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호색 -완 - 41편 (41/62)
“비 공자님? 제, 제 몸이 이상한 데요?” “어, 언니도? 나도 방금 전부터 계속 빙글빙글 돌고, 온몸이 간지러운 게 참을 수가 없어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후후, 약효가 벌써 전신에 퍼졌군요. 그럼 우리만의 전야제를 먼저 시작해 볼까요?” 비담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자신의 옷을 한 장 한 장 벗기 시작했다. 최음제의 효과가 전신에 급속히 퍼지기는 하였으나 아직 한 가닥 정신을 유지하고 있던 제갈현아와 남궁소미는 음침하게 웃으며 옷을 벗는 비담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잃은 채 오싹 한기가 스미는 것을 느꼈다. “도, 도대체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 가, 감히 우리를 어찌 보고...” 98화 “그저 가증스러운 여우새끼들이라고 할까? 감히 나를 먼저 건드렸으니 응당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되겠지. 처음부터 그만한 각오도 하지 않고 일을 벌이지는 않았을 터.” “흐음! 아~하아! 지...지금 그게 무, 무슨 말이냐? 그리고 대체 우리가 무슨 짓을 했기에...?” “간단해. 그저 받은 대로 돌려주려는 것뿐이야. 검황 그 늙은이가 최음제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만들거든. 나 역시 미리 경험해본 선배로서 혼자 당하고 넘어가기엔 약이 너무 아깝더라고. 그래서 살짝 그 차속에다 넣어봤는데 입맛에 맞았는지 모르겠네.” “뭐, 뭐시라? 감히 우리에게 최음제를 머, 먹였단 말이냐?” “직접 사용해봤으니 지금 당장 남자랑 동침을 하여 그 최음제의 약효를 중화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잘 알고 있겠군.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음껏 발악하며 즐기라고. 그나마 목숨까지 취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알고. 참, 더불어 오정회가 무림에서 지워질 뻔 했던 참사도 내 고달픔을 무릅쓰고 막아줬으니 너희들은 나에게 큰 빚을 진 셈이다. 그 셈은 나중에 따로 할 것이니 오늘의 일과 결부시키지 말도록.” “가, 가증스러운 놈. 감히 지금까...지 우리를 소, 속였단 말...” “지랄하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먼저 사람 뒤통수 친 게 누군데 가증 운운하고 자빠졌네. 아무튼 이제 약효가 전신에 퍼져 색마 할아버지가 와도 별 수 없으니 순순히 항복하라고. 더 버텨봤자 몸만 축나니까.” “우, 우리를 어찌 보고...한낱 최음제 따위에 굴복할 우리가...하아! 으음!!” 비담은 약기운에 대항하며 붉게 충혈 된 두 여인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기다렸다. 이미 자신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말이다. 두 여인은 어떻게든 약기운을 이겨내기 위해 버텨보았으나 이성은 희미한 심연 저 밑바닥으로 점점 가라앉았고, 그 자리를 오로지 욕정과 본능이 무섭게 채워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이성의 조각마저 완전히 자취를 감춘 그 순간. 두 여인은 색기 가득한 교성을 터트리며 비담에게 안겨왔다. ‘후후, 너희들이 아무리 기를 쓰고 버텨보았자 계란으로 바위치기지. 아무튼 오늘의 교훈을 몸 깊숙이 새겨 앞으로 갱생의 삶을 살아가기 바란다. 물론 여인의 구실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불상사가 뒤따르겠지만 저지른 잘못에 대해선 그에 합당한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 충분히 감수하도록.’ 비담은 거칠게 달려와 안기는 두 여인의 옷을 사정없이 찢어 발겼다. ‘부아악’, ‘부악’ 하는 옷감 찢어지는 소리에 맞춰 꼭꼭 숨겨두었던 두 여인의 은밀한 비처와 도톰한 젖가슴이 출렁 나타나 촛불 아래서 적나라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차츰 드러나는 제갈현아의 은밀한 곳을 마주한 비담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 남궁소미는 수풀이 무성하게 우거져 동굴로 향하는 계곡이 잘 보이지 않는데 반해 제갈현아는 털이 하나도 없는 허허벌판이라 도끼로 찍은 듯 적나라하게 계곡이 보이는구나. 