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11살 차이 - 완. - 45편 (45/49)
=================== 정말로 생에 태어난 순간을 축복으로 여기며 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 사건이 있은 후... 혜주가 보미를 볼 때마다 붉어진 얼굴을 감추는 상황이 며칠 반복됐지만... 그 외로 근 5일이라는 시간동안 난 매일 혜주와 뜨거운 사랑을 수시로 나누며 이게 신혼생활이라는 현실감과 함께 최고의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회사-집-회사-집-어쩔 수 없는 매장...이라는 반복적인 시간조차 행복을 느낄 수 있던 건 역시 집안에 혜주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꿈같은 시간을 보내던 중 5일째 되는 날 변호사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먼저 동생들을 데려 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지도 못한 소식을 듣게 된 나다... 어느 정도 참작요인에 거기에 결정적인 구형사의 협력이 같은 직종의 증언이 도움이 많이 되어 친족우선권이라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동생들을 빼올 수 있을 거라는 내용이었다...거기에 이미 소장의 접수와 일사천리로 진행된 사건의 내용으로 미리 알게 된 혜주의 작은아빠가 무슨 짓을 벌일 지 모른다는 우리 측 변호사의 말이 먹혀 들어간 듯 보였다... 이 기쁜 소식을 한시라도 빨리 전하려는 난 5시에 조퇴를 하고 곧바로 집으로 향하게 된다... 혜주의 웃는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나도 모르게 계속 입가에 흐르는 웃음으로 침까지 흘리게 된다... 버스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날 미친놈 취급하건 말건 상관없었다... 꼭... 내 동생을 찾은 듯 가슴이 벅차올랐기에... 정말로 뛰는 가슴을 주체 못한 채... 버스에서 환호성까지 지르게 된다... 정말 미쳤었나 보다... 그렇게 버스에서 내린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혜주가 있는 집으로 무조건 달리기 시작하는데... 누군가 날 부른다... ...부를 이가 없는 길거리에서... 전혀 낯선 목소리가 날 부른다... "김민호씨!!" "..." 목소리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난... 서류가방을 돌고 있는 한 중년의 남자를 보게 되었다... 어디서 본 듯한... 모습에 발걸음을 멈추고... 아직도 입가에 번진 미소를 애써 숨기며 우선 인사부터 하게 된다... "아!... 결과가 좋으셨군요..." "예?? 그런데 누구?" "여기 의사요. 기억안나세요?" 남자가 가리킨 곳은...이층의 내과 병원이었다... 혜주와 근 일주일이 조금 넘었던...그 전에 왔었던... 그 병원이다... "아!...안녕하세요." "기분이 좋으신 거보니까... 결과가 좋으셨나봅니다... 정말 다행이네요..." "예?...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 "..." 얼굴이 서서히 굳어지는 의사를 보며 무엇인가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하게 된 나는... 어느새 얼굴에 담고 있던 미소를 잊으며 굳어진 의사의 얼굴을 살피며 다시 묻게 된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결과라뇨?" "문자 못 받으셨어요? 전화기가 계속 꺼져있어서 문자를 두통이나 보냈다고 하던데..." "..." 그제야... 그날 밤 빗물에 젖어 망가진 핸드폰을 생각하며... 이틀이란 시간동안 핸드폰 없이 지냈다는 걸 되새기게 된다... 특별히 불편함을 못 느낀 난...정말 행복한 혜주와의 시간을 보냈기에 그전에 왔었던 병원에 대한 기억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검사 결과를 전화로 준다는 말까지도 말이다... "무...뭐가 잘 못 됐나요?... 왜 전화를...아니... 문자라뇨?" "...우선 들어가시죠... 지금 막 세미나 다녀오는 길이라 병원 문이 닫혀 있으니 안에서 조용히 말씀 나누시죠..." "선생님!...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후..." "..." 잠시 내 얼굴을 바라보던 의사가...조용히 내게 말을 건넨다... "폐섬유화증이 의심되는 소견이 나왔습니다...정밀 검사를 거쳐봐야 알겠지만... 엑스레이 사진에서...