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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호색 -완 - 14편 (14/62)

2026-10-04 14:56:00 조회 7
그리고 한순간 방안에 기이한 기운이 흐르며 몸을 오싹하게 만드는 귀기가 휘몰아쳤다. 눈을 반개한 비담이 자신의 상단전에 앉아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았던 길천에게 의념을 전달하였다. ‘형님, 모두 들으셨죠?’ ‘흐음, 그 새끼 기록정신 하나는 투철하구나. 뭐 대단한 거 가르쳐줬다고 보물로 삼아 자자손손 전하는 거야. 쪽 팔리게.’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장 가렵고 아픈 부분 한 두 개는 가지고 있습니다. 형님께서 기막주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아픈 부분을 치료해 주었으니 당연히 당사자는 고마웠겠지요. 그리니 형님과 있었던 모든 일들을 기록해서 후대에 남겨준 게 아니겠습니까?’ ‘하기야 그 녀석만큼 열성적으로 나를 따라다녔던 녀석도 드물었지. 그래도 절실히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니 고맙기는 하구나.’ ‘그러게요. 형님이 매일 제게 들려주시던 무림행보가 모두 가짜인 줄 알았는데 책을 보니 몇 가지는 정말 사실이더군요. 히히.’ ‘당연하지. 비싼 귀기 쳐 먹고 내가 왜 헛소리를 하겠냐? 이제라도 알았으니 형님을 우러러보고 잘 모셔, 임마.’ ‘실없는 소리 그만하시고 그때 기막주에게 전한 방중술이 대체 뭐였습니까? 그걸 가르쳐줘야 부채의 행방을 가르쳐 준다니 어쩔 수가 없네요.’ 32화 ‘뭐 네가 익히고 있는 색공에 비하면 한참 질이 떨어지는 기술들이야. 초창기에 내가 창안했던 기술이거든. 그래도 색공을 전문적으로 익힌 사람이 아닌 일반인에게는 충분히 위력이 증명된 방중술이었지. 뭐 대충 몇 가지 안마법이랑 물건을 단련하는 방법, 여성과 남성의 성감대를 어떻게 집중 공략하는지와 허리를 단련하여 돌리기 등등의 기술을 전수해 주었지. 그나저나 나 이렇게 구경만 하는 게 너무 심심해서 그러는데 잠깐 빙의 좀 하면 안 되냐? 내가 후딱 전수해주고 부채 찾으러 가면 될 것 같은데?’ ‘몸의 통제권을 잠깐 넘겨드리는 거야 상관없지만 300년 만에 바깥세상을 보았다고 설레발치시다 사고치실 수도 있잖아요. 물론 형님을 믿는 마음이야 크지만 그래도 뭔가 찝찝한데.’ ‘아니야, 동생. 나를 제발 믿으라고. 절대 사고치지 않고 얌전히 기술만 전수해줄게. 이렇게 형님이 애원하고 약속까지 하는데 잠깐 어떻게 안 되겠나? 이리 부탁함세. 너무 심심하고 세상이 어찌 변했는지 직접 느껴보고 싶단 말이지. 응?’ ‘휴우, 알았어요. 그동안 형님께 받은 은혜도 있고, 제가 배워서 가르쳐주는 것보다 그냥 직접 가르치시면 빨리 끝나겠네요. 대신 절대 사고치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알았죠?’ ‘응. 꼭 약속할게. 동생에게 피해가 가면 나에게도 손해인데 어찌 경거망동하겠는가. 반드시 아무 일도 벌이지 않겠다고 단단히 맹세를 하겠네.’ ‘좋아요. 대신 삼일의 시간밖에 드릴 수 없으니 그 안에 모든 기술을 전수해주세요.’ ‘야호! 사흘이면 충분하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삼일 안에 모든 기술을 전수하고 다시 조용히 궁전에 쳐 박혀 살겠네. 허락해줘서 고마우이.’ 길천이 환호성을 지르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자 비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그동안 길천에게 받은 은혜에 약간은 보답을 한 것 같아 마음도 조금 가벼워지는 비담이었다. 비담은 약속대로 길천에게 몸의 통제권을 넘겨준 후, 상단전의 궁전에 영체의 상태로 머물렀다. 비담의 흰자위가 한 바퀴 돌고 부르르 몸을 떨더니 입에서 긴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영문을 알지 못하는 이성보는 엄습하는 공포를 억누르느라 애를 쓰고 있었다. 으스스한 귀기도 무서웠지만 귀신이 들린 듯 이상한 행동을 하는 비담의 모습에 소름이 오싹 돋았던 것이다. “괘, 괜찮으십니까?” “휴우, 그래 이 맛이야.” 