이러한 기사는 처음 겪어보는 일인데.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마치 어린아이처럼 털이 하나도 자라질 않았어. 무림(武林)을 구하기 위해 무림(無林)을 안게 될 줄이야. 무모(無毛)의 뽀얀 언덕을 점령해 보는 건 처음이라 묘하게 흥분되는군.’ 비담은 사냥에 나섰다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몹시 흥분하여 앞뒤 가리지 않고 돌진하였다. 비담의 손에 담긴 두 여인의 젖가슴은 여기저기 형태가 일그러지며 손 안에서 춤을 췄고, 끝에 매달린 선홍빛 유실만이 애처롭게 흔들렸다. 실핏줄이 비칠 정도로 투명하고 뽀얀 젖무덤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 비담은 혀로 핥고 빠느라 정신이 없었다. 두 여인은 자신의 욕정을 풀기 위해 안달이 나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서로 비담에게 가슴을 들이밀었고, 여기저기 비담의 몸에 자신의 몸을 비비며 애처롭게 울부짖었다. “하아! 뜨거워. 어서 나를 안아줘. 몸이 가루가 되어도 좋으니 제발!” “텅 빈 나를 채워주란 말이야. 몸이 타버릴 것 같아. 어서 넣어줘! 아~흐음!” 비담은 머리를 한껏 재낀 채 들러붙는 두 여인의 상태로 보아 전희의 단계는 필요 없음을 깨달았다.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그저 맹목적으로 남성의 물건이 들어오기만을 갈구하고 있었기에 그녀들의 바람대로 한껏 내공을 주입한 자신의 양물을 터럭 하나 없는 제갈현아의 동굴 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악! 더 세게. 더 강하게 넣어줘. 하악, 하악!” 비담은 제갈현아의 표정이 고통으로 일그러지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미 충분히 넘쳐흐른 애액으로 인해 비담의 물건은 양껏 물기를 머금으며 삽입되었다. 비담은 옆에서 매달리는 남궁소미의 음부를 손으로 자극하였지만 최음제에 취해 심하게 달아오른 그녀는 그걸로 만족하지 못했던지 더욱 적극적으로 다리를 벌린 채 자신의 음부를 비담의 얼굴 쪽으로 들이밀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비담은 제갈현아의 몸 위에서 열심히 왕복운동 하던 것을 멈추고, 자세를 뒤바꾸어 여성상위의 체위로 바꾸었다. 그런 다음 자신의 몸 위에서 열심히 상하로 움직이며 출렁거리는 제갈현아의 가슴을 양 손으로 자극하며, 자신의 얼굴 위로 들이민 남궁소미의 음부 곳곳을 혀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이미 성이 나 잔뜩 부풀어 오른 남궁소미의 앙증맞은 돌기를 혀로 문질러 주었고, 더불어 탐스럽게 벌어진 그녀의 꽃잎 역시 입 안 가득 머금은 채 좌우로 흔들었다. 그럴수록 남궁소미의 신음소리는 점점 고조되었고,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몸을 비비꼬며 허리를 흔들었다. 비담은 최음제의 성분을 빨리 중화시키기 위해 우선 제갈현아의 음부 안에서 몸부림치는 자신의 하물에 더욱 내공을 주입함과 동시에 천와주를 시전 하였다. 곧 제갈현아의 음부는 흘러나온 선혈로 인해 붉게 물들었고, 애액과 섞여 묘한 빛으로 번들거리며 넘쳐흘렀다. 그러더니 곧 찌르르 울리는 전율과 함께 자신의 몸 안을 관통하는 쾌락에 한껏 허리를 제치며 부르르 경련하였다. 비담이 매섭게 색공을 시전 한 까닭에 지극한 쾌락을 얻음과 동시에 제갈현아의 그곳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기력을 모두 소진한 듯 자신의 몸 위로 축 쳐지는 제갈현아의 몸을 옆으로 밀어낸 비담은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다른 듯 헉헉 대는 남궁소미의 다리를 좌우로 벌려 자신의 하물 앞으로 끌어당겼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남궁소미의 음부가 요염하게 빛나며 비담의 하물을 유혹하듯 손짓했다. 