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성인소설) 11살 차이 - 완. - 35편 (35/49)

2026-10-05 16:59:03 조회 8
아니면 달리 다른 남자라도... 운전을 하며 이내 머릴 젓는다... 혜주가 날 속이고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다른 남자를 만날 리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핸드폰 너머의 혜주 목소리에 집중을 한다. [화...나셨어요?] "알았어...충남터미널로 가면 되는 거지?" [수...원 역이요...] "응? 수원역??? 갑자기 무슨 수원역이야?" [지금 30분정도면 수원역에 도착할거 같아요...도착해서 전화주세요.] "갑자기 무슨 수원역이냐고?!!" [화...화 안내신다면서...요...] "...후~~~ 알았어...그럼 우선 만나서 얘기하자..." 다행히 길을 잘 몰라 무작정 들어선 경부고속도로의 초입에서 나는 그대로 가면 수원이 나온다는걸 알았기에 액셀을 밟게 되었다. 하지만 이내 밀려드는 차들로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 마음은 이미 수원에 도착하고도 남았는데... 경부고속도로의 톨게이트가 아직도 몇Km나 남았는지 표지판도 보이질 않는 지점에서 수많은 차들에 차가 멈춰 움직이질 않는다... 오늘은 금요일에 초여름이라는 걸 알게 되서야...차가 아닌 기차를 택할 거라는 아쉬운 생각을 해보지만...만약 그랬다면 지금쯤 나는 충남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초조하게 앞차의 뒤 꼭무니만 쳐다보게 된다... 창문을 열고 담배에 연신 불을 붙이게 되는 난 한참을 여러 가지 잡생각으로 이제는 머리까지 아파온다. 갑자기 수원이라는 혜주의 말에 수원에 도대체 혜주와 관련된 누가 있기에 이런 비밀스러운 만남을 하는 것인지 유추해보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과 추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답을 얻을 수 없는 나였다. 끝내 엄청나게 밀리는 차들 사이에서 다시 핸드폰을 들어 수이에게 전화를 건다. 수이라면...나보다 혜주와 낮 동안 시간을 많이 보냈으니...혜주의 비밀에 대해서 혹시나 알고 있지는 않은까해서 말이다... "나야. 수이야." [...지금 강의시간이에요. 30분후에...뚜~~뚜~~~] 끊어진 전화기를 거칠게 옆 좌석에 던지는 나다... 꼬이려면 전부 틀어진다고 하더니... 계속해서 움직일 줄을 모르는 차들 사이를 열려있는 창문으로 머리까지 내밀어 정체가 시작되어지는 보이지 않는 시작점을 향해 시선을 옮겨본다. 아무리 봐도...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선 차들은... 내 답답한 가슴 조임을 알아주지도 않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담배를 입에 물고 시계를 본다...이미 5시가 훌쩍 넘어 23분을 가리키고 있다... 혜주는 벌써 도착했을 텐데... 핸드폰이 울린다... 수이다. 30분후에나 통화가 가능할거라던 혜주가 10분도 지나지 않아 고맙게 전화를 걸어준다... "여보세요." [교수님이 생각보다 일찍 끝내주셨네요...왜요?] "수이야... 혹시 수원에 혜주 아는 사람 있니?" [수원이요?...수원에는 아무도 없는 걸로 아는데...] "그래?... 그런데 왜 갑자기 왜 수원을 간 거지?..." [혜주가요?? 글쎄요... 전화해서 함 물어볼게요...] "아. 아니야... 지금 가고 있으니까..." [어딜요? 수원을요??] "응..." [허~~ 아저씨 의처증이에요? 지금 혜주 수원 간다고 거길 쫓아가는 거예요? 일도 때려치우고??] "아...아니야... 충남에 동생들 만나러 간다고 했는데... 갑자기 수원이라고 하니까 걱정이 되서 그렇지..." [동생들...아!~~~...그렇지 않아도 동생들 만나고 누구더라...] "응??!! 누구?" [몰라요...자세히 말은 안하던데 중요한 사람 만난다고만...] "안 물어봤어? 중요한 사람이라고 하는데도?..." [혜주 잘 알잖아요...그 계집애가 한번 마음먹으면 아무도 못 말린다는 거... 갔다 와서 자세히 말해준다고 했으니까...그런가보다 했죠...근데 그게 수원인줄은 정말 몰랐죠...] 중요한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지...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혜주와 관련 되어 있는 중요한 사람은 동생과...