목을 몇 번 꺾은 비담이 흐뭇하게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는 비담을 지켜보며 이성보는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자네 방금 뭐라 그랬나?” “예? 자네라니...” 비담의 판이하게 바뀐 말투와 눈빛으로 인해 이성보는 당황하고 말았다. 마치 자신을 아랫사람 대하듯 비담의 행동이 바뀌었던 것이다. “아! 미안하이. 모처럼 바깥나들이를 할 생각에 내가 흥분을 했어. 나는 지금 비담이 아닐세.” “예? 대관절 무슨 말씀이신지. 그럼 비담공자님이 아니면 대체 누구십니까?” “내가 바로 자네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 하는 도색성 길천일세. 잠시 비담의 부탁으로 그의 몸을 빌려 현신한 것이네. 이해가 되나?” “그, 그것이 가능한 일입니까?” 이성보의 쩍 벌어진 입을 보며 비담으로 화한 길천이 유쾌하게 웃었다. “하하하, 가능한 일이니 이리 자네 앞에 떡하니 나타난 게 아닌가. 너무 많은 걸 알려하면 다치는 법이니 대충 넘어가게. 그나저나 가선이에게 가르쳐준 방중술을 원한다고?” “가선이요? 아! 네. 기가선 막주님께 전수해주신 방중술을 원하고 있습니다. 어떤 후레 잡놈보다 못한 막주가 중간에 빼돌려 실전된 상태입니다. 그, 그런데 제가 뭐라 불러야하는지...” “그냥 비담이라 부르게. 엄연히 그의 몸이고 잠깐 빌려 현신을 한 것이니 기술 전수만 끝나면 바로 떠날 것이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이목도 있으니 그냥 하던 대로 편하게 나를 대하게. 알겠나?” “알겠습니다. 그럼 그냥 비 공자님이라 칭하겠습니다.” “흐흐흐, 좋아, 좋아. 말귀를 빨리 알아들으니 아주 편하군. 그럼 약속대로 방중술을 전수해 줄 것이니 방을 하나 잡게.” “그리하겠습니다. 취선루에 있는 최고의 방을 비워두라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헐레벌떡 집무실을 빠져나간 이성보가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돌아왔다. 그러더니 비담을 준비된 최고급 방으로 정중히 모셨다. 꼬박 하루 동안 이어진 특별교습을 통해 이성보는 마치 환골탈태를 하듯 새로운 성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다. “하하하, 시간이 촉박하여 속성으로 전수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네의 교육열의가 대단하여 단 하루 만에 끝났군. 앞으로 안마법이나 하물 단련법, 허리 돌리기나 성감대를 자극하는 방법 등은 숙련도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니 알아서 잘 활용하고 수련하도록 하게.” “고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르신의 훌륭한 가르침 덕분입니다. 어르신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연마하고 후대에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성보는 실전되었던 방중술을 드디어 복원했다는 기쁨과 감동에 가슴으로 뜨겁게 울었다. “이제부터는 자네 몫이니 알아서 하게. 그나저나 약속했던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하루를 더 할애하여 기녀들에게도 몇 가지 방중술을 전수해 주겠네.” “저, 정말이십니까? 어르신께서 그리만 해주신다면 저야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이성보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었다. 색으로 천하를 호령했던 도색성 길천이 직접 나서서 기녀들에게 방중술을 사사해 준다는데 감히 어떤 고용주가 그것을 마다하겠는가. “그게 뭐 어렵다고 감읍씩이나. 그나저나 기녀들을 불러 모으면 장사에 지장이 있을 터인데 괜찮겠나?” “괜찮습니다. 한 달간 장사를 못한다 해도 상관없으니 전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았네. 대신 시간이 하루밖에 없으니 모을 수 있는 기녀를 죄다 모아오게. 내 아낌없이 뒹굴어 줌세.” 그리하여 취선루는 개장한 이후 한 번도 닫은 적 없었던 문을 만 하루 동안 굳게 걸어 잠갔다. 