비담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자신의 하물을 그대로 삽입하였고, 굶주림에 허덕이던 남궁소미의 그곳이 빨아들이듯 비담의 물건을 주워 삼켰다. “아~하아!!” 남궁소미의 붉은 입술을 타고 한껏 격양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모용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란한 기술을 지닌 비담에 의해 남궁소미는 속수무책 헐떡이며 무너지고 말았다. 비담은 인정사정없이 거칠게 밀어붙였고, 자신의 몸 안에서 용광로처럼 터져 나오는 욕망과 분노를 그대로 남궁소미에게 쏟아 부었다. “아! 하악! 하악!” 높고 날카로운 신음소리가 방안가득 울려 퍼졌고, 땀으로 범벅이 된 두 남녀의 교합은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비담은 동굴내부의 수축과 조임이 눈에 띄게 강해지고, 남궁소미의 전신이 붉게 달아오르자 그대로 천와주를 시전 하였다. 순간 비담의 허리가 엄청난 속도로 흔들리며 내공에 의해 단단해진 비담의 물건이 그녀 내부의 밀경을 거침없이 유린하며 지나갔다. 남궁소미는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과 마주하며 목 놓아 비명을 질렀고, 이내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그렇게 두 여인의 선혈을 욕심껏 머금고 붉게 물들어 버린 침상 위를 씁쓸한 눈으로 한 번 둘러본 비담은 기진맥진 정신을 놓은 채 쓰러져버린 두 여인을 점혈하고, 포박한 후 방 구석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가둬두었다. 그러더니 침상 위를 깔끔히 정리함과 동시에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는 서둘러 방을 빠져나갔다. 99화 그로부터 얼마 후. 남궁헌수가 비밀리에 묵고 있는 객잔에 나타난 비담은 다급한 신색을 연출하며 두 여인이 납치되었음을 알렸다. 비담의 급보에 도성을 떠나기 위한 철수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남궁헌수는 그만 그대로 굳어버렸고, 급기야 치미는 분노에 노발대발 이성을 잃고 날뛰기 시작했다. 당장 뛰쳐나가려는 남궁헌수를 어렵사리 제지한 비담은 차분히 앞뒤 정황을 따져 움직여야만 그녀들을 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그를 진정시켰다. 처음의 흥분과 분노를 차츰 가라앉힌 남궁헌수는 어찌된 영문인지 캐물었고, 비담은 적절히 각색하여 들려주었다. 두 달간 거의 연락이 두절되다시피 했던 제갈현아와 남궁소미였기에 남궁헌수는 별 의심 없이 비담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럼 모두가 사도련이 꾸민 일이로군. 그런데 어찌 저들이 우리의 정체를 알아챘는지 의문이군. 그렇게 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리 뒤통수를 맞을 줄이야.” “제 불찰입니다. 아마도 무희들 중 그쪽의 세작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생긴 틈을 적절히 파고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필 거사 전날 저것들이 음흉한 발톱을 드러내는 바람에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당했습니다. 정말 어르신 뵐 면목이 없습니다.” “자네까지 그럴 필요는 없네. 어차피 저들과의 싸움은 피할 수 없는 기정사실이지. 이렇게 도발한 마당에 순순히 당해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으니 이제 전면전으로 나설 수밖에.” “그것보다는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저들이 원하는 것은 내일 있을 황제의 생신축하연에 맞추어 협조하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들의 목숨을 취하겠다는 것이 저들의 요구조건이니 그것을 반대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아예 작정하고 어르신께서 태자 측 인물들과 도성에 와있는 오정회의 무사들을 대동한 채 잠입해 계십시오. 