동미장...그리고 수이 이외에는 떠오르지 않는 나였다... 통화를 끊고 한참을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며 차를 운전하던 나는 겨우 톨게이트를 볼 수 있었고, 톨게이트를 지난 차는 그나마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시계는 6시를 지났고,, 조급한 마음과 달리 이제 막 속도를 내고 있는 자동차였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겨우... 차가 수원역 근처에 도착했을 때...핸드폰을 들어 단축번호 1을 길게 누른다. [도착하셨어요?...여...여보...] "여보?,...앞에 누구 있니?" [예...] "어디야..." [여기 수원역 삼거리에 다방이요...] "다방???" [예...] "알았어... 거의 도착했으니까... 금방 갈게..." [예...] 혜주가 날 부르는 호칭은 '여보'라는 단어와 함께 목소리도 약간 떨리고 있다는 걸 느낀 나는 상황의 심각함과 그 중요한 사람에 대한 의구심과 조바심으로 차를 급하게 삼거리를 향하던 나는 마땅히 주차장을 못 찾고 인도에 차를 주차하게 만든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나는 금세 혜주가 말한 다방이라는 곳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계단을 올라 이층의 다방으로 들어가 테이블들을 살피던 중 창가의 저녁노을이 마지막 끝자락을 잡고 늘어지며 혜주의 얼굴을 비추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긴장이 확연히 들어차있는 얼굴로 곱게 앉아 있던 혜주가 두리번거리던 날 발견하곤 손을 들어 반긴다. 난 혜주를 발견하곤 미소를 지으며 바로 혜주 앞에 앉아 있는 어딘지 낯설지 않은 뒷모습의 남자에 시선을 둔다... 혜주는 뭐가 창피한지 홍조 띤 얼굴을 하고는 나에게 반가운 인사를 했고, 그 행동에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남자는... 내 형이다. 앞서도 말을 했지만... 나이차가 많이 나고...내 전의 무기력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생활에 비해 너무도 잘 풀린 케이스의 운만 믿고 산다며 날 못마땅해 하는 형님이었고 그래서 나도 별로 연락을 하지 않는 형님이었기에 지금 혜주의 앞에 앉아 있는 내 형님이 너무도 낯설게 보였다. 지금 형님을 만나기 전까진... 수원에 형님이 산다는 사실까지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연락을 하도 안한 원인도 있었지만... 전혀 예상 못한 형님의 출연에 정작 정말로 당황하게 되는 나였다. "왔냐..." "...예." 혜주의 옆에 앉아 형님을 마주 바라보게 된 난 형님의 인사에 어색하게 답인사를 한다.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졌고 이 어색함이 신기하고 웃긴지... 혜주가 긴장서린 얼굴에서 웃음을 짓는다... "아저...아니...여보는 왜... 어색해해요? 형님이신데..." "..." "..." "크크크크...이상해요 두 분..." "그런 넌... 갑자기 왜 형님을 만난 건데?" "왜요? 제가 아주버님 만나면 안 돼요?" "아...아주버..." "아니에요?" "..." "하하하하하하하하... 이런 애교 많은 어린 제수씨를 맞이할 줄...전혀 예상도 못해서 조금은 당황스럽네..." "...애교가...많긴 하죠..." "아주버님... 저 그렇게 안 어려요..." "몇 살인데요?" '스물둘이요..." "스물둘? 허~~... 민호야... 넌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냐?" "예?...무슨 짓이라뇨..." "그렇지 않고선 이렇게 어린 신부를 여태껏 숨기고 연락도 없을 수 있냔 말이다." "그래도...오랜만에 만나서 동생한테 무슨 짓이라니..." "하하하...오랜만인건 알고? 어쩜 그러냐...연락도 없고..." "...그런데 넌 어떻게 내 형님을 알고 만난거야?" "...제 방...아니 아저씨 방에 있던 서랍을 정리하다가 서류들 봤어요..." "서류?..." 문득 생각난...내 어머니에 대한 형님의 편지가 떠올랐다...그 편지와 함께 동봉되어 있는 서류를 떠올린 나는... 너무 안일하게 보관했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 신경도 안 썼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날 버리고...