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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하북팽가 - 백상 - 9편 (9/47)

2026-09-12 22:37:27 조회 16
일층에 서 이층으로 올라와서 마악 바라보이는 입구쪽에 있는 탁자에 지금 새 로 세명의 사내들이 들어앉아 있었다. 청포사내들. 그들은 보기에도 하나같이 체격이 크고 안면이 험상궂 으며 눈빛이 사납게 빛나고 있었느ㄴ, 그들 가운데에서 한명의 사내가 연신 큰소리를 치며 탁자를 부서져라 내리치고 있었다. 실내의 사람들 은 대부분이 그들을 보고 가볍게 인상을 지푸렸고, 보다 못한 한 명의 점원이 천천히 그들의 앞으로 다가갔다. '형님,....저어, 여기서 이렇게 큰소리를 내시면 안됩니다.' 알고보니 그 사내들과 점원들은 다소간의 안면이 있는 모양이었다. 사내들의 행패가 심해도 그들을 대하는 점원들의 태도는 대단히 조심 스럽고 공손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그 사내의 태도는 그럴수 록 더욱 더 난폭해지기만 하는 것 같았다. '아니, 뭐라구? 네놈들까지 감히 이 주나으리를 업신여기려고 들어! 나더러 시끄럽게 떠들지 말라구? 아니 이거 내가 며칠동안 와 보지 ㅇ 았더니 내가 아주 바지저고리로 보이는 모양이지?' 그 점원은 가운데에 앉은 그 사내의 말에 매우 난색을 하며 허리를 연신 굽신거렸다. '아이구, 무슨 그런 말씀을 다 하십니까? 저희들이야 본래 형님들이 보살펴주시는 것으로 일허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저어.... 이것은 저희 장방께서 형님께 들라고 하신 것입니다요.' 점원은 말을 끝내자 마자 즉시 하나의 봉투를 그 사내에게 내밀었 다. 아마도 그 사내들은 이부근의 술집들을 주름잡고 있는 건달들인 모양이었다. 점원이 건네준 봉투속에는 제법 만족할만한 액수의 돈이 들어 있었다. 그 사내는 얼핏 그것을 받아들어서 내용물을 살펴보더니 이내 약간의 만족한 듯이 안색이 풀어졌다. '그래....음 역시 너희 장방은 제법 사람을 대할 줄을 안다니까. 야! 가서 네가 나중에 이 돈으로 즐겁게 나가서 기분을 풀겠다고 전해! 그 리고 최장방에게도 나중에 한잔 사겠다고 전하고. 하하하, 너희는 요즘 보니 제법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 같은데?' 갑자기 표정이 온화하게 달라지 ㄴ그들을 대접하기 위해 이번에는 다른 점원들이 일제히 술과 음식을 날라와서 탁자위에 늘어놓앗다. '알겟습니다. 어서 드십시오. 형님!' 사내들은 그것을 보자 그만 얼굴이 싱글벙글해 졌다. '어? 이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 이거....원래는 나것 한잔 을 할려고 했는데 이렇게 가져오니 성의를 사양할 수도 없고 말이야. 하기는 여기서 일단 한 잔 걸친 연후에 나가면 좋겠지....' 아국등은 그들이 그야말로 선량한 사람들을 등쳐먹는 시정잡배의 무리라는 것을 팡가하고 다시 시선을 돌려서 식사에만 신경을 쓰려고 했다. 그런데, 이윽고 점원들이 물러간 다음에 다시 기고만장ㅎ한 그 사내들의 애기가 여전히 시끄렇ㅂ게 들려오는 것이었다. '으흐흐흐. 너희들은 말이야! 그래도 이곳 북경에서 우리 청화당의 사람들처럼 깨끗하게 장사를 하는 곳이 있다면 한 번 나와보라구 그 래! 한 번 나와보라구 그러라구! 솔지히 우리 청화당을 뺀 나머지 사 당의 놈들의 짓이야 다 그렇고 그런 것이 아닌가?' 보아하니 그 사내들은 여깅 오기 전에도 약간 취해서 있었던 모양 이엇다. 느닷없이 청화당이란 애기가 들려오자 아국드응ㄴ 다시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즉시 그 옆에 앉은 청포사내의 애기가 뒤를 이었다. '그야 그렇습죠. 흐흐, 언젠가 제가 한 번은 그 홍화당의 놈들이 지 나가는 계집을 하나 건드리는 것을 보았는데.....아, 놈들은 ㅡ 계집이 반항하니까 벌건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먼저 계집의 옷을 발기발기 찢 어버리더니, 이어 그 계집을 알몸으로 질질 끌고 가더라구요. 