그리고 대문에다 손님들의 양해를 구하는 짤막한 문구 하나를 붙였다. -내부 수리 중- 30년을 한 결 같이 장사를 해왔던 취선루에 전무후무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흡사 전쟁이 터져도 문을 열고 장사를 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취선루였기에 손님들의 반응은 제기되는 의혹들로 뜨거웠다. “대체 뭘 수리하는 걸까?” “그러게. 어제도 멀쩡히 장사를 했고 전혀 언질도 없었는데. 뭐가 갑자기 무너진 거 아니야?” “그나저나 통 감을 잡을 수가 없네. 전쟁 통에도 장사를 버젓이 하던 곳 아닌가. 그리고 설사 수리할 것이 있더라도 그곳만 차단하고 공사를 하면 될 것을 어째서 루 전체가 문을 닫았는지 납득하기 힘들군.” “에이, 젠장. 어제 꿈속에서 돼지가 덥석 달려들기에 오늘 끝 발 좀 서나 했더니 물 건너 가버렸네.” “할 수 없지. 나도 삼삼한 기녀가 아른거려 운우지락이나 즐기려 했는데 얼마나 대단한 공사를 하는지 몰라도 그냥 돌아가는 수밖에.” 도박과 술, 여자를 즐기기 위해 찾아왔던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닫힌 문만 바라보다 돌아가야만 했다. 멀쩡하게 어제까지 장사를 했던 취선루가 도대체 무슨 내부를 수리한다는 것인지 궁금증만 가득 안고서 말이다. 루주의 갑작스런 명령에 모든 관리인과 점원들은 이유도 모른 채 하루의 특별휴가를 받았다. 물론 엄선된 기녀들은 휴가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그녀들은 총 10명으로 비담과 안면이 있는 선화를 포함해 취선루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녀 10명이었다. 급작스런 루주의 호출로 최고급 방에 모인 10명의 기녀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다 루주와 잘 생긴 공자가 문을 열고 나타나자 동시에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루주님을 뵙습니다.” “그래, 모두 한자리에 모였구나. 오늘 내가 너희들을 특별히 모이라고 한 이유는 한 가지 기술을 전수해주기 위해서다. 그러니 그리 긴장할 필요는 없다. 여기 계신 공자님께서 기술을 가르쳐주실 것이니 먼저 인사부터 올리거라.” 루주의 말을 듣고 안심한 기녀들은 비담을 향해 날아갈 듯 사뿐히 절을 올렸다. 비담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기녀들의 면면을 살펴본 후 입을 열었다. “이렇게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가르쳐줄 기술은 일종의 방중술로 익혀두면 유용하게 쓰일 것입니다. 모두 옷을 벗고 자리에 누우십시오.” “예? 갑자기 무슨...” 옷을 벗고 누우라는 밑도 끝도 없는 비담의 말에 기녀들은 일순 소란스러워졌다. 기녀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성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허허, 공자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느냐? 어서 분부하신대로 하거라.” 이성보의 불같은 노성에 기녀들은 시키는 대로 부랴부랴 옷을 벗고 알몸이 되어 자리에 누웠다. 길천은 선화라는 여인의 속옷 색이 정말 검은색이자 속으로 큭큭 웃고 말았다. 33화 최고급 방에는 이제 멀쩡히 옷을 입은 두 사내와 전라의 아리따운 기녀 10명이 누워 있었다. 환히 밝혀진 방에 전라의 자세로 누워있자 기녀들은 부끄러운 듯 자신의 음부와 가슴을 팔로 가리기에 급급했다. 어떤 기녀는 팔로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풍만한 가슴 때문에 애를 먹기도 하였다. 어느 정도 준비가 끝나자 길천은 루주에게도 같은 명령을 내렸다. “루주님도 옷을 벗고 자세를 잡으십시오. 어제 익힌 기술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예.”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이성보도 옷을 벗고 자세를 잡았다. 기녀들은 평소 호랑이처럼 무서웠던 루주가 새파란 젊은이 앞에서 얌전한 고양이처럼 변하자 더욱 갈피를 잡지 못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선화 앞으로.” 길천의 부름에 선화가 얼굴을 붉히며 일어났다. 그리고 머뭇머뭇 다가서다 루주의 시퍼런 눈빛과 마주치자 찔끔하여 서둘러 뛰쳐나갔다. 