우리 가족을 버리고 간 어머니를 굳이 다시 찾아 연락이라도 해보라는 형님의 말에 콧방귀도 끼지 않는 나였고,, 이미 연락을 하고 있는 듯 보인 형님을 이해조차 할 수 없는 나였다... "너 누가 마음대로 남의 물건 뒤지라고 했어!!!!!!!!" 형님이 옆에 계신대도...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내 큰 고함소리에 다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우리 테이블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놀란 형님과 그보다 더 크게 놀란 혜주가 눈이 크게 동그랗게 변해선 어버버 입을 벌린 채 날 쳐다본다. 그리고... 혜주의 눈에 맺히는 눈물은 정말로 내 고함에 혜주가 놀랐다는 걸 알 수 있다. "민호야!..." "..." "제수씨가 얼마나 마음이 곱냐... 어린데도 생각이 이렇게 깊은 줄은 몇 번 통화하면서 알고 있었지만 막상 만나보니 훨씬 착하고 심성이 고운데...다 너 생각해서 그런 건데 왜 소리를 지르냐." "형님은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민호야..." "혜주...넌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냐고..." "민호야... 이제 그만 잊고 용서할 때도 안됐냐...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어머니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는데..." "누가 신경이나 쓴답니까?!... 그럴 고생할 정도면 애초 우릴 버리지 말았어야죠!... 남자가 아무리 좋다고..." "민호야!!!" 이번에는 형님이 큰소리를 낸다... 내 말이 좀 심하긴 했지만... 천상 선비 같은 형님이 소리를 지르자 오히려 오기가 생기는 나다. "일어나!... 집에 가자." "아저씨..." "일어나라고!... 그리고 형님도 이런 일로 우리 혜주 만나지 마세요...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 "..." 나는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먼저 다방에서 나왔다...건물을 빠져나온 난...양복안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문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혜주 행동은 너무 나댔다는 생각을 하며 혜주가 내려오길 기다린다... 오늘따라 담배가 왜 이리 쓴지... 한 개비를 거의 다 피는 대도 혜주가 내려오질 않는다. 내 고함소리에 겁을 먹었을까?...기다려도 혜주가 내려오질 않는다. 다시 올라가지도 못한 채... 담배를 한 개비 더 입에 물었을 때... 힘없이 계단을 내려오는 혜주의 모습에 미안함을 느끼게 되지만... 이런 개인의 비밀까지도 마음대로 행동한 혜주라는 생각에 애써 굳은 표정을 다잡게 된다. 입구에서 내 눈치를 보며 잠시 머뭇거리듯 서 있는 혜주는 내게 선뜻 다가오질 못한다... "가자고..." "..." "왜! 또 무슨 일이 남았어?!" "..." "...알았으니까... 가자..." "...화내지 말아요..." "..." 머뭇거리며 혜주가 고개를 숙인 채 중얼거린다... "...알았으니까... 가자..." "..." "왜?!" "아...아주버님이 아직..." "뭘 기다려... 됐어." "어떻게 그래요..." "..." 형님의 다리가 보인다. 계단을 내려온 형님은 혜주의 어깨를 토닥인다... 왜 혜주를 위로하듯 어깨를 토닥이는지 이해하지 못한 나는 형님인데도... 경계를 하며 쳐다보게 되었다. "참나... 잘하면 한대 치겠다..." "..." "진정 좀 하고... 넌 왜 평소에는 순딩이면서 어머니 얘기만 나오면..." "그만하세요..." "... 알았다... 그럼 이왕 온 김에 자고가라...울 제수씨도 더 보고 싶고 얘기도 나누고 싶구만..." "아니요... 몰고 온 차가 렌터카라서 올라가야 합니다." "...허어...민호야, 어머니 얘기 안 할 테니까... 그만 속 좀 풀고... 니 형수가 네 걱정 얼마나 하는지 알고 있잖아...이렇게 예쁜 색시를 맞았으면 인사라도 하고 가는 게 도리지...네 형수가 널 얼마나 챙겼냐..." "..." "제수씨 내일 학교 안가죠? 토요일인데." ".예..." "너도 출근 안하지?!...그럼 우리 집으로 가자." "아닙니다... 오늘 저녁에 저희 매장에 알바하고 약속이 있어서요..." "야! 민호야... 너 또 올라가면 연락도 안할게 뻔한데... 이렇게 내가 널 보낼 수 있겠냐?! 그리고 제수씨 감기 걸린 거 안보여? 