그러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속으로 욕을 해대지 않았겠습ㄴ. 나중에 그 계집은 그만 미쳐버렸다고 하더군요. 아, 저희들이야 사실 주형님을 모시고 합 법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크게 행운을 잡은 것이 아니겠 습니까?' 제8장 갑작스런 혈풍 그들의 대화내용이 지저분하고 음탕하게 변해버렸으므로 아국은 저 절로 안색을 붉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귀를 막고 있 을 수가 없어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으핫핫핫핫! 음, 그래 우리 이형제가 제법 그러한 사리를 보는 도 리를 알고 있군 그래. 흐흐, 사시 말이지.... 그홍화당의 놈들이야 약간 너무하기는 했어. 한 번은 그놈들이 한 부잣집 귀부인을 잡아다가 창 굴에 팔아넘겼는데.....아 글세 어느 날인가 보니까, 그 귀부인이 그만 옷을 벌거벗고는 제발이지 한 번만 날 만져주쇼 하더라는 거야.' '으핫핫핫......' 그 세명의 사내들은 저마다 술을 퍼마시며 안하무인 격으로 웃고 질탕하게 떠들어 댔다. 다른 사내가 음탕하게 웃으며 끼어들었다. '으흐흐, 그러니까 본래 그 계집들이라는 것은 요물이라는게 아닙니 까? 요조숙녀와 같은 그 귀부인이 결국에는 그런 창녀가 되었다니, 그 야말로 그거야말로 모는 계집들의 본색이지요. 사실 대궐같은 담장속 에 있었을 때는 뭇나내들의 그맛을 보지 못해서 아마도 그 색기를 감 당하지 못하고 밤마다 그짓을 했었을 것입니다. 흐흐흐....' 아국은 그런 심하게 지저분한 애기를 듣게 되자 그만 내심 화가 나 서 더 이상 그 애기를 듣지 않으려고 했다. 그 주가라는 사내가 다시 소리쳐서 말했다. '물론이지. 내 생각도 양형제의 생각과 동감이야. 사실 말이야....흐 흐, 천하의 모는 계집들은 하나같이 밤마다 그렇게 사내들을 그리워하 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지. 특히 겉으로는 요조숙녀인척 하는 것들이, 그럴 가능성이 더욱 농후하거든....' '하하하. 그렇습니다. 형님!' 그들은 다시 한 번 질탕하게 소리내어 웃어젖혔다. 그 이가라는 사 내가 다시 말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형님의 그 형수님이야말로 사실은 진 짜 요조숙녀라고 할 수가 있지요. 전혀 내숭을 떠는 법이 없으니까요.' 주가라는 사내는 이에 약간 심드렁해진 표정으로 대꾸했다. '아니야, 사실은 요새 그 운향이 연도 다른 놈과 놀아나고 있는지 영 고분고분하지 않다니까. 그저 요새는 돈이면 다라는 생각이 들어 서....' 이가라는 사내가 다시 질문했다. '헌데 그 귀부인에 관한 애기는 저도 아직 듣지 못했는데, 대체 어 디서 생겨나온 애깁니까? 요 근래의 사건인가요?' 그 주가라는 사내는 점점 더 풀이 죽은 듯한 음성이었다. 그는 이 번에는 상당히 목소리를 낮추어서 다소 신중한 태도로 대답하기 시작 했다. '음, 그게 말이야...사실은 거기에는 간단치 않은 사연이 깃들어 있 는 것이지. 그러니까 우리가 저번에 성밖으로 나가서 그 일을 해치울 때에, 그 홍화당의 놈들에게도 한가지의 사건이 생겼는데...' 주위의 이목을 생각한 듯 그 사내의 목소리는 갈수록 낮아졌고, 종 내에는 거의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 뒤로 그들은 뭔가 중요한 애기를 하는지 표정들이 약간씩 굳어져서 조용하게 술만 들이키고 있엇다. 아 국은 차라리 그것이 오히려 더욱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그 음탕하고 천박한 녀석들이 말도 되지도 않는 애기를 늘어놓는 바람에, 아국은 감히 백자안의 얼굴을 마주 바라볼 수가 없어서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들의 대화가 조용해지고, 아국은 그제 서야 겨우 얼굴을 들고 백자안의 얼굴을 마주 대할 수가있엇다.그런데, 마악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백자안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느닷없이 백자 안이 문득 그녀에게 이렇게 묻는것이었다.