그것은 예부상서께 말씀드려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연후 제가 이황자를 인질로 잡겠습니다. 그럼 어르신께서 나서서 두 아가씨의 신변을 확보함과 동시에 저들의 손과 발을 묶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잠자코 하루를 기다리라는 저들의 요구대로 움직인다면 결국 아가씨들도 구하지 못하고, 황궁의 미래 역시 사도련의 손에 넘어갈 것입니다. ” “흐음. 그럼 아예 맞불을 놓자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아마도 저들은 두 소저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사실만 믿고 방심할 것입니다. 그 틈을 파고들어야만 수적으로 열세인 저희들에게 승산이 있습니다. 생각 같아선 어린아이의 손발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나 우선 당장은 어쩔 수가 없으니...그리고 저들의 이목을 잠깐이라도 분산시킬 수 있으면 성공확률이 더욱 높아질 터인데 적절한 방도가 없으니 못내 아쉽기는 하네요.” “시선 분산이라...” “어디서 대포나 축포라도 크게 터지면 정말 좋으련만...그 시간에 맞춰 천우신조처럼 딱 맞춰 그런 우연이 벌어질리 없으니 당장은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도성근방의 세력을 규합하여 머릿수를 채우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시선을 분산시키고 시간을 벌어줄 물건이 필요하다...저놈 손에 들려 보내려던 섬응탄을 사용하는 수밖에. 원래는 저놈에게 누명을 씌워 이황자 측 인물들과 사도련을 싸잡아 족치기 위해 준비한 물건이나 우선은 내 증손녀와 제갈현아를 구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리고 저놈 말대로 이황자만 인질로 잡을 수 있다면 오히려 원래 의도했던 대로 일이 풀릴 수도 있음이야. 호시탐탐 노리다 우리 아이들을 인질로 잡은 모양인데 나를 우습게 여긴 오늘의 행태에 대해 땅을 치고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남궁헌수는 비담을 미끼로 하여 저들의 계획을 분쇄함과 동시에 매장해 버리려던 애초의 계획을 버리고 그의 뜻에 따르기로 하였다. “워낙 엄중한 사안인지라 자네에겐 미처 알리지 못했던 물건이 있다네. 들켰을 경우 나라의 엄벌을 피할 수 없기에 쉬쉬했던 것이니 너무 섭섭하게는 생각지 말아주게. 다름이 아니라 이번 거사에 혹시 쓰일지도 몰라 오정회에서 보내준 물건이 있는데...막대한 자금을 들여 서역에서 어렵게 구해온 물건이라네.” ‘후후, 서역에서 들여온 물건이라...요리조리 빠져나갈 구멍은 잘도 만들어 내는구나. 간사한 네 놈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일이 이 지경까지 되었음은 꿈에도 모르겠지. 사양치 않고 받을 것이니 어서 그 화탄들을 내게 넘겨라.’ 비담은 속으로 오정회의 작태에 대해 연신 비웃었으나 전혀 내색하지 않고, 의문의 물건에 대한 호기심만 겉으로 드러내며 호들갑을 떨었다. “서역에서 들여온 물건이요? 대관절 그게 무엇입니까?” “쉿! 함부로 입을 놀렸다간 삼대구족이 멸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물건일세. 오정회와 긴밀히 끈이 닿아있는 상회를 통해 서역에서 어렵게 구한 화탄일세. 자네도 알다시피 탄약은 나라에서 엄금하는 금수물품. 오정회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밀리에 구해놓은 물건의 일부를 내어준 것이라네. 물론 목숨이 경각에 이를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가급적 사용하지 말라는 엄명도 있었다네. 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이번 거사의 성패여부에 따라 무림의 앞날이 좌지우지 될 수도 있음이니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 아니할 수 없지. 그래서 난 이번 거사에 이 물건을 사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네.” “예? 정말이십니까? 그토록 위험천만한 물건을 사용하셨다가 발각이라도 되는 날엔...” “걱정하지 말게. 오히려 이 물건을 이용하여 저 녀석들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게 내 계획일세. 