지금 열도 나는데!..." "..." 그제야 난 혜주의 얼굴을 자세히 보게 된다. 형님의 말대로 혜주의 얼굴은 이제는 코까지 조금 빨개진 채 얼굴 전체가 약간의 홍조를 띠고 있었다. 처음 봤을 때 띤 홍조가 이 감기 때문이란 걸 알게 된 나다. 혜주에게 다가가 이마에 손을 대는데 생각보다 뜨거운 열기에 흠칫 놀라게 되었고...손을 땠을 때... 손바닥엔 식은땀까지 묻어 있었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차에 형님과 혜주를 태우고, 형님의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날 반갑게 맞이해주는... 형수의 얼굴은 마지막으로 본 (4년인지...5년 전인지 잘 생각은 나질 않지만...) 그때와는 많이 달라보였다. 살도 좀 붙었고, 거기에 얼굴에 주름도... 형님의 나이는 39이다... 나보다도 6살이나 많은 터울이 많은 형제인데...거기에 형수는 형님보다도 3살이나 많은 연상이니 벌써 42살이다... 20대에 사고를 쳐서 결혼한 형님은 차라리 잘됐다며 일찌감치 가족을 이루고 지금은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부모가 되어보니... 아무리 못난 부모도 부모라는 형님의 생각에 도저히 동의를 못하는 나와는 거의 연락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정말로 반갑게 내게 인사를 나눈 형수는 오랜만에 만난 나보다도 혜주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며 더 챙긴다. 잠시 어색한 인사시간을 갖은 우리는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부엌으로 가는 형수를 도와준다며 쫓아간 혜주였지만 이내 홍조띤 얼굴의 혜주를 주방에서 쫓아낸 형수였다. 생각보다도 많은 열이 난다는 걱정에 나는 형수에게 온도계를 부탁해 혜주의 입에 물렸다... 열이 38도를 훌쩍 넘어...38.5도를 넘기고 있었다... 결국 형님의 강제적인 권유로 혜주는 한 달 전에 군대에 들어간 우리 장남의 방에 있는 싱글침대에 눕게 되었다... 형님이 자리를 비워 주었고,, 나는 감기약과 함께 해열제를 먹고 있는 혜주의 옆에 앉아 준비해준 물수건을 손으로 적당히 짜며 앉는다... "죄...죄송해요..." "..." "아저씨..." "뭘 죄송한데?" "..." "죄송하긴 하냐? 일은 일대로 다 벌려놓고는,...근데 왜 감기에 걸리고 난리야...생전 아프지도 않더만..." "큭... 전 사람 아닌가... 요즘 아저씨가 넘 잘해줘서 몸이 헤이해졌나봐요..." "...아프지마..." "약 먹었으니까... 괜찮아 질 거예요." "열이 안 내린다... 병원에 갈까?" "풋...큭큭...아저씨... 약 먹은 지 5분도 안 지났거든요..." "..." "화... 많이 났어요?" "...응!..." "..." "왜 남의 물건을 뒤지냐?!" "...남...이였어요?" "...아무리 부부라도 프라이버시란 게 있는 거야..." "전... 그런 거 몰라요..." "..." "부부면... 서로에 대해서 다 알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런 게 어디 있냐? 그럼 무슨 재미로 살아?!...알아가면서 알콩달콩하게 사는 거지... 너무 빨리 알아버리면 권태기도 일찍 온다더라." "...아저씨는 우리도 권태기 올 거 같아요?" "그. 그건 아니지만..." "음~~ 아저씨도 난중에 바람피우겠구나..." "참나... 지금 그게 문제냐?!...왜 삼천포로 빠져?!" "...아직도 화낸...다..." "..." "도저히 용서가 안 돼요?" "...그럼...난 솔직히 형님을 이해 못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용서를 할 수 있는 건지..." "아빠잖아요...아주버님은 이제 부모잖아요..." "..." 부모라는 혜주의 말에 난 잠시 말을 잇질 못한다... 문득 나와 혜주가 앞으로 꾸려갈 가정을 생각해봤고, 거기에 우리의 아이가 생긴다면...만약 아이를 키우다보면 사랑에 굶주려 가정을 버린 어머니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역시 용서라는 단어가 떠오르질 않는다... "비록 아저씨를 버린 엄마라고 하지만...그래도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엄마신데..." "혜주야...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용납이 안되는 게 있다는 걸 왜 모르니?" "우리... 사랑하는 사이 맞아요?" "...뭐?" "아저씬... 