길천은 긴장으로 몸이 굳은 선화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하하, 누가 보면 제가 당신을 잡아먹는 줄 알겠습니다. 긴장 푸시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 자! 모두 주목. 제가 여기 있는 선화를 상대로 기술을 시전 할 것이니 유심히 보고 익히시기 바랍니다.” 길천은 자신이 알고 있는 방중술을 적극 활용하여 선화라는 탐스러운 재료를 요리하기 시작했다. 가슴에서부터 시작된 미세한 손끝의 움직임이 선화의 몸 구석구석을 섬세하게 애무하였다. 흡정색공을 배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길천의 기술에 선화는 금세 무너지기 시작했다. 길천은 선화의 몸이 어느 정도 달아오르자 자신도 옷을 벗고 남성의 어디를 어떻게 자극해야 쾌감이 극도로 치솟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 이곳을 입에 머금고 혀를 이렇게 돌리면서 자극해 보십시오. 아닙니다. 조금 더 부드럽게. 그렇죠. 굴리듯 부드럽게 귀두의 경계부분을 집중 공략해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혀를 이용하여 남성의 항문 근처도 자극하면 효과가 좋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고 거부감이 들겠지만 청결한 상태에서 자주 연습하다 보면 괜찮아질 것입니다. 앞으론 손님의 청결부터 신경 쓴 연후에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남성의 유두도 중요한 성감대 중 하나입니다. 쉽게 놓치기 쉬운데 이곳 역시 혀를 이용하여 자극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 어느 정도 숙달이 되었으니 이제 교합시의 기술에 대해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천장을 향해 누우십시오.” 길천은 누워 있는 선화의 몸 위에 올라타 자신의 물건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 선화는 짧은 신음과 함께 살짝 몸을 흔들었다. “여러분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성감대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남성을 기쁘게 하는 것도 목적이기는 하지만 서로 함께 즐길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방중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성의 물건이 들어온 순간 허리의 움직임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길천은 손수 선화의 허리를 잡고 움직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좌로 3번, 우로 3번 흔들고 남성의 속도에 맞춰 어떻게 비틀면 서로가 지극한 즐거움과 쾌락을 느낄 수 있는지 열성적으로 지도해주었다. 선화도 달뜬 신음만 내뱉으며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어 하였으나 점점 기술을 습득하며 몸이 제대로 달아오르자 신기한 마음에 적극적으로 길천의 움직임에 호응하였다. 기녀들은 이제 부끄러움은 던져버린 채 두 둔을 반짝반짝 빛내며 둘의 교합장면을 지켜보았다. 선화는 자신이 알고 있던 방중술이 얼마나 허접했는지 생생하게 깨달았다. 허리의 움직임만 바꿨을 뿐인데 벌써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쾌락이 몸을 덮치려 하고 있었다. 선화가 어느 정도 기술을 습득했다 판단한 길천은 선화의 몸에서 물건을 뺀 후 자세를 바꿨다. 뒤에서 물건을 삽입한 길천은 선화의 엉덩이 각도를 조절해주며 남자의 물건이 서있는 제각각의 상황에 맞춰야만 쉬이 지치지 않고 쾌락을 끌어올릴 수 있음도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뜨거웠던 교육은 한 시진이 지나 막을 내렸다. 다양한 자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움직임을 모두 전수한 길천은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하였다. “노력하지 않는 자는 그 열매도 얻을 수 없는 법. 