별로 좋지 않은 상태로 보여서..." "..." "그래서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전화를 드렸었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 다음날도요... 문자로 확인까지 했는데...못 보셨나 보군요..." "...그게 뭐죠? 폐...섬,유...뭐요?" 너무도 낯선 단어에 난 우선 그 증상부터 궁금해진다... 아니... 꿈에도 이 단어가 그렇게 무서운건진도 모른 채... 병을 낳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되는지부터 묻게 된다... "약 먹어야 되나요?" "..." "혹시 수...수술을 해야 되요?" "..." "그...그럼요? 그 폐섬유...어쩌구가 뭐냐고요?!!" "...우선 큰 병원으로 가보시는게 좋을 거 같습니다... 정밀검진을 받아봐야 확실한 병명이 나오는 거고,,제가 소견서를 써 드릴..." "잠깐만요!...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지...이해가 잘 안가서 그래요... 수술하면 낳는 거죠?! 그렇죠 선생님!" "...우선 정밀 검진을..." "씨발! 그 검진이고 뭐고! 수술 받으면 낳는 거냐고 묻잖아!!... 낳을 수 있는걸 왜 그렇게 어렵게 검진만 자꾸 말하는 거냐고!!!" ",..." "..." 침묵으로 일관하는 의사에게 나도 모르게 욕을 하는데... 의사가 무슨 말이라도 해서 받아치길 바라는데... 의사는 내 얼굴을 보며 시선을 피한다... 아니... 내 눈에서 언제 어디서 시작했는지 모를 눈물을 보며 의사가 고개를 돌린다... 난... 의사의 팔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서...선생님... 죄...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흥분을 해서..." "..." "저...저기요... 암도 아니잖아요... 그냥 섬유...머시기라면서요... 그럼 수술 받으면 낳는 거죠? 수술만 받으면...다시 건강해 져서...선생님...제...제발... 말씀 좀..." "김민호씨... 이렇게 길거리에서 말하지 마시고... 우선 들어가시는 게..." 그제야... 내 주위에 나와 의사를 바라보며 여러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지금 내 시선엔... 오로지 의사의 입만 보였기에... 주위의 시선조차 의식할 여력이 없었다... 난 의사의 손을 여전히 잡은 채... 차마 발걸음을 옮길 수도... 땔 수도 없었다... 의사와 들어간 병실에서 알아보지도 못하는 영문으로 된 책들을 펴며 별세계의 단어로 내게 설명하는 의사의 말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오직... 큰 병원으로 가봐야 정확한 진단명이 나온다는 의사의 말과 함께... 소견서만 받아 들고 나오게 된다... 거기에 적혀 있는 흘겨 쓴 영문은... 아무리 대학까지 공부를 잘 한 나에게도 너무 낯설어 보였기에... 뜻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멍하니... 그저 멍하니 걸음을 옮긴다... 머릿속에는 혜주의 얼굴만이 생각났기에... 아무생각도 못하고 그저 걷기만 한다... 어느새 도착한 문 앞에서... 차마 벨을 누르지도... 번호키를 누르지도 못한 채... 가만히 문고리만 바라보게 된다...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린다... 그리고 해맑게 웃는 혜주가 날 반긴다... "역시!!~~ 뭔가 이상해서 무작정 열었는데...아저씬 왔으면 얼른 들어오지 않고 뭐해요? 근데 일찍 오셨네요?" "...으...응." "얼른 씻어요... 제가 맛 나는 저녁밥 차려드릴게요!... 오늘은 기대하시라! 혜주표 돈돈돈~~돈까스~~~~헤헤... 고기 다지느라 손 아팠단 말예요...얼른 씻어요.~" "...으...응..." 난... 욕실로 옷을 입은 채... 들어간다... 그리고... 멍하니 또 서 있다... 나도 모르게 또 흐르는 눈물에...아직 판명도 되지 않는 혜주의 병에...애써 불안감을 숨기며 흘리던 눈물을 혹여나 들킬까봐 샤워기를 튼다... 옷을 입고... 그대로 물줄기에 몸에 적시는데...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저씨?" "...으...응?? 왜?" "괜찮아요?" "...응...금방 나갈게..." "..." 혜주의 걱정에 대충 씻고... 알몸에 수건을 걸치고 문을 여는데... 문 앞에 혜주가 고이 접어놓은 팬티와 반바지...그리고 러닝셔츠가 보인다... 입고 나왔을 땐... 이미 상까지 다 차려놓고 날 기다리는 혜주다... 노릿하게 잘 익은 돈까스에서 풍기는 맛있는 냄새도... 그리고 날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는 혜주도... 