게다가 그것은 뜻밖에도 전 음입밀의 수법으로 전개된 것이었다. '아국, 너는 이곳 북경성의 시정잡배의 무리들에 대해서 알고 있느 냐?' 아국은 백자안이 그처럼 처음으로 전음입밀의 수법을 펼쳐보이는 것을 보고 약간 놀라고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이내 웃 으며 역시 전음입밀의 수법으로 대답했다. 본래 이 전음입밀의 수법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그 기능 이외에는 따로 일갑자 이상의 공력이 필요 하다고 하는 것이지만, 그러나 아국은 이미 공력이 이갑자에 달하고 그 무공이 황화예의 경지에 들어서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음입밀의 수법을 구사하는 데에는 조금의 무리도 없었다. '지하오당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백자안은 미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야기만은 여전히 전 음입밀의 수법으로 했다. 그와 아국의 전음입밀상의 차이점은 아국은 입술이 가볍게 움직이고 있지만 그는 전혀 그러한 움직임도 없다는 사 실이었다. '그렇다. 지하오당은 언제 생겨났으며, 현재 어느 정도의 지하무림 꼐를 석권하고 있느냐?' 아국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여전히 전음으로 대답했다. '하기는 주인님께서는 그 일을 잘 모르시겠군요. 그 지하오당은 거 의 주인님께서 이곳을 떠나신 직후에 갑자기 등장하여 이내 이곳 북경 성의 지하무리계를 석권해 버렸지요. 그것은 너무나도 빨리 일어난 변 화였기 때문에 저희들도 가끔 생각해보면 불가사의할 지경이예요. 불 과 그 이전만 해도 이곳에는 영웅방과 신룡방의 이방이 각기 남북으로 세력을 잡고 확실하게 지하무림계를 휘어잡고 있엇거든요?' '그렇다면 그 지하오당이 지난 십년간이나 계속해서 이곳의 지하무 림계를 석권해 왔었다는 말이냐?' 아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토록 막강하던 이방이 갑자기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거 거기에 오당이 등장한 것도 기이하지만, 더욱 이상한 것은 지난 십년 동안 이곳에는 거의 커다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거예요. 본ㄹ래, 그들 지하무리계는 서로간의 세력다툼으로 항상 피비린내가 그치지 않 는 곳이라고들 하건든요.' 백자안은 미소하며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너는 지하오당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느냐? 아국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저희들은 비록 거의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이곳에서 무사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일단 그들의 정체를 파악해보지 ㅏ을 수는 없는 일이었죠.' 여기까지 애기한 뒤 아국은 다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애긴데, 거기에는 또 하나의 이상한 점이 있기는 해요.' 백자안은 엽차를 한잔 마시고 고개를 들며 물었다. '뭐가 그리 이상하다는 말이냐?' 아난은 대답했다.--->아국이 아닌가!? '이제까지의 지하무림계는 지역별로 나뉘었을뿐, 분야별로 나뉘어진 적이 없었어요. 헌데 지금 그 지하오당은 지역별로 나뉘어진 것이 아 니라 철저하게 분야별로 나뉘어진 다섯 개의 집단이거든요. 저는 그들 이 어떻게 같은 지역내에서 그렇게 질서를 유지하며 지내고 있는지가 매우 신기할 지경이예요.' 식사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점원 하나가 후식으로 차를 내왔다. 