그리고 방금 자네도 말하지 않았는가? 시간을 벌어주고 시선을 분산시켜줄 만한 도움이 절실하다고. 이 화탄을 연회장소 곳곳에 몰래 설치해 놓은 후 내일 터트리면 저놈들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음은 물론 나아가 저들에게 누명을 씌울 수도 있음이야. 내 말 무슨 뜻인지 이해하였는가?” “그거 묘책이로군요. 화탄이 터지면 연회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고, 그 순간을 이용해 이황자를 제압하라. 그런 다음 그 화탄의 출처를 저들에게 뒤집어씌우면 한결 일이 수월하게 풀리겠군요.” “나는 황궁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니 자네가 그 일을 맡아주게. 연회장을 최종 점검한다는 핑계를 대면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을 걸세. 여기 화탄일세. 조심히 다루도록 하고.” 남궁헌수는 비장한 눈빛으로 상자 하나를 건네었다. 워낙 위험한 물건이었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비담 역시 침을 꼴깍 삼키는 것으로 자신의 긴장도를 대변하며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받아들었다. 그런 다음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과 인사를 대신한 후 객잔을 빠져 나왔다. 비담은 그 길로 곧장 상자를 들고 대륙전장으로 향하였다. 대륙전장은 국가에서 지정한 공인 전장으로 대륙전역에 분점을 든 명실상부 국가제일의 전장이었다. 암실에 들어선 비담은 자신의 이름과 모습을 철저히 숨긴 채 막대한 돈을 지불한 후 개인금고 하나를 부여받았고, 그곳에 자신이 가지고 온 상자를 보관하였다. 상자의 내용물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추가비용이 들기는 하였으나 신용과 비밀엄수 하나만큼은 대륙 제일이었기에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비담은 문제의 화탄까지 깔끔하게 처리한 후 다시 선예당 자신의 처소로 돌아와 매영을 호출하였다. 비담이 늦은 밤 자신을 부르자 뭔가를 오해한 매영이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들어왔으나 그녀의 기대를 무참히 꺾는 냉랭한 부탁만 돌아왔을 뿐이었다. “저기 침상 옆에 제갈현아와 남궁소미가 묶여 있으니 오늘 밤 저 둘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라. 참, 그리고 사도련의 간자들에게 정보는 흘려두었겠지?” 무참히 꺾인 기대로 인해 조금 의기소침해진 매영이 마지못해 대답하였다. “시키는 대로 모두 전했어요. 그리고 승상 쪽 인물들에게도 접근하여 거짓 명령을 하달하였고요.” “이황자로 변한 너를 전혀 의심하지 않던가?” “상공도 꿰뚫어보지 못한 제 변용술입니다. 하물며 무림인도 아닌 그들이 알아볼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안심하세요. 그리고 짧은 시간 대면했기 때문에 괜찮을 거예요.” “그럼 저 둘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거라. 내가 말한 장소로 가면 흑천맹에서 나온 구인철 대주가 마차를 대동한 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너는 그 분을 만나는 즉시 조금도 지체하지 말고 저 둘과 함께 도성을 벗어나라. 이곳의 일이 마무리 되는대로 뒤쫓아 가마.” “알겠어요. 모쪼록 몸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그리고 이번 일만 잘 마무리하면 저를 용서해 주시겠다던 그 약조, 꼭 지키셔야 해요.” “그건 걱정하지 마라. 아무튼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으니 어서 떠나거라.” 비담의 거듭된 재촉에 눈물이 글썽글썽 맺힌 매영이 마지못해 인사를 한 후 양 어깨에 제갈현아와 남궁소미를 떠안고 선예당 담을 훌쩍 넘어갔다. 비담은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제 몇 시진 앞으로 다가온 황제의 생신축하연을 떠올리며 마지막 점검에 박차를 가했다. ‘황제에게 한바탕 놀아난 것 같아 씁쓸하기는 하지만 무림인들이 자초한 일이니 깔끔히 매듭을 짓는 수밖에. 