도저히 시선을 맞출 수 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혜주가 내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회사에서 안 좋은 일 있었어요?" "...아니." "그럼?,,,혹시 제 일이에요?" ",응??" "동생들 일 잘못 됐대요?" "아...아냐... 아!... 동생들 먼저 데려올 수 있을 거 같다고..." "예?!!!! 어...어떻게요?" "일이 잘 된 거 같아..." "정말요?" "응..." "정말이에요? 정말로 동생들 먼저 데려 올 수 있데요? 아직 재판 같은 것도 안했는데?" "응..." "진짜죠?" "그렇다니까...나 못 믿어?" "미...믿어요... 정말로 꿈같아서 그렇죠...어떡하지...음... 동생들 오면...아! 아직 옆방 아무것도 안 해놨는데..." "혜주야..." "응??" 차마... 병원 얘길 꺼낼 수 가 없다... 지금 혜주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벅차오르는 가슴에 안절부절 못하고 앉아 있었기에... 난 눈물을 속으로 삭히며 찢어지는 가슴으로 어렵게 말을 꺼냈다... "내일 아침에 병원에 가서 친자 검사부터 받아야 된데..." "예??" "원래 법이 그렇다네... 검진 받고 친자 확인해야... 하루라도 빨리 데려 올 수 있다고..." "그래요?...그 검사만 하면 되는 거예요?" "으...응..." "...고마워요... 아저씨 정말 고마워요..." "..." 혜주는 힘을 비축하는 듯 연신 고맙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돈까스를 먹기 시작한다... 연신 칼질을 하며... 그리고 내 것도 칼질을 다 해주며... 혜주는 정말로 맛있게 돈까스를 먹고 있었다... 나도 먹는다... 혜주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눈물을 삼키며... 돈까스를 우걱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만은 혜주를 안을 수 없었다... 며칠 동안의 내 행동으로 의례 혜주가 침대에 누워 기쁜 마음을 표현하려 했지만... 너무 힘들다며 난 혜주를 안고 그대로 눕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보다 혜주가 더 서두른다... 친자확인에 필요한 검사라는 내 말을 그대로 믿은 혜주는...한시라도 빨리 그 검사를 받고 동생들을 데려오려는 듯 일어나자마자 간단하게 밥을 차려주곤 설거지도 미룬 채... 나와 함께 병원으로 가게 된다... 친자검사는 큰 병원에서만 가능하다는 말에 또 그대로 받아들인 혜주가 연신 내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고,,, 난 더 죄스럽게 혜주의 손을 쥐고 있는다. 한참을 아무 말도 못한 채... 혜주와 병원으로 들어간 나는... 이미 동네 의사가 약속 잡아놓은 전문의와 간단히 인사를 하고... 익숙한 듯 혜주의 검사를 시작한다. 엑스레이와 CT, 피검사... 이름도 생소한 동맥혈 가스분석 검사 그리고 소변검사까지... 거기에 폐활량검사를 한 혜주는 약간은 의외인 듯 한 얼굴로 날 바라봤지만... 애써 미소 짓는 내 얼굴에 묵묵히...그리고 열심히 검사를 받는다... 모든 검사가 끝나고 혜주와 병원을 나선 난 미소 지으며 헤어지는 혜주를 뒤로하고 서둘러 다시 병원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전문의의 방안으로 들어가 숨을 고르며 무작정 의자에 앉는다... 약간 당황한 의사가... 날 보며 물 한잔을 건넸다... "결과는요?... 금방 나온다고 하던데요..." "아직...피검사하고 이것저것 부수적인 검사가 결과가 안 나와서요...그게 나와..." "CT는 바로 나온다는 건 저도 압니다!. 그러니까...우리 혜주요... 우리 혜주가 아픈 거예요?" "...남편이시죠?" "예... 하나밖에 없는 남편입니다...그러니까...아프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수술을 꼭 해야 되나요?" '..." "선생님!..." "예상대로... 폐섬유화증 같습니다..." "폐...폐 섬유화증이 뭐죠?" "그러니까...간단히 말해 폐가 굳어져서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겁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찾질 못했지만... 석면이나...결합조직 질환, 바이러스 감염, 약물, 유전적 돌연변이 등... 여러 가지 일수가 있다고만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낳을 수 있다는 거죠?" "그게..." "..." "사실 그다지 희망적이진 않습니다... 92년부터 폐이식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그 생존률도..." "자...잠깐만요..." 머리가 어지럽다... 