아국은 점원이 차를 갖다놓고 물러나는 것을 바라보며 전음으 로 말을 계속했다. '홍화당은 홍등가의 조직을 관리하고 있고, 또 청화당은 청루의 조 직을 관리하고 있어요. 게다가 양심당은 도박장 등을 관리하고 있고, 또한 회춘당은 온갖 지저분한 약방들을 관리하고 있지요. 마지막으로 금옥당은 전당포나 고리대금업 따위의 조직을 관리하고 있는데...주인 님께서는 혹시 그 양심당이니 회춘당이니 하는 이름들이 재미있다고 생각되지 않으세요?' 백자안은 묵묵히 듣고 있다가 문득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재미있는 것이 아니 오히려 공포스럽게 느껴지는 구나. 대체 얼마 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강압과 권모술수에 넘아거서 가산을 탕진하 고 몸을 망쳐겠느냐?' 아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지금에 와서는 북경성의 사람이면 누구라도 그 이름들을 재미있게 생각하지 않죠. 그들의 행패는 과거의 이방 시절보다 더했으 며 더했지 못하지 않다고 해요. 그들은 가히 세상의 악한 일들은 모두 도맡아서 저지르고 있는데, 대체 현재의 무림맹에서는 무엇 때문에 그 들을 소탕하지 않고 있는지 알수 없다고들 해요.' 백자안은 물었다. '너는 다음의 무림맹이 실속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아국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저는 당금의 무림맹주인 천수자 석룡성, 석대협에 대해서 존경하고 또한 그가 거대한 능력작인 것은 인정해요. 하지만, 정작 이런 실질적 인 효과가 없으니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의하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 니죠.저희들은 그래서, 혹시 그 팔인의 원로회의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죠 . 그들이 있는 한, 맹주도 모든 일을 함부로 처리할 수는 없다고들 하거든요.' 백자안은 묵묵히 듣고 있다가 말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모든 일에 완벽은 없다고 들 말하듯이, 천하에 헤아릴수도 없이 많은 지하무림인들이 있는 것을 감안하다면 그들의 힘이 아직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아국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하기는, 지상의 강호무림계에도 항상 분쟁은 끊일날이 없다고들 한. 그들로서는 아무리 힘이 있다고 해도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겠죠.' 무림맹. 그것은 당금의 정사양도의 강호무림인들을 하나로 통합시 킨 무림최고의 구심정이었다. 그것은 마치 강호상에 있어서 거의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무림왕성과도 같아서, 이ㅈ지 강호상의 거의 모든 분쟁과 서건들을 도맡아서 처리해 오고 이쓴ㄴ 상태였다. 현재 그 총 단의 위치는 하남성 복우산에 있다고 했따. 백자안은 문득 엉뚱한 소 리를 했다. '아국, 너는 비단 심신이 건강하고 용모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 와 같은 뛰어난 안목마저 갖추고 있으니 장차 어느 복많은 사나이가 너를 데려갈 지 궁금해지는구나.' 아국은 그 말을 듣자 이내 얼굴을 붉히며 뭐라고 반박의 말을 하려 고했다. 헌데 바로 그때 실내에는 다시 갑작스럽게 시끄러운 사건이 벌어졌다. '아니, 이 계집이 어디서 감히 앙탈을 부리고 지랄이야? 이 주나으 리께서 그저 함께 차 한잔을 나누자는데. 뭐,...뭐라구?' 알고보니 사건은 또 그 주가라는 청포사내로부터 벌어지고 있었따. 그는 지금 술을 마시다 말고 안쪽의 구석진 자리로 다가가서 마구 탁 자를 후려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중이었따. 비록 느닷없이 다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와서 놀랍기는 했지만, 그러나 한눈에 보기에 도 그러한 광경은 금방 어찌된 영문이니지 알수가 있을만한 것이었다. 