훗날 무림의 그 누구도 더러운 이곳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본보기를 보여주마.’ 비담의 눈동자가 이글이글 불타올랐다. 황제의 62번째 생신을 축하하는 연회가 수많은 축하사절단과 대소신료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한 막을 올렸다. 100화 홍무제가 철혈정치를 통해 황권을 강화한지 어언 30년. 수많은 불협화음 속에서도 제국은 바야흐로 반석 위에 올라섰고, 주변국들은 강대해진 제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평상시보다 더욱 정성을 쏟아 사절단을 꾸리고 진상품까지 준비하였다. 꾸역꾸역 끊임없이 밀려드는 사람들의 행렬을 바라보며 비담은 아연실색해지고 말았다. 옆집 할아버지처럼 스스럼없이 대한 황제의 권력이 이 정도일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에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지금의 충격이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능구렁이 같은 황제. 이정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수많은 정보를 손안에 주무르는 그가 무림의 동태에 소홀했을 리 없다. 아마도 이번 이황자 건과 태자 측에 붙은 오정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오히려 나를 이용해 그들을 일소에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운 게 틀림없어. 어리석은 작자들. 이만한 제국을 다스리는 사람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무시하였으니 백 번 당해도 할 말이 없지. 오히려 이번 연회로 인해 무림은 큰 타격을 입게 되리라. 후후, 황제가 놓은 먹음직스러운 미끼를 덥석 문 너희들의 명백한 패배다.’ 비담은 뒷맛이 씁쓸한지 처연한 눈빛으로 행렬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비담이 사람들을 구경하며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있을 무렵. 무희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와 비담에게 보고하였다. “선예정랑님, 큰일 났사옵니다.” “무슨 일인데 그리 호들갑이야?” “다름이 아니오라 무희 10명이 감쪽같이 사라져 행방이 묘연합니다. 궁궐 안 가볼만한 곳을 샅샅이 뒤졌사오나 어디로 사라졌는지 전혀 보이질 않사옵니다. 춤을 진상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이를 어쩌면 좋을는지...” ‘제갈현아와 남궁소미, 매영은 어젯밤 궁을 빠져나갔고, 나머지 일곱은 여기저기서 보낸 불청객들이로군. 아마도 춤을 추면 빠져나가기 곤란하니 미리 내뺀 모양인데.’ “그럼 그들을 제외하고 춤을 구성하거라. 정확히 10명이 사라졌으니 종래의 10명이 한 조이던 것을 아홉으로 줄이면 될 것이다. 이런 사태에 대비해 춤을 만들었으니 큰 무리는 없을 터. 참,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춤이 끝나는 즉시 뒤도 돌아보지 말고 연회장을 빠져나가거라. 조금이라도 망설였다간 무슨 화를 당할지 모르니 반드시 모두에게 숙지시켜라. 알았느냐?” “알겠습니다. 선예정랑의 말씀대로 춤을 구성하고, 아이들에게도 숙지시키겠습니다. 그럼.” 총총 사라지는 무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비담은 남궁헌수가 잠입해 있는 곳으로 다가가 세부사항들을 점검한 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고, 무대 역시 막이 올랐다. 철통보안 속 예부상서의 주관아래 성대하게 열린 황제의 축하연은 점점 절정을 향해 치달았고, 드디어 선예당에서 준비한 춤이 무대에 올랐다. 곱게 차려입은 90명의 무희들은 밝게 웃으며 그동안 연습했던 선무를 날아갈 듯 추며 무대를 누볐다. 연회에 참석한 귀빈들은 여기저기서 탄성을 쏟아내며 춤을 감상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황제 역시 기꺼운 표정으로 춤을 감상하였다.