아니... 깨질 듯 한 두통이 밀려온다...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이 의사선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기에...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가만히 진정하려 노력해보지만... 떨리는 손을 주먹조차 쥐지 못한 채...다시 고개를 들어 의사를 바라본다... "이...이식이라뇨... 폐도 이식을 할 수 있다는 건가요? 그럼... 우리 혜주는 이식이 아니면 살수가 없다는 말인가요?" "지금...상황은 그렇게 보입니다...CT상으로는 길어도 9개월 정도면 완전히 섬유 화되어서 더 이상 폐기능을 못할 걸로 보입니다...이것도 확실한건 아니라서..." "그게 무슨 말입니까!...의사잖아요! 의사면 사람을 고치는 게 일인데...9개월 후에 폐가 정지하는데... 그것도 잘 모르겠다니!!!" "...죄송합니다." "선생님이 뭐가 죄송한데요...선생님이 우리 혜주 아프게 했습니까?!!" "..." "그런데 왜 죄송해요!... 예?!!!" "...이 폐섬유화증이란게... 아직 명백히..."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요... 이제 겨우 동생들 만날 수 있는데... 우리 혜주 얼마나 고생했는데...갑자기 무슨 말도 안 되는 병이 걸렸다고...거짓말이죠?!!" "..." "선생님... 예?!! 뭔가 잘못된 겁니다... 지금...지금 이 사진이 잘못되지 않고서야 우리 혜주가 아플 리가 없어요... 그동안 기침..." "...사실 폐라는 기관이 제 기능을 할 수만 있다면 크게 표면으로 나타나는 기관이 아니라서...이정도면 전조 증상은 나타났을 텐데요..." "...아니에요... 우리 혜주 안 아파요... 지금도 씩씩하게 자기 동생들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학교로 걸어갔단 말이에요...그런데 왜 아파요..." "우선 진정하시고..." "그놈의 진정은!!...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혜주가 아프다는데..." "..." "..." 고개를 숙인 채... 의자에 힘없이 앉아 있는다... 신이 있다면...그리고 신의 장난이라면 이건 너무도 가혹하고 잔인하다... 이제야 행복을 알아가는 아이한테... 생명을 내 놓으라는 신이란 존재에... 난 증오마저 느끼게 된다... 혜주는...신에겐 너무 어울리지 않는 아이다... 신이 고생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면... 이렇게 이런 말도 안 되는 병을 줄 리가 없었다... 겨우...생각을...아니 생각도 정리하지 못하던 나는... 우선 살려야 한다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잠깐만요... 그럼 폐 이식을 하면 된다고요?" "지금은 그것밖에는..." "그럼 제 폐를 꺼내세요..." "..." "폐가 두개죠? 하나 뺀다고 안 죽을거 아니에요!!...혹시 두개다 이식해야 되나요?" "...남편분... 이성을 차리시고..." "지금 지극히 이성적입니다... 하나가 안 되면... 두개다 꺼내 가면 되잖아요...전 상관없어요...어차피 혜주 때문에 한번 버리려고 했던 목숨인데... 아마도 이러려고 살려 놓으신가봐요. 그러니까... 제 폐를..." "김민호씨!... 그게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닙니다... 적합인증도 받아야 되고... 그리고 아직 생체이식 자체의 위험도가 커서 뇌사자의 이식만 이뤄지고 있는 상태이고요. 그런 상황인데 누가 함부로 생체 이식을 하겠습니까..." "...제가 준다잖아요... 제가 동의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김민호씨..." "왜요? 겁나세요? 아직 한 번도 시행된 이식이 아니라서 혹시 경력에 흠집이라도 날까봐 겁이라도 나시는 겁니까? 그럼 각서라도 쓸까요? 제가..." "겁납니다!" "제...예?..." "아직 국내에서 한 번도 시행된 적 없는 진료행위를 할 만큼 저명한 학자도 없을 뿐더러...제공자의 생명까지도 위험한 행위를 의료자로서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생체이식 성공률은 2%도 안됩니다... 김민호씨... 아직 시간이 조금 있으니까... 이식 대상자에 이름 올리고 기다려보시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겁니다... 그러니까... 우선 한시라도 장혜주씨를 입원시켜서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는 걸 아셔야죠... 보호자분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나오시면...