그 주가라는 사내는 한참동안 조용히 술을 마시다가, 심심한 나머지 그쪽으로 가서 행패를 부리고 있는 몽야이었다. 아국은 문득 그러한 광경을 접하게 되자 뭔지 심한 짜증이 치미는 것을 억제할수 없었다. 당금의 세상에 그와 같은 개망나니와 같은 자들이 판을 치고 잇따는 사실이 그녀로 하여금 화가 나게 했다. 하지만, 이미 그자들의 면모를 잘알고 있어서인지 점원들은 감히 누구도 나서서 그것을 말리는 사람 이 없었다. 백의소녀. 불과 얼마전에 들어온 듯한 그 소녀는 의복을 눈 부신 백색으로 차려입고 용모 또한 대단히 수려하였으나, 이제 그 못 된 망나니들에게 농락을 당하게 될 것이 뻔한 사실처럼 느껴졌다. 아 국은 만일 이순간에 자신이 백자안을 모시고 있는 중대한 상황이 아니 었따면, 혹시라도 모든 것을 생각하지도 않고 나서서 청포사내들을 제 거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콩알만한 계집이, 어서 이 주나으리꼐 고분고분히 대하지 않겠 느냐?' 과연 그 사내는 다시 한 번 탁자를 후려치며 고함을 치고 겁을 주 었따. 그 바람에 아직 탁자의 한 끝에 간신히 걸려있떤 엽찻잔이 바닥 으로 굴러떨어지면서 와장창, 하는 소리를 냈다. 아국은 그것을 보고 당장에 달려가서 그 사내를 집어던지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지경이 었다. 그런데, 이때 뜻밖에도 정작 그 곤욕을 당하고 있는 백의소녀의 태도는 기이하게도 냉정하고도 차분하기 짝이 없었다. '꺼져!' 여전히 탁자앞에 앉아서 그렇게 차갑게 한마디를 던지는 것을 본 순간, 문득 아국은 자신이 그 백의소녀를 잠시 잘못 생각하고 있엇다 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 그 백의소녀의 두둔은 가끔씩 예 리한 정광으로 빛나고 있었고 허리춤에도 한자루의 장검이 매달려 있 는 것 같았다. (무림인이가?) 아국은 잠시 자신이 감정에 치우쳐서 상 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을 일수나자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ㅎ면 지금 장내의 그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게 되어 있는 것이다. 저들 시정잡배의 무리들이 제아무리 음흉하고 독랄한 솜씨를 지녔다고 해도, 정작 어려서부터 착실하게 무공을 닦아온 정통적인 무림인의 무 공을 당해낼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따. 과연 알고보니 그 주가라 는 사내는 지나치게 과음한 나머지 먼저 상대를 살피지 않는 실수를 범한 모양있다. 그도 이제는 어느 정도 상대의 비범한 기도를 눈ㅊㅆ 는지 다소 주춤하는 듯한 표정이었으나,기왕에 일이 벌어진 만큼, 그렇 다고 그냥 말없이 물러갈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아국은 그러한 광경 을 다시 살펴보게 되자 문득 그 사내의 처지에 대해서 아연실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니, 이런 우라리질년의 계집이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나?' 사내는 말은 여전히 심한 욕설이었지만 일순 술이 확 깨는 듯한 표 정이었다. 하지만, 그 백의소녀의 태도나 표정, 그리고 말투는 처음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나는 분명ㅇ히 꺼지라고 말했다. 백의소녀의 음성은 비록 큰소리는 아니었지만 지나칠 정도로 차가 와서 그 속에 다분히 살기가 감추어져 있는 것 같았다. 사내는 그 백 의소녀의 눈빛이 갈수록 더욱 날카로와지는 듯 하지 이번에는 정말로 상대를 잘못 만났다는 것을 실감한 듯 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눈빛을 여러차례 굴리더니 갑자기 껄걸 하고 웃음을 떠뜨렸다. '하,하! 본래 이 계집이 우리 청화당을 우습게 보고 있었구만. 