단순히 욕정에만 눈이 멀어 남녀 간에 교합이 이루어진다면 어느 순간 정기를 훼손함은 물론 지극한 쾌락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부디 오늘 전수한 기술을 갈고 닦아 여러분 모두 최고의 기쁨도 누리고 음양화합의 도리를 깨우치기 바랍니다. 지금부터는 루주님과 제가 돌아가며 직접 지도할 것이니 자세를 잡고 누우십시오.” 방에는 때 아닌 열풍이 휘몰아쳤다. 선화와 길천을 통해 지켜본 것이 있었기에 교육열은 상당히 높았다. 길천은 그렇게 기녀들과 방에서 꼬박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아침. 불과 하루 만에 내부수리중의 문구가 사라지며 취선루는 다시 영업을 재개하였다. 사람들은 도깨비장난 같은 취선루의 영업행태에 한바탕 놀아난 기분이었다. 꾸역꾸역 몰려든 손님들은 취선루 내부를 둘러보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바뀐 곳이 하나도 없구먼 도대체 어디 내부를 수리했다는 거지?” “그러게나 말일세. 루주가 그냥 심심해서 장난을 쳤나보이. 30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일만 했으니 그냥 하루쯤 놀고 싶었던 모양이야.” “하여튼 취선루주도 싱거운 사람이구만. 거창하게 내부수리를 한다기에 살짝 기대도 했건만 단 하루 만에 문을 열 줄은 꿈에도 몰랐어. 그나저나 빨리 문을 열었으니 우리에겐 다행이지.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제대로 놀아보세.” 하지만 내부 수리의 진정한 효과는 기녀들과 동침을 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소문이 쫙 퍼져나갔다. “하루 사이에 진짜 내부수리를 했더군. 한마디로 그냥 미치는 줄 알았어. 자네도 그 맛을 보면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내 물건을 걸고 장담하네. 캬아! 정말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니까.” 들불처럼 번지는 소문에 취선루의 명성은 다시 한 번 하늘을 찌를 정도로 치솟았다. 도박장이 아닌 기녀들로 인해서 말이다. 문지방이 닳도록 밀려드는 손님들을 바라보며 이성보는 입가가 찢어질 정도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하하, 손님이 하루사이에 하도 밀려와 정신을 못 차릴 지경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전부 도색성 어르신의 훌륭한 가르침 덕분입니다.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가선이 그 녀석이 생각나서 그리 해준 것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말게. 그나저나 오늘 밤이 지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혹시 근사한 술상 한번 마련해 줄 수 있는가? 300년 만에 바깥세상을 다시 구경했더니 술이 무척 땡기는구먼.” “여부가 있겠습니까? 최고급 술은 물론 상다리가 부서질 정도로 음식들을 준비하라 일렀으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리고 특별히 선화도 불렀으니 오늘밤은 마음껏 회포를 푸십시오.” “하하, 역시 자네는 장사수완이 좋구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줄 알아야만 큰 장사꾼이지.” 이성보는 최고급 술을 준비하기 위해 아낌없이 돈을 풀었다. 하지만 전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길천이 베푼 은혜에 비하면 이 정도는 정말 새발의 피였다. 길천은 마지막 날을 즐기기 위해 이성보의 안내를 받으며 방으로 향했다. 34화 길천이 이성보와 함께 방으로 이동하던 그 시각.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잠시 하남성에 들렀던 하북 팽가의 소가주 혼원도(混原刀) 팽철영이 취선루를 방문했다. 오정회(五正會)의 후기지수 모임인 ‘시봉세(始鋒勢:날카로운 칼날의 시작이 되는 세력)’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무력이 막강한 팽철영은 가진 바 무공에 비해 손속이 잔인하고 사람됨이 간사한 것으로 더 유명한 자였다. 