환자분이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혜주가 환자군요..." "..." "이미... 당신한테는 환자가 되어버렸네요..." "김민호씨..." "알겠습니다...오늘이라도 입원시켜야...그나마 살 확률이 높아지겠죠...알겠습니다..." 말을 끝내고...난 힘없이 의사의 방에서 걸어 나온다...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이...그저 멍하니... 문을 열고 나오게 된다... 문을 열고 발걸음을 옮기는데... 문 바로 옆 벽에 익숙한 시선을 느끼게 된다... 혜주다... 혜주가 손으로 입을 막은 채...눈물도 흘리지 않고 그렇게 벽에 기대고 있다... "혜...혜주야..." "..." "혜주야... 여긴 어떻게 왔어...아! 난 아까 지갑을 놔두고 와서..." "가는데...아저씨가 갑자기 병원으로 뛰어가셔서...그...그랬구나...아...나도 얼른 학교 가야지...깜빡했어요..." 떨리는 손을 겨우 입에서 땐 혜주가 비틀거리며 날 지나간다... 어디서부터 들었는지...아니... 혜주의 행동은 이미 전부 알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난 날 스쳐지나가는 혜주의 손을 잡았다... 비틀거려서도 그랬지만...혜주가 지금 어딜 가는지 걱정이 되어... 꼭 사라질거 같다는 느낌에 무조건 손을 잡게 되었다... "혜주야...우선..." "아저씨..." "으.응?" "제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 "...뭔데?" "우리... 혼인신고 취소해요..." "무,,뭐??!" "..." "그게 무슨 말이야?!" "사실 저번에 알아봤는데... 15일 이내는 취소 된데요...그러니까... 우리 혼인신고..." "그게 무슨 말이냐고!! 다시 한 번 말해봐!!" "무...무섭게 왜 소리 질러요!." "...지금 소리 안 지르게 됐어!! 다시 한 번 말해봐! 뭐? 혼인취소!!" "..."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혜주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내 버럭 거리는 야단이 아닌... "그...그럼 어떡해요...나 죽는다잖아요...죽는데... 죽으면서까지 아저씨한테 피해주고 가란 말예요?!!" "...그게 왜 피해야... 네가 날 자의로 떠나는 것도 아닌데... 그게 왜 피해냐고 바보야!!" "바보니까요!...아저씨가 매일 말하잖아요... 바보라고...그러니까..." "이 바보야!!" "놔!! 놔요!! 놓으란 말야!!" 난 혜주를 안는다. "..." "울지 마! 살 수 있는데...네가 왜 죽어!" 혜주는 내 품에 안겨서 울면서도 계속 떨어지려 발버둥을 친다... 정말로... 날 떠나려는 듯... 처음처럼... 내게 아무 예고도 없이 다가오고선... 또 아무 예고 없이 떠나려 한다... 그렇게 놔줄 순 없다... 난 혜주를 사랑한다... 아니 이제는 사랑이라는 단어조차 혜주에게 느끼는 감정을 그런 누구나 쓰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혜주를 사랑한다... 그렇기에... 안는다... 혜주가 도망가지 못하게 더 세게 안았다... 결국 바동거리는 혜주는 내게 안긴 채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한참을 울고... 또 울었다... 밖의 소란에 나온 의사가... 나와 혜주를 이끌고 진료실이 아닌 상담실로 안내를 한다... 이미 알아버린 혜주에 대한 작은 배려인 듯 보인다... 그렇게... 혜주는 바로 입원을 하게 된다... 이미 한 검사로 특별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잠시 동안의 입원은 불가피하다는 의사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입원을 하게 되었다... 조금만 더 있다가 집에서 외래로 통근치료를 약속하는 의사였기에... 혜주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잠시 동안의 입원이라는 말에... 난 혜주를 위해 일인실로 병실을 잡았다... 최소한 내가 혜주와 같이 있기에 불편함이 없으려면 여자가 가득한 병실보다는 그리고 같은 환자들이 득실거릴 병실은 아니어야 된다는 생각에 혜주의 만류에도 일 인실을 고집해 무작정 짐을 들고 올라가 버렸다... 몇 시간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지도 모른 우리는 멍하니 한 침대에 누워 창문을 바라본다... 실감이 나질 않는지... 혜주는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있다... "아저씨..." "응?" "아무리 생각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