단 한 번도 저한테 얘기 안 해줬잖아요..." "내...내가?" "..." "꼭 말로 해야 아냐? 내가 얼마나 널...하옇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또!... 용기가 없어...그리고... 왜 담배 폈어요?!!" "으.응??..." 얼굴에 홍조를 띤 채 혜주가 골을 낸다... 많이 힘들어 보이는 얼굴로 혜주가 내게 애교와 투정을 섞어 골을 내고 있다... "안되겠다... 병원에 가자!... 열이 내리긴 커녕 더 오르는 거 같아..." "아니에요... 아까보단 덜 아파요..." "혜주야..." "음~~ 그것보다 아저씨..." "응?" "저 좀 안아주세요..." "뭐??" "옆에 누워서 팔베개 해달라고요..." "갑자기 무슨..." "그러니까요... 한번만 해줘요... 아프니까 괜히 서러워서 그래요..." "참나..." 혜주의 애교 섞인 목소리에 난 마지못해(?) 작은 싱글 침대에 눕는다...그리고 혜주의 머리 밑에 손을 밀어 넣어 팔베개를 해준다. 내 팔에 느껴지는 혜주의 목덜미에는 많은 양의 땀이 젖어 있었다... 몸에서 열을 내고 있는 건 병균들과 싸움을 하고 있다는 걸로 알고 있다... 지금 몸이 많이 힘들긴 한가 보다. "좋~~다..." "...정말 괜찮아? 너 지금 땀도 많이 나..." "큭... 저요... 열 39도 넘게 나도 고층빌딩에서 도배 보조했다니까요... 이정도 열은 암것도 아녜요..." "..." "음~~~ 아저씬 담배냄새가 은은할 때가 아저씨 다와서 더 좋기도 한데...그래도 몸에 안 좋으니까 끊어야 되요..." "...알았어..." "그리고... 한번만 만나요... 같이 만나요..." "응?" "아저씨 엄마요..." "너!..." 몸을 세우려하는데... 혜주가 머리에 힘을 주며 내 품에 안기듯 기댄다... 애를 쓰며 날 붙잡으려는 듯 혜주가 낑낑대며 내게 안긴 것이다... 상체를 일으키려던 나는 혜주가 걱정이 되어 체념하고 다시 눕게 된다... "휴~...힘도 없구먼...어딜 도망갈라고..." "참나..." "저... 이제 아저씨 못 놔드려요!!" "...누가 놓으래?" "진짜에요...낮에 동생들한테도 다 얘기했어요. 동생들하고 얼마나 울었는지...너무 울었더니 그동안 충전해둔 힘이 다 풀려서 감기 걸렸나봐요..." "혜주야..." "제가 동생들한테 사진 보여줬거든요!! 그랬더니... 아저씨 잘 생겼다고 울 막내가...큭큭." "..." "둘째는... 저보고 갑자기 무슨 결혼이냐고 막 뭐라고 했지만...제가 행복한 미소 보여줬더니... 뭐라고 하다가 결국 자기한테 꼭 인사시키라고... 만날 어린 줄로만 알았더니... 어느새 다 컸더라고요..." "넌 어린애 아니고?" "큭큭... 그런가?...그런 것보다...둘이서 고생을 많이 했는지... 얼굴이 너무 아위였던데... 끝까지 눈물 안보이려고 아저씨 생각만 한 거 알아요?" "..." "막내는 눈치 못 챘는데... 둘째 기훈이가...내 눈 보면서 인상 쓰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고것이 이제 좀 컸다나...누나 걱정까지 하고...아마... 작은아빠가 나쁜 얘길 했나봐요... 둘째가 자기들 버린거 아니냐고... 계속 물어봤어요...절대 안 믿었다고... 작은아빠하고 무슨일이 생긴거 같아서 많이 걱정했다고...저.정말...너무 불쌍해요...동생들이 불쌍해서 정말로 아저씨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저한테는 아저씨가 있는데...울 동생들은 아무도 없잖아요... " 혜주의 목소리는 힘에 겨운지 조금씩 숨을 몰아쉬며 조곤조곤 내 귀에 속삭이듯 중얼거리고 있다. 아마도 잠이 들려는지...내 팔에 전해지는 혜주의 머리무게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약기운과 아주 조금씩 내려가는 열에 몸이 이제야 지쳤다는 걸 알았나 보다...눈가에 고인 눈물을 내 옷에 훔치며 애써 감정을 추스리는 혜주는 다시 조용히 중얼거린다... 혜주의 중얼거림은 끝날 줄 모르고 계속 이어진다. "제가... 기훈 이한테 아저씨 멋진 모습 얘기 했더니... 꼭 보고 싶다고..." "보면 돼지... 뭐가 문제야?!" "글쵸... 보면 되죠... 빨리 보여주고 안심시켜야지... 그 작은 것들이 지 누나라고 제 걱정을 얼마나 하던지...풋~...아저씨 꼭 제가 보살핌을 받는 기분 알아요?" "..." "많이 컸어요...정말로...겨우 몇 개월 만에 본건데...에휴... 작은아빠한테 저 때문에 많이 괴롭힘을 당하는 게 분명한데... 내색도 안하고..." "이제 데려올 텐데... 무슨 걱정이야?" "글쵸?...데려올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