 같아..." 의도대지 않는 상황에 가볍게 얘기한 나였지만... 정작 받아드리는 혜주는 곤욕스러운 듯 보인다. 애써 내 표정을 살피며 자신이 보기에도 튀는 하얀색의 수수한 속옷들은 나름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일명 속옷 전문 인터넷 쇼핑몰인데... "잠깐 나가 있을 테니까... 이거로 갈아입어..." 나는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팬티/브래지어라고 혜주가 매직으로 써놓은 상자에 손을 넣어 마찬가지로 검은색의 세트로 보이는 브래지어와 팬티가 들어있는 봉투를 꺼내 건네주곤 매장을 나가서 다시 한 번 담배를 입에 문다... 입사시험을 봤을 때에도 이렇게 떨리진 않았던 거 같은데... 담배를 물고 있는데. 매장 안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을 혜주의 고운 자태가 상상이 되며 나도 모르게 아랫도리가 불끈거리는걸 참고 있었다. 담배를 다 피고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혜주가... 슬림을 입고 있는데도 손으로 가슴과 사타구니를 가리고 있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어차피 익숙해져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혜주를 설치해놓은 간이 무대로 가라고 말을 하곤, 손을 내리라는 지시를 한다. 그런데 선뜻 가린 손을 치우지 않는다... "혜주야. 손으로 가리고 있으면 제품이 잘 안 나오잖아..." "..." "금방 끝나니까... 얼굴은 알아서 모자이크 해줄게. 너무 부끄러워하니까 일을 못하겠잖아." 내말에 혜주는 좀 더 망설이더니...끝내 망설이며 천천히 손을 내리기 시작했다. 앙증맞게 작은 유두가 슬림의 가슴 중앙에 각각 자리 잡고 돌출되어 있었다...브래지어를 착용한 게 분명했는데... 나는 애써 태연한 척 사진기를 챙기며 아까 건네준 속옷이 들어있는 봉투를 확인해본다... 오픈형 브래지어... 가슴만 아래에서 받쳐주는 유두아래까지 감싸는 형식의 너무도 야한 모양의 브래지어를 입고 있는 외국모델의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팬티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혜주를 쳐다보며 실크슬림으로 가려진 사타구니 쪽을 바라보게 된다... 분명히 사진 상에 외국인 배우가 입고 있는 팬티는 가운데가 쩍~~하고 벌어져 열린 일명 나비팬티라고도 인기를 끌었던 오픈형 레이스 팬티였다. 뒷모습은 끈으로 되어 있는 제품이다. 여기서... 그만 둔다면...정말로 긴장하고 있는 나였기에 사진기를 챙기며 혜주에게 등을 돌린 채 침을 조용히 삼켜본다. 그리고 이제는 준비된 사진기를 들고 혜주가 서 있는 벽으로 걸어갔다... 사진기를 통해 혜주의 모습을 바라본다. 고개를 숙여 긴 생머리가 얼굴을 가리고 있는 그리고 어느새 다시 손으로 가슴과 사타구니를 숨기고 있는 혜주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차마... 혜주에게 손을 치우라는 말을 하질 못하는 나다... 내가 사진기너머로 자신을 바라보며 셔터버튼을 누르지 않고 있자... 그제야 용기를 냈는지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본다. 앳된 화장기 없는 혜주의 얼굴이... 옷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기에 나는 사진기를 내리게 되었다. "아...안 찍어요?" "휴~~~..." "소...손... 내릴게요... 저 괜찮아요..." "괜찮기는... 손을 그렇게 떨고 있는데 지금 찍어봐야 꼭 유령 손처럼 나와서 엽기 사진되겠다..." "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본다... 자신이 떨고 있는지도 몰랐는지 사타구니를 가리고 있던 손을 올려 손을 부여잡는다... "혹시 남자랑 잠자리 해 본적 있니?" "...예???" 나도 모르게 이상한 말이 튀어나왔다. "아니... 너무 창피해 하는 거 같아서...남자 친구도 없어?" "이...있어요...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 "그럼 남자 친구 앞에서는 옷도 다 벗고 알몸으로 뒹굴 거 아니야!... 뭐가 그리 창피해 해?" 나도 모를 질투 섞인 투정이 나와 버렸다... 내심 남자친구가 없길 바랐는데... 이런 바람의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혜주를 더 몰아세우게 된다. 내가 혜주를 좋아한 다기보단... 저 아름다운 육체를 벌써 다른 놈이 취했다는 질투심에서 괜한 오기가 생겨버렸다. "남자친구랑 오래 사귀었으면 볼 거 다 봤겠네... 대담하게 좀 하자... 나도 피곤하다." "..." 내가 사진기를 들고 다시 혜주를 잡았을 때... 혜주는 입술을 깨물며...가슴을 가리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