거기에 막강한 가문의 후광까지 갖추고 있으니 무림에서 정과 사를 막론하고 기피대상 1호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무슨 운명의 배알이 꼴린 장난인지 길천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서 뜻하지 않은 시간에 함께 조우하게 되었다. 화려한 방으로 안내된 길천은 300년 만에 술을 즐긴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고무되었다. “하하하, 주향이 그윽한 것이 막주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구만. 금존청인가?” “하하, 정말 대단하십니다. 술의 향기만 맡고 종류를 알아맞히시다니 역시 풍류를 즐기시는 도색성 어르신이십니다. 어르신의 노고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특별히 북경에서 공수해온 금존청인데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으음. 향기가 진한걸 보니 최상급의 술이로구먼. 이거 막주의 배려와 마음씀씀이에 모처럼 호사를 누리게 생겼어. 이거 몸이 달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으니 어디 한번 따라보게.” “여부가 있겠습니까?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졸졸졸 누런 황금빛의 액체가 술병에서 졸졸 흘러나와 길천의 잔을 채웠다. 입맛을 다신 길천은 음미하듯 천천히 잔에 채워진 술을 목으로 넘겼다. “캬아~!! 죽이는구먼. 역시 이 맛이야.” 감탄사를 연발하며 거듭 잔을 비우는 길천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성보 역시 기분이 좋았다. 내심 자신의 준비가 미흡하여 길천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어쩌나 노심초사했었는데 기우에 불과하였다. “밤은 길고 술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마음껏 즐기십시오. 참, 이럴게 아니라 선화도 부르는 것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밖에 아무도 없느냐?” 길천의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이성보가 밖을 향해 호기롭게 외쳤다. “부르셨사옵니까?” “선화를 부르거라. 그리고 여기 술도 넉넉하게 더 내어오고.”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잠시 후, 속이 은은하게 비치는 황금빛 나의를 걸친 선화가 술과 함께 방으로 들어왔다. 귀빈에 대한 예우로 날아갈 듯 사뿐히 절을 올린 선화는 길천의 옆으로 다가가 앉더니 비어있는 잔을 채워주었다. “소녀 공자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하하, 아리따운 선화가 술을 따라주니 그 맛이 더욱 달고 향기롭구나. 오늘 밤은 내가 너를 책임질 것이니 더 가까이 앉거라.” 길천이 옆에 앉은 선화의 허리를 감싸더니 바싹 끌어당겼다. 선화는 못이기는 척 길천의 품에 안기며 비음을 적절히 섞어 말했다. “아이, 뭐가 그리 급하세요. 도망가지 않고 공자님 옆에 꼭 붙어 있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셔요.” “정말 좋구나, 좋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길천은 오랜 세월 잊고 지냈던 옛 추억들을 되새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빈 술병이 점점 늘어나고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자 길천의 얼굴이 붉으스름하게 변했다. 눈치 빠른 이성보는 이쯤에서 자리를 비켜주기로 하고 길천을 향해 입을 열었다. “공자님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는데 제가 오히려 방해가 되는군요. 저는 이만 물러갈 것이니 선화와 긴긴 밤을 달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부채의 소재에 대해서는 내일 날이 밝는 대로 가르쳐드리겠습니다.” “딸꾹, 그렇게 하십시오. 내일 아침 막주를 찾아뵐 것이니 살펴 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