애들 아, 이리와서 내가 청화당의 누구인지 좀 가르쳐 드려라!' 말과 함께, 그는 서서히 자신의 동료들을 향해 신형을 돌리며 그들 을 부르는 듯한 행동을 했다. 하지만 그는 기실 강홍에서 제법 굴러먹 은 자였다. 그는 비록 겉으로는 자신의 동료들을 부르려는 듯한 동작 을 취하고 있었지만 기실은 다른 속셈이었다. 신형을 돌리는 순간에 그의 두눈에는 간악스런 살기가 어리고 있었고, 그의 한 손은 다른 손 의 소매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따라서, 정작 그의 말을 듣고 그의 동 료쪽으로 시선을 옮겼을 때에는 이어 그의 등뒤에서 소리없는 독침들 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슈슈슉, 대개 그와 같은 시정잡배 의 무리들은 간혹 악랄한 암기수법에 능하기 마련이었다. 지금 그 사 내도 같은 경우로, 그는 그 백의소녀가 지금 의자에 앉아있는 상태이 므로 아직 장검은 뽑을 겨를이 없을 것이고, 게다가 만일 자신의 기습 적인 암수를 피해낸다고 해도, 그 순간을 이용해 자신은 충분히 달아 날 수가 있따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기실 결과는 그가 생각했던 것과 는 같지 않았다. 그가 그것을 깨닫고 있을 지는 모르지만, 미처 그가 독침을 날리고 신형을 밖으로 뽑기도 전에 그는 악, 하는 소리와 함게 목이 잘려져 나갔다. 사람들의 시선에는 그저 한순가 백색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다시 한 번 백광이 번쩍이는 순간에 그 사내의 목이 떨어 지고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고 느껴질 뿐이었다. 그 백의소녀는 당연 히 사내의 독침을 하나도 맞이 않았다. 그녀의 신형과 검술이 ㅓ찌나 빠르고 정교했는지, 사람들은 미처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이미 그녀는 다시 장검을 거두고 한쪽으로 물러나 서 있었다. 갑지가 실내에는 경 악의 표정들이 물결을 쳤다. 그것은 백의소녀의 무공이 놀랍기 때문이 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지금 갑자기 한 사람이 죽었기 때문일 것이 다. 그 주가는 사내가 지나치게 술에 취하여 사람을 잘못 보았다는 점 에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설마하니 그 백의소녀가 그 사내 를 그토록 간단하게 죽여버릴 줄은 몰랐다. 왜냐하면 그 사내는 당금 의 지하오당에 소속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머리를 잃은 몸뚱이가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서 사람들은 정신을 차렸 다. '사, 살인이다!' 아직까지 뜸을 들이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울부짖듯 소리치 며 밖으로 몰려나갔다. 사실 그것은 음식값을 내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기회주의적인 과장된 몸짓이 들어 있는 것이기도 했다. 어쨌든, 갑자기 크게 썰렁해진 실내에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백의소녀 는 그런 것을 마치 상관하지 않는 사람처럼 다시 자신의 자리로 가서 독침을 제거하고 앉았는데, 반점의 점원들은 저마다 크게 놀란 표정으 로 감히 시체도 치우지 못하고 전전긍하는 모습들이었다. 아까 그 주 가라는 사내와 함께 왔었던 청포사내들도 어느새 밖으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따. 아국은 비록 다른 사람들처럼 놀라서 밖으로 달아나지 는 않았지만, 그러나 역시 약간 놀란 것은 어쩔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 녀는 물론 그 백의소녀의 무공의 대단함에 놀란 것은 아니었다. 그녀 는 그 백의소녀의 느닷없는 용기와 백보에 놀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